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몇 개 생각나네.


땡볕에 현역 조교들 고생하는 거 짠해서 음료수랑 아이스크림 몇 개 사다가 나눠줬던 거.


부대 대위랑 일병 조교가 뭘 잘못 처먹었는지 각개전투 교장에서 대위는 반말 찍찍하면서 소리지르고 조교는 유격 조교가 올빼미들한테 하듯이 하길래 거기 예비군들 단체로 훈련 보이콧하고 분위기 험악해졌던 거. 끝나고 민원 넣었는데 나만 넣은 게 아니었는지 다음 년도 훈련부터는 둘 다 안 보였음.


어디였는지 기억은 안 나는데 웬 미친 놈 하나가 예비군 훈련 중에 총기 난사하고 자살해서 그 뒤부터는 총기 체인에 걸고 삽탄부터 기능 고장 처치, 표적 회수 등등 방아쇠 당기는 거 빼고는 전부 조교들이 했던 거.


예비군 훈련 참관한다고 연대장인가 뭐시깽인가 온다고 했는데 이 인간이 늦게 와가지고 추운 날 계속 서서 기다리다가 늦게 온 연대장한테 대열에 있던 예비군 중 하나가 왜 늦었냐고 따지는 걸 시작으로 다들 거기 동조해서 뭐라고 하니까 연대장이 원래 하려던 말도 못 하고 급히 자리 피하던 거.


예비군 훈련 가느라 수업 빠졌는데 여교수 하나가 유고 결석 처리 안 해 주고 클레임 넣어도 고집 부려서 그 강의 듣던 남학생들 단체로 고발 직전까지 갔던 거.


예비군 중 몇몇은 여비 받은 거 조교들 맛있는 거 사 먹으라고 그냥 주고 오고 그랬는데 뭔 부대 방침이 새로 내려졌는지 언젠가부터 현역들이 받으면 안 된다고 큰일난다고 손사레 치던 거. 아니, 그거 얼마나 한다고 애들이 그걸 못 받게 하나, 그래...


한 번은 마일즈 주고 모의 전투 시키길래 같은 분대 아저씨 하나가 교장을 뺑 돌아서 상대편 본진으로 가서 스폰킬하고 "이러면 되는 거 아녜요?" 시전해서 우리 분대는 훈련 일찍 끝났던 거. 차도 태워 주고 졸라 고마웠다, 진짜.


사격은 지금도 그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