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



[늙은 기사]

남에게만 술을 권해대다니. 넌 뭐야, 몇 잔 마셨어!?

 


[늙은 장인]

늙은 놈은 조용히 하고 있어, 난 내 재량껏 화력을─

─얘야. 안색이 왜 그래? 조피아랑 화해 안 했어?

 


[마리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고모는 안 왔었나요?

 


[민머리 마틴]

아까까지 문간에서 맴돌고 있었는데, 지금은 이미 돌아갔나 봐. 그녀는 널 매우 걱정하고 있어.

넌 그녀를 찾아가야 해.

 


[마리아]

...

다음 시합 상대가 이미 결정됐어요.

만약 제가 이길 수 있다면, 고모는... 모두가 저를 이해해줄 수 있을까요?

 


[늙은 장인]

얘야...

 


[늙은 기사]

...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니야, 마리아.

 


[늙은 장인]

이봐! 노망이라도 났나, 뭔 헛소리야!?

 


[늙은 기사]

조피아는 네가 지거나 다칠 것 같아서 네가 카시미어 메이저로 가는 걸 원치 않는 게 아니야...

기사 경기에 공평하고 공정한 것이라는 것은 추호도 없어.

일단 더 높은 곳에 발을 들여놓으면, 네가 상대할 것은 상대방뿐만이 아니라...

기업, 기업과 기업 사이의 게임, 가문과 가문의 싸움이 될 거야.

감정회마저 도무지 손을 댈 수 없는 기사협회, 대 기사장과 이사들에게의 권력 귀속은 생각보다 훨씬 혼란스러워.

 


[마리아]

...

 


[늙은 기사]

물론, 포기하라고 말하는 건 아니야, 마리아.

'어려움을 보고, 앞으로 돌진하라'

이 모든 걸 알게 되면, 그 어려움들을 모두 때려눕히고, 그걸 우리 늙은이들에게 보여주도록 해.

 


[마리아]

... 네!

 


[민머리 마틴]

새로운 손님인가─

───

─── 여기선 당신을 받을 생각이 없습니다. 돌아가 주십시오.





[대변인 차르네]

무슨 말씀이신지요, 오랜 친구, 세철의 기사여.

당신의 희생은 우리에게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되는 열기를 가져다주었습니다.

저는 아레나에서 보여주신 당신의 기개를 무척이나 존경하고 있습니다.

 


[늙은 기사]

당신은 누구요?

 


[대변인 차르네]

... 2등급 기사 부그발드... 퇴역한 2등급 기사군요. 바트바얄이라고 불러야 할까요?

이렇게 발음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늙은 장인]

이봐─

 


[대변인 차르네]

아, 그러지 마시죠. 그렇게 험악하게 굴지 말아 주시죠.

저는 기사가 아닙니다. 단지 부지런하고 착실한 공무원일 뿐이죠...

 


[민머리 마틴]

진정해! 부그발드!

 


[늙은 기사]

... 만약 내 활이 손끝에 있었다면, 댁은 절대 이렇게 나와 이야기를 하고 있지 못했을게요.


 

[대변인 차르네]

제가 실언을 했나 보군요. 만약 당신에게 실례되는 말씀을 드렸다면, 대단히 죄송합니다.

 


[민머리 마틴]

그런 겉과 속이 다른 태도를 보이지 마십시오. 이곳에는 무엇을 하러 온 겁니까?

 


[대변인 차르네]

... 저는 일개 직원일 뿐입니다. 그저, 마리아 니어 씨에게 기사협회의 처리사항에 대해 전달 드리러 왔습니다.

마리아 씨는 어디 계시죠?

 


[마리아]

아... 으, 여기에요...

 


[대변인 차르네]

당신의 다음 시합은 이미 결정되었습니다.

 


[민머리 마틴]

... 그건 당신이 직접 올 필요가 없을 텐데요.

 


[대변인 차르네]

그렇죠. 하지만 저는 제가 직접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렇게 해야만 작업 과정에서의 각종 문제를 확실히 이해할 수 있거든요... 물론, 약간의 사심도 있고요.

빛의 기사 마가렛 니어의 여동생에, 지금 한창 인기를 타고 있는 젊은 기사에게는, 저도 호기심을 억제하기 어렵거든요.

카시미어 메이저 진출 가능성이 높은 유망주들의 인기도 요즘에는 마리아 씨만도 못합니다.

이것도 당신의 경기 기사 실력의 일부로, 당신의 강점이지요.

당신의 우세를 합리적으로 이용하시길 바랍니다. 물론, 저도 많은... 양질의 상업적 계약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적으로 당신을 찾아온 스폰서들과 비교했을 때, 이들은 전부 당신이 상상한 것 이상의 기사단 연맹과 대기업입니다...

 


[민머리 마틴]

... 저희는 이미 당신들의 영업을 싫증 날 정도로 많이 들었습니다. 마리아도 그녀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있고요.

 


[늙은 기사]

맞아! 당신들이 이렇게 영예를 짓밟는 행위는 그야말로 기사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대변인 차르네]

영예요? 아... 그렇죠, 영예요.

전장의 기사들은 변경 요새에서 여명을 수호하고 있고,

몸값을 받고 있는 경기 기사들도 카시미어를 위해 이익을 창출하고 있지요─

영예, 영예는 어디에 있습니까? 사라졌나요?

 

아니죠.

그 누구도 카시미어에서 영광을 몰아낼 수는 없습니다. 카시미어의 수천 개 기업이 뭉쳐도 할 수 없는 일이죠.

기사들이 전쟁의 도구로 전락하고, 이익에 눈이 먼 걸까요? 기사들이 스스로 영예를 버리고 과거를 잊은 걸까요?

 

이 또한 아닙니다. 그런 건 기사들을 너무 우습게 보는 것이죠.

이사들마저 감히 기사들이 허수아비로 전락했다는 말도 함부로 하지 못하는데,

왜 우리가 기사 경기를 안타깝게 여겨야 하는 겁니까?

 


[늙은 기사]

쳇! 너 같은 사람은 영예에 대해 말할 자격이 없다!

지금의 카시미어는 과거의 것을 전혀 알지 못해─

 


[대변인 차르네]

과거의 영광, 기사도 정신, 아─ 형이상학적인 위대한 영혼! 역사라는 허공 속의 태양!

제 말이 맞죠? 하지만 관객과 관광객들에게는 그런 정신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저희가 그들에게 정신을 보여줘야 하는 일도 없어요.

 


[늙은 기사]

입만 살아가지고... 난 지금 네 얼굴을 찢어버릴 수 있다고.

 


[대변인 차르네]

오, 그렇게 조급하기 굴지 마십시오. 영예는, 그렇죠. 아주 좋습니다. 흠잡을 데가 없죠.

그건 여전히 기사 가문의 기념비 위에 존재하고 있지요─

─하지만 정말로 안타깝게도, 카시미어 사람들은 그것을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버려지지 않고, 침전되지 않고, 그것은 줄곧 존재합니다. 현대인이... 필요로 하지 않을 뿐이죠.

 

버려진 것도 아니잖습니까, 친구여.

당신이 도시 간 인터넷 디지털 텔레비전을 새로 사서, 오래된 라디오 하나를 찬장에 넣은 것을

'버렸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이건 망각입니다. 나쁜 의미의 망각이 아니라, 단순하고 과학적인 발전과 새로운 삶이 가져다주는 진보의 망각이죠.

어떻게 진보 자체를 비난할 수 있겠습니까? 친구여?

 


[늙은 기사]

날 친구 친구 하면서 부르지 마. 여기에 네 친구는 없어.

어서 네가 해야 할 일을 끝내고, 꺼져. 마리아는 함부로 구경할 수 있는 전시품이 아니야.

 


[대변인 차르네]

아니, 친구여. 또 틀렸습니다.

저는 당연히 기사 여러분의 면전에서 기사의 지위를 폄하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나 기사는 카시미어에서의 자신의 역할에 대해 인식할 의무가 있습니다.

기사는 결코 전시품이 아닙니다. 그들은 가장 귀하고 가장 화려한 쇼윈도로, 카시미어의 매력을 전 세계에 알리겠죠!

여러분들에게 그런 자각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











[소나]

회색이... 이번에는 좀 무리한 거 아니야? 어이, 회색이, 대답해, 기절했어?

 


[그레이브러시 기사]

시끄러워 죽겠네... 아파라...

 


[소나]

하하, 미안, 미안... 그렇지만 걸음을 늦춰서는 안 돼. 업어줄까?

 


[그레이브러시 기사]

... 헛소리 하지 마!

 


[소나]

그 사람들은 쫓아오지 않는군... 그나저나 여기는 무슨 골목이지?

 


[그레이브러시 기사]

앞에... 그들의 기척이 느껴져! 왼쪽으로 돌아!

 


[소나]

좋아─ 잘 붙들고 있어─!



-





[마리아]

... 다음 경기는 언제인가요?

 


[대변인 차르네]

오, 미안합니다. 하마터면 중요한 일을 잊을 뻔했네요.

3일 후입니다. 당신의 상대는 왼손의 기사가 될 겁니다... '왼손잡이' 티투스 바이어입니다.

 


[민머리 마틴]

...


 

[대변인 차르네]

이야기가 좀 새지만, 만약 마리아 씨께서 제가 한 어느 기사단의 요구를 받아들이신다면,

그러면 마리아 씨가 카시미어 메이저에 출전하지 않는다고 해도─

─여전히 니어 가문의 정통 기사 귀족 지위를 보증해드릴 수 있습니다.

'위슬래시' 조피아씨와 멀리 타향에 있는 빛의 기사도, 그러면 안심할 수 있겠지요.

 


[마리아]

... 당신의 호의는 감사히 받을게요.

전 카시미어가 니어 가문을 인정하도록 만들 거예요. 선조들의 노력이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일은 없게 할 거예요.

저는 니어 가문의 기사 가문으로서의 자질을 증명해 보일 거예요!

 


[대변인 차르네]

허허, 증명이라... 기사 경기에서 증명이라... 무엇을 증명하는 거죠?

상업적 제휴를 받아들이는 것이 기사 다움의 가장 좋은 증거 아닌가요?

당신은 우리의 가장 열광적인 애호가들에게,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에게, 카시미어의 충실한 고객들에게─

도대체 무엇을 증명하려고 하는 겁니까?

 


[마리아]

... 그건...


 

[대변인 차르네]

─뭘 증명하려는 거죠?

 


[마리아]

...

저는...

 


// 핸드폰 진동 //

 


[대변인 차르네]

실례합니다. 잠시만요.


여보세요? 접니다. 뭐라고요? 하지만 저는 지금... 예. 알았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정말 유감이군요, 마리아 씨. 당신의 답변을 기다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선생님들, 오늘 저의 무례함을 양해해주십시오. 그러면 좋은 밤 되시기를.

 


[늙은 기사]

흥, 어서 썩 꺼져.

 


[민머리 마틴]

...

 


[대변인 차르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만약 생각이 바뀐다면 언제든지 연락 주십시오.

 


[민머리 마틴]

...

 


[늙은 기사]

나는 저런 비즈니스맨의 얼굴만 보면 구역질이 나.

 


[늙은 장인]

부그발드... 저 사람은 어찌 널 알고 있는 거지...?

 


[늙은 기사]

... 그래. 나도 묻고 싶어. 내 조부께서 돌아가신 후, 거의 반세기 동안 그 누구도 나의 옛 이름을 부르지 않았어.

게다가 그의 발음은 마치 똥덩어리 같았지.

 


[민머리 마틴]

기사협회, 또는 기업가들이 우리를 조사하는 것은 정말 위험한 일이야. 우리 모두를 조사하는 일 말이야.

어쩌면 누군가는 벌써 움직이기 시작했을지도 몰라.

 


[마리아]

...

 


[민머리 마틴]

그런 표정 짓지 마, 마리아. 자기에게 모든 책임을 떠밀지 말아.

니어 나리께서 우리에게 주신 은혜는 태산 같아. 우리는 원래─

 


[소나]

누구 없어─!? 미안, 여기 다친 사람이 좀 있어서─

 


[마리아]

... 플레임테일?

 




[소나]

니어...? 으, 짧게 말할게. 우리 좀 도와줄 수 있겠어?


 

[그레이브러시 기사]

쳇... 정말 창피하군... 원래라면 경기장에서 너와 승부를 가리려고 했는데, 한 번 봐줘야 하는 건가?

 


[마리아]

너, 너 상처가! 말하지 마, 내가─

엣, 왜 다들─

 


[민머리 마틴]

마리아, 다친 사람을 잘 간호해줘. 다른 건 신경 쓰지 말고.

 


[늙은 기사]

코발!

 


[늙은 장인]

여기 네 활이야, 늙은이!

 


[늙은 기사]

하나만 있는 건 아닌 거 같군.

 


[늙은 장인]

...

 


[늙은 기사]

...

 


[민머리 마틴]

...

 


[늙은 기사]

... 안 온 것 같군.

 


[늙은 장인]

아니, 어떤 사람이지? 누가 감히 경기 기사에게 손찌검을 한단 말인가?

 


[늙은 기사]

저 아이들은 감염자야. 어서 가서 상황을 좀 살펴봐. 마리아 혼자서는 처리하지 못할 거야.

 ─마틴?

 


[민머리 마틴]

...

... 왔어. 



[대변인 차르네]

선대 플래티넘은 목표물에 대해 남몰래 정을 붙이게 되었는데,

그의 의중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아머레스 유니온 구성원들의 손에 죽임을 당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최연소 플래티넘'이라고 불리는 지금의 이 소녀는 황급하게 이 자리에 떠밀려 들어온 셈이죠.

... 천재적인 활의 명수인 것은 맞습니다. 실력으로 따지자면 지금의 지위와 어긋나지는 않지만...

다른 면이 여타 구성원들보다는 성숙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기업 직원]

그, 그렇군요... 왜 그런 이야기를 저에게 하시는 거죠? 아머레스 유니온의 존재는 기밀이어야 할 텐데... 설마...

 


[대변인 차르네]

오, 그런 생각 마십시오. 그저 요즘에 그 일을 자주 회상하는 것뿐입니다. 

만약 제가 오늘의 이 자리까지 노력하지 않았더라면, 저는 애당초 이 일에 대해 생각할 권리도 없겠죠.

 

알고 계십니까? 마지막에 플래티넘을 추천하여 지금의 플래티넘으로 만든 것은,

바로 죽기 직전이었던 선대 플래티넘이었다고 합니다.


정말로 의미심장한 일이죠... 아머레스 유니온이 왜 반역자 소리를 들어야 하는지는 그렇다 치더라도,

하물며 그 소녀를 천거해도 그의 판국을 바꿀 수는 없었을 텐데, 왜 그러고자 했던 걸까요?

그가 동료의 활에 가슴을 관통당하기 전에, 무언가를 외치고 싶었던 걸까요?

누구를 향해서? 무슨 말을? 무엇을 하고 싶었을까요? 단지 그렇게 간단한 일일까요?

 


[기업 직원]

...

 


[대변인 차르네]

당신은 스워크마사의 직원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맞습니까?

 


[기업 직원]

예, 맞습니다... 대회 기간 동안, 저는 다른 대기업과 기사협회의 임무를 인수인계하고 있죠...

 


[대변인 차르네]

이것저것 잡무를 처리하느라, 고생이 많습니다.

 


[기업 직원]

아무것도 아닙니다. 기업에 기여할 수 있는 거라면, 제가 해야 하겠죠─

 


[대변인 차르네]

아뇨 아뇨, 당신의 일은 당신의 월급을 위해서 준비된 것입니다. 그렇게 비천한 말을 하지 마십시오─

창업을 했던 기록이 있는 것 같은데. 왜 계속 유지하지는 못했나요?

 


[기업 직원]

아... 그건 제가 능력이 부족해서...

 


[대변인 차르네]

능력만이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당신은 잘못된 길을 선택했을지도 몰라요. 그렇지 않았다면 당신은 아마 저와 동등했을 겁니다.

 


[기업 직원]

저, 저 같은 사람이...

 


[대변인 차르네]

카시미어에서는, 누구나가 가능하지요.

 


-



[조피아]

...

 


[민머리 마틴]

조피아... 정말 오랜만이네.





[조피아]

마틴 아저씨...

... 마리아는 왔었어?

 


[민머리 마틴]

일이 좀 있어서, 집으로 돌려보냈어.

 


[조피아]

그렇구나─

─피 냄새가 나는데, 잠깐, 이 붕대들은 어떻게 된 일이야?

마리아가 다친 거야? 누구한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그렇게 조급하게 계속 출전하지 말라고 말했는데, 이 계집애는 어떻게─

 


[민머리 마틴]

진정해. 다친 건 다른 아이야.

 


[조피아]

... 무슨 일이 있었어?

 


[민머리 마틴]

그레이브러시 기사와 플레임테일 기사가 누군가의 습격을 받았어...

그레이브러시가 부상을 입어서, 이곳으로 피신을 왔었지.

오늘 아침에, 그 둘은 더 이상 니어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고 이곳을 떠났어.

 


[조피아]

... 어떻게 그런 일이?

 


[민머리 마틴]

그녀들의 처지는 매우 위험해. 하지만 우리는 그녀들을 도와줄 수 없어.

오늘 아침 뉴스 봤어?

 


[조피아]

...

마리아는 지금 어디에서 뭘 하고 있어?

 


[민머리 마틴]

경기.

 


[조피아]

무슨 경기? 누구랑?

 


[민머리 마틴]

잉그라 때처럼 보호구 없는 일대일. 개인전이야.

상대는 '왼손잡이' 티투스 바이어.

 


[조피아]

잠깐─ 누구라고?

 


[민머리 마틴]

BLADE HELMET 기사단의 주장, 귀족 기사, 고위 상업 기사. 16강 진출 문턱까지 나아갔던 경기 기사, 티투스 바이어.

 


[조피아]

하... 하지만 마리아의 포인트에는 어울리지 않는 상대잖아, 그의 몸값은 무려...

 


[민머리 마틴]

누군가가 마리아를 찾아왔었는데, 상대하기 쉬운 사람이 아니었어.

지금의 마리아는 마치 과거의 마가렛과 같아. 전심전력으로 돌진하고 있지.

그녀는 기업가와 어떻게 교제해야 하는지 정말 모르고 있어.

 


[조피아]

마리아... 마리아가 마가렛과 같다고?

 

마가렛은 자기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어.

그녀는 단지 일방적으로 자신의 이상을 정한 뒤에야 그렇게 변했던 거야.

 

마리아는 자기가 무엇과 마주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있어.

계속 이렇게 위로 기어올라간다면, 정말로 너무나도 위험해질 거야!

 

적어도 마리아라면 훨씬 더 편안한 삶을 살 수 있을 텐데...

그녀는 아저씨나 나와 같은 경기 기사가 될 필요가 없었을 거야. 안 그래?

 


[민머리 마틴]

아마도 네 말이 맞을 거야. 하지만 그녀에게 그녀 나름대로의 각오가 있는지는, 네가 함부로 판단해서는 안 돼.

그녀는 아직 젊고, 아직 불안해. 그녀가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것은 아마도 너를 안심시키기 위해서일 거야.

 


[조피아]

...

 


[민머리 마틴]

비록 마리아가 늘 미숙한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투지가 없는 사람이 과연 플라스틱 기사를 이기고, 브론즈와 비기고, 난투에서 3위를 할 수 있었을까?

 


[조피아]

한 번 져서, 정신을 차려야 할지도 모르지.

 


[민머리 마틴]

네가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말이지만.



[조피아]

...

... 어디 아레나야?

 


-





[빅마우스 모브]

신사숙녀 여러분! FIREBLADE 아레나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오늘의 특별 경기 관람을 환영합니다─!

이번 경기는 이미 선발전 시작 이래로 미디어들에게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 시간, ROSEBUD 뉴스산업그룹에서 온 12개 언론사가 이 아레나를 집중 조명할 것입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오, 우리 불쌍한 FIREBLADE 아레나, 카시미어에서 세 번째로 큰 아레나가! 오늘! 만석이군요!!

양쪽의 인기가 이렇게까지 치솟은 걸까요?! 역시 이번 시합은 정말로 볼거리가 많은 걸까요!?

제가 책임을 가지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정답은─둘 다 그렇다입니다!

 

이것은─얼마나 엄청난 영광일까요!

오늘 특별 경기의 대전 상대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먼저, 니어 가문에서 온, 지금 한창 기세 등등한 기사! 마니아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미소녀 기사─마리아 니어!

다음은─! 감춰진 칼끝, 천만장자, 과거의 전설적인 기사로 이름을 날리며,

BLADE HELMET 기사단으로 와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왼손잡이' 티투스 바이어!

 

오오오! 기사가 입장하기도 전에 복권 누적금이 이렇게나 많이 쌓인 건 처음이네요!! 

제가 더 이상 수다를 떨 필요도 없나 보네요─진작부터 제가 너무 많이 많다고 싫어하셨죠?


문제없네요! 그럼 바로 시작하죠! 양측의 기사들을 아레나에 모시겠습니다!!

 




[마리아]

...

 


[빅마우스 모브]

먼저 전장에 뛰어든 것은 마리아 니어! 여전히 순결하고 하얀 갑옷이군요! 여전히 애처로운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세르착을 이기고 나서, 

시종일관 두려움 없이 용감히 전진하며 크고 작은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편친 마리아 니어!

 

지금 등장한 그녀는, 벌써 카시미어 메이저에 자기 자리를 반드시 얻겠다는 선언까지 했습니다!

그녀는 이 싸움을 발판으로 삼고, 카시미어 기사의 정점에 오를 수 있을까요? 우리 한번 지켜봅니다!

 


[마리아]

(난 분명 그런 적이 없는데...)

 


[빅마우스 모브]

그리고 반대쪽도, 나와주십시오─





[왼손잡이 기사]

닥쳐라, 떠드는 광대.

너 같은 사람은 나의 아레나에 설 자격이 없다. 어서 썩 꺼져라.

 


[빅마우스 모브]

─그렇습니다! 이게 바로 티투스 바이어죠! 진작에 말씀드렸잖아요, 선수들에게 마이크를 다 채워주라고요.

모든 관객들이 그들의 싸움에 빠져들 수 있게 말이죠!





이번 시합은 미에슈코 그룹이 주최하고,

ROSEBUD 뉴스산업그룹, 스워크마 식품, ROAR DEFENSE사가 연합하여 협찬하였습니다!

시청자들은 이들 회사에서 주는 상품 쿠폰을 어느 때나 받을 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관람에 있어 꼭 필요한 것을 다시 한번 알려드리고 싶네요─ 블루 이어 태그 맥주입니다!!



[왼손잡이 기사]

... 니어.

정말로 보기 싫군. 기사 가문의 자리를 지키려고 몸부림치는 모습은, 마치 물에서 나온 칼 짐승 같아.

만약 기사의 이름을 감당할 능력이 없다면, 구태여 이렇게 염치없이 매달릴 필요가 어디 있는가?

 


[마리아]

... 이건 당신 말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왼손잡이 기사]

상관없다. 니어 가문 최후의 기사는 오늘 내 손으로 부숴버릴 거니까.

안심해. 나는 그 쓰레기 잉그라와는 달라...

무기를 가진 사람이라고 기사라 불릴 수는 없다는 걸, 내가 확실하게 알려주겠어.

 


-



[빅마우스 모브]

엄청난 기싸움입니다─! 일촉즉발의 기싸움이군요─!

더 이상 여러분의 입맛을 다시게 할 수는 없으니, 지금 영광스럽게도 선언을 하겠습니다!

경기─시작!

 


[마리아]

 


[왼손잡이 기사]

흥.

 


[빅마우스 모브]

─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일순간입니다! 싸움이 시작된 순간! 마리아의 검이 날아갔습니다! 그리고 무거운 발차기가 들어갔습니다!

 

이게 바로 엄청난 실력 차이라는 건가요─!

 


[왼손잡이 기사]

검을 들고 일어서.



[마리아]

(아, 아파...! 그는 도대체 어떻게...!)

 


[왼손잡이 기사]

어서.

 


[마리아]

 ...

(창기병은... 공격 범위가 매우 멀어. 민첩하고, 힘이 강해... 빈틈이 없어.)

... 다시 덤벼.

 


[왼손잡이 기사]

좋아.

 


[마리아]

네 뜻대로 될 거라 생각하지 마─!

 


[왼손잡이 기사]

정말로 약하군.

 


[마리아]

으윽─!

빛을... 쪼갰다고?

 


[왼손잡이 기사]

... 어려운 일인가?

네 검도 둘로 쪼개버리려고 했는데. 흥... 니어 가문의 검을 말이야.

넌 너의 신앙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군.

너는 유치하고, 무기력하고, 생각도 연약해. 너는─

나의 적수가 될 자격이 없어.

 


[빅마우스 모브]

또 한 번! 왼손잡이 기사에게는 식은 죽 먹기인가 보네요!

마리아가 무기를 주우길 기다리더니, 또다시 한방을 먹였습니다!

이것이 바로 카시미어 최고의 기사단이 지닌 실력입니다! 이게 바로 더 카시미어 메이저 본선 기사들의 실력입니다!

카시미어를 처음 찾으신 관객 여러분, 잠시도 눈을 감지 마십시오!

이 잔혹한 승부는, 한순간에 지나가기 때문입니다!

 


[마리아]

으으윽─!

 


빛은 구겨지고, 부서지고, 모독당했다.

'왼손잡이' 티투스의 그림자를 앞에 두고, 마리아는 다시금 칼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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