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1학년때 일임. 그때가 겨울방학이었는데 친구가 갑자기 쓰러져서 입원을 하게됐음. 소식 듣고 그날 밤 10시쯤 바로 병원 달려갔고 이미 병원에서 반나절 지낸 친구놈은 괜찮아졌는지 나 보고 헤실거리더라. 이놈 쓰러진 이유가 과로였는데, 솦붕이들은 과로해서 쓰러지지 말고 몸 잘 챙겨...


아무튼 치킨 시켜서 같이 먹고, 새벽 2시쯤에 병원에서 나옴. 그런데 ㅅㅂ 작은 병원이라 그런가 근처에 택시가 없음ㅋㅋㅋㅋ 그래서 걸어서 15분정도 거리에 있는 역까지 걸어가기로 함.

그 병원이 번화가에 있었고, 근처에 지방 법원건물 있는데 번화가 조금만 벗어나니까 밤에는 ㅈㄴ 어둡더라. 가로등 일부는 안켜져있고, 건물 형광등도 거의 다 꺼져있고 간판불밖에 보이는게 없었음. 가끔 은행업무 보러가는 장소 근처였는데 밤에 오니까 분위기가 360도 달라져서 정말 오싹했었음.

한 5분정도 걸었나? 횡단보도에서 신호대기 하고있는데 반대편 도로 너머에서 어떤 남자랑 눈이 마주침. 인상이 뭐랄까, '아 이사람 중국인같다' 느낌인 인상인데 나를 뻔히 쳐다보는거야. 그러더니 갑자기 차도를 대각선으로 가로질러서 나한테 ㅈㄴ 뛰어오는거임. 인간이 위험을 감지하면 초인적인 힘을 발휘한다고 하는데, 0.1초도 안되어서 바로 등돌려서 도망가기 시작했음. 그냥 ㅈㄴ 무섭고 ㅈ됐다는 느낌밖에는 안들어서 이어폰 떨어뜨린지도 모르고 계속 뛰었어. 몸에서 아드레날린이 솟구쳤다는 표현밖에는 묘사할 방법이 안떠오르네.

그렇게 계속 뛰다가 앞에 불켜진 편의점 보이길레 그대로 뛰어들어감. 내가 급히 뛰어들어가다가 자빠지는거 보고 알바생이 나 부축해주고 자리에 앉힘. 무슨 일이냐고 물어봐서 내가 겪은일 말해줌. 어떤 남자가 ㅈㄴ 쫒아와서 그냥 무작정 도망쳤다고.

말 더듬거리면서 말 끝내니까 알바생이 음료 하나 가져다주길레 그냥 마심. 알바생이 옆에 앉아서 이야기를 꺼내는데, 이 일대에서 실종사건이 종종 발생했다고 함. 외국인끼리 서로 강력범죄 저지르는 경우도 생각보다 흔해서 동네 분위기가 좀 흉흉했다고 하더라. 밤에 편의점 근처에서 어슬렁거리다 사라지는 수상한 사람들 많으니까, 절대로 새벽에는 돌아다니지 말라고 조언해줬음. 고딩때도 가끔 쇼핑하러 오는 장소 근처라 밤에는 이렇게 위험할지 상상도 못했었는데, 알바생 말 듣고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아서... 그냥 너무 무서웠어.

그렇게 편의점에 10분정도 앉아있다가 콜텍시 불러서 집으로 갔음. 이때 내 표정이 안좋았는지 택시기사님도 무슨 일 있냐고 물음. 편의점에서 한거랑 똑같은 예기 했더니, 비슷한 사례 생각보다 많으니까 그냥 콜택시 불러서 가는게 안전하다 하심.


대한민국이 치안 강국이라고는 하지만 완전히 안전한건 아니라는걸 각인시켜준 충격적인 경험이었음. 솦붕이들도 가급적 새벽에는 돌아다니지 않기를 바래. 혹시 경기도 안산사는 솦붕이들 있으면 절대 새벽에는 돌아다니지 마. 이미 알고는 있겠지만 외노자들 범죄 자주 일어나는 동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