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잊고 살아야지. 잊고 지내야지. 행복하게 내가 잘 지내면 되는거지 라고 끊임없이 되뇌이지만
유튜브 알고리즘에 가끔씩 보일 때
무심코 눈길이 거기로 가버려
커서를 가져다 대었다가도, '미련 끊어야지' 혼자 말하면서 영상 관심 없음을 눌러버리지
그러다 문득 문득 신작 게임들을 시작해도
아... 걔가 액션이 참 맛있었는데...
하면서 널 따라잡는 애들이 없었다는 걸 매일매일 새롭게 체감 해
그래. 내가 널 많이 그리워 한다는 거
하지만 그거 알아?
이미 우리가 겪었던 문제를 다시 겪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
솔직히 못 지내는건 아니야
요즘 게임들은 픽뚫도 없고, 어떤 애는 상시만 내줘
그런데 우린 그러지 못했잖아
우리 애들 돌파도 찍어주고, 디스크도 맞춰주지만
네가 접대 한번 해줄 때마다 점수 차이 많이 나던 거 기억나?
애들이 자신감 많이 떨어져서
햄스터 분양해줘도 잘 웃지 않더라
그럼에도 자꾸 네가 생각나는 내 탓인걸까?
아무래도 내가 널 더 사랑해주지 못한 탓인가봐
널 사랑하다가 날 사랑하는 법을 잊을 것 같아 무섭거든
우리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이 사무치는 그리움과 아려오는 가슴을 달랠 수 있을까?
처음 만났을 때의 그 설레임을,
우리가 그 시절의 우리가 될 수 있을까?
나의 이 망설임이 너에겐 읽지 않는 빠알간 점으로 남겠지
이 그리움이 작은 흔적으로 남아
유유히 흘러가면
그 끝에 네가 있을까
오늘도 허전한 창문에 점 하나 그려본다
지금, 용기를 내어
설치를 누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