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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끝까지 한다.




    ■


 문에서 똑똑, 하고 소리가 났습니다.

 아주 작은 노크 소리. 여기에 온것을 남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듯이.


"저기, 이런 시간에... 죄송해요..."


 서 있던 건 본적 없는 하급생이었습니다.


"여기에 찾아오면...그... '저주'를 없에주신다고, 들어서..."


 아아, 가엾어라.


"부탁할께요... 언니"


 정말, 정말 가엾게도

 여기에 올때까지 얼마나 떨었을지.


"네, 물론이에요... 자, 이쪽으로 오세요?"


 등을 감싸며, 그녀를 방으로 이끌었습니다.


    ◆


 야하기 키요스미 고등부 1학년 학생이, 한명 병원으로 이송된 모양입니다.

 알게된건 아침 조회 시간이었습니다. 한순간에 소란스러워진 교실을 교사는 손뼉을 치며 침묵시키고, 학생들에게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 느끼면 바로 보건실에 가도록 지시했습니다.

 아무리 세상 물정 모르는 아가씨들이라 해도, 슬슬 위화감을 느끼고 있겠죠.

 ──이 학교에서 무언가 불온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게 아닐까요?


 이런 불안감이 만연하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컨디션을 망치게 됩니다.

 사람은 희안하게도 정신적으로 불안함을 느끼면, 돌연 몸이 안좋아진답니다. 예민한 소녀라면 특히나 더.

 오늘 수업중, 5명이 기분이 나빠졌다며 보건실로 향했습니다,


 그 주의 미사에선 학생들은 평소보다 더 열심히 기도했습니다. 

 곤란할 때 신에게 기대는건 어느 시대라도 변함 없는 일로, 부족 할 것 없을 소녀들도 자신에겐 이런 불행함이 없기를, 강하게 바라는 겁니다.


"저기....언니...."


 보건실에 병문안 차 가는 도중, 하급생이 제게 말을 걸어왔습니다.

 아직 앳되 보이는 소녀는, 양손을 맞잡은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저주, 때문에... 저.. 무서워서... 친구한테 상담했더니... 언니께서, 풀어주신다는 이야기를..."


 네, 엄청 무서우셨겠군요. 분명 떨고 계셨겠군요.


 지금 믿고 있는 신님은 불안? 주님껜 기댈 수 없어?

 그렇겠죠, 그렇겠죠, 이해한답니다.


"후훗...그럼 소등 시간 뒤에 백화관으로 와주시겠어요?"


 제가, 여러분에게 미소를 내려 드릴테니까요.


    ◆


"쥬리아 양, 미나이의 자녀분이신게 정말인가요!?"


 흥분한 SM 콤비에게 그리 질문받은건, 어느날 휴식 시간이었습니다.

 다른 동급생들도 모여서, 저를 중심으로 원이 만들어 졌습니다.


"미나이라니, 그 제약회사 미나이!?"

"어째서 숨기고 계셨나요?"

"아가츠마 양은 겸손한 분이시니까....!"


 솟아 오르는 밝은 화제에, 소녀들은 눈을 반짝이며 웃습니다.


"그렇다면, 아플땐 약도 간단하게 구할 수 있겠네요."


 M 양이 무심하게 말하고, 주위도 온화한 분위기로 동조했습니다.

 그녀들이 그 말이 가지는 진짜 의미를 깨닫는건, 과연 언제가 될까요?

 일주일 뒤? 내일모레? 아니면 오늘?


"...후훗, 전학오고서 많이 긴장했으니까요"


 제가 미나이의 사람인건, 원래는 알려지면 안됩니다.

 할아버님께 야단 맞게 되니까?

 네네, 그것도 있죠.


"그래서, 이야기 해드릴 기회를 놓쳐버렸답니다."


 하지만 문제는 어디서 세어나왔냐, 입니다.

 

 제가 야하기 키요스미에 오고나서, 딱 한가지 큰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지금까지처럼 사이좋게 지내 주세요, 여러분?"


 제가 미나이의 사람인걸 직접 밝혔던건, 야마기시 히메루 양 뿐이었습니다.


    ◆


 방과 후, 저는 복도에 서 있었습니다.

 한 손에 카메라를 들고서.


"언니~!"


 미소를 띄우며 돌아봅니다.

 야마기시 양이 달려오고 있었습니다.


"산책중이신가요? 색 조사의"

"복도에서 달리면 안된답니다. 네, 그래요"

"함께해요! 함께해요!"

"후후훗, 얼마든지요"


 필름을 케이스에 넣고서, 저희는 걷기 시작했습니다.

 야하기 키요스미는 부지내 여러 곳에 교실이 있기때문에, 방과 후 본교사엔 사람이 드문드문 있을 뿐이었습니다. 대부분 학생들은 부활동, 또는 위원회 활동중이기 때문이죠.


"테니스부랑 겹처서 요즘 전혀 함께하지 못했네요, 저, 운이 없는걸까요"

"아뇨 아뇨, 오히려 좋은 편이라구요, 당신은"


 호엥, 하는 야마기시 양.


"그러고보니 최근에 몸이 안좋아지는 분들이 늘고있는거 같네요"

"야마기시 양과는 관계 없어 보이는 이야기네요"

"건강함이 장점이거든요! 하지만 감기일까 하면 바로 보건실에 간답니다! 오늘도 콧물이 나와서, 약을 받았어요!"


 코 풀면 그걸로 끝일거 같기도 합니다만.


"언니도 보건실에 자주가세요!"

"생각해 둘께요"


 저희는 교사를 나와서 나란히 걷기 시작했습니다.


"아치, 회색. 산울타리, 초록. 안에서 두번째 벤치는 하얗, 네번째는 파랑. 타일은 적갈색 6장과, 그 둘레에 흰색."

"대단해요! 전부 정답이에요!"


 야마기시 양은 크게 박수 쳤습니다.


"언니, 정말로 모든 것의 장소와 색을 외우셨네요!"

"네, 덕분에 학교도 자세하게 알게 됐네요"


 저녁노을 지는 정원은, 정말 아름다운 장소인 모양입니다.

 주변 가득한 꽃들과 흰색이 바탕인 다과회용 테이블이 석양에 물들어져, 마치 이세상이 아닌거같은 환상적인 광경이 펼쳐진다던가.


"어라, 여기 새로운 울타리가 세워져있네요. 고양이가 화단을 어질러서 그럴까요"


 하지만 저는 잘 모르겠네요.


"언니, 이 울타리는 연보라색에 가까운 파랑색이에요! 그라데이션이 있어서, 아래는 검은색이고"

"저기, 야마기시 양"


 저는 그 등을 향해 묻습니다.

 뒤돌아 보는 그녀에게, 마치 값을 묻는 것처럼.


"파랑색이란 건, 무슨 색인가요?"


 색을 정보로는 이해해도, 그게 어떤건지 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색의 설명은, 그 누구도 할 수 없었습니다. 이상하네요, 어째서죠? 다들 보고 있는거자나요?

 어린 시절, 유쿠에에게 했던 첫 질문이 이거였습니다. 그녀는 곤란한 듯 웃을 뿐이고, 결국 대답해주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설명 할 수 없는 걸, 보인다고 할 수 있는 걸 까요?


 저기, 당신은 알고 있나요?


"몰라요"


 그녀는 얼빠진 얼굴로 태연하게 말했습니다.

 그리고 어디선가 태블릿을 꺼내 들었습니다.


"그래도 모르는건 수치로 표시하면 된다고, 할머니께서 항상 말하셨어요! 그러니까, 여기요"


 얼굴을 찍더니, 그 화면을 보여줬습니다.


"신경 쓰이는 부분을 터치하면, 오른쪽에 이렇게 색을 수치로 표시해줘요!"


 함박 웃음 짓는 야마기시 양의 옆에, 수치가 나열되어 있었습니다.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래도 색을 상세하게 수치화 하고 있나보네요.

 이건 색을 산출하는 어플인가 봅니다. 원래는 사진가나 일러스트 레이터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하네요.


"....이런게 있었군요"


 이걸 동영상에도 적용 할 수 있다면 실시간으로 색을 파악 할 수 있겠네요. 색 표기도 좀 더 이해하기 쉽게 해야겠죠. 인터페이스도 고칠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더 나아가면, 카메라 렌즈를 눈에 심는 것도 있겠네요. 인공각막 등의 연구도 성과를 내고 있을테니.


"머리는 갈색이에요. 잠시 손 좀 빌릴께요"


 그리 말하고, 고개를 갸웃하는듯 한 동작으로, 그 긴 머리카락을 제 손 위에 올렸습니다.


"체질도 있는거 같지만, 어릴때 드라이어기를 너무 많이 써서 색이 바뀌어버렸어요. 이거 때문에 예전엔 기도 많이 죽었지만, 지금은 신경쓰지 않아요"


 저의 곱슬머리와는 다른, 찰랑찰랑한 감촉이 느껴졌습니다.

 부드러워서, 마치 깃털 같은.


"왜 이런 짓을?"

"언니도 같은 머리 색을 하고 계시니까요!"


 어쩌면.

 갈색이란건, 이런 감각의 색일지도 모릅니다.


"오, 이전에 봤던 고양이에요!"


 머리카락이 살랑살랑 흩날리며,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갔습니다.

 저는 그걸, 눈으로 쫓았습니다.


 항상 같은 장소에서 자고 있는 고양이를 붙잡더니, 어째선가 놔주고 (그럼 왜 붙잡은거에요?) 뭔가 떠오른듯 야마기시 양은 말했습니다.


"언니, 함께 사진 찍어요!"

"어째서요?"

"저의 색을 알아주셨으면 해서요!"

"이 어플이 있으면, 필요 없자나요?"
"그건 그, 그거에요, 추억이라던가, 제가 가지고 싶어서 그..!"


 야마기시 양은 흥분한듯 콧김을 내뱉습니다.

 저는 미소 지으며, 허락했습니다.


"앗, 안녕하세요! 갑작스럽게 죄송합니다만, 여기 사진 좀 찍어주세요!"


 기본적으로 사람은 찍지 않고 있습니다. 그야 사람은 금방 색이 바뀌고, 그러면서 매우 단순하고, 또 지루하니까요.


 그럼 어째서냐구요?


 당신의 색은, 확실히 잘 모르겠으니까요.


"찍을께요─. 네, 치즈"


 저희는 나란히 서서, 교사를 배경으로 미소를 띄웠습니다.


"예~이!!!"

"귀 아파..."


 뭐 카메라에 필름이 안들어가 있었지만요.


    ■


 야하기 키요스미의 문은, 오후 7시 반에 닫힙니다.

 다만 기숙사는 부지 내에 있어, 소등은 10시. 그래서 부활동이 있는 학생들은 7시 점호엔 없어도 10시까지만 방에 돌아와 있으면 문제 없습니다.


"어머, 언니!"


 제가 먼저 말거는 일은 평소엔 없습니다. 그래서 그녀도 정말 기쁜듯이 웃었습니다.


"부활동은 끝났나요?"

"네! 저 고등부에서도 테니스를 계속 할 생각이에요. 대회도 멀지 않았고, 매일 열중하고 있어요...!"


 꾹, 양 손을 꽉 쥐었습니다.

 어머, 귀여워라.


"그래도 너무 힘내서인가....기분이 조금 좋지않아서.."


 그녀는 가슴 근처를 감싸며, 미간을 찌푸렸습니다.


"....그럼 제 방에서 쉬고 가실래요?"

"엇, 괜찮은가요?"

"다과 정도는 있으니까, 기분이 나아질때까지 있다가 돌아가시는게?"

"하지만, 지금 들리면 소등시간에 맞출 수 있을까요"


 머리를 쓰다듬으며, 저는 미소지었습니다.


"들키지 않으면, 별 문제도 안돼요"


 기숙사는 고등부 부터, 개인실이 됩니다.

 개인실이 신기한건지, 그녀는 흥미진진하게 둘러보았습니다.


"후훗, 그렇게 두리번거리며 보면 부끄러워요. 여기, 홍차에요."


 저는 미네랄 워터의 뚜껑을 열고 이과 실험실에서 슬쩍가져온 비커와 버너로 물을 끓였습니다.

 슬쩍해왔다는건 적절한 표현이 아니었네요.

 제가 부탁하면, 사람들은 대부분 건네주니까요.


"맛은 어때요"

"정말 맛있어요"


 야마기시 히메루는 교육이 잘 되어 있어서, 컵에 입을 갖다 대는 모습도 정돈되어 있었습니다.


"부활동은 어떤가요?"


 그녀는, 필히 사랑받고 있을터인 미소로 애교를 부렸습니다.

 재미 없는 이야기도, 목적이 있으면 들을 수 있는 법입니다.


"언니는 테니스가 어째서 한번에 15점이 올라가는지 아시나요? 저는 모른답니다!"


 잘 말하네요.


"바이스톤 웰에 말이에요! 육지와 바다의 사이에 말이에요!"


 정말 잘 말하네요.

 하지면 저에겐, 지루한 인간인건 변함 없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그 원념만, 을..."


 제 지루함을 없엘 수 있는건 단 한사람.

 분명 그 아이 뿐.


"어라, 기분이 더 안 좋아지셨나요?"


 스카프를 벗어서, 눈에 안대처럼 둘러 감습니다.


"하아...읏"

"얼굴이 쌔빨게요. 잠깐 가슴에 스카프를... 편하게 할께요?"


 그리고 약간 땀에 젖은 상반신에서, 상의를 벗겨냈습니다.

 예쁜 형태의 가슴이 드러나, 살짝 흔들립니다.


"후, 으.....응....."


 아아, 몇번 만져도 좋구나.

 아직 누구에게도 범해지지 않은, 소녀의 가슴은.


"괜찮아요, 벌써 이런 시간이에요, 아무도 보지 않아요─"


 이 부드러운 살낯에, 저는 입맞춤을 했습니다.


"저 창문에 비치는 키요스미의 낙옆수와──"

"── 저 이외에는, 말이죠?"


 작은 노크 소리.


"후훗... 이런 시간에 실례합니다"


 그 모습이, 달빛에 밝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에도 이런일이 있었자나요. 후훗, 그러니 괜찮죠?"


 소리 없이, 그녀는 서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안녕하신지요..... 츠즈하라 유우리 양?"


 아가츠마 쥬리아가, 서 있었습니다.


 작은 비명이, 입에서 세어나왔습니다.

 어째서 여기에.


"설마 제가, 아무런 의미도 없이 몇번이나 교사안을 배회할거라 생각하셨나요?  야하기 키요스미엔 숨겨진 장소가 아주 많아서. 그걸 샅샅이 조사해보니,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감시 가능한 곳이 있었다는 거죠."


 쥬리아 양은 당연한 듯이, 문을 잠궜습니다.


"당신이 제게 한 일이 자나요, 츠즈하라 양?"


 죽도 옆에 있는, 대형 필름 카메라로 시선을 옮겼습니다.


"제가 산책 하는건, 기본적으론 부활동 시간이랍니다"


 그렇게 말하고, 야하기 키요스미에 돌고 있는 도촬 사진을 뿌렸습니다.


"그럼 위원회에 소속해있으면서, 낡은 필름 카메라를 가지고 있는 사람 뿐... 이겠죠?"


 증거도 필요 없고, 변명도 통하지 않는 상황이, 이미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도대체, 언제부터 깨닫고 있던거야


"후훗, 저, 정말 편리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어서요... 질문하면 무엇이든 대답해 준답니다.... 그야말로 긴 시간을 들여 키운 사랑도 무참히 짓밟아 버릴 정도로, 말이죠?"


 그 년, 이라고 나는 욕을 했다.

 그 보건의, 나한테 푹 빠졌텐데. 이러니까 천한 것들이 싫은거야.


"그건 피차일반 아닌가요?  제가 미나이의 사람이라는 걸 당신에게 알려준 것도, 그녀였죠?"


 저는 할 말이 없었습니다.

 그녀는 야마기시 히메루의 홍차에 타고 남은 약을 햝더니, 노래하듯 웃습니다.


"햝짝, 이건 프린페란*(プリンペラン)! 물론, 맛으론 알 수 있는게 아니지만요. 아하하! 즉 구토 억제약이군요, 이것도 양호교사를 통해 구한건가요?"

(*메토클로프라미드, 구토 억제,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등으로 쓰임)


 처음 일어난 건, 소녀들의 컨디션 불량과 체중 감소.

 여학교에선 자주 있는, 아무것도 아닌 사소한 문제.


"하지만 그녀들에겐 토한 흔적은 없었어요. 게다가 식욕이 완전 없었다고 한다면, 생각 할 수 있는건 혈당치를 떨어트리는 GLP-1(글루카곤양 펩티드-1)작동 약물이겠죠? 다이어트 약에도 쓰이니까요"


 불온한 소문에 감화된 소녀들은, 안좋은 분위기에 휩쓸려 몸이 안좋아진다.


"트루리시티*의 부작용은 메스꺼움, 구역질, 설사, 복통 등. 컨디션 불량으로 방문한 소녀는, 양호교사를 경유해서 이걸 복용하고, 그리고 일정 수는 정말로 건강이 나빠진다."

(*2형 당뇨 치료제로 대표적인 부작용은 구토감, 식욕감퇴 등)


 의사에게 상담해도, 건강 문제는 해결 되지 않는다.


"아아 주여! 의사도 신도 해결 할 수 없는 병을 치료하기 위해, 저는 어찌해야하나요?"


 그럴 때, 이 세상 사람들의 일부가 그렇듯이.


"답은... 오컬트에 기댄다, 겠군요?"


 나의 어머니가 그리 했던것 처럼.


"그러고보니 츠즈하라 언니는 무도가 집안으로, 퇴마에 대한것도 알고 있으실 터. 그렇게 기대온 소녀들에게 프린페란을 먹이면, 아하하! 부작용인 어지러움과 졸음으로, 몸 장난도 쉽게 할 수 있겠네요?"


 구토 억제제를 먹이고, '의식'을 행한다.

 다음날에는, 몸이 괜찮아져 있다──


"하지만 이 알약, 잘도 알고 계셨네요? 트루리시티는 보통 피하주사 용이죠, 그건 너무나도 눈에 띄는 행위. 하지만 몇년 전에 내복약이 나왔는데, 찾아본건가요? 아니면... 그 아름다운 스타일을 지키기 위해서, 스스로 구입한건가요? 아하하!"


 핵심을 찔러져, 말문이 막혔습니다.

 홍차를 단숨에 마시고, 스스로의 허벅지를 검지로 어루만졌습니다.


"비슷한 고민을 하는 소녀들의 불안을 없에주고, 더 많은 인망을 모으려고? 약을 사용한 인심장악? 약물을 통한 구민제세? 아니면 세뇌? 아아, 그건 정말 딱하고! 가소롭네요!"


 복부를 쥐어 잡은 뒤, 그녀는 양손을 펼쳤습니다


"저, 이미 '그건' 예전에 지나쳤답니다! 약물을 접종시키는건 한도가 있다. 좀 더, 그래! 쓸데 없는 소모도, 불필요한 수고도 필요 없는 일상생활에 녹아든 '무언가'가 아니면 안된다는 것을!"


 아가츠마 쥬리아는 모든걸 꿰뚫어 보고 있다.


"아하하! 아쉽겠네요. 좀 더 약을 만연시켰다면 최종적으로 저에게 죄를 뒤집어 씌울 수 있었을 텐데. 선생님의 흑마술에 대한 소문도, 누명을 벗기기 위해 움직일 탐정을 만들기 위해서 였나요?"


 하지만, 틀린게 한가지 있다.


"저에게 '언니'의 지위를 뺏기는게 두려워서, 이런 짓을 하신건가요? 후후훗, 어찌됐던간에 구차한"

"아니야"


 겨우 뱉은 말로, 그녀가 말하는걸 가로막았다.


"나는 그저 당신을 따라해보고 싶었어. 약도, 섹스도 아가츠마 쥬리아와 같은 일을 했을 뿐이야"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어나간다.


"나는 모든게 원하는대로 이뤄지는 나날이 지루해서, 지루해서 어쩔 수 없었어"


 츠즈하라에 거둬들여지고, 나는 모든걸 손에 넣었다. 권력을 원하면 권력을, 살을 빼고 싶으면 약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여태까지의 가난한 생활과는 다르게.

 그게, 지루해서 어쩔 수가 없었다.


"........."


 당신도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어


"그게, 당신에게도 그냥 시간때우기였겠지"


 지루한 나날을.


"나는 당신과 닮았어"


 이런 지루해서 어쩔 수 없는 나날을, 없에줄거라고 생각했으니까.


"하아"


 그녀는, 한숨을 쉬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구 강당을 바라보며, 사랑을 하던 소녀의 비통함이 아니라.


"그런가요"


 아무 관심도 없는 사람을 향한, 모멸적인 한숨이었습니다.

 그녀는, 야마기시 히메루를 가슴에 끌어 안았습니다.


"당신은 사람들을 고통받게했어요, 소녀들을 고통받게했어요.  이건 용서할 수 없는 사악한 일. 하지만 당신도 긿일은 어린 양. 이런 작은 상자속에서 살아가는 피해자. 그러니 죄는 없습니다."


 가느다란 팔로 소녀를 지고서, 걸어갑니다.


"그러니, 그 모든 걸, 저는 용서하겠습니다'


 문을 빠져나가기 직전


"──.....아아, 지루해"


 그녀는 또 다시, 노래 하듯 중얼 거립니다.


"지루해, 지루해"


 그리고 목만 돌려서, 나를 바라봤습니다.


 그래, 그 눈동자.

 눈 앞에 있는 것, 그 무엇도 담겨있지 않는 그 눈동자. 


"──당신은, 정말이지 지루해"


 아아.....아름다워.


 무엇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그 얼굴이야말로 아름다운 그녀는, 조용히 떠났습니다.


    ◆


 그때부터 1개월 뒤

 그 뒤로부터 아무 이유없이 몸이 안좋아지는 학생은 나타나지 않게됐습니다.

 어느세인가 풍화되어, 소녀들의 소문도 앗 하는 순간에 사라졌습니다.


"보건 선생님이 퇴직한거 들으셨나요?

"분명, 결혼하게 되셨다죠?"

"어머나, 저희들도 무척 신세졌던 분인데, 축하도 못해드렸네요..."


 양호교사는, 학원장 지시로 사직한 모양입니다. 확실히 약만 찾을 수 있다면, 출저를 알아보는건 간단하겠죠.

 그때, 그녀는 다른 이름은 일절 발설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혼자서 모든 책임을 졌다는 거죠.

 어라라, 마치 누군가를 보고 있는거 같네요.


"편지라도 써야할까요, 어때요 쥬리아 양?"


 그렇다면 그때, 저에게 진실을 완곡하게 전한 것은

 그 닿으면 부러질 것만 같은 소녀를, 어떻게든 막아주길 바랬던 걸까요?


"이유가 있을지도 모르니, 조용히 보내드리는게 맞을지도 모르겠네요"


 아아 유쿠에.

 당신은 저를 위해서, 깨끗하게 물러나줬죠.

 저도 비슷한 나이가 된다면, 당신의 기분을 이해하게 될까요?


 츠즈하라 양과는, 그 뒤 단 한번도 마주하지 않았습니다. 원래 반도 기숙사도 달랐으니, 왠만해선 만날 일이 없습니다.

 친가에 조사시켜본 결과, 그녀도 여러모로 복잡한 입장인가봐요. 가장이 불륜으로 만든 사생아인 모양으로, 츠즈하라의 성을 받은것도 5년 정도 전 이라는군요.

 그래서 무도가 집안 출신임에도 그렇게 완만한 성격이었군요?


"여러분, 저는 뒤에 용무가 있어서"


 후훗, 그래서 같은 가족들에게 거부 당하는 존재로서, 동질감을 느겼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럼 실례할께요?"


 ........나와 닮았어. 라고 해도 말이죠.

 그런 사람, 분명 찾아본다 해도, 어디에도 있을리가 없자나요?

 만약에 있다한다면, 꼭 만나보고 싶네요.

 그 때 제가 어떤 감정을 품게 될지, 궁금하거든요.


 그럼 제가 츠즈하라 양에게 얻은건 없을까요?

 아뇨, 그건 아니랍니다.


"흐흐흐흥~ 흐흥....흐흐흐흥, 흐흥...♪"


 먼저 동급생들의 네트워크.

 저는 하급생들이 많이 따르지만, 동급생 친구는 아직 많지 않습니다. 대기업이나 재벌의 영애님들의 정보는 언젠가 반드시 쓸모 있겠죠.

 사회적 신용을 얻고싶을땐, 특히나 더.


 그리고 한가지 더.


".....있네요, 있네요"


 저는 드디어 찾고 있던 뒷 모습을 인지했습니다.


 O 선생이었습니다.

 어라, 본명은 뭐였더라? 그러니까...


"오모이가네(思鐘) 선생님"


 그래그래,  이런 이름이었어요 이런 이름이었어요!


"갑작스럽지만, 츠즈하라양이 추천장을 포기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녀는 놀란듯 몸을 움추렸습니다.

 마치 무언가를 눈치챈 듯이.


"저기요, 선생님"


 제가 나쁜 소문에서 구해드린거랍니다.

 물론 착한 일을 했다고 상을 받을 필요는 없지만


"그 추천장, 제가 받아도 될까요?"


 이 정도는, 받아도 괜찮자나요?


 납치 건 후, 저는 아주 긴 기간동안 휴학을 했습니다. 나중에 보충 수업을 받긴 했습니다만, 빈말로도 생활태도가 좋았다고는 못하거든요.

 그 말인 즉슨 진학 하기 위해선 시험을 쳐야만 한다는거죠.

 그런데 저는 이공학계열 과목을 어려워하니까요.


"선생님은, 그쪽 졸업생이라고 들었는데,  교수하고도 끈적한 관계시겠죠?"


 그러니 목적이었던 정보공학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 추천장이 필요했습니다.

 그게, 제가 야하기 키요스미 학원에 온 제일 큰 이유입니다.


"무엇을 위해서, 입니까"


 그 때, 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이 세상을 미소로 가득 채우자고, 어떤 방법을 사용해서라도. 미소가 있으면 행복이 반드시 찾아오니까. 그걸 방해하는게 있다면, 신이라도 죽여서 없에버리겠다고.


 근데, 신님을 죽여버리면 어떻게 해야하죠?


"아하핫!"


 아아, 이렇게해야겠네요.

 왜 이 표현을 떠올리지 못했을까요?


"새로운 신을,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여러분 모두를 위해서, 새로운 신을 만들지요.


    ◆


 그래서, 이게 야하기 키요스미 학원에 전학온 이유와, 그 전말입니다.

 이렇게 야하기 키요스미의 두 처녀는 구해지고, 그 끝에 새로운 신이 탄생한 것입니다.


"저기 쥬리아 양, 오늘은 그 아이가 돌아오는 날이에요!"


 다른분들도, 조금은 미소를 되찾았습니다.

 한번 불행을 경험하고 나서야 알게되는 소중한 미소. 아아, 제가 이걸 이뤄낼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아아,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언젠가 진짜 미소를, 제가 드릴테니.


"모두 함게 맞이하러가는게 어때요? 당신도 온다면 분명 기뻐할거에요"

 

 SM 콤비에게 이끌려, 저는 교사를 나옵니다. 

 한숨 다리 근처에 많은 사람이 모여있었습니다.


"누우우브라일까요!"


 돌연 시야가 어두워졌습니다.


".....야마기시 히메루 양, 이자나요?"

"정답이에요! 오랫만이에요, 언니!"


 브라를 치우고 저는 미소지으며 돌아봤습니다.

 다같이 저를 놀래킬려고 했던걸까요. 하지만 전 예전부터 심박수가 변하지 않는답니다. 미안하게 됐네요.


"몸은 어떠신가요?"

"말짱하답니다! 사실은 훨씬 빨리 건강해졌지만, 어머니가 오랫만에 돌아왔으니까 느긋하게 있다 가라고 하셔서. 부활동도 있는데, 과보호에요"


 그 뒤 그녀는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섭취량을 생각해보면 별일 없었겠지만, 일단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할겸.

 돌아오는데 이렇게 오래걸릴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쉬는동안 책을 많이 읽었어요! 카도카와 스니커 문고 라는! 마지막에 주인공이 죽는거라던가, 정신붕괴하는 거라던가, 총살형에 처해지는거라던가!"


 이런 상태라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모양이니, 역시 문제없겠네요.


"어머 싫어라, 불쌍한 이야기 뿐이네요"

"히메루 양은 독서가시군요. 후훗"


 그리고

 제가 색맹이란건, 아직도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제 비밀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건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만요.

 그야 그녀는 제 비밀을 두개나 알고 있자나요.


 색맹과 미나이.

 사람에게 말해서 재밌는건, 말할것도 없이 전자자나요?


"저기말이에요, 야마기시 양이 결석하던 동안 합창부에 입부하셨다구요. 너무하죠?"


 뭐 제 계획엔, 누가 됐던 미끼가 되줄 사람이 필요했으니까요.

 그녀가 약을 먹은걸 알고나서, 아슬아슬한 시점까지 지켜봐야 했지만.

 처녀는 지켜드렸으니까, 없던걸로 하죠.



"그러더니 쥬리아 양이, 성가제의 예행연습에서 적색 종과 녹색 종을  착각하셔서"


 한창 때인 소녀의 '비밀'만큼 가벼운건 없다고 하지만

 이 아이, 입만은 무겁나 봅니다.


"그건 어쩔 수 없자나요, 그야 언니ㄴ....앗"

".........."


 하지만 바보는 결국 바보인가보네요.


"응? 뭐에요 뭐에요?"

"무슨 말이죠? 야마기시 양?"

"그게, 저기....어떻게 하죠 언ㄴ"


 그건 그렇고, 앞으로 어떻게 할 건지 말이죠.


"아야아앗!!!"


 사실 적당한 이유를 대고 미나이로 돌아갈 생각이었습니다만.


"잠깐, 쥬리아 양....!?"

"따..따귀를 때리시다니 그런..."

  

 졸업 할 때까지, 여기에 있어야겠네요.


"히메루 쨩"


 감시하지 않으면, 무슨 말을 할 지 알 수 없고,,


"닥쳐요♡" 


 이 아이가 있으면, 지루할 일도 없을 테니까요.









    

    ◆◆◆


 .....라곤 했지만


"오늘부로 지도 교관을 맡게된, 아가츠마 쥬리아라고 합니다. 튤립 프리즌에서 모르는게 있다면, 무엇이든 물어봐주, 세...."


"호엥?"

".....공무원이란게, 교도관이었나요..."


 이렇게까지 질긴 인연이 되길 바란건, 결코 아니었는데요..






히메루쨔응


단편 소설 묘사론 쥬리아는 목소리가 두개다.

게임에선 그냥 성우의 광기찬 연기로만 보였는데 그게 아니라 진짜로 목소리가 두개있다는 표현이었던 것

(Ex 애프터에서 자꾸 보지가 아니라 엉덩이에 넣을려고 쑤시니까 아프다고 화내던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