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인 내용의 스포가 담겨있습니다+가능하면 게임을 클리어 하고 보시는걸 추천합니다


스팀 발매 되자마자 구입했는데 이제서야 결말 다 보고 후기를 작성해보려 합니다 ~_~



간단 요약 스토리 


미래세계를 배경으로 두고 있으며 모든 사람들이 인공 각막을 이식해 [홀로그램]을 바라보며 생활하는 세계입니다

그러나 주인공인 '시재' 는 맹인병 이라는 불치병 때문에 홀로그램을 바라볼수없어 불편한 생활을 이어가다

유일하게 자신도 홀로그램으로 바라볼수있는 '초현'을 만나 변화하는 이야기입니다


[이해받길 바라는 고독자]


시재는 맹인병으로 인해 남들이 누릴수 있는 대부분의 이점을 누릴수없는 인물입니다 

홀로그램으로 아름답게 치장된 건물이나 개성있는 패션들 모두 시재에겐 삭막하거나 무개성한 모습으로 보이기 일쑤입니다

발전된 기술덕에 스마트폰 이나 컴퓨터도 필요없어진 시대에서도 시재는 혼자서는 연락을 취하거나 자신이 모르는 길을 찾아가는것조차 불가능합니다


더불어 맹인병은 사회에서 부정적인 취급을 받아 시재는 이러한 사실을 타인에게 항상 숨기고 살아가야했습니다

상담도 받아보고 병원도 주기적으로 다녀보았지만 불치병 이란 사실만 확인할뿐이었고 부모조차 시재를 '이해'하지못한채 결국 시재는

도시를 떠나 부모와 떨어져 살게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시재는 자신조차도 홀로그램으로 볼수있는 '초현'을 만나고 상담사인 유진의 권유로 지속적인 만남을 가지게 됩니다


시재는 굉장히 복잡한 인물입니다 맹인병으로 인해 사회와 단절되고 [고독]에서 편안함을 느낀다고는 하지만 

자신의 세계(맹인만이 볼수있는 무채색의 세계)를 이해받길 원하며 누구보다도 타인의 손길을 원하는 캐릭터입니다

그러면서도 사람과의 관계에서 오는 '상처'를 두려워하는,타인과 이어지고 싶지만 그로인해 상처받는걸 두려워해 고독을 추구하는 

복합적인 면을 보여주죠


[맹인세계의 그림]

시재와 초현이 만날수 있었던 이유는 초현이 이 그림을 보고 매료되어 고전미술부를 만들고 부원을 구하는 과정이 있었기에 가능했었습니다

이 그림은 맹인들만이 볼수있는 홀로그램이 없는 날것의 세계를 그대로 표현한 그림입니다


초현은 맹인들의 세계에 매료되었고 이는 초현이 시재의 '이해자'가 될수있음을 의미합니다 

시재 또한 초현이 맹인의 세계를 이해하길 바랬고 그녀가 자신의 이해자가 되길 구원자가 되길 원했습니다

그렇기에 시재는 초현에게 맹인의 문화에 가까운것들을(작중에서 표현되는 고전감)체험시켜주려했고 

그녀는 시재의 이기적인 바람대로 맹인에 점점 가까워졌습니다


[뒤틀릴수밖에 없는 관계]

초현은 시재와 가까워지면서 자신도 모르는사이 상처를 입게 되었습니다 맹인의 세계에 너무 가까워져버린걸까요?

그녀에게 맹인병이 발발하고 홀로그램을 볼수없게되었지만 그녀의 뇌는 홀로그램을 여전히 '실체'로 인식해 

초현은 홀로그램은 볼수없지만 홀로그램에 부딪혀 상처를 입는 모순적인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시재가 그토록 원하던,초현은 완벽하게 그의 '이해자'가 되었지만 시재는 기뻐하긴 커녕 오히려 자책하게 됩니다


왜 이 두 사람이 틀어질수밖에 없는걸까요? 

그건 이 두 사람이 서로를 [진심]으로 이해할려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시재가 바라는건 자신을 고독으로부터 구원해줄 '이해자' 입니다 

초현이 바라는건 홀로그램(현실)에 숨겨진 가식이 아닌 자신의 내면(맹인)을 솔직하게 표현해줄 사람입니다


시재는 이해자가 필요한것이지 '초현'이 필요한게 아니기 때문에 초현이 맹인이 되는 비극을 피할수없었습니다


초현도 마찬가지입니다 타인에게 '내면'을 보여줄것을 바라지만 정작 자신의 내면은 감추며 타인에게 왜 자신의 마음을 감추냐며

탓하면서도 그걸 이해할려고 하진않습니다



(초현이 시재를 탓하자 '과거'의 초현이 나타나는 장면도 의미심장 합니다 이름조차 ???로 표시되죠)

그렇기에 이 두 사람은 서로를 원하면서도 상처를 입히게 됩니다

관계가 속박이 되고 가시가 되어 서로를 찌르게 되는거죠


[이해란 상대를 바라보는것]


초현은 맹인이 되었지만 시재를 완벽히 이해할수없습니다 


시재는 선천적인 맹인으로 '근본'부터 맹인의 세계에 속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초현은 후천적인 맹인으로 근본은 여전히 '현대인' 이라는점 입니다 


이 차이때문에 두 사람은 서로를 온전히 이해할수없으며 계속 갈등을 일으키고 상처를 입힙니다

그렇기에 두 사람은 잠시 헤어지는 길을 택합니다 

시재는 내심 그녀를 붙잡고 싶었지만 애써 표정(본심)을 감춘채 초현을 보내줍니다 

그렇게 초현이 떠나는 당일 


시재는 맹인병이 심해져 맹인의 세계조차 제대로 보지못하는 상태가 됩니다 거의 실명에 가까운 상태가 되죠

너무 괴로워져 다시 초현을 잊고 [고독]해질려 하지만 이번만큼은 다른 선택을 하게 됩니다


시재는 열차가 떠나기전에 초현을 향해 달려갔고 초현을 보는순간 시야는 선명해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진심'을 전하게 됩니다

(처음으로 시재가 타인에게 진심을 내보이는 순간)


그 이후로는 해피하게 마무리 됩니다


[우리는 정말로 서로를 이해할수있을까?]


시재와 초현이 서로를 원함에도 계속 삐걱거리는 이유는 계속 강조해서 적지만 서로를 자기중심적으로 이해할려고 하기때문입니다

상담사 유진이 말한 '자신의 이상을 타인에게 강요해버리고 만다' 가 딱 시재를 나타내죠


미래세계의 맹인은 극단적으로 다른 세계를 살고있는 시재와 초현을 통해 이 주제를 강조합니다

시재는 소수자,사회적 약자를 상징합니다 현실로 따지면 성소수자,장애인이 이 포지션에 속하겠죠


우리는 현실의 장애인,성소수자 분들을 진정으로 이해 하고 있다고 생각할까요?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장애인을 약자,배려해야될 존재로 바라봅니다 


하지만 어떤 분들은 무작정 자신이 동정받아야할 불쌍한 존재로 바라보는 눈길이 불쾌하다는 사람도 존재하며

약자 니까 당연히 도와줘야지 라는 마인드가 그들을 비참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같은 장애인이 아닌 이상 일반인이 그들을 100% 이해하는건 거의 불가능 할겁니다 

아직까지도 '일방'적인 배려때문에 안받는것만도 못하는 사례도 많은 사회니까요

허나 그들은 약자이기 때문에 현실에 불만을 표하기가 어렵습니다 


자신을 이해해주지 않는 세계에 결국 고독을 추구하며 혼자서 맹인의 세계를 걷기로 한 시재처럼 말이죠


서로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선 타인의 입장에서 바라볼것 이게 미래세계의 맹인이 주고자 하는 진짜 주제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맹인병,변하지 않는것의 의미]


플레이 해보신분들은 모두 아시겠지만 이 게임의 중심소재는 시간이 흘러도 변치않는것 입니다

고전감 으로도 표현되며 시재와 초현이 이것을 찾기 위한 이야기 이기도하죠


하지만 이 변하지 않는것 은 게임이 끝날때까지 무엇인지 표현되지않습니다

이것을 찾기 위해 시재와 초현은 이별까지 택했으나 결국 초현은 못찾았어 데헷★ 으로 끝나죠


물론 굳이 표현하지않아도 우리는 이미 정답을 알고있습니다 [사랑]이죠 

이는 DAY/10 에서 시재가 진심을 전하고 너를 잊지 않을게 라는 [약속]을 걸며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않는것 이라는 언급을 통해 알수있죠


하지만 저는 변하지 않는것 자체는 딱히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크게 보면 이 게임의 주제는 결국 [사랑]으로 이어지나 

저는 [이해]가 좀더 핵심주제라 생각했기때문입니다 


그러면 변하지 않는것의 의미는 무엇인가? 라고 한다면 그저 주제를 나타내기 위한 하나의 장치 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맹인병 처럼 말이죠 


맹인병은 불치병인데다가 마음의 병 이라면서 주기적으로 정신적인 병 이라고 강조하나 나중가선 기억을 망각하는 설정까지 추가되죠

그렇다고 뭔가 이론적인 설명은 해주지않은채 그냥 다 마음의 문제임 라고 퉁쳐버리죠 


편의주의적인 전개라고 볼수도 있지만 저는 주제를 강조하기 위한 이야기의 핵심장치로서 맹인병을 극단적으로 활용한거라고 생각합니다

맹인병이 끝까지 맥거핀으로 남는 이유도 변하지 않는것이 무엇인지 설명하지않는 이유도 모두 큰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미 정답은 이야기속에 드러나 있으니까요 


[선글라스와 그림의 의미]

그림은 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합니다 

초현이 매료되었던 그림은 사실은 시재가 1년전 미술부 소속이었을때 그렸던 그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때의 시재는 자신을 이해해주지 않는 사회에 환멸과 지독한 고독감에 시달리던 시절이었습니다

맹인 전용 보조장치인 선글라스도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초점이 안맞기 시작하고 홀로그램의 풍경을 그릴려고 해도 결국 실패하고

자신이 바라보는 맹인의 세계를 그리게 됩니다 이후 시재는 미술부를 관두고 고독을 추구하게되죠


이 그림은 사회와의 이해를 포기한 시재의 [과거]를 상징합니다 

그리고 선글라스는 시재가 사회를 이해할려는 [노력]이자 동시에 [한계]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시재는 그림을 완성한 이후 선글라스 조차 쓸수없게 되버리는데 이는 사회를 이해하려는 최소한의 '노력'조차 거부한 시재이기에 

일어난 현상입니다 


작중에서 시재가 선글라스를 쓰는 경우는 2번인데 과거에 한번 그리고 초현이 맹인이 되자 그녀를 돕기 위해 다시 한번 쓰게되지만 

휴우증으로 다시 쓰러지게 되죠 


처음은 그렇다치고 2번째는 순수한 선의임에도 왜 시재는 쓸수없는걸까요? 시재의 잘못된 마음가짐도 있지만

선글라스는 사회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선글라스는 홀로그램을 보여주는 보조장치입니다 그리고 홀로그램은 작중에서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죠 

가짜,무개성,가식 등 


시재는 자신을 이해해주지 않는 사회를 부정합니다 그럼에도 사회의 일원으로서 그들의 사이에 끼어들기 위해 선글라스 라는 

보조장치로 해결할려고 하죠 근본적인 문제(내면)를 고치려하지않은채 선글라스(가식)만으로 사회를 바라보려는 시재는

그들의 일원이 될수도 고독으로부터 빠져나올수도 없습니다 


그렇기에 시재는 2번째 시도때도 쓰러지게 됩니다 맹인이 된 초현을 이해하려는것이 아닌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녀를 도우려했기에

그리고 그런 방식으론 결코 시재는 사회와 융화될수없음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합니다


시재가 오직 [트루엔딩] 에서만 선글라스를 스스로 부수는 장면이 들어가 있는 이유는 그가 더 이상 물질적인것이 아닌 

스스로의 마음(내면)으로 사회를 바라보겠다는 의지를 나타냅니다 


굳이 안경도 아니고 선글라스로 표현된것도 의미심장 합니다 선글라스는 보통 사람의 눈동자가 보이지 않죠

눈의 상징이 [영혼],[진심] 을 상징한다는걸 생각하면...


[엔딩2의 의미]


시재의 그림이 바뀌는 엔딩은 에필로그와 엔딩2 인데요 

저는 여러 엔딩중에서도 엔딩2를 가장 좋아합니다 


엔딩2의 시재는 초현을 돕지않고 거리를 두는 루트로 초현은 맹인병은 치유되나 부작용으로 시재를 망각하게 되는 루트입니다

이때의 시재는 초현과의 과거를 떠올리며 새로운 그림을 그리고 콩쿨에 입상하게 됩니다


시재는 그 그림을 언제나 바라보며 과거를 그리워 하면서도 한편으론 그녀와의 추억을 온전히 담아내지못한 불완전한 작품이라 생각하죠

[애증]에 가까운 작품이라고 볼수있을것입니다


기억을 망각했음에도 초현은 시재의 그림에 또 다시 관심을 가지며 시재와 대화를 나누는데 이때의 시재는 자신보다 후배인

초현에게 존댓말을 사용하며 철저하게 선을 긋는 태도를 고수합니다


초현과의 문답에서 시재는 초현을 치유하기 위해 거리를 두었지만 그때의 추억을 잊고 싶지않아 그림을 그렸음을 깨닫습니다

그리곤 잃어버린 감정을 되찾은것 같다며 당분간 그림만 그릴것이라며 이제 초현과 만날일은 없을것 이라며 못박습니다


이 엔딩에서의 그림은 그녀와의 추억 이자 [과거]를 상징합니다 

시재가 초현과 또 다시 헤어지는 결말을 맞이하게 된것은 서로를 이해하지 않은 채 과거와 똑같은 행위를 반복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두 사람은 또 다시 결별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 엔딩이 배드가 아닌 새드엔딩 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시재는 초현과의 문답을 통해 나름대로 답을 찾아내고 

그녀와의 추억에 안고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 이기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초현과의 만남의 장소이자 그림 과 마찬가지로 과거를 상징하는 학교에 더 이상 오지 않겠다고 말한것은 

시재가 과거에 더 이상 집착하지도 얾매이지도 않음을 의미합니다


이 엔딩에서 시재가 '성장' 했다고 말하는 이유는 그가 과거와는 다르게 기억을 지우는 약을 먹는 등 회피행동을 더 이상 하지않기때문입니다

마지막 문답에서도 시재는 자신의 마음을 깨달았으며 미래를 바라보는 인간이 됩니다 

그가 '고독'으로부터 졸업할수 있을진 여전히 미지수 지만 적어도 시재가 [미래]를 바라볼수있는 인간이 되었다는점에서 

더 이상 그에겐 '이해자'가 필요없음을 의미하지않을까 싶습니다


[주제와 게임 구조]


미래세계의 맹인은 트루엔딩을 보기 위해선 초반부 선택지를 전부 부정적으로 택해야합니다 

그리고 이 선택지들의 공통점은 초현과 시재가 서로를 이해하고있는가? 에 대한 질문입니다 


여기서 긍정적인 질문을 고르면 DAY/6에서 바로 엔딩이나버리며 핵심 떡밥들은 아무것도 풀리지 않은채 게임이 완결납니다

왜 부정적인 선택지를 골라야 트루엔딩을 볼수있는가? 여기서부턴 과격한 해석일수도 있습니다


맹인의 주제는 [이해] 입니다 그리고 이해를 하기 위해선 타인의 입장에서 바라봐야합니다 

DAY/6 기준으로 플레이어는 시재의 과거도 초현의 과거도 아무것도 모릅니다 그들의 과거가 등장하는 시점이 바로 DAY/6 과 7 사이의 

DAY/0 이기 때문입니다 


의도적으로 플레이어가 과거를 볼수없도록 설계되어있음을 알수있죠

특히 시재는 초반부터 불쌍하게 묘사되며 그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다보니 초현과 이어져 행복해지길 바랄 플레이어가 대부분일겁니다


이렇게 설계된 이유는 시재와 초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너(플레이어)가 그들이 서로 같은 풍경을 바라보고(이해)있다고 생각하냐? 

라는 개발진의 메세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쉬운점]


후반부의 난해한 전개,밋밋한 연출 이 가장 큰 단점 같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