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안밝힐게


14살에 중학교 1학년 올라가서 새로 반이 편성되었어


보통 학기초반에 선생님께 넥타이나 양말 롤케익 이런거 선물하는건 지금도 그런진 모르겠지만 우리땐 그랬거든

그 중에 촌지 줄 사람은 거기 슬쩍 끼워서 주고


암튼 우리어머니는 엄청 강직한 성격이셔서 그런거 없이 그냥 손수건+양말 선물세트 하나 나한테 주시고 담임 가져다드리라고 하셨어. 학기초 학부모초청회 당시에 학교 시간이랑 어머니 업무시간이랑 겹치기 때문에 올 수 없었거든.


담임 선생님은 분명 나한테 잘 해주셨는데, 학부모 초청회 이후로 나한테 점점 쌀쌀맞아지더니 사소한거가지고도 트집잡히고 기합받고 그랬어.

어린마음에 뭔지도 모르고 걍 내가 잘못했구나 하고 혼나고 울고 그랬는데


하루는 종아리에 피멍 잔뜩 들정도로 맞고 집에왔어. 평소엔 학교에서 혼나도 부모님께서 '선생님께서 다 너를 위해서 혼내시는거다' 하고 넘어가셨는데, 종아리에 피 줄줄 흐르는 자국 있는대로 왔는데 아버지가 심각하게 여기시게된거지. 아버지는 해병대 출신이시고, 엄한 성격이었지만 그래도 자식이 맞고왔는데. 

뭐때문에 혼났는지 물어보셨고 아버지는 어머니께 전화드려서 어머니께서 빨리 퇴근하시고 내 상태를 보셨어.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내가 혼난 이유는 선생님이 나를 부르실때 대답을 늦게해서였던걸로 기억해


다음날 어머니께선 직장 휴가내시고 학교로 찾아오셨어.

우리 담임선생님이 있는 교무실로 찾아가셨어.

그리고 담임선생님이 아니라 학년부장선생님, 교감선생님이랑 먼저 인사를 했어.


경북대학교 윤리교육과. 사범대 동기, 선배시거든.


응. 우리어머니는 다른 중학교 선생님, 그것도 고참 선생님이셔.


담임은 우리어머니보다 8년정도 후배였고. 같은 대학교.


학년부장은 모르겠고 교감은 우리어머니랑 비슷하게 강직한 성격이어서(학생들 사이에서도 엄하지만 좋은 선생님이라는 평가가 많았어.)

난리가 났고, 그 촌지를 받은 선생님은 당연히 기존에 받았던 촌지들 모조리 조사하고 토해내고 교육청에서 징계를 내렸다는걸로 기억해. 그 다음해에 타 학교로 발령되었어. 


하지만 결국 형사처벌은 안받았지. 



90년대생 이후 챈럼들아. 요즘엔 촌지 받는선생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