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의 팁이라 경어체로 작성, 밑에 3줄요약 적어둠)


목차

1. 시작하기에 앞서

2. 용피팬은 왜 강한 덱이었는가?

 2.1. 용피팬은 어째서 해당 분기에 강점을 보였는가?

 2.2. 용사 피닉스 분기의 특징

3. 그렇다면 용피팬은 왜 마듀에서 약해지는가?

 3.1. 후완다리즈와 용사천위

 3.2. 마스터 듀얼 랭크게임의 특징

4. 마무리



시작하기에 앞서

(본인이 지금까지 사용한 용사팬나 덱, 구축의 신뢰성은 떨어짐)

 저는 용피팬이 처음 유행했을 때(21년 8월 중후반쯤)부터 지금까지 1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금제의 풍파를 맞아왔음에도 굴려왔습니다. 비록 티어스케일 제한 이후로는 쉐어에서 크게 밀려났고 저 또한 입상이 없다시피 하지만 죽은 이후로도 덱이 재미있었기에 분기에 맞춰 다양한 연구를 해왔고, 그 기간도 긴 편이기에 나름대로 신뢰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당시 용피팬의 강점과 마듀에서의 차이점을 비교하는 식으로 글을 진행하겠습니다. 덱들에 관한 기본적인 이해도는 있다고 생각하고 진행하겠습니다. 제가 컴퓨터는 아니어서 당시 환경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으니 소소한 디테일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용피팬은 왜 강한 덱이었는가?

 용사 피닉스 팬나, 소위 '용피팬'은 '용사' 용병의 수견사가 3레벨이라는 점을 살려 3레벨 몬스터를 늘어놓기 좋고 묘지 자원의 활용에 능한 '팬텀 나이츠' 덱에서 케루비니를 활용해 용사 파츠의 활용성을 메인 기믹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당시 만인의 용병인 '피닉스'로 유연성을 더한 덱입니다. 이 덱이 가지고 가는 마인드로는 '견제를 최대한 덜 아프게 맞고 우회해서 최소한의 견제력을 확보한다'가 있습니다. 기존에 여러분들이 아시던 론고를 주력으로 사용하는 팬텀 나이츠와는 판이한, 운영형에 가까운 스타일입니다. 용피팬이 추구하는 '최소한의 견제력'이란, 메인 기믹 차원에서 세팅하기 쉬운 피닉스와 포그 블레이드를 위주로, 패유발이든 다른 견제든 맞더라도 이러한 방식으로 '최소한의 견제력'을 추구합니다. 이 견제를 맞고 나오는 최소한의 견제력의 위력은 상당했습니다. 상대가 아드를 소모해서 나에게 견제력을 전부 소비한 상황에서, 최소한의 견제력을 만들고 들어가면 상대의 후속 등을 차단하기가 용이해지는 것이죠.

2.1. 용피팬은 어째서 해당 분기에 강점을 보였는가?

 '용사와 피닉스는 당시 대부분의 덱들이 사용했는데, 왜 팬나가 특히 강했냐?' 라는 질문을 하실 수도 있습니다. 비슷한 유형의 덱들, 혹은 환경권에 있던 대부분의 덱들에 비해서 용피팬이 가지던 강점을 확인하려면, 그 당시 분기에 관해서 탐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준으로 두고 있는 10월 분기 중~후반의 쉐어. 보고 있자니 그리운 덱들이 많이 보인다.)


 용피팬이 강점하던 분기에 같이 탑 쉐어를 차지하고 있던 덱들은 용사천위, 상검, 프랭키즈, 후완, 엘드 등이 있습니다. 이들 중 용사천위와 상검이 토큰을 주축으로 활용해서 토큰컬렉터가 꽤나 채용되었고, 해당 분기 후반에 용천의 채용률이 늘어나게 된 시점부터 차원 장벽의 사이드 투입률이 크게 늘었습니다.

 이 덱들의 사이드전의 특징이라면 후완과 엘드는 사이드전에서 저격당하기 쉬운 편이었고(각각 롱기누스와 마함제거기), 용사천위는 사이드전에서의 유연성이 현저히 낮았습니다. 용천은 메인전에선 프로토스의 위력으로 팬나를 포함한 어둠 속성 덱들을 압살 가능하나, 사이드전에서 다수의 패트랩 내지는 강력한 돌파 카드를 맞게 되면 결과물에 큰 타격이 생기고, 맞는 턴 스킵 카드도 상당히 많습니다. 후완 또한 유사한 유형으로, 메인전에서는 특유의 일반 소환 위주 메타비트로 환경권의 범용을 거의 맞지 않았고, 상대의 소환을 트리거로 상대 턴에도 전개하여 특수 소환을 억제하거나 직접적인 견제를 가하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사이드전에 접어들게 되면 당시 분기에 유행했던 턴 스킵성 사이드 카드인 롱기누스, 드롤에 맞기 쉬우며 후완의 메인전에서의 강점이었던 '환경권 채용 카드를 거의 맞지 않는다'는 사이드전에 들어가면 크게 희석되게 됩니다. 이들에 비해 용피팬은 링크를 주축으로 게임을 풀어나가고, 피닉스와 아제우스 둘 중 하나를 선택하다시피 막는 느낌으로 차원 장벽을 사용해야 했기에 용피팬에겐 차원 장벽이라는 하나의 턴 스킵급 카드를 덜 맞는다는 장점이 생깁니다. 또한 케루비니를 활용한다면 5소환에 확정적으로 그리폰라이더 세팅이 가능한데, 다른 용사를 쓰는 덱에 비해 확정적으로 용사 세팅이 가능했기에 상당수의 덱들을 사이드 니비루로 막는다는 당시의 마인드는 통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이 확정적인 1퍼미션 세팅은 상대의 사이드전에서 나올 수 있는 파워 카드나 메인 기믹의 격발에 억제를 가하기에는 충분하며, 이 용사 기믹을 메인 기믹처럼 이용하는 것이 가능했기에 사이드전에서 확정 1퍼미션이라는 이점을 가져가게 됩니다. 당시 사이드에서 주로 채용되던 턴 스킵 카드 중에는 롱기누스만을 아프게 맞는 것입니다.

2.2. 용사 피닉스 분기의 특징

 또한 이 분기에 관해 얘기하자면, 패 유발으로 선턴 전개를 방해하거나, 결과물의 타협을 보는 방식은 용사의 등장, 이어서 7+3의 등장으로 인해 힘들어지게 되었습니다. 우라라는 어딘가에 써 버리면 패에 있는 퓨데가 나가고, 하리파이버에 뵐러를 던지면 바로네스에 막히는 메타가 된 거죠. 또한 피닉스의 등장으로 많은 덱이 저점을 확보했고 패유발 우회로를 확보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패유발로 상대의 전개를 방해하거나 약화시킨 뒤 남는 자원으로 게임을 풀어나가는 방식이 아닌, 일적 등으로 상대의 필드를 초토화시켜 돌파하는 방식이 크게 유행했습니다. 대량 전개도 꽤나 많았던 당시에는 일적의 패 코스트도 무거웠고, 용사천위에게는 구지의 존재로 인해 일적의 코스트로 함정을 처리하지 못하면 돌파하기가 더욱 힘들어집니다. 그러나 이런 일적 환경에서 팬나는 일적의 패 코스트로 소모된 어드밴티지를 복구할 묘지 기믹을 가지고 있었고, 함정마저 버리면 어드밴티지로 치환 가능했습니다. 일적 돌파식 환경에서는 상당한 특혜라고 할 수 있죠. 상술한 장점들과 이러한 분기의 특성들이 맞물려, 용피팬은 용사 피닉스 분기 당시의 덱의 완성형에 가까워진 것입니다.


그렇다면 용피팬은 왜 마듀에서 약해지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이드전의 부재'가 원인입니다. 용피팬의 상술한 장점들은 당시 쉐어 탑을 차지하던 덱들에 비한 유연성에서 오는 것이 많았으며, 이는 사이드전과도 상당히 크게 직결됩니다. 현재 오프에서의 모습을 토대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는 용천과 후완을 예시로 들겠습니다. 용천과 후완은 모두 오프에서 '메인전은 깡패지만 사이드전에서 힘이 빠진다'는 평가를 들어 왔던 덱들입니다.

3.1. 후완다리즈와 용사천위

 후완다리즈는 일반 소환 위주의 메타비트성 덱입니다. 메타비트 중에는 이례적으로 높은 쉐어를 차지하고 있는 편입니다. 이 메타비트성 기믹으로 인해 메인전에서는 현 분기에 투입되어 오는 범용 카드들에게는 타격이 미미합니다만, 사이드전에서 이 기믹을 저격하는 것은 반대로 너무 쉬웠습니다. 후완 상대로의 사이딩은 증식의 G 등 후완이 안 맞는 메타 카드들을 빼는 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사이딩 자체도 쉬웠으며, 사이드에서 분기에 채용률이 높았던 롱기누스와 드롤에 손쉽게 무력화되었습니다.

 용사천위는 그리폰과 바로네스를 위시해 패유발 계열을 깡퍼미션으로 밟고 움직이는 형태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 극전개 덱입니다. 소위 7+3이라고 하는, 바로네스를 만든 후에 추가로 하리파이버도 만드는 식의 전개에 성공하면 카운터 함정을 포함하는 퍼미션 3개 내지는 4개와 견제 효과 1개, 소재로 한 몬스터의 속성과 같은 속성의 효과 발동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쵸호우, 선언 속성 특수 소환 불가의 프로토스마저 확보 가능한, 해당 분기의 덱 중에서도 최강급의 폭발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퍼미션의 강함만으로 밀어붙이는 우직한 덱이죠. 그러나 이런 덱의 스타일 때문에 치명적인 단점이 발생합니다. 유연성의 결여이죠. 용사천위의 경우 자신들의 퍼미션으로 견제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튀어나오는 몇몇 카드들에 치명상을 입습니다. 용사천위의 입장에서 이 '몇몇 카드'로는 차장이나 증G 등이 있을 수 있죠. 예시로 든 카드들 중 차장은 선공에서밖에 쓸 수 없으며 모든 덱이 확실하게 맞지도 않는, 단판전인 마스터 듀얼 게임 특성상 채용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부담되는 카드입니다. 증G의 경우는, 말살의 지명자가 무제한인 금지제한 때문에 맞을 일조차 적어졌습니다. 단판, 특히 마스터 듀얼의 환경은 노골적으로 '기믹상 결점이 있더라도 메인전에서 정신나간 파워를 보여주거나 대처가 힘든 덱'에 유리한 환경이 됩니다.

3.2. 마스터 듀얼 랭크게임의 특징

 이 부분은 마스터 듀얼 특유의 요소들이 용피팬에게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적어 봤습니다. 오프라인 환경권 게임에서는 평균 승률을 올리기 위해 다양한 덱들을 상대로 메인전과 사이드전에서 안정적인 강함을 보여줄 수 있는 덱들이 선호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마스터 듀얼의 랭크게임 환경은 승률보다도 판수가 중요하기도 할 뿐더러, 단판이기 때문에 메인전에서 파워가 강하지만 견제당하기 쉬운 덱들을 한다고 해서 견제를 쉽게 당하지도 않고, 선공을 잡으면 사실상 무조건 승리하게 되기 때문에 용사천위와 같은 덱들의 선호도가 높습니다.

 이러한 특징들로 인해 마스터 듀얼의 랭크게임에서는 소위 말하는 '트럭 덱'의 선호도가 높다는 점도 있습니다. 아까 예시로 들었던 용사천위는 압도적인 고점으로 후공을 잡은 상대에게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는 절망감을 선사해 줄 수 있으며, 7+3의 전개가 성공하면 승률을 보장해 줍니다. 후완다리즈의 경우는 마스터 듀얼 환경에서 간간이 보이던 '메타비트' 계열 덱들의 완성형에 가까운 덱으로, 이러한 완전히 환경의 보통의 덱과는 판이한 플레이를 추구하는 덱이 하나의 테마로 묶인 경우라 그야말로 메타의 이단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덱들은 단판전일수록 '이길 판은 이기고 질 판은 지면서' 올라가도 높은 승률을 기록하게 되기에 랭크게임에서 '견제를 맞아도 확보하는 최소한의 저점'보다 '한 판의 승리를 확실하게 보장하는 압도적인 고점'의 메리트가 큰 환경이란 거죠. 이건 게임을 꾸준히 해오신 여러분들은 충분히 알만한 정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특징이 용피팬에게 영향이 가지 않거나 적을 거라고 생각해, 당시 완성형에 가까운 덱의 면모를 보여줬던 만큼 플레이어들은 많은 기대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마스터 듀얼에서 새로이 등장한 독자적 덱인 '용사 십이수'의 등장으로 인해 마스터 듀얼에서의 팬나의 입지가 애매해진 점도 한몫한다고 생각합니다. 용사 십이수와 용피팬은 그 플레이스타일이 꽤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점을 중시하며, 자체 기믹으로 최소한의 견제력 확보를 추구하죠. 그러나 용사 십이수는 용피팬보다 더 싸고, 더 쉽습니다. 용사 십이수가 많은 상황에서 타협점을 만들어내는 방식은 '드란시아를 얹는다' 하나가 끝입니다. 그러나 용피팬은 대다수의 상황에 따라 타협점이 다르게 작용할 수 있으며 팬나 기믹의 활용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나기 쉽습니다. 물론 두 덱의 차이점은 있으나, 보통의 유저들 입장에서 십이수를 하면 되는데 굳이 용피팬을 해야할 메리트는 마스터 듀얼 환경에선 충분하지 않았다는 거죠.


4. 마치며

 이렇게 '용피팬은 왜 오프에서 형성되었던 이미지보다 약한가?'에 관한 제 나름대로의 생각을 끄적여 봤습니다. 중간에 용사천위와 후완을 해당 분기 비교 덱의 예시로 든 이유는 이 두 덱이 마듀 환경과 오프 환경의 단적인 비교에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쓰다 보니 글의 방향도 난잡해지고 생각을 논리적으로 잘 정리하는 것도 무척 어려웠습니다. 유희왕 가지고 글을 길게 쓰는 사람들은 진짜 천재인 것 같네요. 마지막은 바쁘신 분들을 위한 3줄 요약으로 마치겠습니다.



용피팬이 마듀에서 약해진 이유 3줄 요약

1. 용피팬의 강점은 유연성과 저점

2. 마듀의 환경은 단판전이며 고점이 높은 덱이 유리함

3. 그에 따라 일부 덱들은 단점이 줄어들었고, 용피팬의 장점은 희석됨

유익했다면 개추좀

+왜 약코함? 이라고 할 수도 있을거같은데 예전처럼 1쉐어를 지키던 입지는 아니란소리임 1티어중에 약한거지 1티어는 1티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