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3일전에 성인adhd라고 진단받음.
콘서타 복용한지는 이틀째임.

나같은 경우는 24살 대학 졸업할때가 다되어서야 알았는데
어제 선배언니가 그럼 대학은 어떻게 온거냐고 궁금해하도라..

그래서

그동안 adhd임을 알지 못했던 이유 써봄 ㅋㅋㅋ


1. 초등학교때
원래 adhd 아이들은 초등학생때 가장 문제를 많이 일으킴.
- 근데 나 같은 경우는 어머니가 정신병 경력이 있으심... 이 때문인지 또래보다 철이 빨리 들었음.
- 초딩때 아이큐가 높게 나왔고, 특목고입시 학원을 다녀서 학원 숙제하느라, 공부하느라 문제 일으킬 틈이 없었음.
(당시 학원에서 한달에 한번씩 1등한테 문상 2만원씩 줬는데, 아빠몰래 큐플레이 현질하느라 꼭 받아야했음 ㅜ 학원비가 얼만지도 모르고 좋다고 받음;)
-  초6때 친구들 다혼나는데,  나만 담임쌤이 안혼내서 애들이 차별한다고 한적 있었음.  



2. 중학교때
나한테 있어서 가장 adhd 증상 심했던 시기같음.
- 여중이었는데 입학 동시에 번아웃, 너무 힘드니 학원 다끊겠다고 아빠한테 말함. 이후로 성적 폭망함.
- 그래도 과학,수학 경시대회나가서 상받음. 옛날에 배웠던거였음.
- 수업시간이 너무 지루함. 맨날 떠들고 혼남. 선생님이 교실 앞으로 불러내서 엎드려뻗쳐시킴 ㅜㅜ (생각해보면 다같이 떠들어도 나만 혼남. 아마 눈치없이 크게 떠든듯..)
-  중2, 중3때는 친구들이랑 못어울림. 지금 생각하면 은따당했거나 그랬던것 같음 ㅎㅎ 근데 은따당한것도 눈치못챔.
- 성적이 너무 낮아서 중3때 담임이 너 인서울대학 절대 못간다고함 ㅠ



3. 고등학교 1학년때
공부 정말 안함.
-  공부 안하고 고전읽고 시사주간지 읽음. 도서실 사서쌤이 나 때문에 주간지 바꿔줌 ㅋㅋㅋ 학생+쌤들중에 나만 읽는다고 맞춰주심.
-  남들 공부하는 시간에 나는 토론에 빠짐..  영어토론대회 3등까지함. 지금생각하면 미라클..인데 사실 유치원때부터 아빠가 어학원보냄. 근데 지금은 토익 700따리 영어바보임. (중요)
- 전교1등 남자애를 교내 토론대회에서 이겨서 토론대표 되거나 했음. 결국 고2때 교내 토론동아리 만들었음.


4. 고2때
- 슬슬 불안하고 공부해야된다는 사실을 자각하기 시작. 수능공부 (모의고사) 해봤는데, 중딩때부터 수학을 놔서 하나도 못풀겠음. 영어도 단어 몰라서 독해 불가.  살길은 수시라고 파악함 ㅠㅠ
- 고2 1학기 중간고사부터 학교 공부시작..   내신반영되는 주요과목만 공부함. 과학이나 일본어같은 과목은 걍 버림.  내신 중간고사 기말고사는 다 범위도 적고 , 텀이 짧아서 벼락치기가 가능했음.


4-1. 초중시절 경험으로 이런 처세가 가능해짐.
- 국어 영어 사회 1등급 받으면 , 걍 입닥치고 가만히 있음.
(살아보니 이런거 말해봤자 안좋다는거 은따당해서 알고있었음 ㅠ)

- 대신 일본어나 과학같은거 6등급 7등급 맞으면,  친구들한테 말함.
(살아보니 이래야 적을 안만든다는것도 알고 있었음.)


4-2. 그런데도..
"A가 B를 좋아한다"는 비밀을 내가 알고있으면, 아무생각없이
애들 다 있는 곳에서 "쟤가 B 좋아하잖아?" 라는식으로 말함 ㅋㅋㅋㅋ
이것때문에 또 눈치없다고 욕먹거나, 입이 싸다고 욕먹음 ㅠㅠㅠ

의사쌤이 이거 듣더니 충동조절이 안된거라 함ㅎㅎㅎㅎ ...


5. 고3때
- 당시 아무한테도 말 안하고 밤새며 공부함. (금/토)
- 밤새면 평일에도 지장있어서 학교에서는 졸거나 자거나함.
이게 지금보니 adhd는 올빼미형이라 어쩔 수 없는거였음 ...
-  학교에 특강오던 논술학원 원장이 수시 전부 논술쓰라고함.
-  수시 6개중에 4개 논술이었는데 전부 광탈함. 예비 없이 그냥 광탈..


6. 대학입학
내 인생은 이제 망했다 생각했을때,  집 근처 대학에 합격함.  
그래도 인서울 대학이었음 ㅠㅠ 절하고 입학함.

- 최초합격자들 설명회하는 자리에서 한 교수님이 "자네한테 토론면접 만점줬다"고 말해줌. 이렇게 비인가인서울대학 법학과에 진학함.



7. 이후 대학 생활
- 대1때 반수한다고 학점 날림 - > 그래놓고 반수는 시도도 안함ㅋㅋㅋ
- 대2때 공무원한다고 휴학 -> 학원이 특이한 종합반이었는데 , 매주 모의고사 볼때마다 공부 안해도 법과목은 상위권에 랭크됨.
(법대였지만 대학 공부 안했음.. ) 이때 법공부가 재밌다고 느낌.

- 생각해보니 어차피 열심히 공부해야되는건 똑같은데 , 이럴거면 차라리 복학해서 다른거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 아빠한테 공무원 안한다고 하고 복학함. 이후 법학과 과탑해보고 이후 4점대로 받음.




8. Adhd 확진후 3일동안 친구들 반응

1) 대학 친구들은 너가 adhd일리가 없다고함.
근데 학점은 걍 벼락치기로 딴거임.ㅠㅠ


2) 관찰력 뛰어난 선배언니는 내가 늘 특이하다고 했음 ㅋㅋㅋ
이 언니가 대단한게 내 이상한점을 옛날부터 말해줬던 유일한 사람임 ㄷㄷ  대략 2~3년전쯤에 <너는 내가 A라고 물어보면 대답을 A'로 하는게 아니라  "언니 근데 저는요 ~"라면서 갑자기 B를 얘기를 한다는 말을 해줬었음;> 소름..


3) 고딩때 친구들한테는 말 안했음..
내가 그동안 했던 짓들을 정당화하려는 것처럼 들릴까봐. 오히러 무서워서 말 못함 ㅋㅋ..






9. 내가 스스로 고쳤던 adhd 행동들
중고딩때 잦은 말 실수로 트러블 난 적이 많아서 행동과 태도를 스스로 많이 고치게 됨.

  1) 친한친구들한테만 마음 열고 대화함. 술자리같은 곳 안감.
  - 입이싸다는 등의  너무 비난을 많이 들어서, 말할 때 조심하게 됨.


  2) 내 스스로가 부주의하다는 걸 알아서, 혹시나 나로 인해 상처받을까봐 남을 배려하기 시작.
- 이것때문에 대학동기들은 내가 adhd라니까 어리둥절.
ㅋㅋㅋ또 나도 모르게 대학에서는 내가 배려심 많고 착한 이미지가 되었음. ㅋㅋ쿠ㅜㅜ


3) 난 너한테 악의가 없다는걸 보여주려고 '돈'쓰는거로 후해짐.

  ex) 내가 좋으하는 사람이 내 '말'때문에 상처받을까봐, 밥먹거나 카페가면 내가 계산함. 나 미워하지 말라고 ㅜㅜ






10. 그런데도 , 노력해봐도 어쩔 수 없었던 것. ☆☆☆


(1) 친구와의 약속, 혹은 친구에게 온 연락을 잊어버림.
이것 때문에 중,고딩 같이 나온 절친한테 절교당함.
어느정도나면 이 친구가 '너가 약속을 잊어서 기분나빴다'라는 내용의 카톡을 보냈는데,  내가 그 카톡을 읽고나서 답장을 미루다가 카톡이 온걸 까먹어버림 ㅋㅋㅋㅋㅋ하씨..개노답..



(2) 막학기에 기말고사를 까먹음.

지금 현상황이다 ㅎㅎ 졸업 학점중에 2학점이 F떠서 추가학기 다니게 생김ㅎㅎ 이것때문에 병원간거였음.
교수님이 수업시간에 10번넘게 말했다는데 그걸 흘려들음 ㅋㅋㅋㅋ 스스로도 이해가 안되고 어이가 없어서 병원 가봄... 아니 졸업해야되는데 이런 실수를 한다고? 난 내가 알츠하이머인줄 알았음.

근데 여기다가 글 썼더니 댓글로 두명이나 나랑 똑같은 경험 있더라 ㅎ.. 힘내자 다들..



(3) 남의 말에 엉뚱한 대답을 함.
근데 난 그게 왜 엉뚱한 대답인지 모름 ㅜㅜ

ex. 방학 인턴중에 회사 상사분이 동기랑 나한테
"둘이 원래 동기였는데 , 여기와서 친해졌다면서? " 라고 물어봐서
우리 둘다 술자리를 잘 안가는 성격이라 마주칠일이 없었다는 식으로 대답하려고 "저희가 술을 둘다 못해요. 그래서 술자리같은데를 잘 안가다보니~"라는 식으로 대답했는데

나중에 옆에 있던 동기가 너가 엉뚱한 대답을 했다고 함.
ㅎ..



(4) 약속시간을 병적으로 못지킴.

- 남들은 한 40분전에 출발하면 나는 40분전에 준비함 ㅋㅋㅋㅋㅋ..
- 그래서 고치려고 지랄발광중이다 ㅜ  



(5) 카톡이나 전화오면 안읽고 안받음.
남한테 오는 연락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안들어 나는.  고치는 중인데 이건 좀 고쳐진것 같기도함




결론.
아무튼 여기 처음 온 사람들도 자기 머리믿고 스스로 고쳐나갈 수 있다는 생각하지말고,
  의심되면 그냥 바로 병원가서 상담받아봐랑..


adhd라면 뇌에 문제가 있는거라, 노오력으로는 해결이 안됨.

내가 의사쌤한테 "나 이러이러한점 스스로 고쳐냈다. 약말고 조언달라"고했다가 바로 약처방 받음 ㅎ





+) 추가

콘서타 이틀째인데, 첫날은 엄청 신기했음. 먹자마자 1초? 2초 뒤에 바로 눈이 또렷해짐. 정상인들은 매일 이렇다고? 다른 사람들이 억울하다고 하는 표현이 바로 이해됨 ㅋㅋㅋ

근데 한 10시간쯤 지나니까 (아침9시복용) 피곤하고 눈이 다시 무거워짐.

오늘은 어제처럼 그렇게 드라마틱한 효과는 아니고 걍 졸리지 않아서 좋고 , 시야가 또렷하고 눈꺼풀이 가벼워서 살 것 같다 ㅠ

구럼 다들 안녕~





+)
**수정**

틱 있었던 애들
의사한테 꼭 말해라 제발 ㅜ ㅜ
세번 말해라 ㅠㅠ

ADHD 있으면 틱장애 있을 확률 높음..
나는 초딩때 눈깜박거리는 틱 있었는데
까먹고 콘서타 처방받아서
지금 틱 다시 심해짐 ,
다른 성분으로 처방받아야하니

틱있었던애들, 틱 있는애들은 콘서타 먹으면안됨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