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공개된 코이바나의 PV를 보면서 난 마음이 설레였음. 미연시와 농구의 조합이라니. 그러나 내 기대와는 다르게 농구 이야기는 적었고, 아사프로젝트에 진지한 농구 이야기를 기대한 내가 어리석었다는 생각이 들었음. 파스타집에서 돼지국밥을 주문한 격이니까. 


최근 코이바나 리뷰글이 많이 올라오는데, 대체로 비슷한 감상이 대부분이라 아예 작정하고 NBA견이 최대한 농구회로를 돌려서 히로인들의 포지션을 분석해보면 어떨까 그런 생각이 들었음. 거의 없다시피한 히로인들의 농구 묘사를 보고 플레이스타일과 포지션을 추론했음.


코이바나를 이렇게 해석하는 돌아이도 있구나...안쓰럽게 봐주면 됨. 사실 농구 미연시 나온다길래 싱글벙글했다가 시무룩해져서 쓰는 거기도 하고...


농구 포지션과 대표적인 선수들을 정리하고, 각 히로인들의 포지션 분석, 어떤 형태의 팀으로 로스터를 꾸렸을 때 이상적일지 한번 진단해볼게. 


농구 이야기의 비중이 매우 높은 글입니다. 


1. 농구는 뭐하는 스포츠임?


농구는 기본적으로 5 VS 5 스포츠임. 목표는 상대 팀의 림에 더 많은 공을 집어 넣어서 득점을 하는 거지.


농구는 그 특성상 볼을 쥐고 / 우리 코트(진영)에서 적 팀의 코트까지 계속 왔다갔다 해야 하며, 공격도 수비도 각 선수가 어느 정도 해야 되기 때문에 운동능력과 지구력이 중요한 스포츠임.


그 중에서 중요한 포인트가 바로 윙스팬 (팔의 길이) / 신장 / 운동능력 / BQ (전술 이해도 / 센스) 등이지. 보통 농구선수하면 키 크고 팔 다리가 길쭉하잖아. 그거 생각하면 편할 거야.



5명의 선수들이 농구를 하는데 전통적인 방식으로 분류하면 5명의 선수들은 대략 이런 식으로 분류된다고 볼 수 있음.  


최근 트렌드는 포인트 가드 / 슈팅가드를 합쳐 핸들러 (볼을 직접 운반하고 경기조립 / 득점에 관여)


스윙맨 / 스몰포워드 / 사이즈 작은 파워포워드를 합쳐 윙, 사이즈 큰 파워포워드(빅윙) / 센터를 합쳐 빅맨으로 분류하는 추세야.


편의상 최근 트렌드에 맞게 핸들러 / 윙 / 빅맨으로 나누어 각 포지션에서 추구하는 게 뭔지, 대표적인 선수들은 누구인지 알아보자. 


2. 핸들러 - 현대 농구의 꽃




현대 농구에서 가장 중요한 포지션이 어디냐 고르라면 단연 핸들러라 생각해. 농구는 핸들러 놀음이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현대 농구에서 득점 / 경기조립 / 스페이싱 (다른 선수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 확보)까지 팀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포지션이지. 


핸들러에게 요구되는 덕목들을 나열하면 다음과 같아. 


1) 볼을 주로 운반하고 간수하는 만큼 상대 수비수의 견제나 손질을 잘 버티기

2) 공을 운반하면서도 공간이 생긴 동료 선수들에게 패스 (넓은 시야 / BQ / 경기조립)

3) 득점능력이 뛰어난 유형의 핸들러의 경우 핵심 득점원 (스코어러)

4) 슈팅 능력이 탁월해서 상대 선수들의 어그로를 끌어 상대 팀의 수비 플랜을 박살내기 (그래비티 : 상대 수비 선수들을 끌어당기는 듯한 효과 / 스페이싱)

5) 화려한 드리블이나 스킬셋으로 상대 림을 파고드는 돌파력과 운동능력

6) 수비력이나 커버 센스가 뛰어나서 다른 포지션의 선수도 케어할 수 있는 유형


이 정도로 정리돼. 현대 농구의 트렌드를 잘 보여주는 핸들러들을 골라보라면 3명을 고르고 싶어. 



한번쯤 들어봤을 스테판 커리가 일단 생각이 나네. 앞에서 제시한 덕목들 중에서 커리는 2번, 3번, 4번이 강점인, 포인트 가드 포지션이지만 득점을 주로 하는 슈팅 가드의 성향도 상당히 띄고 있는 유형의 선수야. 한없이 슈팅 가드에 가까운 포인트가드라 해야 하나. 


MVP급 선수다 보니 기본적인 시야나 운동능력도 당연히 뛰어난 편이지만 커리하면 역시 엄청난 슈팅 능력을 기반으로 한 득점력과 스페이싱 / 그래비티 (상대 수비수들을 끌어들이는 능력)가 가장 강력한 무기라 생각해. 


커리를 견제하기 위해서 상대 수비수들이 우르르 달려가게 되면 다른 동료 선수들의 돌파 동선이 순간적으로 오픈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 가벼운 패스 한번으로 손쉽게 득점이 가능하지. 영혼의 단짝인 빅 윙 포지션의 드레이먼드 그린이 경기조립 / 스크린 (몸빵을 통해 슈터에게 공간을 제공)을 할 때 커리가 득점하는 패턴이 기억에 남네



이러한 커리와는 정반대의 유형인 선수가 바로 러셀 웨스트브룩이야. 웨스트브룩은 3번, 5번이 강점인 돌격대장 같은 유형의 핸들러지. 


최전성기 시절에는 그야말로 짐승과 같은, 엄청난 운동능력을 기반으로 한 돌파력 / 미드레인지 (3점슛보다 좀 짧은 슛) 게임 / 빅맨과의 투맨게임으로 엄청난 스탯을 찍으며 리그 MVP를 수상하기도 했어.


후술할 코이바나 치이의 상위호환 같은 유형의 선수인데, 치이가 가지지 못한 핸들러로서의 시야 / 패싱센스, 최소한의 미드레인지 장착 등 MVP를 수상할 당시의 웨스트브룩은 뛰어난 선수가 맞긴 했지. 지금은 노쇠화로 인해 슈팅 능력과 운동능력이 저하되어 폼이 많이 내려왔지만.



한편, 가장 전통적인 포인트가드의 역할을 수행하는 크리스 폴이 떠오르네. 폴은 1번과 2번, 그 중에서 특히 2번에 강력한 이점을 가지고 있어. 코트 위의 야전사령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교한 패스와 낮은 턴오버(실책) 비율, 미드레인지 게임 등을 무기로 다른 동료들의 농구력을 버프해주는 역할을 수행해. 


득점력이 엄청 부족한 선수는 아니지만 득점보다는 경기 조율을 좀 더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보면 될 거 같아. 


핸들러의 역할을 크게 나누자면 이렇게 분류가 가능해. 


1) 동료들에게 공간을 제공해주고 슈팅에 특화된 슈터형 핸들러 (듀얼 가드) ex) 스테판 커리, 제임스 하든

2) 돌파능력이 좋은 돌격대장형 핸들러 (슬래셔 +핸들러) ex) 러셀 웨스트브룩, 카이리 어빙

3) 경기조립과 패스를 더 중시하는 야전사령관형 핸들러 (정통 포인트가드) ex) 크리스 폴

4) 슈팅 능력과 수비 능력이 뛰어난 디펜더형 핸들러 (3/D, 투웨이 가드) ex) 클레이 탐슨, 즈루 할리데이


사실 세부적으로 따지고 들면 더 많은 포지션이 있긴 한데, 편의상 대략 이 정도로 분류할 수 있을 거 같아. 현재 NBA의 트렌드는 저 중에서 1번, 4번 유형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야.


3. 윙 – 팀의 허리라인을 담당하는 살림꾼


핸들러가 팀의 전체적인 방향을 잡는 역할을 수행한다면, 윙은 핸들러가 조립해낸 승리플랜을 시행하는 집행자이자 팀의 허리라인을 책임지는 포지션이야. 


2011년~2020년까지 10번의 파이널에서 윙 포지션의 선수(르브론 / 듀란트 / 카와이 등)가 무려 9번이나 파이널 MVP(결승전에서 가장 잘한 놈)를 수상한 걸 보면, 윙 포지션의 중요성을 짐작할 수 있을 거야. 


윙에게 요구되는 덕목들은 다음과 같아.


1) 핸들러들이 만들어준 공간을 활용하여 상대 진영으로 침투할 수 있는 돌파력과 상대 수비수들과의 몸싸움(범프)를 탱킹해내고 득점을 해낼 수 있는 터프한 운동능력 / 사이즈

2) 미드레인지 / 3점 슛 옵션 장착으로 팀에 스페이싱 제공 (최소한 캐치앤슛이나 오픈 찬스에서 슛을 넣을 수 있다 정도는 되야)

3) 상대적으로 수비가 얇은 핸들러의 수비를 커버하며, 외곽 지역을 수비하여 상대 팀의 외곽포 / 돌파 동선을 최대한으로 막아내기 (개인 / 도움 수비 등)

4) 리바운드 경합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아군 빅맨의 부담을 덜고 빠른 백코트로 수비 기여

5) 핸들러에게 배급 받은 공을 핸들링하면서 가급적 적은 수의 드리블로 득점을 해내야 함 (효율적인 득점) 

6) 공격 과정에서 자신의 돌파 동선이 파악당하거나 좋지 않은 슛을 강요받을 때, 오픈되어 있는 다른 동료들에게 패스를 해줄 수 있는 넓은 시야 / 패싱 센스

7) 상대 팀의 핸들러부터 빅맨까지 수비해낼 수 있는 끈적한 수비 능력


제시된 덕목들을 보면 득점 / 돌파 / 3점슛 / 보조 핸들링 / 수비 등 한마디로 ‘농구 전반’이라 봐도 무방할 정도로 농구를 모든 영역에서 잘해야 하는 포지션이야. 


현대 농구의 트렌드를 잘 보여주는 윙을 골라보라면 3명을 고르고 싶어. 



커뮤에서 한번쯤 봤을 ‘ㅇㅅㄹㅅ’ 르브론 제임스가 먼저 떠오르네. 이 선수는 정말 특이한 선수야. 핸들러 / 윙 / 빅맨의 포지션을 모두 소화할 수 있고, 그것도 모두 수준급으로 수행 가능하거든. 앞에서 제시한 덕목들 중에 1번, 2번, 4번, 6번에 강점이 있는 윙이야.


특히 르브론은 나이가 먹어가면서 노쇠화로 인해 본인의 주무기였던 돌파력과 수비력이 감소하자, 슛을 장착하고 핸들러의 역할도 수행하는 등 현대 농구 트렌드에 맞춰 플레이스타일을 변경하며 20년째 군림하고 있지. 현재 플레이스타일은 경기 조립도 겸하는 포인트 포워드라 보는게 맞을 거 같아. 



그 다음은 바로 케빈 듀란트. 케빈 듀란트는 현역 최고의 스코어러로, 윙의 사이즈로 핸들러 같은 화려한 드리블과 슛감을 과시하며 쉽게 쉽게 득점하는 유형의 선수지. 앞에서 제시한 덕목들 중에 1번, 2번, 5번에 강점이 있는 윙이야.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인하여 수비력은 전성기에 비해서 얇아졌지만, 그걸 보충하고도 남는 정교한 점퍼가 일품이야. 그냥 점프해서 슛을 쏘는데 다인데 높은 타점 때문에 수비수들이 쩔쩔매는 선수지. 현재 플레이스타일은 가드의 스킬을 포워드의 사이즈로 수행하는 스윙맨에 가깝다고 할 수 있어. 



마지막은 제이슨 테이텀. 테이텀은 효율은 좀 떨어지지만 득점 볼륨은 확실하게 뽑아주며, 수비력도 리그 1티어급인 공수겸장형 선수야. 앞에서 제시한 덕목들 중에 1번, 2번, 3번, 7번에 강점이 있는 윙이야. 


슛감이 식는 날엔 경기를 아예 던지는 경우도 있는 주사위형 선수지만, 끈적한 수비력 / 득점 능력 / 사이즈와 운동능력까지 동시에 갖춘 몇 안되는 선수지. 르브론과 듀란트는 이제 선수 생활의 황혼기에 진입했지만 테이텀은 이제 전성기가 막 시작한 젊은 나이라는 게 강점이라 볼 수 있겠네.


윙의 역할을 크게 나누자면 이렇게 분류가 가능해. 


1) 포워드의 사이즈로 핸들러같은 다양한 스킬셋을 장착한 윙 (스윙맨) ex) 케빈 듀란트

2) 정교한 슈팅능력 / 기동력을 보유한 윙 (스트레치 포워드) ex) 케빈 러브, 노비츠키

3) 핸들러 못지 않은 경기조립이 가능한 윙 (포인트 포워드) ex) 르브론 제임스

4) 뛰어난 외곽 지원과 끈적한 수비력을 보유한 윙 (3/D) ex) 아누노비

5) 공격력과 수비력 모두 다 빼어난 락다운 디펜더형 윙 (공수겸장형) ex) 카와이 레너드, 제이슨 테이텀


그 어떤 포지션보다 포지션의 경계가 흐릿한 포지션이다보니 다양한 유형의 플레이스타일이 나오는 포지션같아. 


4. 빅맨 – 골 밑의 지배자


8090년대 클래식 농구의 시대와 현대 농구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 하면 단연 빅맨의 활용도일 거야.


클래식 농구의 시대에는 빅맨을 공격 플랜의 중심으로 두고 빅맨 위주의 경기 운영을 펼치는 경우가 많았어. 신장이 매우 중요한 농구라는 스포츠 특성상 다른 포지션에 비해 피지컬과 높이가 뛰어난 빅맨이 주목 받는 건 당연한 현상이겠지. 



묵직하고 국밥같은, 골 밑에서 든든하게 리바운드를 걷어내고 골 밑을 묵직하게 지켜내는 선수에게 볼을 우선적으로 배급하고 득점하는 방식이 많이 쓰이곤 했는데, 슬램덩크의 고릴라 센터 채치수가 90년대 클래식 농구 빅맨의 전형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지. 


그러나 현대 농구에서 이러한 유형의 클래식 센터들은 갈수록 도태되어갔어. 메타가 바뀌며 3점 슛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전술의 중심이 센터에서 핸들러로 바뀌게 되었고, 그에 따라 기동력이 느리고 슈팅 능력이 떨어지는, 피지컬의 비중이 높던 덩어리 빅맨들은 점점 설 자리를 잃게 된 것이지. 


이러한 트렌드 속에서 빅맨 포지션의 선수들은 살아남기 위해서 플레이스타일을 변경하고 팀에서 요구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는데, 그 결과 클래식 농구의 시대에선 보기 힘든 다재다능한 빅맨들이 등장하게 되었지. 


빅맨에게 요구되는 덕목들은 다음과 같아.


1) 골 밑에서 리바운드를 걷어내고 돌파를 시도하는 상대 선수들을 막아내는 높이와 수비력

2) 전반적인 수비 플랜을 지휘하고 디펜더들을 적절한 위치에 배치하는 오더 능력

3) 수비력이 얇은 선수들의 수비를 케어해주고 공격시에 절묘한 스크린으로 공간을 확보하는 유틸 능력

4) 핸들러와의 연계를 통한 투맨게임이나, 받아먹기 / 풋백 덩크 등 골 밑에서의 마무리 능력

5) 상대 수비 플랜을 박살내고 화끈하게 덩크를 찍을 수 있는 운동 능력과 공격력

6) 슈터 못지 않은 정교한 슈팅 능력과 외곽 지원

7) 핸들러, 윙 못지 않은 다양한 스킬셋 / 핸들링 / 기동력



현대 농구 빅맨의 최정점이라 말하고 싶은 니콜라 요키치야. 2023년 NBA의 정상에 오르며 우승했고, 최고의 선수만이 수상할 수 있는 파이널 MVP / 시즌 MVP 등을 받으며 최전성기를 보내고 있지. 앞에서 제시한 덕목들 중에 1번, 2번, 4번에 강점이 있어.


이 선수는 NBA 역사에서 비슷한 유형을 찾을 수도 없는 독특한 플레이스타일을 가지고 있는데 바로 빅맨이 핸들러처럼 경기조립을 하며 다른 선수들의 기회를 창출하는 거야. 


더 무서운 것은 이렇게 이타적인 플레이를 하면서도 빅맨의 기본인 골 밑에서의 지배력이나 리바운드 등은 착실하게 해주고, 워낙 BQ가 좋다보니 농구를 정말 쉽게 해. 플레이하는 걸 보면 화려한 덩크나 몸놀림은 없지만 ‘날먹농구’라는 생각이 딱 드는, 여우 같은 곰이라 하면 딱 맞을 거야. 


이 선수와 관련된 순애 스토리도 하나 쓴 적이 있는데 궁금하다면 참조!


https://arca.live/b/lovelove/78965408



앞에서 언급한 요키치의 라이벌이자 최대 피해자인 조엘 엠비드야. 앞에서 제시한 덕목들 중에 1번, 4번, 6번, 7번에 강점이 있는 올라운드형 빅맨이지. 


빅맨답지 않은 섬세한 풋워크와 슛터치, 리그 최고의 창이라 해도 손색 없는 다양한 공격 옵션과 개인 공격력이 장점이야. 그러나 큰 경기에 유독 약하고, 기동력 좋은 빅맨의 고질적인 약점인 유리몸 기질, 하필 동시대에 괴물 빅맨 요키치가 있다는 게 아쉬움으로 남네.



야니스 아데토쿰보는 무지막지한 운동능력과 골 밑 파괴력을 주 무기로 삼는 빅윙 포지션의 선수야. 힘과 체격에서 나오는 존재감과 특히 트랜지션 (공수전환) 상황에서 운동 능력을 바탕으로 한 속공 / 돌파가 시그니처지. 앞에서 제시한 덕목들 중에 1번, 4번, 5번에 강점이 있어.


슈팅 옵션이나 자유투 능력이 아쉽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인사이드 공략 능력, 엄청난 운동능력, 최상급 수비력으로 리그 최고의 빅맨 중 하나가 되었어. 여담으로 이 선수의 인생사나 가정의 이야기가 워낙 드라마틱한데, 디즈니 플러스에서 그의 일대기를 다룬 '라이즈'라는 시리즈가 있으니 혹시라도 관심이 생기면 추천!


이 정도면 기본적인 배경 지식은 충분한 거 같아. 이제 코이바나로 가보자.


5. 코이바나의 경우는 어떨까? 


코이바나 같은 경우 작중에서 묘사된 농구 장면들이 그리 많지 않기에 최대한 NBA식 회로를 굴려서 코이바나 히로인들의 포지션을 유추해봤어. 스카우팅 리포트 느낌으로 봐주면 좋겠어.     


1) 코코로 – 메인 핸들러 / 실링(포텐) 높은 유망주 


코코로 같은 경우 이제 농구를 막 시작한 단계라 아직 장점이 뚜렷하게 보이진 않는 선수야. 다만 경기에서 묘사된 것들이나 작은 사이즈를 생각해보면 핸들러 포지션을 맡는 게 유력해보여. 


득점 능력이나 슈팅 능력이 딱히 특출나지 않기에 결국 다른 선수들에게 우선적으로 패스를 하는 전통적인 포인트가드의 롤을 수행해야 할 거 같아. 


이럴 경우 수행할 수 있는 롤이 한정되게 되고 특히 메인 핸들러가 자체 공격력이 없다는 점은 치명적인 단점이야. 슛도, 돌파 능력도 없다면 패스를 뿌리는 게 너무 뻔한데, 상대 수비수들은 코코로가 패스할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을 집중 마크하며 패스 동선을 끊어버리면 그만이거든.


패스 동선이 끊긴 코코로는 결국 패스도 못하고, 제한 시간에 쫓기면서 비효율적인 공격을 하여 팀의  메인 플랜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지. 



코코로에게 필요한 건 우선 경험치를 쌓으면서 핸들링 실력 / 패스 시야도 키우고, 이지 레이업, 캐치앤슛 등의 난도 낮은 득점 옵션은 확실하게 장착하여 최소한의 득점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해. 


운등 능력 / 수비력 / 사이즈가 돋보이지 않는 만큼 부족한 점들을 슈팅 능력 / 경기 조립 센스 등으로 보완해야 하는데, 슈팅 능력을 키우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라 생각해. 그래도 작중에서 빨리 배운다는 점도 있고, 아직 루키 단계이다보니 좀 더 지켜볼만한 여지는 있을 것으로 보여.


우선 가비지 타임의 서브 핸들러나 슛감을 살려 경험치를 쌓으면서, 실력이 쌓이면 캐치앤 슈터 역할은 수행할 수 있는, 3점 옵션을 장착한 핸들러로 자리를 잡는 게 가장 이상적이야. 


코코로가 주전으로 스텝업할 경우 치이와 원투펀치를 이룰 가능성이 높은데, 코코로는 치이의 부족한 시야와 스페이싱을 보충해줄 수 있도록 메인 핸들러로서 역할을 수행해야 할거야.


2) 치이 – 슬래셔 / 서브 핸들러 / 스코어러


치이는 메구리가 떠난 이후 팀의 1옵션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은 선수야. 볼호그 기질 (공을 과도하게 소유하려는 경향) / 좁은 시야 / 거의 없는 슛 옵션 등 핸들러로서는 치명적인 단점들이 있지만, 뛰어난 체력 / 운동능력 / 스코어링 / 돌파능력 / 드리블 / 빼어난 핸들링 등 장점도 존재하는 선수지.


이런 유형의 선수는 메인 핸들러보다는 서브 핸들러로 활용하면서 돌파 옵션이 필요한 순간에 득점을 해줄 때 효율적이야. 다만 슛 옵션이 부족하다는 점과 핸들러로 맡기기엔 좁은 시야, 볼호그 기질 때문에 팀의 핵심 엔진으로 굴리기에는 손이 제법 많이 가는 유형의 선수로 보여.


여러모로 양날의 검 같은 플레이스타일을 보유한 선수인데, 치이를 제외한 4명의 선수들이 치이가 인사이드에서 적극적으로 돌파할 수 있도록 슈팅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어야 하고, 사이즈나 수비력도 특출난 편이 아니기에 다른 선수들의 도움 수비도 꽤나 받아야 할 것 같아.


NBA 선수로 치면 데니스 슈뢰더와 유사한 점들이 보이는데, 벤치 에이스나 특정 상황에선 괜찮은 활약을 해내지만 메인 핸들러로 맡기기엔 아쉬운 점들이 있는 유형의 선수지.



그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메인 핸들러로 성장해야 할 코코로가 슛을 장착하여 치이가 돌파할 수 있을 공간을 제공해주고 부족한 외곽 지원을 해나가는 것이 반드시 필요해 보여. 


치이 본인도 최소한 미드레인지 게임(2점짜리 미들슛)은 장착해서 돌파 옵션만 있는 현재의 상황을 극복해야 해. 패스도 잘 안하고 돌파밖에 못하는 선수는 동선을 읽히기 정말 쉽기 때문에, 사이즈가 더 큰 윙 / 빅맨들이 그 동선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그만이거든.


운동능력이 자신보다 1~2체급 더 큰 선수들을 제압할 정도로 아주 뛰어나지 않다면 이런 류의 비효율적인 돌파는 결국 막힐 가능성이 높아. 


때문에 치이도 본인이 꼭 득점을 해야 한다는 욕심을 내려놓고, 돌파 옵션이 막혔다면 기회가 생긴 다른 아군 선수들에게 패스를 하거나, 상대 디펜더에게 이지선다를 강요할 수 있도록 점퍼 옵션을 장착하는 게 필요해보여.


3) 메구리 – 윙 / 포인트 포워드 / 팀의 에이스 


작중에서 가장 농구력이 좋아보이는 선수야. 기본적인 사이즈나 수비력도 있어 보이고, 체력이나 운동 능력도 상당한 것으로 묘사되지. 사이즈나 하는 역할을 보면 경기조립도 수행하는 포인트 포워드의 개념과 제법 비슷해보여. 


이렇다 할 메인 핸들러가 없는 농구부의 상황상 팀의 에이스인 메구리가 핸들러도 겸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럴 경우 볼의 운반 / 경기 조립 / 패스 / 득점까지 관여하다 보니 과부하가 오는 경우가 제법 있을 거야.



치이 / 코코로 듀오가 어느 정도 성장해서 메구리의 핸들링 / 경기조립 부담을 덜어줘야 메구리도 체력을 보존하고, 클러치(승부처) 상황에서 득점을 할 수 있을거야.


특히 드리블도 어느 정도 되는 걸 보면 핸들링 실력도 기대해볼 만한데, 사이즈 / 경기조립 / 핸들링 / 수비 / 높은 에너지 레벨 / 컨트롤타워 역할 등 앞에서 설명한 '농구 전반'을 잘하는 유형의 선수라 코이바나의 농구부는 메구리의 은퇴가 정말 크게 다가올 거라 보여. 


4) 코코로 / 치이 / 메구리 빅 3의 경우


세 선수가 모두 다 제 기량을 펼친다는 가정 하에 로스터를 구성해보면 다음과 같아.


핸들러 / 캐치앤 슈터 : 코코로 (3옵션)

핸들러 / 슬래셔 / 스코어러 : 치이 (2옵션)

윙 / 포인트 포워드 : 메구리 (1옵션)

빅윙 : 핸들러들의 얇은 수비를 케어 가능한 3/D 유형의 스트레치 포워드 (롤플레이어)

센터 : 최소한의 3점과 골밑 받아먹기 득점 옵션을 장착한 빅맨 (롤플레이어)



팀의 메인 플랜으로 메구리의 다재다능함을 주무기로 활용할 경우를 가정하고 만든 로스터야. 치이가 돌파할 수 있을 만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치이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3점을 쏠 수 있어야 하고, 핸들러들의 사이즈나 수비력이 얇다보니 그걸 케어해주기 위해 윙과 빅맨의 수비 부담이 클 수 밖에 없어.


그 때문에 메구리 / 빅윙 / 빅맨이 모두 다 수비력이 끈적해야 하고, 특히 메구리가 핸들러 (코코로 / 치이)의 얇은 수비를 커버해주기 위해서 코트를 죽어라 누벼야 할 것으로 보여. 


전체적으로 팀 구성이 스몰라인업 (사이즈가 작은 선수들이 주가 되는)이 될 거 같은데, 스몰라인업의 핵심인 기동력을 놓을 수가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빅윙 / 빅맨의 몸빵, 탱킹 능력은 다소 감소할 것이고, 결국 수비력이 살짝 아쉬워지는 건 피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라 생각해.


공격 패턴을 생각해보면 


1) 치이가 골 밑으로 파고들면서 골 밑으로 순간적으로 선수들이 모일 때 치이가 외곽에서 대기 중인 다른 선수들에게 킥아웃 패스를 해주면서 오픈 3점을 쉽게 득점

2) 외곽 지원을 의식한 상대 선수들이 흩어져 골 밑이 헐거워질 경우 치이 / 메구리 / 빅맨이 골 밑에서 득점

3) 트랜지션 상황 (공수전환)에서 빠른 속공을 통해 메구리 / 치이가 득점

4) 치이의 돌파 동선이 막힐 경우 메구리가 볼을 배급 받아 자신이 메이드하거나 투맨게임을 통해 득점

5) 코코로는 상대 진영까지 볼을 운반 / 간수하고, 실질적인 경기 조립은 메구리 / 치이에게 맡길 것. 코코로는 오프볼(공이 없는 상황)에서 빈 공간을 계속 찾아다니면서, 캐치앤 슛을 통해 외곽지원을 해낼 수 있어야 함.     



코코로 / 치이 듀오가 슈팅능력과 돌파력을 앞세워 전체적인 공격 플랜을 지휘한다면, 메구리는 코코로 / 치이 듀오의 약점을 보완해주고 그 때 그 때 생기는 공백들을 메구리가 임기응변으로 처리해야 할 거 같아.  


코코로는 돌파 옵션이 없기 때문에 3점슛을 던질 가능성이 높으니 상대 수비수들이 외곽에서 슛을 집중 견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공간을 빠르게 캐치하여 메구리가 돌파를 통한 득점으로 핸들러의 숨통을 열어줄 수도 있어. 


팀의 엔진인 핸들러들의 수비 능력이 얇다 보니 다른 선수들이 커버를 해줘도 한계가 있는 상황이야. 그 때문에 100점 내주고 110점 득점하는, 화끈한 공격 농구를 팀의 기본 전술로 삼아야 할 것으로 보여.


후...


이 정도려나...


근데 다 쓰고 나니


진짜 왜 쓴 걸까...


아무튼 감사합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