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일본 지인한테 중학생 아들내미 참고서 보내준다고 우체국 가서 EMS 보냈는데 짧은 헤프닝이 있었음



나야 뭐 평소 우체국 회원가입해서 업무상 이런저런 제품 보내기도 하고 EMS보내기도 해서 사전에 다 등록해서 접수처에 갖다 주고 3분만에 끝났는데...


사람들 많은 가운데 고객용 필기 데스크에서 체구가 작고 허리가 굽은 할머니 한분이 커다란 EMS상자를 놓고 씨름을 하고 계시더라...  이날따라 청경이나 도움줄만한 사람은 주변에 잘 안보이고...손님도 많고...그래서 그냥 내가 가서 도와 드림(오지랖T.T)


미국에 있는 손녀한테 이런저런 물품 보내시는데 송장쓰시는게 너무 힘들어 하셔서 주소 적어드리고 HS 코드 검색해 적어 드리고

접수처에 접수하시라고 알려 드림. 


할머니께서 너무 고맙다고 하시면서 연신 고개를 숙이고 인사를 하셔서 내가 좀 황망했는데...


갑자기 옆에서 웬 중년 아저씨가 나한테 와서 EMS송장을 내밀면서 좀 적어 달라네 @@


딱 봐도 나이 60 정도 밖에 안되는 양반이 걍 나한테 "이봐 나도 좀 적어줘요" 이러는데 순간 벙 쩍었음 



내가 경비원이나 청경으로 보였나? 두리번 거리다가 그냥 "우체국 접수처에 문의 하세요 제가 바빠서 "


이러니까 대뜸 " 아니 누군 써주고 누군 안해주냐고" 궁시렁 궁시렁..


나도 황당해서 할머니가 연세가 많으시고 몸도 불편하신거 같아서 어머니 생각나서 내가 개인적으로 도와드린거고 아저씨는 직접 하시던지 여기 청원경찰이나 아니면 직원한테 문의 하시라고 대답했는데...


오늘의 하이라이트...이 아저씨 왈 " 내가 나이가 오십이 넘어서 이런거 잘 몰라" T.T


해도 해도 너무한다 싶어서 나두 대답함 " 나도 나이 오십 넘은지 몇 년 됐수다 나이 먹은게 벼슬은 아니잖아요? 젊은 애들한테 그렇게 이야기 하지 마쇼" 이러고는 그냥 뒤도 안돌아 보고 나옴


평소 쓰고 다니던 모자랑 청바지 차림이라 어리게 봐준게 고맙긴 한데... 좀 많이 씁쓸하더라...



T.T


문득 이 짤방이 생각 남




T.T   난 가급적 뻔뻔해 지지 말아야 겠다 


미안... 황당한 일을 겪어서 지나가던 꼰대가 몇 글자 적어봄


쯧쯧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