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네이버피스키퍼 대표 강철진입니다. 


먼저 이렇게 이른바 업자가 글을 올리는 것이 적절한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글이 문제가 된다면 운영진께서 삭제해주셔도 괜찮겠습니다. 

최근 저희 샵이 수입을 시작한 옵틱제품의 "가격"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는 제보를 지인에게 받아, 이렇게 처음으로 사장입장으로 글을 올려봅니다. 소비자입장에서 특정업체에 대해 자유로운 평가와 의견이 활발히 오가는 것은 저희도 환영하는 일입니다만(덕분에 저희 피스키퍼도 꾸준히 해올 수 있었습니다), 자유로운 비판을 넘어선 오해와 억측을 올리는 일부 이용자에 대해서는 저희도 심히 유감이어서, 있는 그대로 저희 상황을 말씀드리고자합니다(피스키퍼가 그동안 유독 신비주의컨셉을 유지하긴 했지요^^;;)


1. 사업자와 개인이 특정제품을 수입하는데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동안 궁금하셨을 내용일 것 같아, 2년차 초보업자로서 솔직하게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개인이 직구하는 중국내 소비자가격과 국내가격을 단순환산하여 마진율을 추산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사실 이 분석은 반만 맞습니다. 

어떤 제품을 수입해서 판매할 경우 통상 최종소비자가격의 마진이 20-30%가 적정하다는 의견들을 많이들 주십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에어소프트용품이 아닌 일반적인 공산품(특정매니악수요가 아닌 일반 시민의 수요가 충분히 많은 생활용품 등)이라면 샘플을 자유롭게 받아서 평가하고, 한번에 컨테이너로 수백 수천개를 수입할 수 있으니 가능합니다. 물론 업자들의 노력여하에 따라 에어소프트용품도 그런 마진율을 충분히 만들 수 있습니다. 즉 <악성재고가 남지 않고 회전율이 빠르며, 자금투입이 클 수 있다>는 전제하에 가능합니다. 


피스키퍼를 그동안 이용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희 샵은 특정브랜드의 국내총판도 아니며, 현재로서 도매영업을 하고 있지도 않고, 오로지 네이버스마트스토어 단일채널로 소수의 매니아 고객님들께만 상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 만큼 자본금이 큰 "업체"수준도 되지 못하며, 그저 일개 자영업자 수준에도 아직 못미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한달에 판매하는 제품의 수량은 기본적으로 많지 않은 편입니다. 네이버 리뷰가 많이 작성되어 누적된 편이기 때문에 실제판매량이 많은 것처럼 느끼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리뷰가 많이 달리는 것은 저희 가게 특유의 빠른구매확정 독촉 때문이지 실제 판매량이 많기 때문이 아닙니다 ㅠ.ㅠ


아무튼, 그렇게 조그만 가게이다보니 새로운 제품을 수입하는데도 주저하게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 제품이 잘 팔릴 것 같다라고 섣불리 판단하고 한번에 100개, 200개를 발주하게되면 해당 제품이 다 팔릴때까지 자금회전이 묶여버리기 때문에, 다른 제품을 더 구입하고 싶어도 구입하지 못하게 됩니다. 저는 이 부분을 성장단계에 있는 모든 자영업자가 겪게되는 공통적인 딜레마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가령, 제가 어딘가에서 1억, 2억 쯤 되는 자금을 투자받아 "돈을 깔아놓고" 속편하게 장사를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그런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아쉽게도 그런 상황이 아닌 상태에서 오직 고객님들께 판매한 제품에서 회수한 원전과 마진을 새로운 제품을 구입하는데 재투입하는 것만으로 성장해왔기 때문에 이 부분은 저희도 항상 고민이 되는 지점입니다. 


이런 상황인지라, 옵틱제품은 수입통관이 안될 수도 있는 미지의 영역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샘플을 받아보지 않는 이상 상품 품질에 대해서 확인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더더욱 한번에 많이 사오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까놓고 말씀드려서 이번에 최초수입한 옵틱제품들 품종별로 20개 혹은 30개씩만 들여왔습니다. 규모가 크지 않은데 스페셜오더인탓에 중국내 그 어떤 딜러도 저희에게 도매가로 제품 주지 않습니다. 소매가로 구입했으며, 수입과정에서 관세와 부가세가 18%가 부과되었습니다. 총포협회 검사비용으로 각 모델별로 XX만원이 지출됩니다. 중국내 스페셜오더 발주-한국수입통관-총포협검사-통관허가후 저희가 수령하기 까지 2개월이 소요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특정모델의 경우 국내법규에 부적합하여 몰수폐기처분되었습니다(원가 XXX만원 정도 몰수당했습니다). 2개월 동안 저희는 통관이 될지 안될지도 모르는 상대적인 고가의 제품에 가게운영에 필요한 큰 현금이 묶여있게 됩니다. 우여곡절 끝에 모델별 샘플 30점이 들어와서 충분히 상품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정비 후 판매하였습니다. 이후 발주분부터는 수량을 더 늘려서 수입을 하게 되겠지요? 언젠가 저희가 한번에 수백, 수천점씩 수입할 수 있는 규모가 된다면 당연히 소비자가격을 더 낮출 여지가 있습니다.    


옵틱제품의 경우 취급이 까다로운 제품인지라 수입통관과정이 복잡하기도 하였습니다만, 옵틱이 아닌 다른 에어소프트용품도 마찬가지입니다. 개인이 직구할때도 세관에서 적발되어 각종 소명자료를 요구하는 사례를 많이 보셨을 것입니다. 개인의 경우 운이 안좋으면 걸리는 것이지만 사업자 수입건에 대해서는 원산지표기문제, 관부가세, 수입신고성실도 등 개인이 직구하는 것보다 훨씬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미는 것이 관세청이라는 조직입니다. 옵틱 외의 다른 제품들도 통관 문제로 부대업무가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즉 개인이 직구하는 것과는 다른 규모의 비용이 추가적으로 소요됩니다. 여기서 비용이란 단순히 원가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해당 업무를 처리하는데 들어가는 수입업자의 노하우, 인건비, 역량 등 무형의 재화까지도 모두 포함을 한 것을 말합니다. 무역과 장사라는 분야가... 비트코인 사고 파는 것처럼 손가락 몇번으로 틱틱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원가를 속시원하게 공개하고싶습니다만 제품의 단순가격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분들이 유추하고 계실 것이며, 제 입으로 구체적인 소요비용을 공개할 경우 저 말고도 국내에서 에어소프트용품을 수입판매하시는 다른 업체에 대한 또 다른 억측이 재생산될 것이 걱정되어, 공개하지 않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2. 즉, 옵틱제품의 가격은 피스키퍼에서 기존에 판매하던 제품들과 다른 방식으로 책정되었습니다. 

제품 특성상 국내수입후 저희쪽에 들어와 "상품화"과정을 거치는데 다른 제품에 비해 3-4배의 시간이 추가로 투입됩니다. 이 또한 비용이라는 점을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직구해서 받은 상태 그대로 소비자에게 토스만해드릴 수 있다면 구매대행수수료정도만 받는 것이 인지상정이겠지요. 저희 가게를 이용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습니다만 가끔씩 실수가 있긴 하여도 제품 검수와 재포장 등에 상당히 많은 공을 들이는 편입니다. 또한 판매가 불가능한 수준의 기능불량이 10점 당 1점 정도 발생하고 있으며 제품 특성상 개봉해서 수리 후 리퍼로 판매하기도 불가능해서 저희도 그냥 폐기처분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도 다 손실로 잡히고 원가에 반영이 됩니다.  

또한 옵틱제품은 현재 시중에서 다른 제품을 판매하는 타 수입업체, 총판이 많이 있고 건샵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분들이 수입하시는 규모는 저희와는 차원이 다른 수량으로 제가 어렴풋이 알고 있습니다. 수량이 많아지면 당연히 원가가 낮아집니다. 당연히 마진율을 낮춰도 됩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저희도 충분히 문제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다만 그런 상황에서 옵틱과 같은 품목을 과도한 가격차이로 자극하게 되면 자세히 말씀드리기 힘듭니다만 기존 생태계에서 저희가 불이익을 받는 부분이 있습니다. 

제품의 상품화에 투입되는 갖가지 부대비용과 더불어, 자금회전의 어려움, 세관통관의 불확실성, 불량률, 판매 이후 혹시 모를 불량발생 등등 갖가지 판매상의 리스크를 고려할 때 국내에서 저희가 판매하는 제품 가격이 과도하게 책정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만약 단순 원가대비 2-30%의 마진을 봐야한다면 저희같은 작은 규모의 가게에서는 이런 제품은 취급이 힘듭니다. 


3. 피스키퍼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방식은 단순 마진이나 시세차익이 아닙니다. 

가게 규모가 노출되면 타 업체의 공격을 받는 경우가 있어, 커뮤니티를 통한 영업활동조차 없이 조용히 지내왔습니다만 오해와 억측이 누적되는 것을 지켜만 볼 수 없어 마지막으로 한 말씀 드립니다. 

지금의 피스키퍼는 사장과 직원 1명 단 둘이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직원은 주로 포장과 발송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신제품 서치, 발주, 중국 셀러와의 의사소통, 그리고 가장 중요한 고객님들과의 의사소통 등 가게의 모든 업무를 사장인 제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일의 양을 떠나서 일의 종류를 볼때 2-3명 이상의 몫을 혼자 해내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직원 2명 정도가 더 있고 급여(고정비)를 지출해가며 경영해야하는 상황이 맞는데요. 그렇게 운영해서는 지금의 가격에 맞춰 저희 상품들을 판매할 수가 없습니다. 저희같은 작은 규모에서는요. 그것을 알기 때문에 버티고 버티며 운영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른바 국건으로 일컬어지는.. 일부 이용자들께서 문제를 제기하시는 대형총판의 경우 축적된 자본을 기반으로 보다 자유로운 경영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앞으로도 그분들하고 비비겠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고,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제품을 소개하고 필요하신 분들께 판매할 뿐입니다. 제 부족한 역량에도 불구하고 이만큼이나 고객들의 믿음과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차고 넘친다고 생각을 합니다. 

직수입-직판매 구조에서 오는 유통비용의 절감, 최대한 자세하고 솔직한 상품설명, 빠르고 튼튼하고 깔끔한 배송이 제가 처음 장사를 시작할 때 목표로 삼았던 부분이며 이것이 곧 피스키퍼가 만들어낼 수 있는 최대의 부가가치다라는 신념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글이 길어졌습니다만, 제가 설명해드릴 수 있는 최대한 설명을 드렸다고 생각합니다. 

옛 에어소프트갤러리 시절부터 현재는 아카라이브까지 이어지는 이 곳이 국내 에어소프트 문화에 대해 가장 역동적으로 비판과 토론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입니다.

저 또한 현재는 취미커뮤니티활동을 지양하고 있습니다만, 과거 에어소프트 뿐 아니더라도 다양한 취미 분야에서 커뮤니티활동을 한 적이 있고 그 때마다 매번 상처를 많이 받아왔습니다. 사실을 말해도 사실로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우호적인 의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더라도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분들이 보통 적극적으로 여론을 개진하시기 때문에, 누적된 댓글이나 글만으로 그것이 전체의 여론이다라고 오해하게 되는 일들이 구조적으로 많이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그러한 갈등 그리고 그것을 바로잡는 과정을 통해 어느 사회든 발전을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 대해서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한 발짝 멀리 떨어져서 전체를 바라보는 시선, 저는 그것을 통찰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아무리 솔직하게 말씀드린다고 하여도 "저건 업자 말이니 믿으면 안돼" 라는 색안경을 끼고 또 다른 시나리오나 나름의 "반박근거"를 앞세워 비난하는 분들 여전히 있으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또한 제가 어찌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한계겠지요.  


제가 이 글을 올림으로써 커뮤니티 내에서 또 다른 분란이 발생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며, 저희 피스키퍼는 지금까지 해왔던 저희만의 원칙대로 꾸준히 노력하겠습니다. 댓글이 달린걸 보게되면 저 또한 사람인지라 마음이 편치 않아 영업활동에 지장을 받을 것 같아, 특별히 다시 들어와서 댓글을 보지 않으려고 합니다. 쌍방향 소통을 기대하신 분들이 계시다면 미리 사과드리며, 좋지 않은 시국입니다만 모두 안전하고 즐거운 취미생활 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저희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앞으로도 응원하겠습니다. 



2021. 3. 10.

네이버 피스키퍼 / 케이씨글로벌트레이딩

대표 강 철 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