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가 첫 수록된 팩이 09년에 정발됐으니 아마 중2때였을 거다. 혜선이눈나가 꽃다운 20대였을 시절


그때 학교에서 초등학교 은사님 찾아뵙는게 갑자기 유행해서 나도 그 챌린지에 동승했다. 나름 거금들여 뻬레로 초콜릿들고 초6 은사님 뵈러갔는데 이미 다른 동창들 몇명 왔다간 모양이더라.


이런저런 근황 얘기나누고 어쩌다 유희왕 얘기가 나오게됐는데, 대뜸 초콜릿까지 받았는데 빈손으로 돌려보낼 수 없다며 교탁 서랍에서 저 카드 포함해 유딱 몇장을 건내주더라. 상태도 꽤 좋고 퍼에길래 이런게 왜 여깄지?? 싶었는데... 자기가 애들한테 뺏은 거라고 자랑스럽게 말씀하셨다.


그니까 장물이지... 지금도 상태 꽤 좋다고 자부하는데 그 당시 초딩이 애지중지 보관할 정도면 얼마나 애착을 붙였겠어

그 카드 어쩌다 큰맘먹고 자랑하려고 들고왔는데 재수없게 선생 눈에 걸려버린 걸테지


지금같았으면 그러지 말고 그냥 돌려주세요.. 라고 했겠지만 그때의 나는 꽁으로 얼티카드 얻는다는 생각이 앞서서 그 부끄러운 장물을 받는데 거리낌이 없었던 거 같다


우리때 학생들한테 무슨 무슨 교칙 운운하면서 물건 삥뜯는 문화가 꽤 흥했고(핸드폰 압수해놓고 선생이 잃어버려서 폰 다시 개통하는 애들 수두룩하게 봤다) 그 삥뜯은 물건을 주변인들한테 나눠줬다는 경험담도 몇번 들은 적 있는데 내가 다름아닌 그 지저분한 수혜를 입은 놈이었지..


이제와서 어떻게 할 수도 없지만 이 글이 그때 소중히 아끼던 카드를 삥뜯겼을 초딩에게 소소한 위로가 되어줬으면 해서 고해성사해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