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머가기 전에 같이 서바뛰던 형한테 들은 이야기임


여느때처럼 야산에 만들어 놓은 필드에서 게임을 뛰고 있었음.


팀 방침대로 2인 1조로 나뉘어서 이동을 했고, 우회하던 도중 적과 마주쳐 같이 가던 한명이 교전 중 전사, 그 형 혼자 남음.


전사한 동료는 세이프존으로 가버렸고, 형 혼자서 계속 적진으로 가고 있었음.


그런데 갑자기 저 멀리에서 파란색 옷 입은 젊은 남자가 보인다는 거야.


그 형이 말하기로는, 필드를 만들 때 일부러 등산로에서 거리가 떨어진 곳에 만들었다고 함. 혹시나 등산객이 와서 눈먼 빕탄 맞고 다치는 사태가 벌어지면 안되니까. 서바이벌 게임중이니 들어오지 말라는 팻말도 필드 외곽에 꽂아놨고.


아무튼 산에 놀러온 사람인이 잘못 들어온걸로 판단한 형은 '여기 계시면 안되니 어서 나가라'라고 소리쳤음.


그런데 젊은 남자는 그걸 못 들었는지 그냥 멀뚱멀뚱 서 있음. 가까이 다가가려고 걸음을 옮기자 그 남자도 걷기 시작했고, 결국 못 따라잡고 놓쳐버렸데.


민간인이 필드를 떠돌고 있는 상황이라고 판단한 형이 팀장에게 연락해서 게임을 중지시킴. 곧 팀원들을 세이프존으로 집결시켰고, 흩어져서 그 남자를 찾기 시작했어. 어서 내보내고 게임 재개해야 하니까.


그런데 2시간이 넘도록 필드를 뒤졌는데 아무도 못 찾았다는 거야.


충분히 수색 할만큼 했다고 생각한 두 팀장이 서로 토의해서 민간인이 필드 밖으로 나갔다고 결론지음. 그렇게 게임은 다시 진행되었다고 함.


그런데 다시 게임을 재개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중단됨. 이번에는 상대 팀에서 평상복 차림의 누군가를 봤다는거야. 그것도 2명이나.


그렇게 다시 팀원들을 모아서 필드를 수색하기 시작함. 하지만 이번에도 양측 팀원들을 제외한 그 누구도 찾을 수 없었음.


슬슬 해가 저물 시간이 다가오기도 했고, 뭔가 이상하다 싶어서 그날 게임은 해산했어. 오랜만에 게임뛰러 나왔는데 산만 뒤지고 끝났으니 스트레스 오지게 받았다고 함.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그 필드 인근이 5.18사태 이후 계엄군이 시체를 암매장한 장소였다고 함.


그날 게임 뛰었던 사람들은 죄다 충격에 빠졌다고 했어. 남의 묘지 위에서, 그것도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이 묻힌 땅에서 서로 총질했던 거잖아.


이 사실을 알게 된 팀원들은 필드를 철거했고, 고인들에게 사과하는 뜻에서 간단하게 제사를 지내고 다시는 근처에도 안 갔다고 함.


본인 서바뛰다가 쉬는 시간에 들은 이야기인데 지금까지 들은 괴담중에 꽤나 소름돋는 썰이었음.


진짜인지는 몰?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