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계는 극장판 DSOD에서 세계관 최강자인 유희와 카이바를 고전시킨 아이가미의 테마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비운의 테마이기도 하다.

방계는 '차원 영역 듀얼'이라는 특수성에 최적화 된 테마인데
오프에서는 그 특수성을 효과로 이어 받은 게 아니라 빠진 채로 출시되었기 때문에
지금의 암울한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이후 실전용 지원을 받긴 하지만 방계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주진 못했다.

그런데 방계의 패배는 그저 방계의 성능이 모자라서, 주인공 보정 때문에 라고 보기에는 다소 애매한 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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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하기 전에 아이가미 스페셜 룰인 '차원 영역 듀얼'의 룰에 대해 말하자면


1. 레벨 5 이상 몬스터들을 릴리스 없이 소환할 수 있다.

(정신력 여부로 공격력이 달라지는 룰이 있긴 하지만 상대가 카이바와 유희여서 별 의미 없었으니 생략한다)


2. 배틀 페이즈에도 몬스터를 임의로 특수소환 할 수 있다.


3. 몬스터가 전투로 파괴되면 전투 대미지는 받지 않는 대신, 그 몬스터가 공격표시면 공격력, 수비표시면 수비력만큼 대미지를 입는다.


완전히 방계 전용 룰이다.

서로에게 불리해 보이지만 방계에 한해서라면
스프라이트 기간틱처럼 디메리트를 메리트인 것처럼 활용하는 악질적인 룰이다.


이렇게나 유리한 입지를 점했는데도 왜 패배했을까?







1차전 (vs 카이바)




카이바가 땅에서 드로우를 해 오벨리스크를 꺼내는 바람에 역전패한 듀얼이다
(라이프는 남았지만 정황상 아이가미 따위가 신을 격파할 방법이 없어보이므로 사실상 패배로 봄)


이 듀얼은 초반에 카이바의 패를 보여주는데




왼쪽 위부터
카운터 게이트 / 크리스탈 드래곤 / 드래곤즈 오브

푸른 눈의 아백룡 / 고속영창 / 드래곤의 제왕 이다.


그 후 카이바의 2턴, 크리스탈 드래곤을 한 체 더 꺼냈으므로 드로우로 뽑은 것은 2장 째 크리스탈 드래곤이다.
아이가미의 2턴에서는 버스터 간다일의 공격을 막기 위해 카운터 게이트를 사용했고
그 효과로 드로 했는데 이 때 오벨리스크를 뽑아서 백룡 셋을 제물로 바쳐 소환했다. 그 뒤 오벨리스크의 효과로 큰 대미지를 주었으나 바로 듀얼이 중단되었다.


아이가미의 초반 패도 대략적으로 파악이 가능한데





방계윤 비잠을 1장 일반 소환. 그리고 4세트를 했다.
이 중 3장은 각각 방계강세 / 방계만다라 / 방계윤회지만 1장은 쓰지 않았다.

다음 턴에 방계수 다크 가넥스를 꺼냈으므로 다음 드로우가 다크 가넥스였거나 혹은 첫 패의 1장이 다크 가넥스 였을 것이다.
이후로 블레이드 가르디아, 버스터 간다일을 꺼냈지만 OCG화 된 방계 효과로 미뤄보면 전부 서치한 것이다.

이로 봤을 때 아이가미의 미공개 정보는 2장이다.

패 1장, 그리고 남은 1세트.



카이바의 패는 거의 말림패였다.
 
크리스탈 드래곤은 자체 특소가 없기 때문에 패에서 썩고
패에서 마법을 버리고 그 마법 효과를 복사하는 고속 영창은 패에 마법이 없으므로 역시 못 쓴다.
아백룡 조차도 백룡이 없으므로 특소할 수 없고
드래곤즈 오브는 드래곤족 효과를 무효화시킬 수 없게 하는 함정이지만 꺼낼 드래곤족이 없었으며
드래곤의 제왕은 '마법사족'이다.
심지어 다음 드로우는 크리스탈 드래곤이므로 다음 턴에도 아무것도 못한다.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카운터 게이트 1드로 뿐인데
전개대로 땅에서 오벨리스크를 뽑는다 해도 제물로 삼을 몬스터, 효과 발동 코스트가 없으므로 당연히 썩는다.

카이바가 할 수 있는 초반 전략은 드래곤의 제왕 일반 소환 후 1~2세트가 전부였다.

물론 아이가미도 일반 듀얼이었다면 전투 대미지 등을 감안해야 하고
배틀 페이즈 중 연속 소환 및 공격이 불가능 하기 때문에 턴킬을 낼 수 없지만
미공개 카드 2장과 카이바의 상황을 보면 압도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다.

카이바가 이 상황을 뒤집으려면 카운터 게이트로 뽑아야할 카드와 3번째 턴에 드로우 할 카드는
오벨리스크 따위가 아니라 비잠이나 세트 카드를 견제할 마법 / 함정이어야 한다.
효과가 좋은 몬스터, 혹은 노말 백룡을 뽑아 아백룡을 꺼내 효과 파괴를 노려도 방계만다라에 막히고
전투를 해서 3천 대미지를 주려고 하면 그 대가로 아백룡은 비잠으로 인해 고자가 된다.
 
그리고 이 타이밍 즈음엔 아이가미는 버스터 간다일을 꺼낼 수 있다.
버스터 간다일은 공격력 3000에 3연속 공격이 가능하므로, 만일 아백룡이 견재 당했다면 카이바는 그대로 패배한다.




2차전 (vs 유희)




초중반까지는 아이가미가 일방적으로 몰아붙였지만 세 장의 지속 함정 무한 루프로 인해 역전패 당한 듀얼이다.
이 듀얼에서 사용된 카드 및 드로우 카드를 순차적으로 보면



유희의 1턴, 드로우한 카드는 디멘션 미라지.

암석의 파수병을 수비표시로 소환. 2세트.

이 세트 카드들은 각각 (극장판 기준으로는 2천 이상의) 대미지를 받을 때 드로를 하는 운명의 발굴,

패의 전사족 한 장을 코스트로 그 전사족의 공격력만큼 다른 몬스터의 공격력을 깎는 전사의 헌신이다.


남은 미공개 패는 2장인데 이 중 한 장은 코스트로 버려진 사일런트 소드맨 LV5 이고,

다른 1장은 2턴에 세트 되었으므로 디멘션 스핑크스 혹은 디멘션 가디언이다.




아이가미 턴에 대미지를 받아 운명의 발굴의 효과로 드로를 했는데 이 카드는 다른 디멘션 카드 한 장.

이 때 이미 아이가미를 순살시킬 콤보를 완성했다.




다음 2턴의 드로우로 암흑기사 가이아 로드를 뽑아 바로 소환했고 데스볼트를 파괴한 뒤
패에 남아있는 디멘션 시리즈 카드 3장을 세트했다. 그 후 다음 아이가미 턴에 무한 콤보로 승리했다.

이 무한 루프의 원리는


디멘션 스핑크스 - 상대 몬스터와 자신의 몬스터의 공격력 차가 2배 이상이면, 그 차이만큼 대미지를 줌
디멘션 가디언 - 자신 필드 몬스터 1장은 전투로 파괴되지 않음
디멘션 미라지 - 상대 필드의 대상 몬스터가 전투로 공격 대상 몬스터를 파괴하지 못했을 경우, (OCG 상으론 묘지의 몬스터 1장을 제외하고) 이어서 공격을 해야함.


...인데 이는 원래 자신이 입을 전투 대미지는 배제한, 리스크가 상당한 콤보다.
그런데 차원 영역 듀얼에서는 전투 대미지가 없다.



이 듀얼에서 유희가 사용 가능했던 몬스터는 암석의 파수병과 가이아로드 뿐인데
가이아로드(혹은 대상이 될 몬스터)를 뽑지 못했다면 대상 몬스터가 남아있질 않아 콤보가 불가능 하다.
거기다가 아이가미가 방계파동으로 데스볼트의 공격력을 두 배로 뻥튀기 한 바람에 콤보의 조건이 성립되고 말았다.


특수 룰에만 대응하는, 마치 이런 상황을 예상하기라도 한 듯한 매우 작위적인 루프인 것도 모자라
3번의 드로우로 필요한 3장의 카드를 족족 뽑아서 마련한 콤보다. 듀얼킹 답게 듀얼근으로 해결한 것.



아이가미의 상황은 어땠을까?






비잠을 일반 소환 후, 그 비잠을 소재로 게이라 가일을 소환. 

그 후 방계업을 발동해 패 혹은 덱에서 비잠을 2장 묘지로 보내 2400으로 파워업했다.
그 뒤 게이라 가일로 발칸 드래그니를, 발칸 드래그니로 인디오라 데스볼트 서치해 차례차례 꺼냈다. 그리고 이 방계들은 800의 번뎀을 주었다.



그 다음 턴, 가이아로드로 인해 파괴되어 패로 되돌아온 데스볼트를 다시 소환한 뒤
방계파동으로 데스볼트의 공격력은 2배, 가이아로드의 공격력을 절반으로 깎았으나 이것이 독이 되어 오히려 무한루프에 당해 패배했다.
패에 비잠이 1장 뿐이었다면 미공개 카드는 3장인데 세트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아 당장 쓸 수 없는 몬스터거나 다른 비잠이었던 듯.



유희 역시 카이바 못지 않게 패가 매우 말렸다.

운명의 발굴의 극장판 효과는 2천 이상의 대미지를 받아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달려 있는데
정상적인 듀얼이었다면 발동할 타이밍이 공격력 2400인 데스볼트의 직접공격 말고는 없으므로 썩는 패가 된다.
암석의 파수병은 그저 수비력 2천의 벽이며 전사의 헌신 - 사일런트 소드맨도 전투 1회 방어용이다.
이대로면 가이아로드를 뽑아야 할 2번째 턴에 지속함정을 뽑게 되므로 그 턴엔 몬스터가 없어 직접 공격을 맞아야만 한다.

작중에서 이뤄지지 않은 3번째 턴에 가이아로드를 뽑아 다시 콤보를 이어간다 하더라도
전투 대미지는 고스란히 받아야 하기 때문에 번뎀 등으로 라이프가 얼마 없는 유희는
아이가미의 라이프가 다하기 전에 먼저 패배한다.






3차전 (vs 유희, 카이바, 아템)










생략한다.








결론은,

평범한 마스터 듀얼이었으면 이겼을 듀얼인데
자기 테마의 한계를 보완하겠답시고 쓸데 없이 스페셜 룰을 추가했고
오히려 그게 상대에게 역전의 발판을 마련해줘 도루묵이 되버린 것이다.

이로 인해 아이가미는 작중에서 듀얼을 통해 그 어떤 목적도 이루지 못하고
상대가 땅에서 드로우 하는 등 부정행위를 저질렀지만 자신도 멋대로 룰 효과를 주작했기 때문에 따질 수도 없었으며
현실의 방계들을 병신으로 만드는 치명적인 결과를 낳았다.




한 줄 요약 - 스스로 발동한 '차원 영역 듀얼'이 모든 걸 망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