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버전에 복귀하고나서 지난 2버전의 EP, PV들을 보던 와중에
가장 감정선을 건드렸던 시드 애니메이션 단편이 유독 기억에 남아서
2.1, 2.2 를 지나 드디어 시드 비화를 다 봤음.

비화를 보고나니까 애니메이션 단편을 정말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더 들더라.
젠존제 세계관에서의 스마트 구조체는 사실상 인권이 있는 하나의 생명체로 취급받기도 하지만
군이나 정부, 또는 일부에게는 여전히 하나의 생명체로 존중받지는 못하는 모습도 자연스럽게 녹였고
빅 시드와 도깨비불을 통해서 인간적인 면모를 정말 자세하게 묘사해서 더욱 매력적으로 캐릭터를 구축한 것도 좋았음.
시드에게 있어서 빅 시드는 아빠, 도깨비불은 엄마 같은 느낌을 주도록 만든 것도 좋았고
어떻게 보면 신파적인 요소가 있어서 뻔한 전개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걸 세계관과 캐릭터에 잘 녹여서 텔링을 하는 건 은근 어렵다고 생각함.
캐릭터의 매력과 세계관의 뒷이야기를 보충하는 비화로서 정말 만족스러웠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첫번째는 빅시드가 오블로스 소대에게 처음으로 부탁하는 신인데
일러스트의 분위기도 그렇고 배경음으로 귀뚜라미가 우는 소리가 들려서 그런가
군대에서 위병소 근무를 섰던 때가 생각나더라고
조명 색깔,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는 분위기, 그리고 조용히 울리는 귀뚜라미 소리까지
도깨비불 특유의 츤데레스러운 면모와 빅시드의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뭔가 향수를 불러일으키게 만들어서 기억에 남았음.

두번째로 기억에 남는 장면은 아무래도 마지막, 빅시드가 플로라를 만난 기념으로 심어둔 씨앗들이 꽃피운 장소를 갔을 때인데
마음이 없는 존재라고 여겨지던 아이가 슬픔의 눈물이든 기쁨의 눈물이든
공감능력이 생긴 인간이라면 할 수 있는 행동인 눈물을 트리거로 삼아 마지막 메시지를 송출하는 게 좋았음.
단순히 눈물을 통해 각성한게 아니라, 플로라가 이런 취급을 받아왔던 캐릭터라는 걸 앞에서 충분히 설명했기에
자연스럽게 연출된 부분도 마음에 들었음.

베로니카가 시드의 웃음과 표정에 대해 이야기 할 때도 빅시드가 항상 시드에게 이런 말을 해왔기 때문에
다 빌드업이 되어 있던 거였고 진정한 '감정'에 대해 깨달아가는 플로라의 과정이 더욱 잘 다가왔음.
확실히 작가가 스마트구조체랑 관련된 이야기를 잘쓰는 거 같음.
인간다운 로봇, 로봇같은 인간 처럼 대비를 주는 것도 그렇고
로봇의 '마음'과 '감정'이라는 소재를 쓸 때 유독 전개가 좋은 거 같아.
이번 3.0 메인스, 노르마 사이드 스토리도 그렇고

AOD 이야기도 왠지 잘 썼을 거 같아서 왠지 기대되네. 아리아 파트가 분명 좋을 거 같은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