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안의 흑천사 케루비니.

명실상부 3축 덱들의 핵심이자 코스트 덤핑으로 악명이 높은 카드입니다.

3축의 대명사로서 자리잡고 있는 팬텀 나이츠(이하 팬나) 덱에서도 이 카드를 주축으로 전개하죠.

팬나에게 이 카드는 그저 바르디시 깔개, 덤핑 셔틀으로 생각될 수 있지만

이 카드엔 생각보다 많은 과학이 숨어 있습니다.

지금부터 팬나에서 어떤 식으로 케루비니를 최대한 활용하는지를 같이 알아보겠습니다.


시작하기 전에


저는 1년간 용사팬나를 연구했습니다. 처음 티어를 석권했을 때부터 시작해, 금제로 인해 환경권에서 아웃당했을 때도 어떻게 해야 환경권에서 굴릴 수 있을까를 계속 연구해왔죠. 그러나 이어지는 환경의 악화(이시즈 파츠 출시, 비스테드 출시)와 10월 금지 제한(그리폰라이더 금지) 이후로는 더 이상의 희망을 찾기 힘들어, 잠시 팬나를 그만두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마스터 듀얼에서는 살아 있는 팬나를 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팬나가 저평가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이에 관한 내용을 다룬 글도 쓴 적이 있죠(https://arca.live/b/yugioh/55332901?mode=best&target=all). 저로서는 지금의 팬나가 왜 이렇게까지 저평가받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사이드전의 부재로 인해 약세를 보이는 것은 맞으나, 랭크게임에서도 용피팬으로 준수한 승률을 보여주며 35연승을 기록했기 때문에 '이렇게까지 저평가될 만한 덱인가?'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보여드릴 수 있는 팬나의 다른 면을 보여드리고자 이 강의(후속편 있음)를 적게 되었습니다.


(랭크게임 승률과 연승 기록, 약 82%의 승률 기록)


지금까지 여러분들께선 팬나의 '기본'에 관한 강의는 많이 봐오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전개 방법과 같은 부분들 말이죠. 기존 론고팬나의 위상으로 인해 플레이를 아시는 분들도 꽤 많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강의는 조금 다른 방향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바로 팬나의 디테일이죠. 이것이 저만이 보여드릴 수 있는 강의이자, 팬나의 다른 이미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이게 과연 쓸모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 글은 팬나의 다양한 운영법과 디테일을 작성하는 강의의 첫 번째 편이자, 지금까지 연구해온 저의 소소한 팁 중 하나인 "케루비니"의 활용에 대한 설명입니다. 기본적으로는 마스터 듀얼의 분기인 데스피아/배오카가 기준이 되며, 그와 같은 분기의 오프라인 환경의 얘기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가 그간 연구해온 용사팬나 기준으로 작성되었기 때문에 수견사의 활용을 위한 케루비니에 관한 설명이 많을 것입니다. 순수 팬나에서는 제가 적은 팁들을 활용하기 힘들 수도 있으나 양해 부탁드립니다.


(※이 글은 조금 불친절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전개법이나 카드의 효과 설명 등은 줄이고, 운영법에 관해 집중적으로 쓴 글이라는 점을 고려해 주셨으면 합니다.)



목차

1. 덱리와 설명

2. 케루비니는 무엇을 묻어야 하는가?

  2.1. 티어스케일의 제한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

  2.2. 케루비니의 소재로 팬나몹이 묻히지 않은 경우

3. 케루비니가 다음 상대 턴에 필드에 남아 있는 경우

  3.1. 케루비니를 버리는 경우

  3.2. 케루비니를 필드에 남기는 경우

    3.2.1. 포그블이 있는 경우

4. 마무리




1. 덱리와 설명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제가 사용하고 있는 팬나 덱의 레시피와 몇 카드들의 채용 이유에 관한 설명을 하고 시작하겠습니다.

(오프라인 레시피, 버오데 분기부터 시작해 현재 마듀의 분기인 배오카 분기와 그 이후의 디멘포 분기까지 변경을 거치며 사용했습니다.)

(마스터 듀얼 레시피)


많은 분들이 의아해하실 수 있는 부분을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오프라인 레시피에서 더스티로브 3장을 채용한 이유는, 환경 탑인 데스피아나, 그에 대항하기 위해 늘어난 섬도희 등의 덱들을 상대로 장기전을 가져가기 유리했으며, 초동률을 올려주었기 떄문입니다. 초동률의 문제라면 더스티로브 2장/래기드글로브 2장을 채용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래기드글로브는 필연적으로 덱의 팬텀 나이츠 자원을 1장 더 소모해 장기전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더스티로브의 매수를 늘리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습니다.


공통적으로 베이고맥스 등의 3렙 용병을 대신해 정크 포워드를 채용한 이유는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타케톰보그가 만들어낼 수 있는 말림의 위험성입니다. 팬텀 나이츠는 용사를 사용하며 덱에 말림패를 많이 넣는 구조가 되었기에, 타케톰보그로 인한 추가적인 말림을 유발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전사족이기에 증원을 통해 정크 포워드를 서치 가능한 점입니다. 티어스케일/사일런트부츠/증원 같은 식의 패를 잡은 경우는, 증원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추가적인 결과가 적습니다. 그러나 정크 포워드를 채용한 상태에서 저 패를 받았다면, 증원으로 서치해 3레벨의 개체수를 늘리고, 미래용황까지 나오는 고점 전개가 가능합니다.


마스터 듀얼 레시피에서 4레벨 어둠 엑시즈로 다크 리벨리온을 채용한 이유도 알아보겠습니다. 이건 로망이 아닙니다. 오프라인에서도 다크 리벨리온을 채용하고 대회에 나간 경험도 많습니다. 우선은 바르디시/용사 토큰/그리폰라이더가 선 필드를 예시로, 브레이크스워드 1장을 추가로 소환 가능한 여유가 된다면, 바로 다크 리벨리온에 액세스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상대 필드의 카드를 드라코백/바르디시/브레이크스워드로 총 3번까지 제거할 수 있죠. 하지만 다크 리벨리온을 채용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이 3제거 후 상대 필드에 몬스터가 남는다면 킬까지 이어나가기는 물론 힘들게 됩니다. 다크 리벨리온을 채용했을 경우, 효과로 확정적으로 상대에게 2500(래기드글로브가 소재로 사용된 경우 3500) 전투 데미지를 줄 수 있으며, 몬스터를 거의 확정적으로 제거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바르디시/토큰/그리폰라이더의 공격으로 확정적으로 상대를 죽일 수 있게 되죠. 레이더즈 나이트/아크 리벨리온의 콤보는 굉장히 강력하지만, 사용하기 위해 엑덱에 랭크 업/다운 이외의 기능이 없는 레이더즈 나이트를 투입해야만 했기에, 엑스트라 덱 공간이 부담되어 빠지게 되었습니다.


오프라인에서 메인 덱에 삼전의 재를 채용하는 이유는 데스피아에 대항하기 위해서가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메인전 후공을 받은 상황에서, 상대의 몬스터 효과가 개입하지 않을 가능성은 0에 수렴한다고 봐도 좋습니다. 물론 현재 오프라인 환경처럼 메인 덱의 삼재가 의식되는 환경도 아니었으니, 삼재가 고려되고 케어될 일도 적죠. 주로 메인 페이즈에 용사 파츠/3레벨 전개 등으로 상대의 빙검룡이나 가디언 키메라의 효과를 이끌어내면, 삼전의 재로 빙검룡의 컨트롤을 탈취하는 식으로 활용합니다. 이렇게 삼재는 빙검룡의 위협적인 유언 효과를 회피해 안전하게 치우거나, 필드에 공격 가능한 고타점의 몹을 얻거나, 상대의 혁의 낙인을 강제로 유도해내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팬나 입장에서 빙검룡을 안전하게 제거 가능한 상황이라면 상대의 패를 확인해 패트랩을 확실하게 배제하거나, 2장 드로우해 팬나몹의 개체수를 늘리는 방식으로도 활용될 수 있죠. 추가로, 이후 메인 삼재를 의식한 상대는 증식의 G 등의 카드를 스탠바이 페이즈에 쓰려 들 수도 있습니다. 이를 이용해서 패트랩이나 효과의 교환비를 유리하게 이끌어내는 것도 가능하죠. 마스터 듀얼에서는 삼전의 재를 넣을 자리에 감마를 넣게 되며 빠졌습니다.


마스터 듀얼 레시피에서 감마를 채용한 이유는 후완다리즈에 대항하기 위해서입니다. 후완다리즈가 자신의 턴이 시작될 때 사용하는 어트랙터는 방어할 방법이 거의 없으나, 감마만큼은 상대의 자턴 어트랙터를 방어해낼 수 있습니다. 혹은 자신의 턴, 졸겸이나 일적, 의 등의 카드를 발동해 상대의 몬스터 효과를 유도해내고, 감마를 발동해 게임을 유리하게 이끌어나가는 자턴감마 플레이도 가능합니다. 당연하게도 오프라인에서도 후완은 많았으나 감마를 굳이 채용하지 않아도 사이드전에서 죽이기가 용이했고, 감마가 제한이었기에 채용이 부담되어 쓰지 않았습니다.


공통적으로 엑스트라 덱의 메인 피니셔로 바렐스워드가 아닌 액세스코드 토커를 채용한 이유는, 킬 과정에서 유니콘의 효과를 사용하기가 조금 더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바렐스워드의 소재 조건의 경우 효과 몬스터 3장 이상이기에, 링크 3인 유니콘을 중간에 활용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링크 소재를 낭비하게 되죠. 그러나 액세스의 소재 조건은 효과 몬스터 2장 이상입니다. 유니콘의 강력한 덱 바운스 효과를 활용하며, 소재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킬까지 갈 수 있습니다. 물론 바렐스워드의 화력과 결정력이 더 뛰어나고, 팬나에서 어둠 속성 이외의 링크 몬스터를 많이 활용하지 않아 액세스의 탄환이 적긴 하지만, 더스티로브의 효과로 공격력이 오른 바르디시(2900)나, 수견사를 묻고 로브의 효과가 적용된 케루비니(2800), 바르디시+티어스케일(2700) 등의 타점과 액세스코드 토커의 타점은 충분히 맞물려 그 턴에 게임을 마무리짓기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이 부분은 취향의 영역이라고 생각하기는 하지만, 양쪽을 각각 꽤 오랜 기간 사용해 온 저로서는 유니콘의 효과가 필요하다고 느낀 경우가 많았기에 액세스코드 토커를 주로 채용하고 있습니다. 


마스터 듀얼 레시피에서 졸부와 겸허의 항아리를 채용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로 감마 채용으로 인해 늘어난 말림 파츠들을, 덱 매수를 40장을 초과하는 구축으로 조정하며 잡을 확률을 낮추고, 그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초동률의 문제를 졸겸을 채용함으로써 해결하려 했습니다. 두 번째는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자턴 감마의 유도를 위해서입니다. 졸겸으로 6장을 갈면 상대는 이를 막으려고 하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이를 통해 자턴 감마를 발동하는 데 성공하면 게임의 승기를 가져오기 쉬워집니다. 현재 감마의 채용률은 다시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기에 감마를 고려하는 경우도 많지는 않죠.


오프라인 레시피에서 와라시를 메인 덱에 채용한 이유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데스피아에 대항하기 위함입니다. 데스피아는 빙검룡의 첫 번쨰 효과를 사용한 이후, 혁의 낙인으로 가디언 키메라를 소환하며 빙검룡의 효과를 재사용하는 것을 주 견제 수단으로 삼고, 뵐포를 회피하기 위해서도 혁의 낙인을 사용합니다. 와라시는 이 혁의 낙인을 무효로 할 수 있기에 사용됩니다. 두 번쨰는 묘지의 티어스케일을 견제로부터 보호하기 위함입니다. 2022년 1월 이후로 티어스케일이 제한이었던 분기에서는, 티어스케일에 꽂히는 묘지 견제기(무덤의 지명자, D.D. 크로우 등)로부터 티어스케일을 보호해야 했습니다. 티어스케일이 제외되어 버리면, 제외된 수단을 재사용 가능한 리바이엘마저 쉽게 나오지는 않기에, 제외 자체를 막으려 와라시를 채용하게 되었습니다.


공통적으로 윙을 채용한 이유는 용피팬에 비해 팬텀 나이츠의 비중이 크게 늘어서입니다. 윙의 경우, 포그 블레이드의 턴 제약으로 인한 묘지 소생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용도와, 포그 블레이드 대신 소생의 재료가 되어 주어 기전에서의 포그 블레이드 운영을 용이하게 만들어 주는 용도로 주로 쓰이는 카드입니다. 용피팬에서 각각의 기믹의 중요도는 팬나 3 : 피닉스 4 : 용사 3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팬텀 함정의 효과로 팬나몹을 1턴에 2번씩이나 소생할 일은 용피팬에선 적었죠. 장기전도 팬나 기믹으로 턴을 계속해서 버티는 것이 아닌, 1턴을 피닉스만으로 버티는 플레이가 가능했기에 장기전으로 들어가도 포그 블레이드의 매수가 부족한 경우 또한 적습니다. 그러나 피닉스가 빠지며, 기믹의 중요도는 용사 5: 팬나 5 정도가 되었습니다. 여기서 팬텀 함정의 묘지 효과를 1턴에 2번 이상 활용하게 되는 경우와 장기전에서 포그 블레이드만으로는 매수가 부족한 경우가 늘었기에 윙을 채용하게 되었습니다. 팬텀 함정의 매수 부족은 곧 바르디시의 1덤핑+1세트라는 강력한 효과가 봉인되는 결과로 직결되므로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공통적으로 무한포영을 채용하지 않은 이유는 셰이드 브리간딘의 능동적인 사용을 위해서입니다. 용사팬나나 용피팬에서는 케루비니가 나오는 상황에서 수견사를 묻고, 팬나몹이 묘지에 적게 묻혀 있는 경우가 많기에 바로 바르디시로 연결해줄 수 있는 브리간딘의 유용성은 아주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브리간딘을 세트하고 그 턴에 바로 발동할 수 있는 조건은 묘지에 함정 카드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이기에, 설령 무한포영을 견제용이나 돌파용으로 사용했더라도 브리간딘을 즉각 사용하지 못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는 경우가 발생하죠. 포영은 종합적으로 뵐러에 비해 메타를 덜 타며 강력한 카드가 맞으나, 이러한 문제가 있어 팬나에선 채용하기 어려웠습니다.


마스터 듀얼에서 피닉스 가이를 채용하지 않은 이유는 피닉스가 가져올 디메리트에 비해 결과가 크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피닉스는 디바인 가이가 금지되었기 때문에 기존 피닉스의 채용 이유 중 하나였던 디바인의 2드로우를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해졌으며, 최대한 말림의 가능성을 줄여 디나이얼/대시만을 투입한다 하더라도 퓨전 데스티니 1장, 말림 파츠가 2장인 시점에서 채용 가치를 높게 보지 않았습니다. 또한, 피닉스의 기용을 위해서는 일부 필수적인 엑스트라 덱 파츠인 링크 스파이더/아나콘다 등이 추가로 필요하며, 피닉스를 포함해 엑스트라 덱 파츠가 3장을 차지하게 됩니다. 따라서 엑스트라 덱 플레이의 안정성을 저해하게 되죠. 디바인이 있던 피닉스 가이는 엑스트라 덱 3장의 자리를 낼 만한 강력한 파워를 냈으며, 피닉스만으로 1턴을 버틴다는 플레이가 성립 가능했습니다. 디나이얼/디아볼릭을 채용하면, 피닉스를 낸 다음 턴에 디나이얼과 디아볼릭만으로 바르디시로 연결할 수 있지만, 이를 위해 필요한 말림 파츠는 3장에 달하기에, 말림을 유발할 가능성이 너무나도 높다고 판단되어 채용하지 않았습니다. 오프에서는 이 시점부터 퓨전 데스티니가 금지였기에 투입할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제 덱 구조와 그 채용 이유에 관해 짤막하게나마 알아보았습니다. 카드 설명에 관한 부분이 본론에 비해 너무 길어지기에, 추가적으로 궁금한 부분은 댓글로 질문 주시기 바랍니다.



2. 케루비니는 무엇을 묻어야 하는가? 


우선은 팬나에서 어떤 용도로 케루비니가 활용될 수 있는가부터 시작하겠습니다. 팬나에서 케루비니는 단순히 전개를 위한 발판으로 사용될 수도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어둠 속성 2링크 몬스터이기에 러스티 바르디시(링크 소재가 어둠 속성 몬스터 2장 이상)의 조건을 맞추기도 쉬울 뿐더러, 덱에서 3레벨 몬스터를 코스트로 묘지로 보내는 효과와 소재 조건인 3레벨 몬스터 2장은 러스티 바르디시와 함께 팬텀 나이츠 덱 플레이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팬나와 조합하기 위해 태어났다고 볼 수 있는 겁니다.

 

또한 2021년 9월 이후로 등장한 용피팬/용사팬나 아키타입의 경우 수견사 또한 3레벨이라는 점을 이용해 3레벨 몬스터 2체를 늘어놓고, 케루비니로 수견사를 묘지로 보내 확정적으로 그리폰라이더를 위시한 퍼미션을 갖추고, 게임을 안정적으로 풀어나가는 스타일을 활용했습니다. 링크 브레인즈 팩 이후의 팬나의 플레이 방식은 언제나 케루비니가 기준이 되었죠. 이 용사팬나의 경우에는 케루비니의 효과로 수견사를 묻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특징인 확정적인 용사를 살리기 위해서죠. 하지만 케루비니의 링크 소환을 위한 소재를 무엇으로 사용했는가부터, 자신 패의 상황과 상대의 덱과 카드에 따라서 덤핑할 카드는 달라지는 게 당연합니다. 팬나가 어떤 상황을 마주했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케루비니의 용도를 지금부터 설명하겠습니다.


케루비니의 덤핑은 대부분의 경우 수견사가 정답이 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그리폰라이더의 몹/마/함 1퍼미션은 팬나의 플레이에 있어 안정감을 주고, 추가로 케루비니의 소재로 사용한 팬나 몬스터로 아드를 벌어들입니다. 선턴을 잡고 전개하는 경우 더더욱 수견사를 묻게 되죠. 이 수견사의 덤핑은 단지 그리폰라이더의 퍼미션을 이용할 뿐만이 아닌, 상대의 플레이를 능동적으로 유도해 내는 데에도 도움을 줍니다. 상대 묘지 견제기나 우라라 등이 팬텀 나이츠 몹보다 대부분의 상황에서 강력할 수 있는 수견사를 향해 꽂히게 되고, 그로 인해 팬나는 자기 기믹을 손쉽게 풀어나갈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경우를 맞이했을 때 팬나를 사용하는 입장에서는 생각할 정보와 선택할 경우의 수가 늘어나게 됩니다. 이는 팬나의 어떤 몹이든 묘지를 이용한다는 특징과 케루비니의 소재 조건이 맞물려 발생하는 문제이거나, 상대에게 공개된 묘지 견제기가 있거나, 등의 경우에서 발생하게 됩니다. 이 상황들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에 관해 하나하나 설명하고 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2.1. 티어스케일의 제한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


이 경우는 선공 전개, 티어스케일+3렙 특소 파츠의 2핸드로 스타트한다는 예시를 들어 설명하겠습니다. 견제를 당했을 때 덱에서 n번째 티어스케일을 꺼내서 쓸 수 있거나, 티어스케일이 묘지에서 효과를 격발해 후속과 티어스케일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경우라면 이 문제에 관해 깊게 고민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렇다면 예시로 든 상황에서는 위에 서술한 2가지 경우대로 플레이하지 못합니다. 이 상황에서 여러분들이라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물론 케루비니로 수견사를 묻고 티어스케일의 안전을 보장하는 방법도 있습니다만, 이 경우 상대의 있을지도 없을지도 모르는 묘지 견제기에 이끌려 섀도우복싱을 해야 합니다. 용사의 장점, 나아가 팬나의 장점인 확정적인 몹마함 퍼미션으로 인한 무난하고 능동적인 대처를 할 수 없게 되는 거죠.


이 경우에서 팬나가 생각해 볼 수 있는 덤핑과 플레이는 무엇이 있을까요? 첫 번째는 팬나몹을 묻고, 용사를 포기해 자체 기믹을 이어나가는 선택지이며, 두 번째는 수견사를 묻고, 티어스케일에 꽂히는 견제를 무시하고 상대의 주요 플레이를 최대한 견제하는 것이고, 세 번째는 티어스케일을 일반소환 후 효과를 격발해 아예 케루비니를 활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각각의 플레이는 어떤 상황에서 사용될 수 있을까에 관해서 설명해 보겠습니다.


우선 첫 번째 방법의 장단점부터 알아보죠. 용사를 포기하면 어떤 카드가 오든 대부분 한 번은 막아낼 수 있는 안정성은 줄어들게 되지만, 팬나 자체 기믹을 활용함으로써 유연성이 늘어나게 되고, 후속을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전개력도 용사에 비해 보다 높아져, 높은 링크수의 전개나 미래용황 등의 강력한 카드를 세워둘 수 있죠. 또한 포그 블레이드를 이용한 전후열의 분리로 완성된 필드 자체가 견고해지기도 합니다. 단점으로는 5번째 소환 안에 퍼미션을 확보하지 못해 니비루에 취약하며, 결과물으로 커버할 수 있는 카드의 종류가 한정되기 때문에 다양한 상황에 대처하는 것은 조금 어렵다는 점이 있겠습니다. 종합적으로 보자면 폭넓은 대처와 안정성을 버리고, 화력과 후속에 집중한다고 볼 수 있죠.


다음은 두 번째 방법의 장단점입니다. 묘지의 티어스케일을 활용하거나 방어하는 것을 포기한다면, 상대의 다양한 파워 카드들을 한 번 막아낼 수 있는 안정적인 그리폰라이더의 퍼미션을 얻게 됩니다. 그리폰을 활용하는 데 성공한다면 다음 턴에 퍼미션을 계속 재활용하는 식으로 상대를 압박할 수도 있죠. 그러나 이 방식에는 단점이 있습니다. 우선은 용사를 활용하려는 시도가 막힌다면 남는 것이 아무것도 없단 것이 있고, 자기 후속을 확보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점은 운영으로 잘 풀어나가면 되는데, "케루비니가 필드에 남아 있는 경우" 부분에서 후술하겠습니다. 종합적으로 보자면 용사를 무언가 유도해낸다는 방식보다는 통과시켜서 퍼미션으로 쓴다는 다소 고정적인 운영 방식을 띠지만, 상대가 어떤 카드를 내든 한 번은 막아내 줄 수 있는 안정성을 가진 것이죠.


마지막으로 세 번째 방법입니다. 이는 알미라지를 활용해 티어스케일을 묘지로 묻고 전개하는, 용사를 묻지 않을 것이라면 케루비니를 활용하지 않고 일반 소환한 몬스터의 효과를 써버린다는 마인드의 방식이죠. 다소 생소할 수도 있으니 간단한 설명을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티어스케일 1장+코스트

티어스케일 일소후 효과발동 더스티로브 덤핑

스케일 알미라지로 치환 후 더스티로브 발동, 사일런트부츠 패로

스케일 효과 발동해서 묘지에서 소생한 후 부츠 특소

리바이엘로 로브 특수 소환한 후 묘지의 부츠로 포그 블레이드 패로

이후 리바이엘과 로브를 소재로 한 마스카레나를 소환해 후속과 견제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예시 리플레이, 견제하는 데 어드밴티지를 전부 소모했지만 묘지에 후속이 남아 있다.)


이 방식을 선택했을 경우 장점이라면, 용사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다음 턴에 쓸 케루비니를 남겨두는 선택지라는 점이 있겠습니다. 따라서 모든 선택지들 중 후속을 가장 강력하게 가져갈 수 있죠. 묘지에 티어스케일+더스티로브(혹은 래기드글로브)가 남아 있고 케루비니마저 후속으로 작용하니 말입니다. 결과물도 절대 케루비니로 메인 기믹을 선택한 쪽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고요. 또한 티어스케일 1장만이 유효한 패여도 이 선택지를 활용해 후속과 견제력을 확보할 수 있죠. 패에 3렙 파츠가 존재할 경우, 티어스케일의 효과를 발동해 블러프를 시도하고, 막히면 첫 번째 방법으로 비틀어 플레이하는 것도 가능하죠.


단점은 티어스케일의 효과가 수동적이라는 점입니다. 원래는 부츠로 가져온 포그 블레이드를 부활한 스케일이 버리는 등, 코스트마저도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전개가 가능했으나, 이 경우에는 일반소환 후 효과를 격발하는 것이 기본이 되기에 코스트를 활용한 묘지 플레이에 제한이 생기기도 합니다. 또한 아예 일소 후 효과를 써버리기 때문에, 케루비니 루트로 들어가도 용사로 비튼다는 선택지는 없어집니다.

 

저는 이 상황에서 나올 수 있는 크게 세 가지 플레이방식에 관해서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선 첫 번째와 세 번째 방식은 비슷하게 예시의 패에서 용사를 사용하지 않고 전개하나, 그 디테일에서 차이가 존재합니다. 첫 번째 방식은 세 번째 방식에 비해서 케루비니까지를 만들어 낸 후, 상황에 따라 두 번째 방법인 용사 사용으로 루트를 틀어낼 수 있으며, 티어스케일의 코스트 활용이 보다 능동적입니다. 세 번째 방식은 첫 번째 방식에 비해 훨씬 여유로운 후속을 확보 가능하며, 보다 다양한 상황에서 적용 가능합니다. 두 번째 방식은 용사의 활용으로 인해 무엇이든 한 번은 막아내는 안정성을 기반으로 플레이하게 되죠.


저의 경우 첫 번째 방식이나 세 번째 방식은 주로 후공인 상황이거나, 상대가 템포가 빠른 덱이거나, 메인전인 상황에 사용하며 그 이외의 경우에는 상황을 보고 강력한 전개가 필요하거나 다음 턴 이후의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생각될 경우에 취하는 편입니다. 상대가 템포가 빠른 덱인 경우에는 템포를 따라잡거나 견제를 돌파하기 위해 팬나의 메인 기믹을 활용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방법은 주로 상대가 템포가 느린 덱이거나, 카드 한 장의 의존도가 크거나, 사이드전인 상황에 사용합니다. 용사를 가져올 경우 계속 강조하는 어떤 카드든 한 번은 막아내는 견제가 가능하기에, 상대가 데스피아 등의 카드 1장을 막음으로써 기믹을 완전히 정지시킬 수 있는 덱인 경우나, 상대의 움직임이 느리기에 퍼미션을 통해서 매 턴마다의 견제로 승리하는 것이 통하는 덱인 경우에 강력하게 작용합니다. 또한 이 어떤 카드든 한 번은 막아내는 견제는 사이드전에서 특히 빛을 발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이드전에서는 서로가 상대의 덱을 알기에, 그 덱을 한 장으로 처참히 무너뜨릴 만한 강력한 카드를 채용하기 마련인데, 이러한 견제에 특히 대처하기 쉬워지기 때문이죠.


1.2. 케루비니의 소재로 팬나몹이 묻히지 않은 경우


이 경우는 보통, 케루비니를 내기 위하여 아라메시아의 의를 발동 후, 수견사를 자체 효과로 특수 소환해 우라라 등과 함께 케루비니를 소환하거나, 베이고맥스 등의 3레벨 파츠만으로 케루비니를 낸 경우입니다. 이 경우에 팬나에서 생각할 수 있는 효율적인 플레이는 케루비니로 팬나몹을 묻어 바르디시를 소환하는 쪽과 수견사를 묻어 용사를 가져오는 쪽으로 갈리게 됩니다. 


우선 바르디시를 소환하는 쪽부터 보겠습니다. 이 경우에 케루비니가 묻는 것은, 일반 소환권을 사용한 경우에는 더스티로브, 사일런트부츠로 제한되게 됩니다. 각각의 선택지는 장단점이 있는데, 이 부분을 짧게 짚고 넘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더스티로브를 묻고, 더스티로브의 효과로 브리간딘을 서치해 바르디시로 잇는 경우는, 바르디시의 효과로 묻어서 효과를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자연스럽게 사일런트부츠가 됩니다. 즉 바르디시의 효과로 세트되는 팬나 마/함에 더해, 사일런트부츠로 팬나 마/함을 추가로 서치하는 것이죠. 이 경우에 보통은 포그 블레이드 2장을 확보하고, 전부 세트하게 됩니다.


이 방법을 선택했을 경우의 장점이라면, 우선은 비교적 많은 수의 견제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깔리는 포그 블레이드 2장만을 생각해도 돌파 가능한 덱은 뵐포계에 면역인 덱이거나, 맞고도 전개할 정도로 공격권이 많은 덱 정도입니다. 당장 데스피아를 예로 들면, 알베르와 루벨리온의 효과를 전부 무효로 하는 것이 가능하죠. 상검의 경우도 용상검현 태아+백성녀(혹은 그로 나오는 막야)를 전부 막아낼 수 있고요. 이러한 많은 견제를 바탕으로 상대의 플레이를 더 잘 억제해냈기에 필드의 바르디시를 보존하거나, 파괴되어도 묘지의 포그 블레이드 효과로 되살려내는 것이 용이해지죠. 


단점은 바르디시의 존치 여부에 후속의 대부분이 걸려 있기에, 바르디시가 제외되어 버리는 순간 앞으로의 게임이 극히 힘들어지게 됩니다. 예시로 데스피아의 경우 패에 쥔 혁의 낙인, 희극, 묘지의 희극 등으로 포그 블레이드의 견제를 받아내고, 빙검룡으로 바르디시를 제외하는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이 경우 바르디시의 부활이나 존치가 사실상 불가능해졌기에 이후 후속을 확보하기가 힘들죠. 


다음으로는 사일런트부츠를 통해 바르디시로 잇는 경우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 경우에는 바르디시로 묻는 몬스터가 더스티로브가 되죠. 더스티로브는 자신을 제외한 팬나 카드군 전체를 서치할 수 있기에, 패에 후속이 될 팬나몹(주로 티어스케일)을 가져온 후, 바르디시로 세트하는 포그블 1장과 후속을 가지고 턴을 마치게 됩니다.


이쪽의 장점은, 다음 턴의 움직임이 크게 안정된다는 점이 있겠습니다. 설령 바르디시가 제외된다 하더라도 다음 턴 티어스케일을 일반 소환하고, 효과를 발동하는 등의 움직임으로 전개와 흐름을 이어나갈 수 있습니다. 다음 턴의 전개와 그 다음 턴의 후속까지도 스케일이 통과되는 순간 완벽하게 보장되기 때문에, 상대를 잘 억제해 내면 승기를 가져오기 가장 쉽습니다.


단점은 당장 필드에 내려놓는 견제수의 부족입니다. 바르디시의 효과로 세트되는 포그 블레이드, 추가적인 패의 견제 카드나 그리폰라이더가 전부이죠. 아무리 티어스케일이 보장해 주는 플레이와 후속이 강력하다 하더라도, 상대를 웬만큼 잘 억제해내지 못하면 상대의 이어지는 견제에 의해 스케일의 효과가 무효당해 버리기 쉽습니다. 


예시의 두 선택지에서 중요한 점은 내 패의 남는 견제 수라고 생각합니다. 하루 우라라나 무덤의 지명자 등의 카드를 그 턴에 쓰지 않고 남겼다면, 추가적인 포그 블레이드 1장의 견제보다, 다음 턴의 움직임이 보장되는 후속 서치 쪽의 선택지가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반면 내 패에 상대를 견제할 카드가 남지 않는다면, 혹은 이것만으로는 상대를 억제하기에는 불충분하다고 느껴진다면 바르디시로 사일런트부츠를 묻어, 추가적인 견제를 확보할 수도 있고요. 결국에 상대의 덱, 내 패의 상황 등 종합적으로 고려할 점이 많은 부분입니다. 


아예 3레벨 파츠나, 우라라 등 3레벨의 팬나/수견사가 아닌 카드만을 활용해서 케루비니가 나온 경우에도 바르디시를 취할 것이냐, 용사를 취할 것이냐의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됩니다. 이 경우를 짧게 짚고 넘어가자면, 바르디시를 선택하는 쪽의 경우 물리적인 견제의 수가 늘어나거나, 후속을 확보하는 등 메인 기믹을 사용하기에 플레이의 속도가 빨라지며 강력해지게 됩니다. 용사를 선택하는 쪽의 경우는 상대가 어떤 카드를 들고 와도 막아낼 수 있으며, 팬나몹을 소모하지 않기에 바르디시/사일런트부츠 포그블 2장 확보 루트에 비교해서 탑드로로 팬나몹을 뽑을 확률이 늘어나죠. 



3. 케루비니가 다음 상대 턴에 필드에 남아 있는 경우


케루비니는 보통의 경우 효과를 사용하고, 바르디시의 소재가 되거나 다른 링크 소재가 되어 재빠르게 사라집니다. 그러나 예를 들어, 아까 설명했던 경우들에는 케루비니가 필연적으로 필드에 남게 됩니다. 이 상황에서 케루비니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냐고요? 저희가 이 부분에서 집중해야 할 것은 케루비니의 1번, 2번 효과입니다.


1번 효과로 케루비니는 자기 링크 앞의 몬스터를 효과 파괴로부터 완전히 보호할 수 있습니다. 이를 활용하면 그리폰라이더의 효과 발동 이후 프리 체인 파괴기로 불발시키는 플레이를 차단할 수 있으며, 링크 마커 앞에 용사 토큰을 소환한다면 용사/상검 분기에 유행했던 토큰컬렉터 또한 통하지 않게 됩니다. 또한 용사 파츠의 카드 "운명의 여로"의 3번 효과(1턴에 1번만, 장착 카드를 장착하고 있는 자신 몬스터는 전투로는 파괴되지 않는다)와 조합하게 되면 전투와 효과 양면으로 용사 토큰을 파괴로부터 지킬 수 있죠.


2번 효과는 케루비니 자기 자신이 파괴될 경우, 대신 자신 필드의 카드 하나를 묘지로 보내는 것으로 파괴되지 않을 수 있는 효과입니다. 단독으로 사용해도 다음 턴에 후속을 보기 위해 케루비니를 계속해서 지키는 플레이가 가능하죠. 1번 효과와 조합해 활용하게 된다면 상대는 팬나 필드의 카드를 자신이 원하는 대로 파괴하는 것이 아주 힘들어집니다. 케루비니의 링크 앞의 몬스터들은 효과 파괴로부터 보호되고 있으며, 케루비니를 파괴하려고 해도 쉽게 파괴하지는 못하기 때문이죠. 또한 용사 파츠의 장착 카드 "기룡 드라코백"은 묘지로 보내질 경우 1턴에 1번까지 용사 토큰에 다시 장착할 수 있기에, 케루비니의 2번 효과로 대신 소모되는 필드 어드밴티지의 부담을 덜어 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요소들이 맞물려 있기에 용사와 그리폰만 서 있는 필드더라도, 케루비니는 여기에 안정감을 더해 줄 수 있습니다.


3.1. 케루비니를 버리는 경우


그렇다면 상대 턴에 케루비니를 어떤 상황에서 버리고, 어떤 상황에서 남기는지, 그리고 케루비니를 어떻게 하면 필드에 잘 남길 수 있는지에 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케루비니를 과감히 버려야 할 상황부터 알아보죠. 케루비니는 주로 상대가 파괴 이외의 견제기를 확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경우나 케루비니를 유지하는 것보다 필드의 어드밴티지를 다음 턴에 활용하는 것이 이득인 경우에 버려지게 됩니다.


전자의 경우는 크샤트리라 펜리르와 같은, 파괴가 아닌 수단으로 케루비니를 제거하는 수단을 테마의 기믹으로 확정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한 경우입니다. 보통 케루비니가 남는 필드는 용사도 남으니 용사로 이것을 막고 케루비니를 방어해 내면 되는 것 아니냐고 물으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필드에 용사와 케루비니가 남는 상황은 보통 사이드전인 경우가 많기에, 상대의 사이드에서 고려될 수 있는 강력한 견제기(삼전의 재, 정신조작 등)가 떨어지는 것을 경계해, 애초에 케루비니의 방어에 중점을 두지 않고 상대의 강력한 카드를 막으며, 케루비니를 파괴로부터 지키면서 발생하는 어드밴티지의 손해를 받지 않으려는 플레이를 하게 됩니다.


이러한 플레이를 선택했을 때의 장점은, 그리폰라이더의 1퍼미션 사용이 케루비니를 지키는 쪽으로 사용되지 않고, 대의 기믹이나 강력한 카드에 견제를 꽂게 된다는 점입니다. 이는 사이드전이기에 상대에게 유효한 견제 카드를 많이 들고, 기믹 카드를 비교적 적게 들고 있을 상대에게 있어 치명적입니다. 제거 등의 견제를 통해 상대의 방해를 빼내고 테마의 기믹을 돌리려던 상대는 그리폰라이더의 1퍼미션(+포그 블레이드 등)에 맞고 치명상을 입어 쓰러질 수 있습니다. 그 후 계속해서 이어지는 탑드로 싸움은, 1퍼미션의 용사를 가진 쪽이 당연히 유리해지죠. 


후자의 경우는 자신 필드에 남아 있는 몬스터나 영속 마/함 등을 존치하여 다음 턴과 그 이후까지 사용하기 위한 선택지입니다. 어찌 보면 어드밴티지를 아낀다는 점에서는 전자와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전자와의 차이점이라면 상대의 비파괴 견제기의 존재를 확인하지 못한 경우서로 어드밴티지가 부족한 소모전처럼 불확실한 경우에서, 케루비니로 만들어낼 수 있는 추가적인 움직임보다 자신의 필드 어드밴티지의 가치가 더 크다고 판단될 때에 취하는 움직임이라는 점입니다. 전자는 케루비니를 지키기 위한 자신의 어드밴티지 소모가 무의미해지기 때문에 지키지 않고 버리게 되는 것이고요.


이 플레이는 어찌 보면 필드 어드밴티지를 소모해 케루비니를 존치하고, 다음 턴의 팬나 기믹으로 필드를 안정화시키는 것이 더 강해 보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상황이 나올 수 있고요. 그렇기에 저는 소모전 상황에서는 자신의 필드 어드밴티지와 이후 팬나 기믹, 후속과 상대의 비공개 정보로 인한 손해 가능성 등의 가치를 잘 저울질해서 현재 상황에 맞는 판단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선택지의 하나일 뿐이고, 위의 플레이처럼 "이 상황에서는 이 플레이가 정답이다"라는 느낌은 아닌 거죠.


케루비니를 버려야 하는 경우에 관한 예시로 섬도희와의 매치업을 들어 보겠습니다. 섬도희는 자체적으로 케루비니를 파괴 이외의 방법으로 제거할 수 있는 위도우앵커(묘지 3마법 이상)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의 서치가 어렵지 않고, 비공개 정보의 위험성 또한 존재하기에, 상대 섬도희가 위도우앵커를 서치 가능한 상황일 가능성, 혹은 비공개 정보로 이미 손에 쥐고 있을 가능성에 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대 섬도희가 전투나 재밍웨이브 등으로 케루비니를 치우려 할 수도 있는데, 여기에서 위도우앵커를 의식한다면 케루비니를 지키는 데 어드밴티지를 사용하지 않는 편이 좋을 것입니다. 그리폰라이더의 퍼미션도 웬만해선 위도우앵커가 아닌 다른 카드에 사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기도 하고요.


상대 섬도희 또한 위도우앵커로 케루비니를 무효로 한 후 재밍웨이브 등을 사용하는 것이 아닌, 파괴 제거기로 간을 본 후 위도우앵커를 사용하려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렇게 하면 상대의 의미없는 어드밴티지 손실을 발생시킬 수 있기 떄문이죠. 하지만 이 상황에도 애프터버너(묘지 3마법 이상)로 인한 파괴는 무효로 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애프터버너는 몬스터의 파괴에 성공해야 추가적인 마법/함정 파괴가 가능하기 때문에, 케루비니의 파괴 무효 효과를 사용하는 것이 절대적인 어드밴티지 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죠.

 


3.2. 케루비니를 필드에 남기는 경우


다음으로는 케루비니를 필드에 남기는 경우와 케루비니를 다양한 견제로부터 보호하는 법들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케루비니는 주로 "상대가 케루비니를 제거하는 데 큰 손해를 감수하려는 경우"나 "필드 어드밴티지의 가치가 낮아 케루비니를 지키는 데에 전부 사용해도 괜찮은 경우" 등의 상황에서 필드에 남겨지게 됩니다.


첫 번째 경우부터 설명드리자면, 케루비니를 제거하는 데에 큰 손해를 본다 함은, 상대가 비파괴 제거기가 없거나 부족한데도 상대가 계속해서 케루비니의 파괴를 시도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는 팬나 쪽에서 상대가 케루비니와 팬나의 후속을 경계한다는 점이 눈에 보이며, 공격권이 없거나 그리폰의 퍼미션에 막힐 정도로 적기에 서로의 어드밴티지를 끌어내려 탑드로전으로 이끌어가려는 상황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필드 어드밴티지를 지속적으로 소모해 케루비니를 지키는 것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으며, 그리폰라이더의 효과를 이용해 후속과 장기 운영에서 이득을 취하려는 상대의 움직임을 억제하거나, 상대의 비파괴 견제기를 막는 식으로 움직이면 됩니다. 이렇게 하면 그 이후의 운영은 필드에 남은 케루비니를 이용해 후속과 어드밴티지를 챙기는 팬나 쪽이 유리해지게 되죠. 


다음으로는 두 번째 경우입니다. 가치가 낮은 필드 어드밴티지의 예시로는, 새크리파이스 이스케이프나 엑시즈 소환 등으로 인해 필드에 남는 앞면 표시의 포그 블레이드, 다음 턴에 용사를 확보 가능한 상태에서 필드에 남는 용사 토큰, 묘지에서 다시 장착 가능한 상태의 드라코백 등이 있습니다. 필드에 이런 쓸모없는 카드가 많이 남는다면, 케루비니의 효과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케루비니의 파괴를 막고, 나아가 포그 블레이드 같은 경우엔 도리어 묘지로 보내, 추가적인 이득을 취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플레이 또한 상대의 비공개 정보로 인해 케루비니가 손쉽게 제거당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케루비니를 지키는 데에 필드 어드밴티지의 손실이 많아지면, 비파괴 제거기로 케루비니가 제거되었을 때 생기는 무의미한 어드밴티지 손해가 커지기 때문이죠. 이 상황에서는 전에도 설명드렸듯이, 무조건 지킨다는 마인드보다는, 상대의 덱과 기믹, 필드 어드밴티지의 가치를 고려해 지켜낼지를 정하는 판단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3.2.1. 포그블이 있는 경우


팬텀 포그 블레이드가 있는 상황이라면, 케루비니를 지킬 방법과 그 가능성이 상당히 다채로워집니다. 포그 블레이드의 효과는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여러분께서 잘 아시는 대상이 된 몬스터의 효과 무효뿐만 아닌, 공격 대상 선택 불가, 공격 불가라는 추가적인 효과를 가지고 있죠. 팬나에서는 이 모든 효과를 케루비니를 지키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포그 블레이드가 있을 때는 케루비니를 어떻게 지킬 수 있을지를 같이 알아보시죠.


우선은 단순히 상대 몬스터의 공격이나 효과를 막아, 케루비니를 각종 제거로부터 보호하는 방법입니다. 크샤트리라 펜리르나 수왕 알파를 예시로 들자면, 저는 이들이 효과를 발동할 때 포그 블레이드를 사용하는 것으로 케루비니의 전투로 인한 파괴, 효과로 인한 제거 모두를 방어해 낼 수 있습니다. 포그블의 가장 기본적인 사용법이기도 하죠. 


이것 이외에도, 포그블의 또 다른 효과를 사용해서 케루비니를 지켜내는 방법도 있습니다. 바로 포그블의 공격 대상이 되지 않는 효과를 활용해, 케루비니를 대상으로 포그블을 발동해 두는 것이죠. 이를 활용하면 상대가 확실히 제 라이프를 전부 거덜낼 수 있는 상황에서 케루비니도 전투로부터 지켜내고, 킬각을 방어하는 등의 활용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 방식을 사용하여 케루비니를 지키려고 시도할 경우에는 두 가지의 단점이 발생합니다. 첫 번째는 포그블의 견제력을 상대 필드의 다른 몬스터에게 사용하는 것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며, 두 번째는 케루비니의 덤핑 자체는 포그블을 적용한 상태에서도 가능하지만, 지속 효과로 파괴를 막는 플레이는 불가능해진다는 점입니다. 링크 앞의 몬스터들도 각종 효과 파괴로부터 취약해지기도 하죠.


이렇게 케루비니에 포그블을 발동할 때는 주의해야 할 점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설명했던 대로 지속 효과가 무효가 되기에, 지속 효과를 활용해서 파괴로부터 지키는 플레이를 시도하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두 번째는, 이미 공격 대상이 된 시점에서 포그블을 발동하면 지속 효과가 무효가 될 뿐만이 아니라, 공격 대상이 되지 않는 포그블의 효과도 이미 공격 대상이 되어 버렸기에 적용할 수 없어진다는 점입니다. 이 타이밍에 전투 파괴를 당하게 되면, 1견제나 케루비니를 지키는 용도로 사용될 수 있었던 포그블이 무참히 날아가고, 케루비니마저 날아가 버립니다. 따라서 케루비니에 포그블을 발동해 전투 파괴로부터 지키는 용도로 활용하려면, 발동하는 타이밍은 배틀 페이즈 개시 시가 제일 적합합니다. 메인 페이즈에 제거 효과를 가진 일반 마법의 영향을 받을 때에는 케루비니의 지속 효과를 사용해 파괴로부터 지키고, 전투 시에는 포그블의 효과로 지키는 것이 가능하죠.


그렇다면 포그블을 자신의 케루비니에 장착해서 킬각을 방어하는 활용은 어떤 상황에 하는 것이 좋을까요? 저는 이 플레이의 적용이 가능한 상황은 크게 2가지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포그 블레이드 자체가 치명타가 아닌 덱을 상대할 때입니다. 포그블을 이용해서 메인 기믹에 치명타를 줄 수 없다면, 케루비니에 포그블을 달아 놓는 선택은 킬각 방어와 케루비니의 전투로부터의 파괴를 방어하는 데에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케루비니가 전투 이외의 방법으로 파괴될 위험성이 낮을 때입니다. 포그블을 케루비니에 달아 놓는 것 자체는 케루비니의 지속 효과를 무효로 해 자신 링크 앞의 몬스터와 자기 자신을 효과 파괴로부터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생기게 됩니다. 그러나 케루비니가 효과로 파괴될 가능성이 적은 것이 확인되면, 케루비니에 포그 블레이드를 발동하는 선택의 리스크가 줄어들게 되죠. 

 

이 경우도 어떤 상황에서 적용될 수 있을지 예시를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포그블이 치명타가 아닌 덱은 즉, 뵐포계에도 내성이 있는 덱이라는 뜻입니다. 비록 현 티어권에는 뵐포계에 면역을 가진 덱은 적지만, 없는 것은 아니죠. 우선은 전뇌계와의 매치업을 예시로 설명하겠습니다. 전뇌계 또한 뵐포를 맞을 곳(베아트리체, 그리폰 등)이 존재하고, 이로 결과물에 유의미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뇌계 특유의 개체수 불리기를 활용해서 전투로 케루비니를 파괴하려 들 경우, 필드 어드밴티지 소모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개체수가 불어나게 됩니다. 베아트리체 이후, 포그 블레이드가 남아 있다면, 케루비니에 포그블을 달아 전투로부터 지키는 선택지도 좋은 선택지일 수 있죠. 단, 이 경우는 전뇌계에서 사용하는 쭈치에를 경계해야 합니다. 언제든지 케루비니를 효과로 파괴할 수 있기에, 쭈치에의 효과가 빠진 상황을 노리는 것이 좋습니다. 



4. 마무리


이 글은 팬나의 인식을 조금이라도 개선하려고 써 보는 글입니다. 팬나는 론고 원툴이라던가, 론고 죽고 피닉스 죽었으니 이제 죽은 덱이라던가 하는 인식 말이죠. 전 아직 팬나에는 가능성이 많이 남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개 루트와 카드 설명 같은, 여러분들이 기존에 많이 봐오셨을 글이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해, 팬나의 가능성과 다른 면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제가 팬나를 계속 굴려오며 항상 추구해온 가치는 바로 안정성입니다. 어떻게 하면 패가 덜 말릴까, 어떻게 하면 좋은 교환비를 가져갈 수 있을까, 증식의 G의 가장 합리적인 착지점은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대부분의 상황에서 최소한의 견제력을 확보할 수 있을까, 등 덱의 안정성을 위한 고민들을 많이 해 왔습니다. 이 강의로 하여금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안정성을 가진 팬나를 느끼실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른 덱과의 예시 매치업은 제가 아는 해당 덱을 잘 아시는 분들께 자문을 구해 보았습니다. 제가 해당 플레이를 했을 때에 벌어지는 일뿐만이 아닌, 상대의 덱 입장에서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플레이를 확실히 해 퀄리티를 높이고 싶었습니다. 플레이의 선택 자체는 개인마다 다른 견해를 가지고 계실 수 있기에, 여러분께서 생각하시는 플레이와 다르더라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강의 대회의 기한에 맞춰 쓰다 보니 글 후반의 완성도가 현저히 떨어져 가는 것이 글을 쓰면서도 느껴졌습니다. 시간을 조금 더 들여서 이 부분을 조금 더 완성도 있게 풀어냈으면 하는 아쉬움이 계속 드네요. 아무쪼록 글을 읽으시며 불편함이 없으셨으면 하는 생각뿐입니다. 


글이 유익하셨다면 개추 한 번씩만 부탁드리고, 아쉬운 점이나 질문이 있으시다면 댓글로 피드백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길고 조악한 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