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들어와서 처음으로 연애란 걸 해 봄.


5년 동안 잘 사귀다가 갑자기 얘가 별안간 사랑하지만 연인 관계로는 더는 있고 싶지 않다면서 만남, 연락 전부 차단.

멘붕 와서 한 학기 통째로 방황하고 있는데 당시에는 친한 단대 후배였던 지금의 아내한테 고백을 받음.


그렇게 다시 연애를 시작한 지 한 일주일 됐나, 갑자기 전여친 엄마한테서 전화가 옴.

나를 자기 아들처럼 생각해서 돌봐 줬는데 어떻게 자기를 감쪽같이 속이고 자기 딸한테 그럴 수가 있냐고 함.


뭔 소린가 해서 듣고 있으려니까 전여친이 내가 자기와 연애하는 내내 자기를 가스라이팅하고 성폭행 내지는 강간했다고 함.

지금 생각하면 그때 뭐라고 말이라도 했어야 했는데 그땐 너무 황당한 나머지 벙쪄서 저쪽이 전화 끊을 때까지 그냥 말없이 듣고만 있었음.


세월이 좀 지나서 결혼도 하고 잘 살고 있던 차에 대학원에서 학부 시절 후배를 만남.

얘가 갑자기 전여친 소식 들었냐면서 하는 얘기가 졸업하고 빌빌대다가 어찌저찌 결혼을 했는데 뭔 짓을 저질렀는지 이혼 당하고 본가에서도 쫓겨나서 알바 전전하고 있다고...


별로 궁금하지도 않고 알고 싶지도 않은 소식 알려 줘서 더럽게 고마우니까 밥은 네가 사라고 함.


만약 살면서 어쩌다 마주치게 되면 다른 건 모르겠는데 왜 갑자기 그렇게 일방적으로 관계를 끊었고 마무리도 그딴 식으로 더럽게 했는지 이유나 알자고 물어보고는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