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나 빅웨이브, 구스 IPA, 필스너우르켈, 인디카 IPA, 홉고블린 등등
흔하게 구해지는 수입맥주중 맛난거로 원탑 꼽으라 해보면
꽤나 쓴맛나는 것들이 많아 쓴맛에 익숙하지 않으면 주류커뮤니티 픽 믿고 샀다가 고생할 수 있으니,

저번에 누가 쓴맛 안나는 맥주 뭐 좋냐 물어본 댓에 쓴 내용 복기할 겸 적어둠.

아, 나는 올드 라스푸틴까지는 힘들어도 기네스 안주없이 쌉가능이라 쓴맛 문제없음

- 보통 마트에서 왕창 파는 맥주들이 좀 호불호 갈리는 쓴맛을 왕창 덜어낸 것들이니 그냥 할인하는거만 사와도 평타는 친다.
모르겠으면 점원한테 "라거 주세요."
또는 "뭐가 잘팔려요?" 하면 됨

모든 라거가 다 안쓴건 아니지만
제조공정과 맥주 역사상의 문제,
그리고 더더욱 쓴맛을 내놓으라 외치는, IBU에 집착하는 맥덕변태들의 애일 선호사상 등이 맞물려 일단 라거 달라고 했을때 변태적인 쓴맛을 경험할 가능성이 낮아.
그리고 기본적으로 젤 잘팔리는건 오래전부터 미국식 부가물 라거였기 때문에
잘팔리는거 달라 하면 열에 여덟은 입고를 많이해서 많이 남은 라거 집어주고
나머지 둘은 제일 잘 팔리는 라거 집어줌


- 쓴맛 단위가 IBU인데,
필스너우르켈이 33ibu
하이네켄이 19ibu
호가든이 15ibu
아사히 슈퍼드라이가 11ibu
하이네켄 실버가 10ibu
칼스버그가 8ibu라 하니까
상대적으로 어느정도 쓴지 감이 오겠지

하이네켄만 해도 써서 못먹겠다는 사람 자주 봤으니
하이네켄 써서 못먹겠다 싶은 수준이라면
괜히 기네스, 필스너우르켈, 구스IPA 등등 쓴거로 유명한 종류 사왔다가 한입먹고 다 버리지 말고 구매 전
"맥주이름" IBU
라고 구글링해서 얼마나 쓴놈인지 알아보고 사는게 좋아

- 수도원맥주, 트라피스트 애일 전체
바틀샵이나 맥주 취급하는 와인샵에는 꼭 있고, 수입맥주할인점에는 없을수도 있고, 마트에서는 가끔 보이기도 하는 녀석.
그냥 보이면 서너병 집어오는걸 추천

벨런스 잡혀서 탄산이 평소 흔하게 먹는 라거맥주보다 약하다 싶지만 몰트, 홉, 효모향이 뭐 하나 아쉽지 않게 꽉 들어차있고
보리향이랑 단맛이 직관적으로 나서 마시면 배 부르면서 든든해
갠적으로는 로슈포르 자주 사먹어서 로슈포르8 추천하는데
이건 쓴 맛 좋아하든 싫어하든 먹어보고 나면 맥주맛에 기준이 좀 생기는, 경험해보면 그 전에 시도 못해본 장르에 용기가 생기는 맥주라 누구라도 꼭 먹어보길 바람

- 듀벨 벨기에 스트롱 애일
꿀 향기랑 꽃향기, 과일향이 많이 나고 효모 맛이 강한. 엄청 탄산감 쎄서 처음 따르면 흘러넘치는게 통과의례 같은 맥주고
마트에서 작은병 하나 정가 5300원, 잔세트 4병짜리 2만원 정도에 파는걸 가끔 볼 수 있으니 이것도 보이면 사서 먹어보는게 좋음

- 로스트코스트 탠저린 위트 에일.
비슈누 신이 아즈텍 피라미드 위에 앉아있는 모습을 피카소가 그레피티로 그린듯한 라벨으로 유명한 인디카 IPA(이미지에서 오른쪽)가 이 회사 간판맥주인데,
IPA로만 유명한 회사는 아니라 포스커터랑 그레이트화이트(왼쪽) 탠저린위트(가운데)도 맛있어.
 기본적으로 귤 과즙이랑 시트러스 오일 들어간 밀맥주라
1664보다 덜 진하고 더 달고 훨씬 고급스러운 맛이 나는데
이것 역시 보이면 시도해보자
네캔만원 맥주들 두배쯤 되는 가격에 반 좀 더 되는 양이니까 따지고보면 4배 비싼 맥주인건데
돈값함

- 1664 크로넨버그 블랑.
이게 오렌지 껍질 들어가서 상큼하고 주스같이 넘어가는 맥주로 유명한데,
실제로 주위에 맥주 쓰다고 싫어하는 지인 왈 타이거 라들러 수준으로 술술 넘어간다고
그래도 일단 맥주는 맥주니까 맥주향은 좀 난다

- 드레곤스 밀크
이걸 찾아마실때쯤 되면 이미 주류커뮤니티 유입가이드글 보고 맥주 골라 마실 레벨은 진작에 지났을거같지만,
30ibu임에도 몰티함이 강해 초콜릿우유 마시듯 술술 부드럽게 넘어간다는 맥주고
버번위스키 만든 배럴로 숙성하는 재미있는 배경도 있으니
보이면 꼭 집어와
마트에서 공식적으로 판다고는 하는데 보이지 않는게 문제지만

- 뉴잉글랜드 IPA 또는 Hazy IPA

내 장담하는데, 쓴맛때문에 맥주 안먹고싶다는 뉴비가 이것까지 구해 마시면 그건 와인이나 위스키, 칵테일로 이미 딥하게 들어간 중고뉴비다

홉의 쓴 맛을 거의 내지 않고 향은 더 내어주기 위해 드라이 호핑을 두번 한다더라, 효모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캔에 넣기 전에 필터에 걸러내지 않는다더라,
맥아와 홉, 효모만으로 맥주인데 사과주스처럼 과일향이 난다더라 하는 이야기들은 위에 있는것들 먹다가 나중에 맥덕이 되면 알게될거니

제조일자 봐서 한달 이상 지나지 않은 뉴잉글랜드 IPA를 우연히 마주친다면 구매를 고려해보고
제조일자가 2주일 이내인 뉴잉글랜드 IPA라면 반드시 사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다음날 마셔보길 적극 권해본다

- 산토리 호로요이 츄하이
맥주도 아니고
한국 수입가격은 일본 현지가격에 세금이랑 마진 합쳐서 200% 넘게 붙인 바가지 잇빠이 쓰는 술이고
도수도 낮아서 아침식사에 두어 캔 곁들여도 될 정도지만,
진지하게 RTD 칵테일 캔으로 나온것중에 90%는 호로요이 복숭아맛 선에서 정리되다보니
기왕 안 쓰고 맛있는 술 찾는 김에 맥주 살때 한두캔 같이 사와서 마셔보라고 추천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