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 https://arca.live/b/aiart/72194053



낮에는 힘든 공사장에서 노가다판을 전전하며




밤에는 밴드와 함께 작은 공연이라도 참가해 인지도를 조금이라도 높이려는

이 정팔 씨


객관적으로 그는 프로 보컬리스트라고 하기엔 실력이 부족했다.

락의 악마에 사로잡혀 언젠가는 자신의 보컬 능력을 알아 주겠지 하는 헛된 희망을 품고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락에 미쳐 산지 20여 년. 그는 시간만 헛되이 소비했을 뿐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의 이런 대책 없는 모습에 아내 김말자 씨는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기 시작했고 결국 이혼하였다.


이렇게 시간은 헛되이 흘러 그의 나이는 이제 40대가 넘어갔다.

슬슬 아픈 곳이 많아지고 병원 가는 일이 늘어갔다.

그나마도 너무 아파 못 견딜 정도가 되야 병원에 가는 정도였다.

그에게는 병원 이용은 사치에 불과한 것이다. 그는 락 스피릿으로 이정도 아픔은 견딜 수 있다고 애써 자기를 위로한다.

그런 그에게도 나쁜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였다.


이제는 어린 애 티를 벗은 예쁜 그의 딸이 있었다.



"아빠 오셨어요?"

생글생글 웃으며 정팔 씨를 반겨주는 딸

'벌써 시간이 꽤 되었나 보군.. 세은이가 벌써 집에 왔구나.'

"그래 우리 딸 학교 잘 다녀왔어?"

"네에 오늘도 재밌게 잘 지냈어요!"

예쁘고 바르게 잘 자라준 딸만 보면 정팔 씨 얼굴은 웃음꽃이 만개한다.

'내가 딸 아이 하나는 정말 잘 키운 것 같아..  허허 사나이 이정팔 인생에도 행운이란 게 존재 하긴 하는구나'



"우리 딸 학교 생활은 힘든 거 없어?"

"네 잘 지내고 있어요. 친구들이랑도 잘 지내고 있구요. 공부도 열심히 하구는 있는데 생각만큼 잘 안되네요 ㅠ"

"괜찮아 공부가 인생이 전부는 아니니까.. 혹시나 괴롭히는 애들 있으면 말해 내가 지옥의 샤우팅으로

청각을 잃게 만들어 줄테니까 ㅋㅋ"

"후후 알겠어요."


딸과 시시콜콜한 대화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 정팔 씨

정팔 씨는 딸과 식사를 한 후 같이 TV를 보는 중 잠에 들었다.

하루 종일 노가다에서 굴렀던 탓인지 몸이 피곤했던 탓이였다.



알람 소리에 눈을 귀신같이 떴다.

'어휴 또 좆뱅이 치러 가는구나 대충 때우고 가야겠다.'

방문을 열어보니 딸아이가 서투르지만 요리를 하고 있었다.

"아빠 일어나셨어요? 매일 대충 드시고 가시던데 오늘은 제가 준비해봤어요 꼭 드시고 가세요."

환한 웃음으로 정팔 씨를 맞아주는 딸아이

딸아이가 만든 것은 계란말이 하나였지만 정팔 씨는 그 어떤 반찬보다도 맛있게 먹었다.

"세은이 덕분에 아빠 오늘 힘 난다. 우리 딸 오늘 좋아하는 빵집에서 아빠가 쏜다."

"고마워요 아빠 그 빵 먹고 싶었는데 기대할게요!"


딸아이가 차려준 훈훈한 밥상을 든든히 먹고 인력소로 가는 정팔 씨





"어이 이 씨 오늘 기분이 좋아 보이는데?

"하하 오늘 딸아이와 데이트 하기로 해서 ㅎㅎ"

"그런가? 우리 딸도 자네 딸 반만 따라갔으면 좋겠구만 이 년은 애비 속만 썩이고 하.."

"제가 그래도 딸 복 하나는 확실히 있는 거 같습니다."




학교를 가는 정팔 씨의 딸

집에서의 모습과 다르게 기분이 매우 언짢아 보인다.


왜 그런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