아야노코지 회귀물

졸업-정계- 총리 루트

감정 어느정도 학습(깊게 심화되지는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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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여행이라는 것은 꽤나 많은 소설에서 쓰였던 주제였다. 

 

과거에서 미래로 떠나 진화한 인류의 모습을 상상해보기도 하며 혹은 현재에서 과거로 돌아가 사랑하는 사람을 재회하거나 과거에 그랬더라면, 이라는 가정을 해보기도 하면서 말이다. 

 

현재에서 미래로, 현재에서 과거로. 두 플룻중 어느 종류가 훨씬 더욱 많이 쓰이는가 묻는다면 당연히 후자로 현재에서 과거로 시간을 이동하는 플룻이 쓰인다. 

 

인간은 누군가가 말하길 기억의 동물이라 한다. 과거부터 현재까지를 기억하고 추억하는 것, 그렇기에 그 기억의 한 편에서 사람은 누구나 필연적으로 후회라는 감정을 가지게 된다.

 

내가 그 때 그랬더라면, 지금은 달라졌을텐데.

 

현재에 아쉽기에 과거를 그리워하며 후회한다. 

 

나의 경우는 후회의 감정까지는 아니었으나 후회의 유사한 감정, 아쉬움이라는 감정이 항상 들었다.

 

하얀색 방, 인공적인 천재를 만들어내는 교육의 장. 화이트룸에서 자라나며 남들보다 더 많은 것을 배웠지만 얻는 것이 있다면 잃는 것이 있는 법. 학습시간과 사람과 교류를 하며 감정을 학습할 기회를 잃었기에 어떠한 감정이 어떤 기분을 가져다주는지 나는 전혀 알지 못했다. 

 

그렇기에 고도 육성고의 3년이란 시간은 대부분의 감정을 학습할 시간이면서도 짧은 시간이기에 나는 그 기간동안 감정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정의를 명확히 내릴 수 있었다. 물론 그 감정을 심화시켜 한 행동으로 이어간다는 것은 별개의 일이지만. 

 

-후우.

 

고풍스러운 가구들로 가득찬 방의 소파에 걸터 앉아 나는 담배의 한 모금을 깊이 빨아들였다. 알고 있다, 담배는 인간에게 있어서 백해무익하며 동시에 여러 질병들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담배를 피기 시작한 변명거리로서는 학연, 지연, 흡연중 사회에서 도움이 되는 한 가지를 배웠다고 말할 수도 있겠으나 이것에 대한 진실된 이유는 아버지라는 인간에 대한 유일한 반항같은 것이었다.

 

화이트 룸에서 피어난 하나의 걸작은 완벽한 인간이다, 라는 전제에 대한 유일한 오점. 화이트 룸 기준에서 흠이 없는 인간인 ‘아야노코지 키요타가’라는 인간은 흡연을 한다는 이유로 인해 완벽한 천재라는 전제에 오점을 낼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그것도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것을 잘 안다.

 

내 인생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아버지라는 인간의 뜻에 따라 정계에 입문해 정상에 오르기까지 20년. 나이는 40대를 바라보고 있지만 흡연 이외에는 매우 건강한 생활을 해왔기에 20후반과 다를 바가 없는 신체. 하지만 그에 비례해서 바뀌어가는 정신.

 

-툭, 툭.

 

푹신하면서도 탄력이 있어 균형있는 자세를 유지하게 해주는 소파에 누워 잠시 생각을 한다. 

 

내 인생에 있어서 목표는 이미 달성했다. 사실 내 목표라고 하기에는 뭐하지만 아야노코지 아츠오미의 목표였던 총리의 자리에 오른 순간 내게 있어서 인생의 목표는 사라졌다. 

 

결혼도 했으나 단지 정계, 재계 인사들 사이에서 흔히 있는 “동맹”이라는 것의 방식. 내 삶은 내 의지대로 이루어진 적은 고등학교뿐.

 

“만약 고등학교 때로 돌아간다면.”

 

그렇다면 나는 망설이지 않고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아직 내가 배우지 못한 유일한 것.

 

그러한 쓸데 없는 가정을 하며 잠시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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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응 좋으면 계속 써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