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확인은 해야지 (비하인드)』


"그러니까 말이야, 이게 말야, 이게 진짜! 그치? 이상하잖아. 야, 윳꼬, 듣고 있어?"

"아 응 듣고 있지. 그런데 매니저님이 보러 오셔서 길게는 얘기 못 할 것 같아. 미안해, 장비에 문제 생겨서 휴식 시간인데도 제대로 못 쉬고 있거든."

"아 미안, 오히려 귀중한 휴식 시간을 쪼개서까지 내 얘기를 들어 줘서 고맙지. 그럼 짧게 끝낼게. 그치? 이상하잖아. 그제까지 집에서 얌전히 게임하면서 놀고 있었는데 말이야."

"그건 아까 말했잖아. 오빠가 학생회 만들었다면서."

"아, 그게 다가 아니야. 일단 그게 시작이고, 거기에 다른 학생회 임원들이 죄다 여자애들밖에 없다니까?"

"그것도 아까 말했잖아. 다른 멤버 두 명이 말도 안 될 정도로 예쁘게 생겼다면서."

"아니 그러니까 거기까지가 시작이고. 그치? 이상하잖아. 우리 오빠는 내가 금이야 옥이야 하면서 게으름뱅이로 키웠는데. 이건 말도 안 돼. 여자애들이랑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할 수 있을 줄은 몰랐어. 심지어 나랑 동갑인 애한테, 난 들어 본 적도 없는 다정한 목소리로 말을 거는 거 있지! 대체 내가 어떤 마음으로──"

"아 미안! 녹음 다시 시작한다. 이제 휴식 시간 없을 것 같으니까 밤에 다시 얘기하자."

"──아. 아, 으 응, 녹음 화이팅."


전화가 끊어졌다.

내 말을 중간에 끊으면서까지 대화를 그만둘 정도면, 현장이 상당히 급하게 돌아가는 모양이다.

유일한 상담자를 잃자, 나는 한동안 멍하니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윳꼬를 원망할 생각은 없다. 오히려 그런 바쁜 상황에서 짬을 내어 내 얘기를 들어 주었으니, 감사해야 할 정도다.


윳꼬, 목 하나도 못 쉬었겠네. 참 미안한 짓을 하고 말았다.

양배추롤 안에 넣을 고기를 반죽하며, 나는 "후우"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럴 때 상담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 이 빈약한 인간관계가 문제다. 고칠 생각은 없지만서도.


나랑 마찬가지로 친구가 적은 오빠라면 어떻게 할까. 애니나 게임에 대한 불평불만은 종종 SNS에 흘리지만, 사생활에 대한 불만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애초에 내가 파악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나에 대한 불만을 흘릴 만한 사람도 아니다. 혼자 떠드는 용도로 비공계를 만들어서 거기에 불만을 발산하기라도 하는 걸까. 콩 심은 데 콩 난다는데.

아니 애초에 '나랑 마찬가지'라는 말부터가 틀렸네. 경사스럽게도 오늘 그게 증명되었으니까. 오빠는 인간 불신에 빠진 나를 내버려 두고, 만난 지 하루밖에 지나지 않은, 그것도 여자애들이랑 사이좋게 떠들고 있었잖아.

즉, 정말로 그게 안 되는 나와는 달리, 내가 언제나 본인에게 말했던 것처럼 오빠는 '하면 되는 아이'였다는 것이다.

그런 오빠의 모습을 보고 자랑스럽다는 마음이 드는 것과 동시에 원망스럽기도 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한다고 해서 너무 잘하는 거 아냐?

아직 나랑 미리 언니가 더 보살펴 줘야 한다고 여기고 있었는데……아무런 도움도 없이 연하의 여자애랑 떠들기나 하고 말이야. 고기찐빵 반반? 흥이다. 나는 팥찐빵이 더 좋다 뭐.


고기를 전부 싸고 가스레인지에 불을 붙이자,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토마토 주스가 마치 지옥의 마그마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우와 무서워라. 질투의 불꽃이 끓어오르고 있는 걸까. 이렇게 추한 감정에는 뚜껑을 덮어서 감춰야지.

애초에 이게 질투가 맞긴 한가? 아니지, 이건 질투가 아니야. 그렇게 강한 에너지를 품은 분노 같은 게 아니라, 좀 더 질척질척하고 음습한, 그런 한심한 감정이니까.


거기까지 변명을 늘어놓고서야 나는 결국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 이건 화가 난 게 아니야. 막 짜증이 뿜뿜하고 있는 건 맞지만, 오빠한테 불만을 던져서 마음이 풀릴 만큼 산뜻한 감정 같은 게 아니라고.

내 마음 속의 찝찝한 느낌은 화나 난 게 아니라 겁을 먹은 것이다. 그 말을 입에 담는 오빠의 얼굴과 목소리가 너무나도 간단하게 떠오르는 탓에, 심각할 정도로 마음이 축 가라앉은 거지.

그건 분명히 지극히 자연스러운 대화의 흐름에서 지극히 자연스럽게 나오는, 다른 사람이 보자면 지극히 평범한 한마디였다.


"저런 여동생이 있으면 좋았을 텐데."


그래, 나도 알아. 정말 귀여운 여자애였어.

연예계, 특별히 귀엽고 예쁜 여자들이 모이는 환경에 속한 내 기준에서조차, 나도 모르게 눈길이 갈 것만 같은 귀여운 아이였지.

뭐라고 해야 하나, 거부감이 없었어. 그렇게나 깜찍한 말과 행동을 하는데도 내숭을 떤다는 느낌이 전혀 안 들었으니까.

이 이즈미 히요리, 사람을 보는 눈은 꽤 있는 편이라 이거야. 다가오는 사람은 일단 이쪽 영역을 침범하려는 사람인지 아닌지 관찰하곤 하니까.

그런 내가 느낀 첫인상은 100조 점 만점. 윳꼬 이후 처음으로 보는 대히트일지도 몰라.

내가 남자였으면 반했을 거야. 그러니까 그건 빠야가 반해도 이상할 거 없다는 소리가 되잖아!


아니 뭐, 반하는 건 괜찮아. 빠야한데 여자친구가 생긴다면 조금 쓸쓸해지긴 하겠지만, 언젠가 그런 날이 오긴 할 테니까 받아들여야지.

하지만 내게서서 여동생이라는 자리를 빼앗는 것만큼은 하지 말았으면 한다. 그 오빠의 단 한 명뿐인 여동생인 것이 내 자랑이란 말이야.

가족이야 나중에도 더 늘어날 수 있겠지만, 이즈미 토모히로의 여동생과 이즈미 히요리의 오빠는 앞으로 절대 태어날 수 없잖아.

빠야한테 남성 배우자가 생기고 법률이 바뀌기라도 하면 호적상의 오빠는 생길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나는 빠야가 아닌 사람을 오빠라고 부를 수는 없는걸.

하지만 만약 내가 그 아이랑 결혼한다면, 빠야는 그 아이를 여동생이라고 부르지 않을까.

이상한 의도를 품고 인정하는 건 아니지만, 오늘 만난 그 아이는 나조차도 '이런 여동생이 있으면 좋겠다' 하고 말하게 만들 정도였어.

얌전하고 귀엽고, 무엇보다도 순수했지. 그렇게 '착한 아이'는 연예계에서 좀처럼 볼 수 없거든.


그래, '착한 아이'였다. 그게 내 마음을 한층 더 음울하게 만들고 있다.

자신이 없는 건 아니다. 오히려 빠야의 여동생은 나밖에 없다는 자부심이 있으니까. 오랫동안 함께 지내면서 신뢰를 쌓았고, 서로의 곁을 보금자리라고 여길 정도의 관계까지 왔다고 확신한다.

하지만 나는 내가 '착한 아이'라고는 할 수 없다. 애초에 나는 '착한 아이가 되고 싶다' 같은 생각은 한 적이 없기 때문에, 더 치명적인 '착한 여동생'은 아니라고 말하는 게 맞겠지.

집안일은 열심히 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오빠의 뒷바라지도 싹 맡아서 하고 있고. 순정만화보다도 남성향 게임을 본받아서, 빠야가 좋아할 만한 여동생이 되자고 매일같이 노력하고 있다고. 난 적어도 그렇게 생각해.

하지만 그건 내가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어서 그렇게 할 분이고, 어린 시절의 오빠가 나한테 무언가를 부탁한 건 아니니까.

그뿐이 아니다. 나는 오빠에게서 일상을 보내며 느낄 보람, 자립할 의지, 그 비슷한 것들을 전부 빼앗아 버렸다.

아직 둘이서 지내는 게 여러모로 힘들고 어려웠던, 어떻게든 되는 대로 일상을 만들어 나가고 있었던 저학년 시절의 일이다.


그때 나는 식칼을 다루는 것도, 가스레인지에 불을 붙이는 것도 어려워했다. 지금처럼 양배추롤을 만드는 건 꿈도 못 꿀 일이었다.

자신들의 시간을 쪼개서 우리 남매의 식사를 준비해 주는 친척들을 향해 고집스럽게도 부루퉁한 표정으로 감사 인사를 건네며, 그래도 어떻게든 요리를 하나씩 하나씩 배우기 시작했을 무렵이다.

청소를 하는 법도 배워서 어떻게든 필요한 수준의 집안일은 내가 스스로 할 수 있게 된 참이었다. 매니저 언니에게 부탁하여 내 수입으로 드럼식 세탁건조기를 구입하고, 키가 작은 나도 빨래가 가능하도록 환경을 바꾸기도 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장보기였다. 그때만큼은 오빠한테 같이 가 달라고 부탁했다. 그래 봤자 어린아이 둘이서 슈퍼에 있으니 이런저런 질문도 많이 받고, 쌀이나 야채를 사면 부모님은 어디 계시냐는 소리를 질리도록 듣곤 했다.

하지만 그렇게 여러번 오가는 사이에 우리가 처한 환경을 알게 된 슈퍼 사람들이 짐을 옮겨 주거나, 이웃집 사람이 밖에서 우리를 보면 차에 태워 주는 등, 그러한 많은 도움을 받았기에 어떻게든 둘만의 일상을 만들어 갈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내가 성우 양성소에 가 있는 사이, 일과 집안일을 전부 하는 게 힘들 거라 생각했는지 오빠가 빨래를 한 적이 있었다. 아니, 하려고 한 적이 있었다.

오빠는 주머니에 휴지를 넣은 채로 세탁기를 돌렸고, 빨랫감들이 휴지로 뒤범벅이 되자 배수구가 막혔는데도 그대로 또 세탁기를 돌린 탓에 바닥을 물바다로 만들고 말았다.

내가 집에 돌아오자, 오빠는 울 것만 같은 표정으로 나를 맞이했다. 무슨 일인지 캐묻자, 오빠는 불안해하며 세탁기의 참상을 나에게 보여주었다.

휴지로 막힌 부분을 제거하자, 빨래를 다시 하는 건 번거롭긴 했어도 쉽게 해치울 수 있었다. 하지만 오빠는 시종일관 미안함을 숨기지 못한 채 내 옆에 서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세탁기가 복구되자, 오빠는 어깨를 잔뜩 움츠린 채 나에게 사과했다.


"난 히요리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하는구나. 미안해."


물론 나는 화가 나지 않았다. 오히려 오빠의 그 말이 나를 필요로 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기쁠 정도였다. 오빠에게서 가족을 빼앗아 버린 나는, 그 오빠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는 것이 무엇보다도 행복했다.

마치 구원을 받은 듯한 느낌이 든 나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고 말았다.

이대로 오빠가 집안일을 배우지 못한다면, 그것만으로도 나를 필요하다고 여겨 줄 거야.

오빠가 실수한 건 당연한 일이다. 누구한테 사용법을 배운 것도 아니고, 혼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처음으로 세탁기를 만져 본 거니까.

따라서 나는, 피곤할 나를 대신해 집안일을 하려 한 친절한 가족에게 이렇게 말해야 했다. "나중에 사용법 알려줄게. 둘이서 같이 해 보자."

하지만 나는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다는, 고작 그런 이유로 오빠에게서 집안일을 빼앗아 갈 마법의 말을 입에 담았다.


"괜찮아, 내가 다 할게. 빠야는 방에서 쉬고 있어."


마법의 말? 아니, 이건 저주의 말이었다. 나는 이 말을 함으로써, 오빠에게서 무언가에 도전할 의욕과 성취감을 모두 빼앗아 버린 것이다.

내가 그 말을 꺼낸 것은 한 번이 아니었다. 오빠가 집안일에 도전해서 실수할 때마다 괜찮아 괜찮아 하며 방으로 돌려보내고, 은근슬쩍 오빠가 느껴야 했던 보람을 조금씩 훔쳐 오고 있었다.

차라리 내가 화를 냈다면 오빠도 그에 대한 반발심으로 더 노력했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항상 자신의 실수를 웃으며 감싸 주는 나를 보며 오빠는 무슨 생각을 했는지, 결국 집안일에서 멀어져 갔다.

윳꼬한테는 농담조로 말하긴 했지만, 오빠를 게으름뱅이로 만든 것은 다름아닌 나 자신이다. 오빠의 체면에 상처를 입히고, 몇 번이고 반복해서 풀이 죽게 만들었다. 오빠의 주변에 가느다란 나무 창살을 두르고, 뚜껑을 덮어 가두었다. 정말이지 못된 여동생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내가 일 때문에 며칠간 외박을 하는 사이, 오빠는 혼자서 빨래를 하고 식사를 하고, 애완견을 보살피고 있다. 누군가에게 배우지 않고선 아무것도 못 하던 시절이면 모를까, 혼자서 정보를 찾아낼 수 있을 만큼 성장한 오빠는 하고자 하면 훌륭하게 집안일을 해낼 수 있는 것이다. 그 기회와 의욕을 내가 빼앗아 갔을 뿐이지.


그런 내가 '착한 여동생'일 리가 없으니, 언젠가 오빠가 '진짜'를 만나게 될 날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게 오늘이었다. 아니, 만난 건 어제였지. 그때 이미……아니 더 이전이구나. 학생회장을 하라고 미리 언니한테 설득당한 시점에서, 가느다란 나무로 된 우리는 부서져 있던 걸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원래부터 나한테 오빠를 나무랄 자격은 없었고, 앞으로도 오빠의 뒷바라지를 하고 싶다면 부디 곁에 있게 해 주세요 하고 머리 숙여 부탁해야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빠가 또래의 다른 여자아이와 얘기하는 모습을 처음 본 나머지 동요하여, 스스로의 감정조차 제어하지 못하고 삐친 마음을 질질 끌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오빠가 소중하니까, 혼자 남겨지는 것이 무서우니까, 오빠에게서 떨어져 자립할 수는 없으니까, 평소와 다름없이 굴며 오빠의 뒷바라지를 해야만 한다.


삐진 표정은 가능한 한 드러내지 않도록 하자. 하지만 불안한데다 짜증뿜뿜인 상태인 건 어찌할 도리가 없어서, 내가 삐진 태도를 보였을 때는 혼내 주기를 바라고 있다. 좋게 타이르는 정도가 아니라, 엄하게 꾸짖어 주었으면 한다.

그렇게 혼나고 나면 반성할 수 있을 것 같으니까……그러니까 부탁이야, 만약 그 아이처럼 순수한 여동생을 갖고 싶어도 "저런 여동생이 갖고 싶다" 대신에 "저런 여동생'도' 갖고 싶다" 라고 말해 줘.

참 한심하지만, 지금은 이게 내 노력을 전부 쏟은 결과야. 나는 빠야의 하나뿐인 여동생으로 있고 싶어. 하지만 내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착한 여동생'이 갖고 싶다면, 삐진 표정은 어쩔 수 없겠지만 '못된 여동생'도 옆에 있게 해 줬으면 좋겠어.

마치 스스로의 마음을 가라앉히듯, 지옥의 마그마를 끓어오르게 하는 불을 멈추었다. 오늘의 양배추롤은 살짝 많이 삶아졌다. 그와 동시에 밖에서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 자신에게 다시 말했다. 삐진 티를 내지 말자. 빠야가 마음에 들어 한 그 아이에 대해서 나쁜 생각은 하나도 안 했어요. 그러니까 부탁이야, 다른 여동생이 갖고 싶다고는 하지 말아 줘.

좋아, 이즈미 히요리 각오 끝났습니다. 웃는 얼굴로 빠야를 맞이하겠어!


"다녀왔어~ 늦어서 미안. 돌아오는 길에 어디 좀 들를 데가 있어서……아 맞다, 오늘 학생회 애들 어땠어? 친하게 지낼 만해?

토키와 정체를 알곤 정말 놀랐는데. 설마 노노카 님이었을 줄이야……히요리 팬이라고 그랬으니까 토키와랑은 친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지?

그리고 다른 한 명, 그……니시키! 와 진짜, 엄청 착하지 않아? 그렇게 순수한 애는 처음 봤어. 히요리랑 같은 1학년이니까 학생회 일이 아니라도 친하게 지낼 수 있으면 좋겠다!"


아, 안 되겠다. 빡치네 이거.



       *          *          *



"그러니까 말이야, 이게 말야, 이게 진짜! 그치? 이상하잖아. 야, 윳꼬, 듣고 있어?"

"아 응 들려 들려. 들리니까 이제 그냥 혼자서 계속 떠들고 있어도 돼."

"그럼 떠들어야지 왕창 떠들어야지. 우리 오빠가 말이야! 내가 말이야! "내 동생은 히요리뿐" 이라고 하는 거 있지!!"

그치? 완전 이상하지? 이거 내 텐션 이상해져도 되는 거 맞지? 텐션 더 올려? 팍팍 올려?

심지어 나한테 "쪼아" 라고 했어! "쪼아" 라고! 오빠도 참 얼굴 새빨갛게 하고서는 말이야~ 엄청 귀여웠다니까!

다른 건 뭐 어떻든 말이야, 난 말이야, 그냥 이제, 오빠가 나 외의 여동생은 절대 인정하지 않겠다는 투로 "내 여동생은 히요리뿐" 이라고 단정지은 게 말이야!

와 진짜! 이거 미쳤어! 미쳤다니까 윳꼬! 이렇게 떠들면 오빠 방까지 들릴 것 같은데!!

그래도 두근거리는걸~!! 우리 오빠 최고야~!! 아 진짜, 여동생만 아니었으면 확 반했을 텐데~.

아니 야 윳꼬, 듣고 있는 거 맞아?"

"응? 아 미안 아직 떠들고 있었어? 나 지금 유키게 시키 영상 보고 있으니까 신경 쓰지 말고 계속 떠들어."

"그럼 떠들어야지~! 윳꼬 말곤 말할 사람도 없으니까 아침까지 계속 떠들어야지~!

"내 여동생은 히요리뿐" 이래! 으히히! 친오빠만 아니었으면 확 결혼하겠는데!

근데 이거 괴로워~! 우리 오빠 친동생이라서 진짜 완전 괴롭다니까~! 그래도 오빠 동생으로 태어나서 정말 다행이야 에헤헤."

"그렇게 뜬금없이 진지톤으로 돌아오지 말아 줄래? 반응해 주기 힘드니까."

"어, 내 얘기 듣고 있었구나? 그럼 아직 더 떠들고 싶으니까 끝까지 들어.

근데 이거 괴로워~! 우리 오빠가 나한테 너무 다정해서 괴로워~!"

"그쯤 했으면 남매여도 좋으니까 결혼해라 그냥."

"괴로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