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딩때 글인거

씹덕들 국룰코스인 중딩때 뭐 보고 끄적여보고 재미붙여서 고딩되니까 만화부있다길래 구경갔는데 보니까 만화부라고 쓰고 그림 그리는 동아리길래 입부함

취미삼아 끼적거린 놈들이 모였고 당시 학원은 진짜 미대 갈 놈들이나 다니는 거였으니 그림의 대다수는 모작이긴 했지만 그린것들 학교 축제때 전시하고 그럼

1학년때 축제 취소됨

2학년때 축제 취소됨

그렇게 그리기만 하고 전시 못한 그림들이 한 사람 앞에 열몇장씩 넘어가고 고3이 됐을 때쯤 미술선생이 바뀜

그전까지도 미술선생이 고문선생으로 있긴 했지만 헬조선 인문계 고등학교 부활동이 그렇듯 그냥 명목상 부활동이고 이름만 고문선생이라 뭘 딱히 가르쳐주고 그러진 않았음
(그래도 부활동비라고 주는 것들 삥땅치진 않고 채색용 마커나 B3사이즈 도화지들 꾸준히 사다두긴 했음)

근데 바뀐 미술선생이 와서는 미술부를 부활시키겠다 함

나는 그때 고3이라 활동은 못해도 2년동안 그렸던 건 축제때 내걸어야겠으니 이름만이라도 올려두고 점심시간에 어슬렁어슬렁 가서 후배들이랑 밥만 먹는 정도였기 때문에 니 맘대로 하세요 하고 그냥 하던대로 했음

여차저차 부원들까지 모아서 인체연성 준비가 되니까 예토전생에 성공함

개부하고 첫 부활동 시간에 구경차 가서 보니까 정물화 그리고 미시입술 준비하는 글자 그대로 미술부인거 보고 오... 하는데 미술실 한구석에 쌓여있던 우리 그림들이 싹 사라짐

????? 하고 가서 물어봤더니 그림같지도 않은 그림 다 버렸다함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나름 중딩 + 고딩 2년+@ 짬 쌓여서 막 개발새발 그린 것도 아니고 창작의 영역으로 내딛는 중이었음

근데 이 개씨발 좆같은새끼가 정통파 미술 아니면 그림으로 취급하지 않는 개씹틀딱꼰대마인드였던거임

학교라는 특성상 쓰레기가 좀 많은 것도 아니고 매일 청소하는게 일과이다보니 찾을 수도 없었음

그 뒤로 그림을 아예 접어버렸지

유붕아 이 할배 말이 대충 뭔지 알겠지?

그림쟁이들이란 관심을 먹고 크는 생물이라 남의 그림에 관심이 없으면 죽어버린다

그러니 어서 가서 창작물에 개추를 박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