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레나·환주/코팅

기나긴 세월의 기다림 끝에 가시덤불 속에 감겨져 있던 아이리스가 드디어 찬란한 햇살을 다시 받으며 밤낮으로 그리워하던 그 사람의 눈앞에 활짝 피었다.
그러나 그 사람이 꽃에 손을 뻗었을 때 꽃잎은 손에서 미끄러져 산산조각이 나버렸고, 오직 잔잔한 노랫소리만 환상 속에 남아 맴돌고 있었다.

낮에는 아침 이슬을 보고, 밤에는 수많은 별을 바라본다.
봄에는 강과 눈을 걸으며, 가을에는 낙화를 어루만진다.
아무도 모르는 깊은 산속 신전에서, 해돋이를 기다리는 소녀가 장대비 속에서 홀로 연주한다.
하늘, 그리고 사계절과 함께, 남은 조각을 손에 꼭 쥔다.
거리가 멀어져도 세상이 침묵해도, 소녀는 그리운 사람을 위해 경건히 기도할 것이다.
피리 소리가 나고, 비가 서서히 내리고, 새벽이 오고, 종이 울린다.
맑은 날씨가 지나면, 또 백화가 만개하는 계절이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