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건배──!



장인: 가시나의 승리를 축하하며! 정말 훌륭한 경기였다, 지금의 발터보다 훨씬 강하겠더구나!


기사: 그야 그렇겠지만──네 놈이 할 말은 아니지!


장인: 아앙?



(투닥거리는 소리)



조피아: 또 싸우네...아저씨들, 다른 손님들한테 피해 주지나 마요.


마리아: 아하하... 또 팔씨름 시작하셨네...


'대머리' 마틴: 잘 싸웠다, 얘야. 여기, 승리주다.


마리아: 아... 감사합니다!


'대머리' 마틴: 그런 상황에서 슈젝의 약점을 찾아내고 단 한 수로 승부를 내다니, 정말 잘 했어.


'대머리' 마틴: 거의 이십분에 가깝게 싸웠는데, 계속해서 열세에 몰렸음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일격으로 경기를 뒤집다니──


'대머리' 마틴: ──아주 멋지더구나.


마리아: 그, 그 정도 까진 아니에요... 만약 그런 결함이 있는 갑주를 입고 싸우지 않았다면, 이렇게 잘 되지 않았을 수도 있었어요...


마리아: Jack2 갑주는 제가 전혀 들어본 적 없는 모델이던데... 냉각계통으로 인해 갑주가 짧게 마비되다니, 사실상 실험용이나 다름이 없었잖아요.


'대머리' 마틴: ──하지만 슈젝 또한 노회한 토너먼트 기사지, 이런 일은 드물지도 않아. 모델의 결함을 잘 숨기기까지 했더구나.


'대머리' 마틴: 그렇게 겸손해 할 필요 없다. 비록 과정은 난폭하지만, 토너먼트는 언제나 결과를 통해 말을 해왔으니.


마리아: ...네, 알겠어요.


조피아: ...마리아!


마리아: 응!


조피아: 벌써부터 들뜨지 말라고!


마리아: 넵!


조피아: 마음가짐에 특히나 더 유의해야 해──평소처럼 지내는 것 뿐만이 아니라, 먼저 경기를 복기하고 마음을 가라앉히라는 말이야...


조피아: ...자만이라던가 하는 건 스스로가 없다고 생각할 수록 더 위험한거야, 승리가 가져오는 부작용은 본인이 의식하기 어려우니까...


조피아: 그리고 그 자만심은... 너를.... 옭아맬거야!


마리아: 아, 알겠습니다!


마리아: ...고모? 혹시 취했어?


조피아: 안 취했거든! 고모라고 부르지 말라니깐!




장인: ──이겼다!!


기사: 망할. 코발, 자네는 어째 작년보다 더 강해진 것 같나?!


장인: 배관공 일 덕이지, 왜, 억울한가?


기사: 쳇...


마리아: 코발 삼촌, 포겔바이데 삼촌, 혹시... 조피아 언니가 지금?


조피아: 마리아... 고모 아니라니까...


장인: 오... 정말 취했군. 보기 드문 일이야.


조피아: 나... 안 취했거든!


장인: 됐어! 마리아, 가서 네 고모좀 소파에다가 눕혀주거라.


마리아: 에... 네, 고모... 잠깐 발 좀...


조피아: 고모 아니라니깐!!




장인: 여기에서 '위슬래시' 조피아는 또 다른 칭호가 있지, '천의 잔' 조피아라고... 물론 나 보다는 못하지만.


기사: 그래 그래, '만냥' 프랜딘. 염국 사람이랑 한 번 마셨다고 그렇게 잘난 척 하기는. 젊은 아가씨랑 비교하다니, 부끄럽지도 않나?


'대머리' 마틴: 분명 스트레스가 심했겠지... 코치로서 경기를 참관한건 처음일 테니까, 그 떠벌이 놈이 떠벌대는 것도 들으면서 말이야.


'대머리' 마틴: 이것도 추억이군... 에휴, 마리아가 이긴 뒤로 부터 자꾸 이런 기분이 들던데, 나도 이제 늙은건가?


기사: 무슨 소리를, 우리 동갑 아니었나?


'대머리' 마틴: 그럼 늙은게 맞군.


기사: 임마.


'대머리' 마틴: ...하긴, 조피아가 처음으로 경기에 나가는걸 본 게 몇년 전 일이더라? 십이년? 십오년?


기사: 네가 늙어서 날짜 기억 못 하는건 상관 없는데, 조피아까지 늙다리로 만들지는 말라고 자네...


기사: 구년 전의 일이라네. 혈기사, 흑기사, 그리고 빛의 기사... 벌써 삼회 전의 일이군.


'대머리' 마틴: 흑기사라... 그 카프리니 말이지. 벌써 한 시대 전의 일만 같군.


기사: 그 전으로 삼회를 거슬러 가도 전부 그녀이니 말이지. 뉴스에서 그녀를 '시대의 표지'라고도 하지 않았었나.


마리아: 아, 그 전무후무한 삼연속 챔피언 말하는거죠?


장인: 그렇지, 보통 기사의 칭호는 혼동을 피하기 위해 흔한 단어는 쓰지 않는데 말이야.


장인: 하지만 그 라이타니안은, '흑'이란 글자를 가져가기에 합당한 실력을 가졌었지. 사실상 괴물이었어.


장인: 듣기로는 지금은 어느 해외 재벌이랑 붙어먹고 있다던데, 쯧쯧...


기사: 그런 건 기사가 아니야... 아니고 말고.


마리아: 그, 그렇군요...


기사: ...마리아, 조피아가 자신의 경기 커리어를 말해준 적이 있나?


마리아: 아뇨, 비록 리그 녹화본 등이 있기야 한데, 직접 말하는 건 들어본 적이 없네요...


마리아: 제가 기억하기로는, 조피아 고모가 그 16강 경기에서...


기사: 중상을 입었지, 그래.


기사: 상대는 그 '크레바스' 였지. 하, 그러고 보니 올해 경기에 놈도 참가했나?


'대머리' 마틴: ...


장인: ...얌마! 뭐가 문제야 또, 신나게 축하해도 모자를 자리에서 웬 추억팔이야!


장인: 좋은 일도 아닌데, 왜 굳이 꺼내고 그래!


마리아: 저... 사실 흥미가 좀 있어요...


마리아: 비록 운이 좋게 이겼지만, 조피아 언니... 그렇게 기쁘지 않은 것 같아서요... 방금도 별 말 없이 술만 들이켰고...


마리아: 분명 저를 위해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고 있겠죠. 그 기대를 저버리기는 싫어요... 언니의 과거를 알고 싶어요, 언니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해요.


장인: 오... 이런 쪽으로는 네 언니와 닮았구나.


마리아: 저요?


기사: 그래, 안 좋은 일이 있으면 귀신같이 알아채고, 상황을 좋게 만들려고 노력하지.


기사: 그나저나 마지막 일격은 조피아가 가르쳐줬나?


마리아: 아, 아뇨. 촌사실은──


'대머리' 마틴: 마가렛을 따라했구나?


마리아: 에? 아, 네... 티 났나요?


'대머리' 마틴: 하하하, 당연하지. 너희 자매는 아주 똑 닮았단다. 아직도 그 날을 잊을 수가 없지.


'대머리' 마틴: 최연소 챔피언, 빛의 기사가 만들어낸 기적. 오롯히 스스로의 힘으로 내딛은 한 걸음이야.


'대머리' 마틴: 비록 티는 잘 안 나지만, 조피아도 마가렛을 우러러보고 있단다.


'대머리' 마틴: 원래는 그저 기사들의 보조를 해주었을 뿐인 그녀가, 단지 명예를 위해 우리들을 찾아와 단련을 부탁하했지...


'대머리' 마틴: 경기에 참가하더니, 이기고, 메이저 리그에 진출하고... 하지만 시작부터 끝까지 단 한 번도 어느 기업의 후원을 받은 적이 없단다, 남에게 아쉬운 소리를 한 적도 없고.


'대머리' 마틴: 허허... 예전에 알던 중소기업 몇몇을 추천해주기도 해봤는데, 전부 완곡하게 거절하더구나.


장인: ...그래 봤자 이류 놈들이지, 거절해도 무방했어.


기사: 넌 닥쳐, 그래서 조피아가 '크레바스' 같은 놈에게 졌지 않았나.


마리아: 고모가...?


'대머리' 마틴: 마리아, 너는 아직 토너먼트 기사에게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가는지 잘 모르겠구나... 무기와 장비의 격차는 메우기가 힘들단다.


'대머리' 마틴: 슈젝이 너에게 진 것도 어쩌면 그 결함품 갑주를 입었어야만 했기 때문일 수도 있지.


'대머리' 마틴: 만약, 그가 입고 있던 것이 결함이 없을 뿐더러 성능 또한 우월한 갑주였다면, 어떻게 했을 것 같니? 지금처럼 이길 수 있었을까?


마리아: 저...


마리아: ...이길 수 없었겠죠.


'대머리' 마틴: 조피아가 만난 상대가 그랬단다. 완벽한 갑주, 무기, 든든한 지원까지. 좁힐 수 없는 간극이었어.


'대머리' 마틴: 스스로 구한 장비에, 스스로 갈고 닦은 기술, 스스로 모아낸 인맥. 그녀는 그렇게 고독하게 발버둥쳤지.


장인: ...에휴.


'대머리' 마틴: 우리는 할 수 있는게 없었단다, 두 눈을 빤히 뜬 채로 그녀가 부상을 입고 은퇴하는걸 보아야만 했지.


'대머리' 마틴: 우리가 과연 뭘 할 수 있었을까?


마리아: 마틴 삼촌...


장인: 적어도 조피아와 함께 가시나의 성장을 도울 순 있겠지, 마틴.


'대머리' 마틴: 하하, 외팔이에다가, 조피아가 부상당하는 꼴을 무력하게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늙은이가 무슨 도움이 된다고?


마리아: 아니에요──! 전──모두를 항상 존경하고 있었어요! 진짜로요!




(문 열리는 소리)




'대머리' 마틴: 오? 자네들 말고 다른 손님도 오다니, 드문 일이군...


기사: 장사는 지금까지 어떻게 해왔나 자네.





기업 직원: ....으음.


기업 직원: 저기... 혹시 마리아 니어 님이 맞습니까?


마리아: 아... 네, 맞아요.


기업 직원: 반갑습니다, 마리아님. 혹시 잠깐 시간 되시는지요?


마리아: 네, 제가 뭐 도와드릴 일이라도?


기업 직원: 안녕하십니까, 저는 기업 스워마의 대리인입니다. 여기, 제 명함입니다.


기업 직원: 죄송합니다, 이전에 자택 쪽으로 아무리 서한을 보내도 답장이 없었던지라,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불쑥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마리아: 아...저택...괜찮아요, 그게 아마... 우편함에 문제가 좀 있을거에요, 하하...


마리아: 그래서, 무슨 일인가요?


기업 직원: 예, 저희 회사에서 후원중인 '군월' 기사단의 단장이 저번 슈젝 경과의 경기에서 마리아님의 활약에 큰 인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기업 직원: 마리아님이 아직 무소속인걸 알자, 바로 상업 부문에 연락해서 마리아님께 입단 관련 제의를 부탁드리라 하셔서...


마리아: ...입단?


기업 직원: 예, 그렇습니다. 사실상 스워마의 CEO께서도 마리아님의 합류를 적극적으로 원하시는지라...


기사: (코발, 스워마라면 그 상표가 볏짚인 식품회사 맞나?)


장인: (자네가 방금 먹은 크래커 상표나 다시 확인해보게, 이 늙다리야.)


장인: ('군월' 또한 백강 기사단 중 하나지만...토너먼트가 아니라, 광고랑 후원으로 연명하는 장사치 놈들이지.)


기업 직원: 물론 그 뿐만은 아닙니다, 마르테(Marthe) 카시미어 본부의 선전 부서에 측의 동의 또한 얻어냈습니다. 만약 귀하께서 동의하신다면, 스워마와 함께 기사단의 발전을 후원하겠다고...


마리아: 마, 마르테라면, 그 마르테가 맞나요?


기업 직원: 그렇습니다. 혹시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저에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조피아: 으... 나... 얼마나 잤어?


마리아: 아, 깻구나, 조피아 언니.

마리아: 얼마 안 잤어, 겨우 십분 정도?


조피아: 이러면 안 돼, 메이저 리그 이전에 따 놓을 점수들을 계획해야지, 이번 달에 무조건 얻어야 하는게──음?


조피아: 넌...


기업 직원: ...조피아? 다, 당신인가요?


조피아: 아아, 기억에 있어, 그 때의 그 젊은 매니저...


기업 직원: 아니... 이제는 아닙니다. 저는... 그저 스워마에서 일하는 직원일 뿐입니다.


기업 직원: 그렇군요, 마리아님의 코치가 '위슬래시' 나이트라니, 마침 잘 되었습니다.


기업 직원: '군월' 기사단은 모두가 두 분 처럼 젊은 기사입니다. 그저 단순한 전투만을 치르기에는 아까운 분들이죠, 저희의 상업 부문에서는 여러분들의 가치를 드높일 다양한 방법을 갖추고 있습니다...


마리아: 그거 왠지...


조피아: ...연예인이 되라는거지. 아이돌이라던지, 인터넷 방송인이라던지. 네 경기 실적에 관심을 두는 사람은 없을껄, 네 얼굴만 보고서도 돈을 꺼낼 테니까.


마리아: 그래도 되는 거야...?


조피아: 그게 자본주의지. 예산의 대부분은 유명인 섭외에 쓰고, 제품은 대충 카피해다가 만들어서 허위 광고 몇개 때리는 걸로 끝...


조피아: 단순하지만, 네 상상 이상으로 잘 먹히는 전략이야. 이상한게 누군지조차 헷갈릴 만큼.


기업 직원: ...그런 식으로도 표현할 수도 있겠군요. 하지만 어쨌거나 상업 연합회를 대표하여, 여러분들이 기사 작위와 칭호를 받을 수 있게 해드린다고 약속드릴 수 있습니다.


조피아: ...어떻게 할래?


마리아: 이렇게 갑작스럽게 말하면...


조피아: 솔직히 말하자면... 받아들여도 되, 마리아.


마리아: 에?


조피아: 다치지 않아도 니어 가문의 귀족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니, 괜찬잖아? 어쩌면 내년에는 내 껏보다 더 큰 정원을 살 수도 있을 거라고?


마리아: 조피아 언니의 정원... 내가 더 큰 걸 사봤자 마찬가지로 잡초더미가 되지 않을까...


조피아: 흐응?


마리아: 아, 아니야.


기업 직원: 마리아님이 승낙만 하신다면 곧바로 고액의 계약서를 준비해드릴테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마리아: ...


마리아: 전...


마리아: 죄송합니다... 저는 니어 가문의 깃발이 기업의 부속품이 되는걸 원치 않아요.


기업 직원: ...에?


조피아: 마리아?


마리아: 응, 조피아 언니. 나도 알아.


마리아: 비록 내가 메이나 삼촌의 방식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언니와 할아버지의 노력이 의미를 잃어버리게 할 수는 없어.


마리아: 그러니까... 죄송합니다. 제 생각에는 저와 그 길은 맞지 않는 것 같네요...


기업 직원: ...그...마리아님께서 그런 판단을 하실 줄이야, 의외로군요...


기업 직원: 하, 하지만, 상업 연합회에서 준비한 계약이 여럿 있으니──원하신다면 한 번씩 훑어보셔도 됩니다.


조피아: 상업 연합회? 이런 일은 협회 소관 아닌가?


기업 직원: 에... 그게, CEO께서 여러분들이 저희와 함께 하기를 원하는 이유입니다...


조피아: ...


마리아: 네... 하지만, 죄송합니다. 거절할게요.


기업 직원: 아, 예, 알겠습니다. 네, 거절하셨군요... 으...


기업 직원: 그, 조피아님, 마리아님... 비록 업무 외적의 일이긴 한데, 한 마디만 드려도 될까요...


마리아: 그, 지금 떨고 계시는 것 같은데... 우, 울지 마세요? 제가 거절한게 그렇게까지 심각한 일은 아니지 않나요...?


기업 직원: 에, 아, 아닙니다. 저는 그저, 만약 이후에 또 다른 분이 두 분을 뵙기를 청한다면, 특히 마리아님께 뭔가를 원한다면, 부디──


기업 직원: ──부디 최대한 긍정적으로 고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정말입니다! 이게 저희한테 굉장히 중요한 일인지라...


기업 직원: 그, 그럼, 더 추한 모습을 보여드리기 전에 이만 가보겠습니다...




장인: 다른 기업을 도와주는 말을 하다니... 이상하군.


기사: 그래... 확실히 이상해.


조피아: ....마리아, 다음 경기는 언제니?


마리아: 삼일 뒤.


조피아: 상대는 누구야? 협회가 통지해줬니?


마리아: 에... 안 해준 것 같은데?


조피아: 돌아가자, 마리아. 이번 경기를 보니 아직 고쳐야 할 점이 많아.


장인: 지금? 아직 축하도 제대로 못 했는데!


'대머리' 마틴: 코발, 보내 주자고.


'대머리' 마틴: 조피아, 잘 지켜봐주거라.


조피아: ──당연하죠. 가자, 마리아.


마리아: 응, 잠깐, 같이 가──!







???: 잉그라? '브론즈'의 잉그라? 국민원에서 놈을 또 풀어줬나?


???: 대기업의 후원을 받는 기사 답군... 놈한테 당한 빅토리아인이 화를 잔뜩 내겠어.


???: 하지만... 오히려 잘 됐어.





'떠벌이' 모브: LADIES AND GENTLEMEN!


'떠벌이' 모브: 안전장치 없음, 규칙 없음, 제한 없음!


'떠벌이' 모브: 여기엔 갑주를 입은 두 기사와 경기장을 제외하면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규칙, 매너, 안전장치, 그런건 개나 줘버려요!


'떠벌이' 모브: 카시미어 기사 토너먼트 예선전이 벌써 삼개월이 넘게 진행되고 있지만 참여자는 여전히 끊이지를 않고 있죠!


'떠벌이' 모브: 하지만 여러분들이 오늘 보게 될 것은 이전과는 전혀 다릅니다!


'떠벌이' 모브: 여러분들의 눈 앞에 있는건, 두 전통있는 가문 출신의 기사입니다!


'떠벌이' 모브: 오우, 야유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네요! 하지만 걱정 마시라! 시합의 재미는 제가 제 일자리를 걸고서라도 보증할 테니까요!


'떠벌이' 모브: 여러분들은 그 이름만 듣고서도 환호할 겁니다, 제가 약속드리죠!


'떠벌이' 모브: 소개드립니다, 잉그라 가문의 막내, 올메르 잉그라입니다!



(환호 소리)



'떠벌이' 모브: 그렇습니다! 상대를 불구로 만들어 심판당에 들어가기를 여러 차례, 하지만 번번히 기업의 후원을 등에 업고 국민원의 무죄 판결을 받아온 그 '브론즈' 잉그라입니다!


'떠벌이' 모브: 블러드보일 기사단에서 온 경기장의 백정, 상대를 얌전히 돌려보낸 적이 없다는 난폭한 기사!


'떠벌이' 모브: 상대의 마음 속에, 그리고 뼛 속 까지 파고드는 그의 무기, 그의 폭력, 그의 잔인함!


'떠벌이' 모브: 그리고 상대는, 상대는──


'떠벌이' 모브: 오─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기사 가문 중 하나! 니어! 니어입니다!


'떠벌이' 모브: 단신의 지혜로 라이타니안을 상대한 카시미어의 영웅, 반역자를 살해한 다크나이트, 빛의 기사이면서도 광석병에 감염되 유배당한 치욕의 상징!


'떠벌이' 모브: 이 모든 이들이 그녀의 가문에서 나왔습니다!


'떠벌이' 모브: 예? 역사에는 관심 없다고요? 좋습니다! 그럼 이전에, 칭호 하나 없는데도 로어 기사단의 선봉장 슈젝 경을 무찌른 사람이 누구입니까?


'떠벌이' 모브: 로어 스타디움 월간 최고 인기 기사는, 누구입니까?!!


'떠벌이' 모브: 과연 이변 경기가 이 모든 것을 뒤바꿀 수 있을까요? 그 곱상한 귀족의 얼굴이 과연 '브론즈'에게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얻어터지게 될까요?


'떠벌이' 모브: 여러분께 소개드립니다──마리아 니어──!




'떠벌이' 모브: 이 경기의 승리를 거머쥐는 자는 과연 누가 될 것인가? 좌석 옆의 단말을 사용해서 투1표해주세요!


'떠벌이' 모브: 룰은 마찬가지입니다! 돈을 아무리 쓰더라도 경기의 결과를 결정지을 순 없지만, 여러분들 지갑이 텅텅 빌 지, 아니면 빵빵해질지는 결정지을 수 있다고요!!




조피아: ──마리아!


마리아: 응?


조피아: 혹시... 그냥 포기하면 안되겠니? 이번만은 언니 말을 들어줘, 최소한 이번 경기만은...


마리아: ...고모?


마리아: 이미 출전한 이상...기사는 물러서면 안 돼.


조피아: ...그래, 네 말이 맞아.


조피아: 힘 내렴, 마리아.


조피아: 모두에게 네 실력을 보여주렴.


마리아.

마리아, 너에게는 천마의 두 눈이 있다.

마리아, 일어서. 자, 이리로 와.



[마리아]

!

윽!?





[브론즈 기사]

하... 하...! 피하다니!

그래, 네 오른손을 너의 몸에 좀 더 오래 머무르게 해 주지... 어차피 잠깐뿐이지겠지만.




[마리아]

(──이건 눈물이 아니야, 끈적이는 이건, 피인가?)

(...피가 잔뜩이네...)

(심장이 엄청 빠르게 뛰어... 나는...)



[브론즈 기사]

우스꽝스러워. 정말 우스꽝스럽군! 네가 무기를 휘두르는 모습은 마치 기사단 문 앞에 있는 그 형편없는 신하 같아...

외모를 제외하면, 너는 어디가 그 빛의 기사와 닮은 건가?



[마리아]

나... 나는 지지 않아!



[브론즈 기사]

그래. 그렇다면 내가 더욱더 기꺼이 너의 얼굴을 찢어 주도록 하겠어, 아무것도 모르는 귀족 계집애!




[빅마우스 모브]

잉그라! 폭풍과도 같은 추격입니다!

이번 대회 들어서 ROAR 아레나가 가장 심하게 훼손되고 말았습니다-! 아레나의 도살자 잉그라! '브론즈' 잉그라!

불과 한 달 전, '브론즈' 잉그라는 올 시즌 데뷔 무대에 곧바로 '푄' 기사를 구타하여 사지분쇄성 골절로 그만두게 했습니다!

맞습니다, 구타로 말이죠! 이것은 결코 손에 무기를 들고 있는 기사가 할 행동이 아닙니다!

오늘, ROAR 아레나에서 주목받고 있는 마리아 니어는, '브론즈'의 흉포하고 예리한 도끼도 피하기 어려워하는 걸까요?

관중 여러분, 여러분의 생각을 알려주십시오!


바로 그겁니다! '브론즈' 잉그라! 네 적의 피가 그 자리에서 튀게 해 주십시오!



[마리아]

하아... 하아...

(무거워─)






[조피아]

마리아! 항복해!

지더라도 게임 하나일 뿐이야! 포인트는 아직도 기회가 있다고─!

마리아─!!



조피아 고모...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

잘 안 들려... 머리가 어지러워... 방패도 무거워...

나는... 뭘 하고 있는 걸까... 기사 경기... 나는 지금 경기장에....

어서... 눈을 떠!



[마리아]

하아... 하아...



[브론즈 기사]

하! 나쁘지 않은 반격이군─ 이래야 널 찢어버리는 보람이 있겠지!

이렇게 빨리 끝나면 재미없잖아, 너의 피를, 그 화나는 얼굴에 잔뜩 발라주겠다... 빛의 기사!



[마리아]

너... 한계에 다다른 거 아니야?



[브론즈 기사]

하, 이 정도 피도 상처라고 할 수 있겠나!?



[조피아]

마리아!



-


(???R=왼쪽 빨간머리 /???G=오른쪽 회색머리)




[???R]

음... 잉그라가 보다 일찍 출전했군...



[???G]

국민원이 그를 일찍 석방했나 보네. 하, 그런 재판은 근본적으로 유명무실해.

보아하니, 기업 쪽에서 그를 위해서 많은 돈을 내놨나 봐.



[???R]

으흠... 로즈버드 뉴스그룹은 돈이 많아.

정말로 화가 나. 하지만 인간쓰레기와 여론은 오히려 이윤을 가져오지.

해설자는 공공적인 대회에서 저런 말이나 하고 앉았고.



[???G]

왜냐하면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이야.



[???R]

맞아. 뭐가 무서울까.



[???G]

우리를 두려워할 거야. 잉그라는 실패하는 걸 싫어해. 하지만 난 그를 여지없이 패배시킬 거야.



[???R]

그러지 마, 내가 한다고 말했잖아?

하지만 그전에... 만약 니어가 뭔가를 생각해내지 못한다면, 매우 심하게 다치게 될 거야.



-



[빅마우스 모브]

─ 피와 살이 튀는 광경이 지지부진하군요! 마리아 니어, 생각보다 억척스러운 소녀인가 봅니다!

뭘 기다리고 있습니까, 저런 기사들을 보면 정말로 경외심이 들지 않나요!?

잊지 마십시오! 올 시즌의 도네이션 수수료는 50%밖에 들지 않습니다!


─ 잠깐만요! 뭔가 또 변화가 있었네요!

대치하고 있는 두 사람─ 마리아가 뜻밖에도 방패를 버렸습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저 여린 한손검으로 잉그라의 큰 도끼를 받아내려는 걸까요!?

거대한 체격 차이, 거대한 힘의 차이,

날렵한 몸놀림으로 간신히 몸을 피할 뿐이었던 마리아는, 드디어 정면승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겠습니다! 올 시즌 수수료는 절반밖에 안 됩니다!

이런 용감한 행위는 몇 십 개의 금화 정도의 가치가 있지 않을까요!?



[마리아]

하아... 하아...



[브론즈 기사]

... 꽤나, 하는군, 이 계집애... 은은한 빛이 너의 검을 감싸고 있는데, 그게 네 마지막 수단인가?

하, 좋다! 내가 네 팔을 찢어주지, 그리고 너의 피와 살로 네 목을 막아



반드시 이겨야 해... 반드시

내가 뭘 하고 있었지... 기사 경기는, 상대를 죽여야 하는 거였나?

방패는, 필요 없어... 그의 무거운 도끼는 막을 수 없어...

하지만 그도 다쳤어. 그는 아무렇지 않은가 봐... 마치 괴물 같아. 살벌하고 이걸 즐기고 있는 것 같아...

나는... 이런 적들과 어떻게 마주해야 할까... 적? 그는 기사잖아?

기사...?






"기사란, 온 대지를 비추는 숭고한 자다."



-



[마리아]

─!

아, 아야야...



[조피아]

... 정신이 들어?



[마리아]

고모...? 나는 왜... 아.



[조피아]

생각났니?



[마리아]

... 나 졌어?



[조피아]

응.



[마리아]

...



[조피아]

하지만 잉그라도 쓰러졌어. 너희 둘 다 포인트에는 변화가 없어.



[마리아]

아, 그렇구나. 휴... 다행이다



[조피아]

뭐가 다행이야! 넌 부상을 입었다고!

그런 적에게 정면으로 싸우다니, 너는 기권을 해야 했어, 마리아.

한 경기만 포기할 뿐이고, 점수는 다시 방법을 생각해서 따라잡을 수 있다고!

만약 봉호를 따서 귀족의 이름을 지키고 싶었을 뿐이었다면, 굳이 이렇게까지



[마리아]

난... 난 기권할 생각은 없었어.



[조피아]

마리아!

다행히 근골은 상하지 않았지만... 잉그라를 상대로 몸성히 물러나다니 운이 좋았던 거야!

만약에 또 부상을 당한다면, 더 카지미어 메이저에 올라간다고 해도 어쩌려고 그러는 거야!?



[마리아]

... 그 사람은 대단했어. 그렇지만...



[조피아]

정말 기사답지 않아. 그의 가문은 원래 가산이 많았어. 대회 참가도 타인을 폭행하는 재미를 보는 것만을 위해서였지.

올머 잉그라란 그런 사람이야.


마리아, 네가 만일 다시 이런 상처를 입는다면, 나는 네가 경기에 계속 참여하는 걸 허락하지 않을 거야.



[마리아]



[조피아]

언니 말 들어!



[마리아]

아... 알았어...



[조피아]

너무 많이 움직이지 마, 잘 쉬고.

비기긴 했지만, 앞으로 네 앞으로 찾아올 스폰서들은 점점 더 많아질 거야...

나랑 마틴 아저씨가 한동안 그들을 모두 거절해줄 거니까, 너는 안심하고 상처를 치료하도록 해.



[마리아]

응...

아... 그 검은?



[조피아]

내가 옛날에 쓰던 검이야. 지난번 훈련 때 꺼낸 거지.



[마리아]

왜 조피아 언니는 굳이 그 검을 차고 다니는 거야...?

(고모는 이미 명백하게...)



[조피아]

별 특별한 이유는 없어.

그저 잉그라가 너에게 정말로 무슨 짓이라도 했다면, 나중에라도 국민원 앞에서 내가 직접 그를 죽일지도 모르지.



[마리아]

그, 그렇게까지는 생각하지 않아도...

... 좀 봐도 될까? 오랫동안 안 쓴 거 같은데.



[조피아]

안 돼. 푹 쉬어.



[마리아]

침대에만 있으면 녹이 슬 거 같은데...



[조피아]

안 돼.



[마리아]

조피아 언니, 고모, 내 유일한 부탁이야, 얌전히 집에 있을게!



[조피아]

너 말이야... 하아, 점점 더 네 언니 같아지는구나...

자. 이상한 짓 하지 마. 여전히 애지중지하고 있는 거니까.



[마리아]

에... 먼지가 이렇게나 많은걸...



[조피아]

먼지가 떨어지는 건 아끼고 있다는 것의 증명이야!



-





[민머리 마틴]

그렇게 바리바리 싸들고, 어딜 가려고 그래?



[늙은 기사]

마리아 병문안을 가야지.



[늙은 장인]

잉그라 그 자식, 우리 애한테 그렇게 심한 짓을....



[민머리 마틴]

가서 방해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조피아가 마리아를 잘 챙겨줄 거야.



[늙은 장인]

여기에서 앉아만 있을 수는 없어!

잉그라 그 녀석이 도끼로 친 마지막 일격 봤어? 무슨 후유증이라도 있으면 어쩌려고!



[늙은 기사]

늙은 기사와 늙은 장인은, 언제나 도움이 되겠지...



[민머리 마틴]

메이너를 만나면 어떡하려고? 그가 너희를 한 손에 한 명씩 들어서 쫓아내는 건 두렵지 않나?



[늙은 기사]

... 그 자식, 니어네 영감이 있을 적에 어찌나 그리 교만하던지. 싸우지 않고 어떻게 피할 수는 없나?



-



[민머리 마틴]

... 오 그 두 사람이 떠나자마자 새 손님이 왔네. 그 둘은 내 불길한 별일지도 모르겠군.

우리 술집에 이렇게 사랑스러운 손님이 온 건 정말 오랜만이군요. 뭐 좀 드릴까요?






[플래티넘]

음...

... 이 이름 참 듣기 좋네. 이거로 할게. '기사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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