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님이여
뼛속까지 스민 찬바람 견디다 못해
홀로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까

하늘도 슬퍼 비를 뿌리던 날
쓸쓸히 먼 길 떠나십니까

원망, 미움 내려놓았으니
홀가분하시련만
이제 가면 언제 다시 오시렵니까

혹 다음 생 오시거들랑
부디 살벌한 짓거리 정치는 말고
바람 따라 자유하는 시인이 되소서

추모의 시, 손희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