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채널


“뭐~여? 주의력이 뭐 어쨌다구?” 허리가 불편해 누워 계시던 어머니가 벌떡 일어나 앉으시면서 이마를 감싸 쥐셨다. “아니, 내가 친 자식보담도 더 애지중지 키웠는디, 이게 뭔 말이랴…. 아이고 가심이야!” 어머니는 애꿎은 빈 가슴만 치셨다.


퇴근길 집사람의 호출을 받고 급히 귀가한 병철(가명) 씨. 낮에 막내딸을 데리고 병원에 다녀온 집사람은 말문을 쉽게 열지 못했다. 어머니의 한걱정에 조심스레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진단이 나왔어요…”라고 입을 열었다. 날벼락이 떨어졌다.


“어머니 요즘 애들은 이맘때 다 그래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방바닥만 문지르던 병철 씨가 위로의 말을 던지지만 어머니의 한숨은 “후~우!” 땅이 꺼질 것만 같다. 윤정(가명)이는 엄마, 아빠, 할머니가 모두 있어서 그런지 마냥 싱글벙글이다.


출처: [토요 세상읽기]ADHD:우리 아이 자존감 찾기

http://www.daejonilbo.com/news/newsitem.asp?pk_no=945808



----- 제가 구성해본 후속 이야기 -----


싱글벙글하던 윤정이를 보며 흐뭇하게 미소짓던 순간도 잠시, 병철씨(가명 혹은 본명)가 입을 뗀다. "저도 말씀드릴 게 있어요. 사실... 저도 ADHD에요." 집사람과 어머니 모두 입이 떡 벌어진다. "말하려고 했어요. 말하려고 했는데..." "어쩐지 틱이 있을 때 알아봤어야 했어..." 집사람은 갑자기 방에 들어가 짐을 싸더니 부리나케 밖을 향한다. "나 집 나가는 거, 자기 ADHD 때문 아냐. 자기는 좀... 이상해." 


보다못한 병철 어멈이 역정을 낸다. "아니, 남편이 좀 아프다면 옆에서 수발을 잘 들어줘야지! 이게 시방 뭣허는 거여!" 그러자 집사람은 병철 어멈 눈앞에 종이 한 장을 들이민다. "이게 뭣이여...?" "병철씨가 받은 고소장이에요. 커뮤니티에서 험한 짓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이제는 고소 당할 지경에 이르렀어요. 하물며 이번이 처음도 아니래요." 병철 어멈은 뒷목을 잡고 쓰러지고, 병철은 이제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어머니를 부축한다. "어머니, 제발 정신 좀 차리세요...!" 


부축을 받은 병철 어멈이 갑자기 눈물을 글썽인다. "사실, 나 네 어미 아녀... 넌 다리 밑에서 줏어온 놈이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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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응 좋으면 2편도 써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