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200만엔 들고 가출한 주인공이 잘 곳 찾던 와중에 여차저차 사유지 안에 있는 폐건물에 기어들었다가 철탑 위에 앉아 있는 천사 발견



쫓아갔다가 어찌저찌 같은 펍에서 알바하게 됐는데 야쿠자한테 시비 걸리는 와중에 천사한테 날개의 깃털을 받아서 힘을 얻게 됐고 나머지 날개 파편들을 같이 찾는다는 전개

천사는 하늘에서 신한테 벌을 받아서 지상에 떨어졌고, 그 과정에서 날개를 잃어서 천상에 올라가기 위해 잃어버린 깃털들을 모아야 한다고 함

이 깃털들은 가진 자의 소원에 대응하는 힘을 주는데 잘못 쓰면 소망이 일그러지기 때문에 천사 없이 막 쓰면 안 되니까 뭐 어쩌고 저쩌고~~~인데

체험판 분량 상당히 기니까 스토리는 걍 직접 해보는 게 좋음

아무튼 도중에 깃털찾기 팟이 4명으로 늘어나서 청춘하는 이야기



몇 시간 전에 뜬 mellow의 네번째 작품인 스카이 코드의 체험판

https://arca.live/b/yuzusoft/98776465

뭐 만든 곳이고 무슨 브랜드인지는 전에 간단하게 쓴 적이 있으니 참조



이번에도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매우 취향을 타는 분위기의 전개와 문장이었음

특히 주역들이 2045보다 나팔꽃이 생각날 정도로 결핍된 느낌이랑 정신적 미성숙함에 핀트가 맞춰져 있어서 안 맞는 사람은 지독하게 안 맞겠다는 생각이 드니

방황하는 청소년기의 어리고 여린 멘탈이라든가 자살왕따PTSD 뭐 이런 소재 다루는 거 싫어하는 사람들에겐 권하지 않음

반대로 나팔꽃과 2045 좋아했던 사람들한텐 미칠 정도로 잘 박힐 거임

두 작품에서 보여준 자신들만의 색채를 이번 작품에서도 그대로 보여주면서 두 작품보다 전개나 인간 관계 묘사가 좀 더 매끄러워졌다

일단 전작들보다 등장인물들이 입체적으로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음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부분의 전개를 과감하게 스킵해서 이야기의 흐름을 빠르게 넘기는 것도 아주 절묘했다

그리고 나팔꽃처럼 그냥 정병싸이코 같은 느낌이 아니라 제대로 청춘하고 있는 묘사를 잘해서 속도 편하고 나도 모르게 들뜨는 느낌이 자꾸 들어



https://youtu.be/5b3ar0XW6PI


군데군데 풋풋하고 눈부신 느낌 드는 게 졸라게 맛있었다...


단점이라면 이것도 마찬가지로 두 작품 그대로 이어받아서 나팔꽃의 그 묘하게 텁텁한 느낌과 2045의 중2병 냄새 나는 문장은 여전하다는 거

그리고 전체적인 흐름이 아니라 그 순간의 장면에 대한 묘사는 약하다는 점도 개선되지 않았음

특히 날개 능력들이 나오는 장면들에서 전개가 매끄럽지 못하고 살짝씩 끊기는 느낌이 나서 거슬린다

이게 무슨 말인지는 직접 해보면 알 것


종합하자면 체험판 기준으로 취향을 격하게 타지만 박히는 사람한테는 무조건 박히는 니치한 게임

여전히 허접한 필력이지만 여전히 눈부신 감성이 가득해서 사랑스럽게 볼 수밖에 없는 빠를 미치게 하는 뭔가가 있는 브랜드

개성 있고 수려한 원화와 곡 퀄리티도 여전함

무조건 살 거야



https://www.youtube.com/watch?v=vr4K5W8tJ2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