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EV-4 공정존속]




♪천둥 소리를 들었니?

♪비는 커튼이 되어, 산을 가려버렸고

♪누가 날 이 길로 이끌었는지

♪난 진작에 잊어버렸어

♪먼 곳에 있는 붉은 구름아

♪날 고향으로 데려다 다오




__


10:37 A.M. 날씨/구름 많음

시라쿠사 재앙 비다발 구역,황야,어떤 숲 속의 작은 집



버메일: 음......?

버메일: ......


???: 이미 노래 소리를 들었다, 숨어봤자 소용 없어, 내게 악의는 없다.


버메일: ......모든 망나니들이 그런 소리를 하곤 했지, 결국엔 항상 피를 보게 되지만 말이야.


???: 망나니? 왜 그런 용어를 쓰는지 모르겠군. 나는 라테라노 공증소의——


버메일: 닥쳐! 넌 날 속일 수 없어!


버메일: 잡았다!


???: 아니.


버메일: 엥?!


???: 실례했군.


???: 목표가 창문을 넘어 도망갔다, 반응이 상당히 빠르다.

???: 환경 파악 완료. 소금에 절인 새고기, 가죽 선반, 손질 끝난 짐승 가죽, 수제 칼과 목제 도구까지.

???: 활을 내려놔라. 네 위치는 전부 파악하고 있다, 넌 지금 창 뒤에 매복하고 있지.

???: 다시 한번 말한다, 난 너에게 악의는 없다.


버메일: ——싫어!


???: 경계심이 강하군.


버메일: 화살 맛 좀 봐라!


버메일: 소, 손으로 화살을 잡았다고?

버메일: 어떻게......넌 대체 정체가 뭐야!


???: 보고대로 유언의 상속자는 난폭하고 베타적이며, 교류가 어렵군.



_


이상 제 유언의 모든 내용입니다.

이외에도 제 개인적인 부탁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시라쿠사의 숲에서 전 외팔의 불포족 소녀를 만났습니다.

그녀는 과거의 복수에 빠져, 피에 물든 땅에 얽매이고 있습니다.

그것을 불쌍히 여긴 저는 그녀를 도와줬습니다, 어쩌면 이것이 그녀의 자존심을 구겼을 지도 모르겠군요.

하지만 그녀의 완강스러운 생존 방식은 절 감동시켰습니다.

그 후 저는 깨달았죠, 제 행동이 복수에 대한 집착을 더 키운 것이 아닌가 하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전 제 모든 걸 그녀에게 주고 싶습니다, 비록 제게 남은 건 약간의 가련한 유품들밖에 없지만 말이죠.


——말씀을 끊어서 죄송합니다만, 당신의 친족 중에서 불포족은 없습니다. 이건 저희의 일에 엄청난 불편을 가져다 줄 거예요.


그래서, 이건 그저 자식이 없는 라테라노 국민이 죽기 전에 공증소에 요청하는 작은 부탁일 뿐입니다.


_





버메일: ......

버메일: (녀석의 몸에서 피의 냄새가 나, 게다가 뭔가 싫은 느낌도 나고......)

버메일: (또 우리 집을 부수러 온 사람인가, 싫어, 정말 싫어!)



버메일: 잡았다!


???: 과연, 또 함정이군. 거의 모든 방향에 발동 장치가 설치돼 있는건가.



버메일: 잘 들어! 넌 이미 사냥꾼의 함정에 들어왔어, 죽고 싶지 않다면 무기를 내려놓고 움직이지 마!


???: 편하게 얘기를 나눌 수 있다면 뭐든 좋다.


버메일: 넌 누구야?


???: 라테라노 공증소의 집행자, 이번의 유언 집행자. 날 “엑스큐터”라고 불러라.


버메일: 라테라노......?


엑스큐터: “버메일”, 네가 이번 의뢰의 대상이다.


버메일: 어떻게 내 이름을 알고 있는 거야?


엑스큐터: 네 이름은 유언을 남기신 뒤렌마트 선생께서 알려주셨다.


버메일: 난 그 이름을 몰라.


엑스큐터: 그는 여러가지 이유로 가명을 많이 쓰셨거든.


버메일: 난 어디로 데려가려는 거야?


엑스큐터: 기밀로 해야하는 사안이라 알려줄 수 없다.


버메일: ......쳇, 거짓말하긴! 그냥 여기서 죽어라!

버메일: 난 여길 떠나지 않을 거야, 내 엄마 아빠, 아저씨 아줌마, 그리고 친구들, 내 종족들, 모두, 모두......


엑스큐터: 내 임무는 널 이곳에서 떠나게 하는 거다.


버메일: 헛소리 그만해! 지금 네 처지를 몰라서 그러는 거야?!


엑스큐터: 난 지금 도저히 교섭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지.


버메일: 흥, 이 숲에 들어온 자들은 모두 우리의 사냥감이야.

버메일: 네 발밑에 있는 그 해골들은 모두 야수와 나쁜 녀석들의 것이라고!


엑스큐터: 알겠다. 거점 주위는 함정으로 가득하군.

엑스큐터: 구덩이, 끈, 재래식 지뢰,자동 발사 표창.

엑스큐터: 안심해라, 내가 이미 전부 해제해놨다. 함정은 매우 기초적이지만 의뢰 대상인 널 다치게 할 가능성도 있었다.


버메일: ......


엑스큐터: 나와 함께 가자.


버메일: ——! 저리 가!

버메일: 한발만 더 움직이면 바로 쏴버리겠어!


엑스큐터: 또 도망갔군.





=====(회상)=====



버메일: 어이, 왜 날 구해주는 거야?


늙은 사냥꾼: 나도 사냥꾼 중 한 명이니까.

늙은 사냥꾼: 존경스러운 동료가 한쪽 팔을 잃어버리고 피범벅이 된 채로 짐승 옆에 누워있는데 어떻게 그냥 보고만 있어?


버메일: 흥......넌 사냥꾼이 아니야, 넌 날 속일 수 없어. 네 몸에선 흙의 냄새가 나지 않아.


늙은 사냥꾼: 하하, 널 속일 순 없겠구나, 하지만 난 그 광경을 봤을 때, 어리지만 황야를 지배한 너에게 감동했어, 이건 진짜야.


버메일: 그건 무슨 소리야?


늙은 사냥꾼: 그냥 내 혼잣말이야.


버메일: 네 머리 위의 그 원, 그리고 등 뒤에 있는 그 장식은 뭐야?


늙은 사냥꾼: 애송이, 라테라노 사람 본 적 없어?


버메일: 응.


늙은 사냥꾼: 이건......내가 버린 고향이 내게 남긴 흔적이야.


버메일: 사람은 고향을 버릴 수 없어.


늙은 사냥꾼: 그럴 수도 있겠지, 아무튼 많은 일이 있어났었어, 자, 한번 일어나봐.

늙은 사냥꾼: 우선 이것부터 장착시켜줄게.


버메일: 이건......? 팔? 철로 만든 팔? 이상한 물건이네.


늙은 사냥꾼: 황야의 자식에 대한 내 경의를 표현하는 거야.


버메일: 넌 물건 고치는 사람이야?


늙은 사냥꾼: 아주 오래 전에 가졌던 직업이 많은 걸 가르쳐줬거든.


버메일: ......

버메일: ......넌 날 구해줬어, 나쁜 사람이 아니야. 난 복수를 위해 한쪽 팔이 정말 필요했었거든, 고마워.


늙은 사냥꾼: 복수라......난 네 운명을 가지곤 뭐라하지 않을게.

늙은 사냥꾼: 하지만 네가 그 팔로 활시위를 당길 때, 생각해봐, 복수말고도 우린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지.

늙은 사냥꾼: 생각을 조금만하면 나처럼 이렇게 떠돌아 다닐 지도 모른다고.


버메일: 난——


늙은 사냥꾼: “복수를 위해 살아가”같은 말은 하지 마, 너무 구식이라고, 재미없어.

늙은 사냥꾼: ......그래, 난 재미없는 놈이지.



======(회상 끝)=======




버메일: (라테라노......그는 자신이 라테라노 사람이라고 했지......)

버메일: (설마 그가 정말로......)


버메일: 윽! 또 왔어, 아퍼!


엑스큐터: 아무래도 뒤렌마트 선생의 판단이 맞는 모양이군.


버메일: 뭐?

버메일: 이런, 넌 언제 여기까지 쫓아온 거야?


버메일: 윽! 이거 놔!!


엑스큐터: 그만 둬, 네가 유언의 계승자인 이상, 나도 널 다치게 할 수 없어.

엑스큐터: 이건 그의 편지다.


버메일: ——!!


엑스큐터: 왜 아직도 저항하는 거지?


버메일: ......편지에 그의 냄새가 있어, 피의 냄새가, 그 사람에게 무슨 짓을 한 거야!?


엑스큐터: 난 라테라노에서 여기까지 먼길을 왔다, 냄새가 남아있을 리가 없어.


버메일: 대답해! 아니면 넌 여기서 죽는 거야!


버메일: 윽!


엑스큐터: 우선 네게 힘의 차이를 보여줘야 대화가 성립되겠군.

엑스큐터: 그리고 유언의 계승자에 대한 존중으로 대답은 해주겠어.

엑스큐터: 뒤렌마트 선생께선 수술대에서 돌아가셨다. 편안한 죽음은 아니지. 그는 치유될 수 없는 병에 걸렸었다.


버메일: 너어——! 이거 놔!


엑스큐터: 이건 그의 선택이다.


버메일: 야! 너, 너 뭐하는 거야!


엑스큐터: 오리지늄이 신체를 뚫고 나왔군, 감염 정도도 점점 심해지고 있어.


버메일: 네 알바 아냐!


엑스큐터: 만일 집행 대상이 완강하게 거부한다면, 원칙적으론 난 포기할 수도 있다.

엑스큐터: 하지만 의뢰인과 내 상사가 한 가지 추가 조건을 걸어서 말이지, 난 반드시 수행해야 한다.


버메일: ——뭘 어쩔 셈인데?


엑스큐터: “버메일을 계속 살아가게 한다”.

엑스큐터: 하지만 요구가 애매모호했기 때문에 해결하기 복잡하지, 협조를 해줬으면 하는군.


버메일: ......이것도 그의 의뢰야?


엑스큐터: 그래. 그는 모든 재산을 팔아 돈을 만들고, 공증서의 추가 수속료 및 너의 치료 비용을 포함해서 전부 지불하셨다.


버메일: 하지만 왜? 그는 그저 이 숲을 지나가던 사람이었는데......


엑스큐터: 널 계속 살아나가게 하고 싶으셨던 거다.


버메일: 그러니까 왜 그렇게 하냐고!


엑스큐터: 왜냐면 네가 그럴 가치가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엑스큐터: 일단 유언을 전달했으니, 내 임무도 일단락됐군.


버메일: 무슨......! 언제 이걸 준 거야——!


엑스큐터: 다음 행동을 하기 전에 난 반드시 네 대답을 들어야겠다.

엑스큐터: “넌 계속 살아나가고 싶은 건가?”


버메일: ......


엑스큐터: 넌 대답만 하면 돼, 그렇다 혹은 아니다.

엑스큐터: 시간이 없어.


버메일: 난——



_



아, 선생, 당신을 어떻게 부르면 좋겠습니까?


——엑스큐터. 당신께서 정말로 부르시고 싶으시다면 그렇게 불러주시죠.


제 의뢰를 받아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중앙 공증소에서 나온 결정입니다, 전 제 직무를 다하는 것 뿐입니다.


하하, 그것도 그렇네요. 당신께서 버메일을 찾으시는 과정에서, 한 가지 작은 부탁이 하나 더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전 어쩌면 당신의 구두 요청을 거절할 수도 있습니다. 종이에 작성하여 신청하는 방식으로 공증소에 전달하시길 바랍니다.


선생께선 정말 사정을 봐주지 않으시는군요, 괜찮습니다, 정말 작은 부탁입니다.


그녀에게 제 과거를 말씀하지 말아주세요. 아무 핑계라도 대셔도 좋습니다, 예를 들자면, 제가 수술대에서 죽었다거나?


——왜 이걸 해야하는지 모르겠군요, 당신의 신분에도 맞지 않고요. 당신은 수년동안 공증소를 피해다시니다, 총으로 죽였잖......


그쯤하시죠. 만약 제가 입을 연다면, 당신의 일이 얼마나 편해질까요?


——만약 제 판단이 옳다면 저도 한번 고민해보겠습니다.


_



버메일: ......그래서, 그 로도스라는 곳이라면 이 이상한 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엑스큐터: 그 누구도 광석병에 저항할 수 없어, 하지만 어쩌면 고통을 완화시킬 순 있겠지.

엑스큐터: 네가 이전에 그 우르수스인에게 했던 모든 것들을 생각하면, 단독 행동은 추천하지 않는다.

엑스큐터: 그리고 난 때마침 로도스에 협의를 하러 가야 한다.


버메일: 지금 같이 가자고 하는 거야?


엑스큐터: 그게 가장 합리적일 거라고 생각한다.


버메일: 흥, 난 싫어.

버메일: 난 아직 해야할 일이 많아, 이 땅을 떠나기 전에 부족 사람들이랑 작별 인사도 해야하는 걸.


엑스큐터: 이곳은 위험하다, 복수는 한쪽이 타협을 한다고 해서 끝나는 일이 아니야.


버메일: 흥......잘 알고 있네.

버메일: 어떻게 말하든, 날 막을 생각은 하지 마. 모든 게 끝나면, 난 그......로도스에 갈 거야, 그거면 됐지?


엑스큐터: 지금 생각 중이다.


버메일: 뭐?


엑스큐터: 지금 그 도망자들이 다시 널 찾으면 어떡하나 생각 중이었다, 내 총탄이 충분한가 말이지.


버메일: 총탄......? 아니, 그 뜻은 날 다시 황야로 데려다 주겠다는 소리야!?


엑스큐터: 넌 이미 공증서에 의해 유언을 이행받고 있다.

엑스큐터: 하지만 유언의 내용이 아직 완수되지 않았으니, 난 널 이렇게 위험에 노출시킬 수 없어. 이건 내 의무다.


버메일: 네 도움같은 건 필요없어! 난 그동안 계속 혼자서——


엑스큐터: 그리고 난 네가 고의로 받아들이는 척을 하고, 기회를 봐서 도주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버메일: 칫.


엑스큐터: 그럼 늦지 않도록 바로 출발하지.


버메일: 야! 아직 수락 안했어! 난 너같은 외지인은......잠깐, 어디 가는거야! 어떻게 그 방향을 알고 있는 거야!


엑스큐터: 조사 결과다.


버메일: 네 발밑에——


엑스큐터: 함정이라면 이미 해제해뒀다, 따라와라.


버메일: 아아으—— 이상한 녀석, 조만간 본때를 보여주겠어——!



_



부디 그녀를 잘 보살펴주길 바랍니다, 엑스큐터 선생. 어쩌면 이건 당신에게도 잘된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런 이해 못하겠다는 표정 짓지 말아주세요, 당신도 알게 될 겁니다.

당신들이 그녀를 늪에서 구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녀만큼은 저처럼 되지 않도록 해주세요.

정의? 어쩌면 제가 하는 모든 일들에 정당성이 있는 걸지도 모르겠죠, 선생, 만약 공증서가 날 이해할 수 있다면 말입니다.

그래도 그것은 여전히 칭송받을만한 일은 아닙니다,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사람의 인생이 터무니없어 보이는 거겠죠.

하지만 그녀는 내 유산입니다.

내 희망입니다.

신의 가호가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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