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8-2]




-@-



: 하앗——!



아미야: ......


: 그녀를 건들지 마!


탈룰라: 그녀를 감싸려는 건가, 훼이지에? 저 감염자들의 배신자이자 우리 동포들을 죽인 망나니를?

탈룰라: 너에게 매우 실망했다, 훼이지에. 넌 정말 나를 실망시키는군. 내게 칼을 겨누는 것도 모자라서......


: 아미야?! 왜 여기에 있는 거야......!

: 조심해, 아미야! 탈룰라는 코셰이의 모든 걸 이어받았어. 그녀는......

: 그때 용문에서 납치당한 무고한 여자아이가 아니야.


아미야: 아니에요. 첸 경관님. 그녀는 '후계자'일 뿐만 아니라......

아미야: ......제가 위장을 없애버리겠어요.


: 뭐? 그게 무슨......위장이라니?



탈룰라: 넌 로도스의 그 카우투스군.

탈룰라: 불드락카스티는 어딨지? 너흰 그의 날카로운 미늘창을 상대하고 왔나, 아니면 갈기갈기 찢긴 그의 시체를 보고 왔나?


아미야: ......

아미야: 당신은......어떻게 그런 말을 하실 수가 있죠?


탈룰라: 아니, 이건 너에게 경의를 갖고 하는 질문이다. 단순히 사실을 확인하는 것뿐이다.

탈룰라: 그는 마지막까지도 투구를 벗지 않았겠지?

탈룰라: 그 투구는 웬디고의 회백색 백골을 숨겨주고 있다.

탈룰라: 만약 시민들이 그의 진짜 모습을 보게 된다면 아마 돌 하나 쥐고 있는 것조차 힘들겠지.

탈룰라: 하지만 원한과 광기가 그들을 부추기고, 시민들은 인파 속에 섞인 무기가 되어 유격대의 방어선을 뚫었을 거다.

탈룰라: 불드락카스티는 방패병들에게 절대로 시민을 공격하지 않을 것을 명했지......그들은 분명 시민들이지 첩자가 아니었다.

탈룰라: 원래대로라면 불드락카스티는 시민들에게 찢겨 죽었어야 했다. 그라면 분노와 무지가 자신을 해치게 두었을 거다. 

탈룰라: 마치 이 날이 올 것을 알고 있었던 것처럼 말이지, 그는 스스로의 인간성에 투항하고 포기했을 터였다.

탈룰라: 지금 네가 여기 있다는 건 불드락카스티가 죽었다는 뜻이겠지.

탈룰라: 그가 어떻게 죽음을 맞이했는지 알려주지 않겠나? 위대한 전사. 난 그의 최후를 알고 싶다.



아미야: 제가......제가 그분을 죽였어요.

아미야: ......제가 죽인 거예요.



탈룰라: 네가?

탈룰라: ......넌 대체 무슨 힘을 가지고 있는 거지? 상대는......불드락카스티인데.

탈룰라: 지금 넌 혼자서 날 찾아왔다, 마치 내 불쌍한 여동생처럼 말이지.

탈룰라: 좋아. 지금 이 도시에서 유일하게 날 죽일 수 있는 사람이 죽었다.

탈룰라: 이제 이 도시에서 날 방해할 수 있는 건 없다.

탈룰라: 내가 너에게 포상이라도 내려야 하는 걸까, 내 동포를 죽인 감염자여?



: 아미야, 저 녀석 말은 귀담아듣지 마!

: 난 저 녀석을 잘 알아......탈룰라의 이야기는 단 한 마디도 믿지 마. 아무리 그게......진실이라고 해도 말이야.


아미야: 저도 알아요, 첸 경관님. 탈룰라는 첸 경관님을 쓰러뜨리고 싶은 거예요.

아미야: 우리 눈앞에 있는 탈룰라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아직 지워지지 않은 기억의 맥락이 있을 거예요.

아미야: 첸 경관님은 탈룰라와 그녀의 과거에 대한 유일한 상징이나 다름 없으세요.


: 너......끄응.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거야?


탈룰라: 넌 무엇을 보고 있는 거냐?

탈룰라: ——넌 무엇이 보고 싶은 거지?


아미야: 당신은 절 막을 수 없어요.


탈룰라: ......


: 그게 정말이야?


아미야: 그렇지 않다면 왜 탈룰라가......첸 경관님을 꾀어서 싸우도록 한 걸까요?

아미야: 탈룰라를 죽일 수 있는 건 첸 경관님 뿐이에요.


: 네가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잘 모르겠어.


아미야: 첸 경관님, 지금 경관님 눈앞에 있는 탈룰라는 아직 완전히 죽지 않았어요.

아미야: 이 폭군은 아직 그녀의 마음을 완전히 장악하지는 못했어요.


탈룰라: 어디 마음껏 지껄여 봐라, 카우투스. 네 그 낡아빠진 술수는 누가 봐도 황당한 이야기에 불과하다.


아미야: 탈룰라가 당신을 찔렀을 때 당신은 이미 죽어야 했어요. 이 대지에 당신이 있을 곳은 없습니다.


탈룰라: 마음을 읽는 토끼인가......상상도 못 했군.

탈룰라: 아무리 네가 마음을 읽을 줄 안다고 해도 이 사실을 알아낼 수는 없었을 텐데. 어디서 그런 소문을 들은 거지?


아미야: 제가 마음을 읽고 있었나요?

아미야: 당신은 항상 정신의 오리지늄 아츠가 자신을 완벽하게 지켜주고 있다고 자만하셨죠, 코셰이 공작.

아미야: 당신은 이걸 자랑으로 여기셨고, 정적(政敵) 또한 당신을 어쩌지 못했었죠.


탈룰라: ......


아미야: 제가 본 건 기억이에요. 당신이 지금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 건지 전 하나도 몰라요, 하지만 전 당신의 감정을 느낄 수 있어요.

아미야: 전 당신의 기억 속에서 비밀을 엿보았고, 그 저주가 지금까지도 당신의 육체에 얽매여 있는 걸 보았어요. 

아미야: 당신은 탈룰라가 아니에요.


탈룰라: 결론을 내리기 전에 자신의 목숨부터 잘 간수해라. 


: 아미야! 멍때리고 있지 말고 어서 피해!!



-@-



아미야: 윽!




: 그걸......그걸 막았다고?


아미야: 후우......하......하지만 얼마 못 버텨요!


탈룰라: 네 자신도 놀랐지? 하, 첸도 한 번 막은 적이 있었다.

탈룰라: 그 체르노보그 때와 다를 것 없는 검은 선들.

탈룰라: 네가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네 전사는 쓰러졌고, 넌 그들의 희생을 지금의 아무 의미도 없는 죽음과 맞바꿀 생각이냐?

탈룰라: 어떠냐, 아츠를 시전하면서도 타인의 생각을 읽을 수 있나? 이런 추잡스러운 재주를 보자니 그 생각이......


아미야: 그건 무슨 생각이죠?

아미야: 자세히 생각해보세요.


탈룰라: ......

탈룰라: 대체 어떤 게 네 오리지늄 아츠인 거냐?

탈룰라: ......불드락카스티가 네 손에 죽었다니......

탈룰라: 웃기지도 않는 소리.


: 아미야, 남은 불꽃들은 내가 벨게! 물러서, 오른쪽으로 뛰어! 멀리 뛸수록 좋아!


아미야: 네!







-@-



아미야: 후우, 후......감사합니다, 첸 경관님!


: 이상하네, 아미야, 탈룰라는 아무래도 지금......네게 놀라움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아.


아미야: 첸 경관님, 이럴 때는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당황하지 말고 경계가 풀리지 않도록 하라고 하시면 돼요!


: 노력해볼게. 난 우리 목숨이나 용문의 운명보다 중요한 일은 없다고 생각해!


탈룰라: 너......아미야라고 하나?

탈룰라: 카우투스, 만약 내가 영원히 빠져들 수 있는 환각을 너에게 만들어 달라고 한다면......넌 거절할 건가?


아미야: 윽......!


탈룰라: 그 힘을 쓰지 않겠다는 건가?


아미야: 대답하지 않을 겁니다.


탈룰라: 네 표정과 망설임을 보니 알겠다, 선한 마음씨를 자랑하는 카우투스여.


아미야: 전 그렇게 말한 적 없어요!


탈룰라: 하지만 네 행동이 대신 대답을 했다, 거짓된 감염자 전사여.

탈룰라: 검은색의 아츠, 의식을 판별하는 것이 아닌 기억을 흡수하는 것.

탈룰라: 그리고 기억을 일방향적으로 전송하는 것이 아닌 양방향적으로 흩뿌리고 수확하는 건가......

탈룰라: 어떻게......어떻게 그게 가능한 거지?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 거냐, 카우투스?

탈룰라: 대답해 줄 수 있겠나? 카즈델의 살카즈는 미쳐버리기라도 한 건가?

탈룰라: ——마족——살카즈가——

탈룰라: 다른 종족의 왕을 세웠다고?

탈룰라: 선대 마왕은 정말로 미쳐버린 건가? 누군지 이름도 기억 안 나는군, 아무래도 살카즈의 멸망이 다가오는 모양이구나.

탈룰라: 호오, 살카즈 용병......W. 그들 배후의 살카즈......

탈룰라: 그런 거였군. 그런 거였어.

탈룰라: 카우투스 마왕이라니. 하하......


: (아미야, 솔직히 말해서, 놀랍진 않아......)

: (조금 막막할 뿐이지.)


아미야: (그녀의 말을 믿나요, 첸 경관님?)


: (내가 저 녀석 말을 전부 믿어 봐야 무슨 소용이야?)


아미야: (선택권을 가지고 계신 건 첸 경관님이라고 믿어요. 게다가 이 사실이 첸 경관님의 생각을 바꾸진 못하겠죠.)


: (그래. 내 생각엔 저 녀석 시간을 끌고 있는 것 같아. 우리가 숨이 막혀 죽을 때까지 시간을 끌 생각이겠지.)


아미야: (하지만 시간을 끌고 있는 건 우리도 마찬가지에요......!)


: (뭐?)


탈룰라: 네 비서는 어디에 있지? 궁궐에 있어야 할 왕과 백성들은 또 어디로 갔지?

탈룰라: 네가 가져온 것은 뭐지? 몸이 부패한지 몇 세기는 된 구울? 아니면 한 줄기 빛도 보지 못하게 되는 붉은 눈병? 

탈룰라: 너는 네 손으로 불드락카스티를 벌한 건가, 아니면 누군가 널 대신해 준 건가?

탈룰라: 작고 어린, 만들어진 마왕. 넌 살카즈와 그들의 궁궐을 다스릴 수 없다. 넌 진정한 마왕이 아니다, 넌 살카즈조차 아니야. 넌 단지 한 명의 카우투스일 뿐이다. 

탈룰라: 네 무력함은 너의 적들과 맞먹는 수준이야. 너희가 진짜 싸움을 시작하게 된다면 넌 금방 패배하고 말 거다.

탈룰라: 그게 아니라면 넌 살카즈 통치자들의 새로운 장난감이라는 거겠지. 네 자신이 시험품이라는 사실에 마음이 아프지는 않나, 연약한 카우투스?

탈룰라: 넌 다른 종족이야, 넌 다른 이들이 네 목숨과 왕의 상징을 빼앗아가는 걸 지켜보고 있을 수밖에 없어. 네 운명도 거기서 끝나게 되겠지.

탈룰라: 그 일이라면 내가 대신 해 줄 수 있다. 나라면 널 최대한 고통 없이 이 대지에서 사라지게 만들어 줄 수 있다.


아미야: 불사의 검은 뱀......당신은 두려워 하고 계신 건가요?


탈룰라: ——


: 뭐?


아미야: 말이 많으시네요, 코셰이 공작.

아미야: 하지만 정말 소문대로 당신의 목숨이 그렇게도 길다면, 그리고 가끔씩 새어 나오는 당신의 두려움이 연기가 아니라면......

아미야: 저도 알 것 같네요.


: 코셰이?! 아미야, 그게 정말이야?


아미야: 당신의 눈앞에 있는 건 탈룰라이자, 코셰이에요. 제 느낌 상 확실해요.


탈룰라: ......


아미야: 당신은 과거에 살카즈와 싸워 본 적이 있으시겠죠, 코셰이 공작.

아미야: 당신은 저를 두려워 하고 있어요.

아미야: 당신은 지금 절 두려워하고 있다구요.


탈룰라: 재밌군.

탈룰라: 하지만 장난은 여기까지다.

탈룰라: 내겐 지금 이 공연의 논리를 정리할 시간이 필요해, 정말 놀라울 정도로 화려한 공연이지.

탈룰라: 그 전에 넌 퇴장해 줘야겠다, 카우투스. 네가 이렇게 큰 역할을 하게 될 줄이야. 내가 널 저평가했구나.

탈룰라: 만약 네가 나의 '두려움'을 느낄 수 있다면, 그건 네 아츠가 아직 매우 미숙하다는 뜻이겠지.

탈룰라: ——난 내가 느끼고 싶은 것을 느낀다. 내 스스로의 기억까지 닫을 순 없겠지만, 감정이라면 내 분야이기도 하다.


아미야: ......진실을 말하셨네요. 덕분에 제 생각이 더욱 확실해졌습니다. 지금의 당신은 완전한 탈룰라가 아니에요.


탈룰라: 내 머릿속에서 뭔가 더 발굴해 낼 시간을 줘야 하나? 하지만 내 과거는 네가 본 그대로다, 단지 그뿐이야. 넌 그 무엇도 증명하지 못해.

탈룰라: 나는 내가 지닌 사고의 장악력으로 내 생각을 멋대로 추측하려는 녀석들을 헛돌게 만들 수 있다.

탈룰라: 하지만 넌 내가 보여 주려는 것들을 보지 못하는군. 넌 정직한 사람이다, 카우투스.

탈룰라: 넌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저 감정을 느끼고, 기억을 되돌아 보기만 할 뿐. 실제로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는 알지 못하지.

탈룰라: 그럼 내가 하나 알려주겠다, 카우투스......

탈룰라: 넌 나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

탈룰라: 넌 '탈룰라'에 대해 전혀 모른다.

탈룰라: 네가 말한 모든 것들은 그저 네 추측만을 바탕으로 하고 있을 뿐이다. 넌 나를 전혀 모르고 있어.

탈룰라: 네가 나에 대해 어떻게 안다는 거지?


아미야: 윽......


: ......탈룰라. 혹은 코셰이......난 네가 누군지 신경 안 써.

: 네가 누구든... 아니, 넌 탈룰라야. 코셰이가 널 이렇게 만든 거지.

: 탈룰라, 넌 아미야의 털끝 하나 못 건드려.


탈룰라: 정말 용감하구나, 훼이지에. 외부자를 위해 자신의 가족에게 검을 겨누다니.


: 탈룰라, 내 곁에 있는 게 누구건 간에, 선한 사람은 내 곁에 있는 사람을 이용해 날 해치려 들지 않아.


탈룰라: 훼이지에, 넌 우르수스의 북쪽 빙원을 본 적이 없겠지. 넌 마치 농장에서 길러 낸 관상용 꽃과 같아. 참상이라는 걸 겪어 본 적이 거의 없어.

탈룰라: 넌 무엇이 날 이런 모습으로 변하게 한 건지 모르고 있어.


: 당연하지! 나도 그 이유를 알고 싶어......내가 왜 그걸 무시하려 들겠어?

: 난 네 주변에 일어난 모든 일을 알고 싶어, 난 네가 네 입으로 직접 얘기해주는 걸 듣고 싶다고.


탈룰라: 그런데......왜 내 곁으로 오지 않는 거야? 첸......난 너랑 싸우고 싶지 않아, 더 이상 널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


: 하..

: 넌 지금 잘못 생각하고 있어.

: ——널 알고자 했던 건,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야.

: 널 알고자 했던 건... 너의 행동을 판단하고, 너의 동기를 짐작하고... 네게 일어난 일들과 비교해 보기 위해서야.

: ......널 알고자 했던 건 네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떻게 할 건지, 어디까지 할 건지 알기 위해서라고......

: 널 알고자 했던 건 그저 이 일에 얽힌 죄가 얼마나 많은지 명확히 알기 위해서란 말이야!

: 그리고 탈룰라......

: 넌 이미 선택을 내렸어, 탈룰라.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았든 관계 없이, 넌 이미 성장했어. 지금의 모습으로 성장했지.


탈룰라: 그건 너도 마찬가지야, 훼이지에. 너도 내 마음을 아프게 만드는 모습으로 성장했어.


: 내 모습이 네 마음을 아프게 했다고?

: 리유니온이 내 도시를 공격하고, 내 친구를 죽이고, 수많은 우르수스 사람들과 감염자들을 죽였는데......누가 누구 마음을 아프게 했다고?

: 난 그 리유니온 녀석들이 용문에서 서로를 돕고, 동료를 위해 기꺼이 희생하는 모습을 보았어.

: 그들은 황야로 가더라도 머물 곳 하나 없겠지, 그런데 마음을 아프게 한 게 누구라고?


탈룰라: 넌 그들의 적이야. 우리 동포들이 용문을 빼앗는 걸 저지한 건 너라고.


: 미안, 탈룰라. 만약 네가 지금 이 순간을 위해 용문에서 동포들을 개죽음 당하게 만들었다고 이야기한다면, 난 믿지 않을 거야.


탈룰라: 넌 처음부터 날 믿지 않았어, 훼이지에. 넌 날 전혀 믿고 있지 않아.


: 내게 탈룰라에 대해 아냐고 묻는다면 난 안다고 할 거야. 내게 탈룰라를 믿느냐고 묻는다면, 난 당연히 믿는다고 할 거야.

: 그래서 난 내 스스로 이 생각을 입증하기 위해 네 눈앞에 나타난 거야.

: 하지만 난 너의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여기 온 게 아니야......절대 아니라고.


탈룰라: 왜? 날 믿는다고 하지 않았나, 훼이지에?

탈룰라: 이제 우린 모두 감염자야, 그런데 왜 함께 있을 수 없는 거지?

탈룰라: 우리의 재회는 기뻐해야 할 일이 아닌 건가?


아미야: (그녀의 사고가 떨리고 있어......으윽......!)


: 말 돌리지 마, 리유니온의 리더!

: 내겐 증거, 판단 및 검증이 필요하다.

: 과거 근위국에 있었던 내 자신, 그리고 지금의 첸 훼이지에......

: 내가 증명하려는 건 “넌 결백해”가 아니야, 어떻게 그러겠어?

: 과거의 탈룰라? 내가 잘못 들은 거 아니지?

: 무엇이 지금 내 눈앞에 있는 널 만들었는지는 관계 없어, 어떻게 탈룰라라는 사람을 둘로 볼 수 있겠어?

: 난 과거의 네가 누군지 잘 알아. 그러니 난 알 수 있어......누가 널 이렇게 만들었는지, 또 무엇이 널 이렇게 만들었는지 말이야!

: 네가 받은 고통. 네 부모님이 왜 돌아가신 건지, 웨이옌우에 대한 원한도, 난 전부 알 것 같아.

: 아마 그것들이 내게 이런 길을 걷게 만든 거겠지......

: 그치만, 그치만 무엇이 널 동포와 적 모두에게 냉혹한 사람으로 만들어 버린 거야?

: 무엇이 널 우르수스 침략의 선봉장으로 만든 거야? 너도 네 동료를 속이지 않았어? 탈룰라?


탈룰라: 날 심판하려 드는 거야? 넌 네 모든 걸 포기하고 여기까지 왔어. 그런데 그게 고작 나와 대립하기 위해서인가?

탈룰라: 널 이렇게 무정하고 맹목적인 사람으로 만든 건 웨이옌우인가? 네가 궁금해야 할 일은 대체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하는가 아니야?


: 아니. 그건 나중에 하도록 하지. 쓰레기 더미 속에서 사건을 재구성하는 것 정도는 나도 할 수 있어.

: 내가 여기 온 건 내 직무를 다하기 위해서다.

: 정말로 네가 한 게 아니라면 난 신호탄을 하늘에 쏘아 올릴 예정이야.

: 네가 날 죽여도 상관없어, 그래도 나는 네 죄가 죽어 마땅할 정도는 아니라는 걸 증명할 수 있으니까.

: 네가 사람을 해칠 음모라도 세웠다면 우린 물불 안 가리고 널 막을 거야. 우리 둘 다 여기서 목숨을 잃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야.

: 난 네가 어디까지 잘못된 건지 알아야겠어. 심판을 거치지 않고 사람을 죽인다? 그건 살인이야. 그건 도시가 감염자에게 저지르는 범죄라고.

: 지금 난 확실히 알 것 같아.


: 내 검, 내 생각, 내 이상. 모두 널 위한 거야.

: 과거의 것들은 과거에 머물게 하자. 과거의 모든 것들은......

: 다시는 돌아오지 않아.

: 사람 목숨을 하찮게 보는 음모가, 이 음모가가 누구든 내 검은 봐주지 않아.

: 넌 법망을 벗어날 수 없어.



탈룰라: 하하......

탈룰라: 나랑 절교하고 싶은 거구나, 훼이지에.



: 쳇......

: 더 이상 도발해 봤자 소용 없어, 내게 양심의 가책같은 걸 느끼게 만들 생각이라면 마음대로 하시든가.

: 지금 내 모습을 봐. 난 내가 말한 건 반드시 해내. 그 사실을 잊은 건 너고.

: 아미야, 내가 뭘 준비해야 하는지는 더 이상 묻지 않을게. 이 질문에만 대답해 줘, 내가 뭘 하면 될까?



아미야: 아, 첸 경관님......전 시간이 필요해요.


: 얼마나?


아미야: 3분이요.


: 그럼 최소 3분을 벌어 줄게.

: 이건 진정한 합동작전이야, 아미야. 너와 나 단 둘 뿐이야.

: 우리가 지금 수많은 목숨들을 짊어지고 있다는 걸 너도 잘 알고 있겠지.

: 3분이야, 아미야. 3분 동안 넌 절대로 죽지 않아. 내가 보장할게.

: 그러니까 네가 마지막 차례를 나한테 양보해 줬으면 좋겠어.

: 내 자매가 대체 무엇으로 변한 건지, 네가 함께 알아봐 주었으면 좋겠어......

: 또 저놈의 공연 좋아하는 몸뚱아리가 아닌 탈룰라의 진짜 본성을 마주할 기회가 남아 있을지 알고 싶어!

: 어떤 결과든 날 받아들일 준비가 됐어!


아미야: 네, 알겠습니다, 첸 경관님. 또......지금까지 버텨 주셔서 감사해요.


: 눈으로 직접 본 것만이 진정으로 믿을 수 있는 것이라고 하지.


: 탈룰라. 네가 지금까지 해 온 일들, 그리고 너의 언행까지 모두...... 내 눈에 똑똑히 담아주겠어!


아미야: 부탁해요, 첸 경관님!








탈룰라: 카우투스, 난 네가 내 여동생의 생각을 어떻게 어지럽혔는지, 너와 살카즈 사이에 어떤 더러운 거래가 있었는지 모른다.

탈룰라: 너의 배후에서 널 조종하는 그림자와 W 배후의 그 사람은 동일 인물인가?

탈룰라: 대답할 필요는 없다.


탈룰라: 우선은 네가 살카즈를 따를 필요가 없다는 걸, 그들의 힘으로 나와 내 여동생의 사이를 모욕해서는 안 됐다는 걸 불로 알려줘야겠군.

탈룰라: 더러운 행적과 죄악으로 가득한 과거라면 받아들일 수 있다. 너의 나라는 변함 없이 관대한 품으로 네 모든 것과 참회를 받아들여 주겠지. 

탈룰라: 하지만 수많은 살카즈들과 한패가 되고, 카즈델과 의기투합을 하다니?

탈룰라: ......너와 널 키운 사람들은 영원히 추방당해 마땅하다.

탈룰라: 너희들은 황야 위에서 배회하며 목마를 때 마실 물이 없을 것이며, 배고플 때 먹을 것이 없고, 살기 위해선 썩은 벌레를 삼켜야 할 것이며, 영원히 안식을 얻을 수 없을 것이다.



: ......

: ......너 정말로 탈룰라 맞아?!



탈룰라: 훼이지에, 정말로 진실을 알고 싶다면 넌 옆에 있는 그 악독한 종자를 보호할 필요가 없어.

탈룰라: 저 녀석은 지금 우리 사이를 이간질하고 있다. 사실을 왜곡하고 내 기억으로 널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어......

탈룰라: 카우투스! 불드락카스티는 광명을 쫓아 마굴에서 벗어났지만, 넌 어둠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네겐 그를 죽일 자격이 없어!


아미야: ......

아미야: 당신이 말씀하신 마족이 제가 아는 살카즈라면, 당신이 말씀하신 사람이 당신 같은 사람이라면 그렇겠죠.

아미야: 당신이 말씀하신 광명이 남을 죽이고, 고통을 퍼뜨리고, 다치게 하거나 속이는 일이라면, 당신이 말씀하신 어둠이 구원, 동정, 또는 정의를 위해 싸우는 일이라면......

아미야: 그렇다면 전 변함 없이 살카즈와 함께 걸어나가는 길을 택하겠어요!


탈룰라: 감염자의 신분이 널 속이기라도 하고 있는 건가? 살카즈가 감염자를 이용하는 것 때문에 네가 살카즈들의 목적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건가?

탈룰라: 넌 정말로 네 자신이 체스판 위의 말이라는 걸 모르는 거냐?

탈룰라: 그런 주제에 내 여동생을 심연으로 끌어들이려고 하는 건가?

탈룰라: 내 불꽃이 네 거짓을 불태우고 배후의 진실을 밝혀낼 거다. 조심해라, 이번엔 조금 아플 거다.

탈룰라: 이건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이다.


: 그건 이쪽에 먼저 물어보셔야지.


탈룰라: 난 그런 일을 하고 싶진 않다, 훼이지에.


: 방금의 넌 그러지 않았는 걸. 너의 그런 위선적인 모습은......이제 됐어.



아미야: 원한이 당신의 눈을 멀게 했어요. 그 때문에 당신은 자신의 모습조차 제대로 보지 못하게 됐고, 스스로의 신분에서도 벗어나지 못 하게 되었죠......

아미야: 화염에 휩싸이는 건 당신이에요, '탈룰라'!





[JT8-2 END]




탈룰라?: 아직이다. 이 정도로는 내 불꽃을 이길 수 없다.


: 하아, 하아......


탈룰라?: 지혜도 없고 용기도 없다. 대체 누가 이런 공연을 좋아한다는 거지?

탈룰라?: 첸훼이지에, 넌 언제까지 남을 위해 검을 휘두를 거지? 넌 한번이라도 자신을 위해 검을 뽑아본 적이 있나?

탈룰라?: 마왕이라, 하하......어쩌면 왕들이 불량품을 만들어 낸 걸지도 모르겠군.

탈룰라?: 아직이다. 너희 둘 아직 부족해.



아뇨, 충분합니다.



탈룰라?: 한번만 더 내 머릿 속에서 말을 한다면 그땐 정말로 널 내 정신 속에서 내쫓아버리겠다.



아미야: 이제 충분해요.

아미야: 첸 경관님의 감정이......

아미야: 적소를 통해 제게 흘러들어오고 있어요.

아미야: 저희 둘은 예전에 아무런 관계도 없었죠.

아미야: 저흰 이곳에서 벌어진 일로 연결되었어요, 감염자들의 운명이 저흴 이곳까지 이끌고 온 거죠......

아미야: 왜냐하면 저흰 이 대지의 내일이 오늘보다 나을 거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에요.



탈룰라?: 훼이지에와 넌 다르다, 카우투스.

탈룰라?: 로도스는 여러 정치 세력의 허수아비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다, 넌 그들을 위해 동포들을 죽이고 선의를 가장하고 있다, 그리고 혼란을 만들어 이익을 얻을 때를 기다리고 있지.

탈룰라?: 너흰 감염자들을 전혀 신경 쓰고 있지 않다.



아미야: 당신은 또 누굴 조종하실 생각이죠? 아직도 첸 경관님이 그런 거짓말들을 믿을 거라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아미야: 당신은 탈룰라를 통해 리유니온을 조종했고, 체르노보그를 통해 우르수스를 조종했고, 이익을 통해 우르수스 사람들을 조종했어요, 이제는 또 누굴 조종하실 생각이죠?!

아미야: 당신의 거짓말을 간파하는 건 간단해요. 왜냐하면 당신은 결과와 동기만 얘기할 뿐, 무엇이 벌어질지는 얘기하시지 않으니까요!

아미야: 당신이 탈룰라에게 한 약속도 마찬가지에요!


탈룰라?: 호오......


아미야: 당신은 첸 경관님과 리유니온에게 감염자들이 머무를 수 있는 곳을 주겠다고, 큰 전쟁을 치르고 나면 감염자들은 일어설 것이라고 약속하셨어요.

아미야: 하지만 만약 탈룰라라면, 그녀라면 다시는 약속하지 않았을 거예요.

아미야: 왜냐하면 그때 그 약속은 이미 그녀에게 깊은 상처를 줬었으니까요......


: 아미야!


아미야: 첸 경관님......?


: 아미야......난 사실 조금 후회돼. 내가 널 진작에 알고 있었더라면, 많은 게 변하지 않았을까하고.

: 하지만 난 이미 많은 죄를 저질렀어.


아미야: 그 상황에서의 첸 경관님은 어쩌면 제 생각에 동의하지 않으셨을지도 몰라요.


: 날 경관이라 부르지 마, 첸이라고 불러라.


아미야: 첸 씨.


: 그것도 괜찮아, 형식적이네. 아니면 너무 형식적으로 보이려나?

: 미안, 우리 자매의 못난 꼴을 보여줘서.

: 난 우리의 재회가 조금 더 극적일 줄 알았어......아니면 좀 더 진부한 식으로 말이야.


아미야: 전 아무리 진부하더라도 오랜만에 재회하는 거라면 모두 같은 마음일 거라고 생각해요.

아미야: 눈물을 흘리는 게 진부한가요?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평범한 사람이라면 모두 눈물을 흘려요.



탈룰라?: 언변이 뛰어나구나, 카우투스. 아주 적절한 감정 공세다.

탈룰라?: 하지만 네가 그 웅변으로 해야 하는 건 궁궐과 원로원을 설득시키고, 의회와 우왕좌왕하는 겁쟁이들을 지배하고, 눈 먼 군사와 분노한 백성들을 선동시키는 것이지......날 설득시키는 게 아니다.

탈룰라?: “카즈델은 화재에 의해 3번 파괴되었다. 카즈델은 수차례 재건될 필요가 있었고, 새로운 피들이 필요했으며, 궁궐을 차지할 필요가 있었다. 그 전에 있었던 주민들의 몸은 불타 재가 되었고, 그 재는 바람에 날려갔다.”

탈룰라?: 체르노보그에 있었을 당시, 넌 장막을 만들어 내 호흡을 막았었지......

탈룰라?: 그때 내가 널 보내줬던 건 널 위해 희생했던 용감한 전사가 존경받아 마땅했기 때문이다.

탈룰라?: 하지만 난 지금의 너에게 관심이 생겼다. 이제 넌 도망갈 수 없다.

탈룰라?: 불꽃을 맛봐라, 카우투스.



: 큰일이다......! 아미야! 어서 이쪽으로 와!


탈룰라?: 난 지금 저 카우투스와 얘기하고 있다, 네가 아니다, 여동생이여. 지금——

탈룰라?: ——저 카우투스를 태우면 무슨 향이 나는지 맡아봐라.


: 아미야!!







형체 없던 화염에 형체가 생긴다, 하얀 불꽃의 파도가 사방에서 아미야를 향해 덮쳐온다, 그것은 아미야와 아미야가 밟고 있는 바닥까지 전부 감싸온다.




: 너어!


탈룰라?: 해보시지, 만약 네가 지금 검을 뽑는다면 넌 내 아츠와 저 카우투스를 함께 베어버리게 될 걸?


: 그녀를 놔줘! 탈룰라, 아미야를 놔줘! 네가 죽이고 싶은 건 나잖아! 


탈룰라?: 이미 늦었어.





3분은 됐다. 시간은 충분했다.

그들의 사고는 용문과 체르노보그를 건너, 그들의 기억은 북쪽 빙원과 우르수스의 영토를 지났다.

첸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자신은 알고 있다. 첸이 겪어온 모든 전투가 자신에게 응집되어 있다.

용문과 체르노보그, 그리고 북쪽 빙원 위에 있는 모든 것들이 자신에게 새겨져 있다.



검은 선들이 화염구 속에서 뿜어져 나온다, 그리고 그 선들은 점차 이어져 화염구를 갈랐다.

하얀 불꽃이 갑작스레 사라졌다.




탈룰라?: ......어떻게......

탈룰라?: 어떻게 그 염옥(焰獄)을 베어낸 거지......?





아미야가 거칠게 숨을 내쉰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수많은 생각들이 아미야의 머릿 속에서 형태를 이루고, 또한 빠르게 흩어졌다.








그녀는 프로스트노바의 울분에 가득찬 비명을 기억한다.



그녀는 쓰러지지 않던 웬디고의 육체를 보았다.



그녀는 알리나의 억누를 수 없었던 가벼운 신음 소리를 들었다.



그녀는 Ace와 Scout를 보았다, 엘리트 오퍼레이터들이 파티에서 춤을 추는 것을 떠올렸다.



그녀는 리사가 오븐에서 생강 쿠키를 꺼내는 것을 떠올렸다, 미미의 수제 명찰을 떠올렸다.

어릴 때 복도가 정전되면 가슴에서 나오는 은은한 빛과 바보같이 웃던 그의 주근깨 가득한 얼굴을 떠올렸다.



그녀는 아빠와 엄마를 떠올렸다.

그녀는 바이올린을 켤 때 자신의 어깨를 잡아주었던 엄마의 손을 보았다.

엄마의 손가락은 희고 길었다, 하지만 그 손에 있었던 흉터와 굳은 살은 보는 그녀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녀는 아빠가 자신을 문 밖으로 밀어 넘어지게 만든 것을 떠올렸다, 그녀는 아빠가 뭐라고 말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그녀가 기억하는 건 아빠가 눈가를 촉촉하게 적시며 안녕이라고, "살아나가렴, 아미야"였다.



그녀는 테레사가 자신의 가슴을 찌르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테레사가 잘자라며 불을 꺼주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테레사가 자신을 위해 하얀 옷을 골라주고, 자신보다 더 환하게 웃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박사가 자신 앞으로 걸어나가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박사가 뒤돌아보는 것을 보았다, 박사는 그녀가 곁에 다가온 것을 보고 나서야 다시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




그녀는 한 살카즈를 보았다.


불. 똑같은 불이다. 모든 걸 불태우지만 악의는 태우지 못하는 불. 악에서 태어난 불.


똑같이 큰 불에 둘러싸인 텐트 속에서, 그 살카즈는 큰 소리로 포효하고 있었다.


우린 또 배신 당했어! 그들이 협약을 깨고, 우리의 주둔지를 공격했다!


평범한 사람들이야, 병사들이 아니라고! 평범한 살카즈 사람들이라고!!


어째서 내 아내를 죽인 거지? 어째서 내 백성들이 이런 불공평한 대우를 받아야만 하는 거냐?!


왜 우릴 살게 두지 않는 거야?!


우린 안녕의 땅을 원했을 뿐이다! 우린 우리가 머물 수 있는 곳이 필요했을 뿐이라고!


단지 우리가 살카즈이기 때문에?!


아미야의 눈물이 화염 속에서 증발한다.

우리가 감염자이기 때문에? 아미야는 물었다.


단지 살카즈이기 때문에 우릴 냉혈한이자 가축 이하의 존재로 보고, 이 대지에서 살아가면 안 된다는 거냐?


그 살카즈의 포효 소리는 화염을, 아츠를, 그리고 시대를 관통했다.


그 사람들이 무슨 잘못이라도 했어? 그 사람들은 무고한 사람들이잖아?!


당신은 그들을 미워하시나요? 아미야는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기억은 대답해주지 않아.


하지만 거대한 살카즈는 마치 누군가가 반드시 물어볼 것을 알고 있는 듯 대답해나간다.


아니, 혹은 그가 자신에게 계속 이 질문을 물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들은 우릴 미워하는 건가?! 되는대로 우리의 동포들을 죽이고, 약속을 하고 멋대로 어기고, 죄를 덮기 위해 더 큰 죄를 저지른다니!


우릴 갖고 노는 건가, 아니면 우릴 이용하는 건가? 이익을 위한 건가 아니면 단순한 홀대인가? 한때의 편집인가, 아니면 뼛 속부터 새겨진 악인가? 


그들이 미워해야 하는 것은 우리인가?


그들은 그들 자신을 미워해야 한다, 자신의 땅을 이렇게 만들고, 우리 모두를 악당으로 만든 자신을 원망해야 한다!


살카즈는 검을 꺼내들었다.


검은색과 푸른색이 장검의 모든 부분에 스며들었다. 그 무게는 아미야의 어깨에 전해졌다, 그 장검은 아미야의 손에 쥐어져 있다.


난 그들을 미워하나?


분노. 분노.


끝없는 분노. 이 대지 위에 있는 모든 고통과 불공평에 대한 분노.


살카즈의 한계를 뚫고, 아미야의 마음을 뚫었다.


증오는 원한조차 죽이지 못한다, 악의를 기르고 있는 녀석이 어떻게 악의를 이긴다는 말인가?


하지만......분노는 다르다.


난 복수도 하지 않고 원한을 품지도 않겠지만, 내게도 영원히 분노해나갈 권리는 있다! 살카즈는 외쳤다.


이런 결말을 예상하지 않았던 거라면, 애초부터 이러질 말았어야지!


그의 포효 속에서 화염이 끊임없이 흔들리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비웃던 주황색이 푸른색으로 변하자 두려워 한다. 푸른 불꽃이 갈수록 거쎄진다.


살카즈는 장검을 뽑아들었다, 그 검은 길고 날카로웠다, 푸른 불꽃이 검은색 칼날을 따라 흐르고 있었다.


그의 분노도 이에 따라 치솟았다.


이게 그 결말이라면, 와라! 내가 이 결말을 너희들에게 선사해주마! 우리 모두에게......그리고 내 자신에게!


만약 이 대지가 내게 무기를 내려놓지 못하게 만든다면, 난 내가 죽는 날까지 검을 들고 싸우겠다!




아미야는 안다, 모든 배신자들을 죽이고 이 거대한 살카즈는 자결했다는 사실을.

아미야는 안다, 그 후 이 검은 마치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재가 되어 사라졌다는 것을.

하지만 이 살카즈 군왕의 푸른 분노는 그의 경험과 함께 아미야의 일부분이 되었다. 







“발도의 기술, 부숴야 할 땐 부순다.”







“흐르는 칼날의 기술, 베어야 할 땐 벤다.”








“흐르는 칼날의 검, 버려야 할 땐 버린다.”







“구름을 가르는 검, 서야 할 땐 선다.”




수많은 기억들이 아미야의 사고 속으로 흘러들어왔다, 시대의 흐름이 아미야의 머릿 속에서 요동쳤다.

그것은 좋은 결말이 아니었지만, 아미야에겐 시간이 없었다.







아미야는 분노로 가득한 첸의 눈빛을 보았다.








아미야는 탈룰라의 불꽃을 보았다.

아미야는 알고 있다, 반드시 여기서 끝을 내야한다는 사실을.






이 분노의 검은 과거의 검 뿐만이 아니다. 그것은 현재의 검이기도 하다.

아미야는 칼자루를 꽉 쥐었다.





: ......검......


탈룰라?: ......검이군.

탈룰라?*짜는 것에서 베는 것으로 바뀌었군. 지니고 있는 힘은 바뀌지 않았지만 형태의 변화가 생겼어.

탈룰라?: 넌 진짜군. 축하한다, 카우투스.

탈룰라?: 넌 조각같은 게 아니다, 실험품도 아니고, 모방자도 아니야.

탈룰라?: 넌 확실히 살카즈의 군주......인류의 적이다.


아미야: 아뇨, 당신 앞에 서있는 건 한 명의 감염자에요.

아미야: 한 명의......인간이에요.


: 무슨......말을 해야할지 잘 모르겠어.

: 아미야, 이건......무슨 아츠야?


아미야: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에요......


: 그렇겠지. 하지만 이건 존엄에 달린 문제라서 중요해.

: 왜 네가 적소와 비슷하게 생긴 검을 가지고 있는 거야? 넌 어떻게 내가 십 수년 동안 익힌 검술을 쓸 수 있는 거야?


아미야: (첸 씨......그게 그렇게 중요해요?!)


: 그냥 해본 소리야. 그 얘기는 다음에 하도록 하자. 그런데 이 검은 적소와 얼마나 비슷하지?


아미야: 이걸 또 다른 적소라고 여기시면 돼요.


: 좋아, 아미야. 넌 내 검술을 얼마나 기억하고 있어?


아미야: 전부 기억하고 있습니다. 전 첸 씨께서 눈으로 보고 알아내는 것, 마음 속으로 알아내신 것 전부를 기억하고 있어요. 


: ......내 마음 속에서 뭘 알아낸 거야?


아미야: 윽, 첸 씨......거, 걱정 마세요. 제가 배워야 할 것들만 봤으니까요.

아미야: 그 정도 일은 저도 판별할 수 있어요, 윽, 정말로 다른 것들은 안 봤어요.


: 전부 잊어버려.

: 웨이옌우가 늘 말하던 게 있어, 적소를 불러내고 싶다면 기대야 할 것은 결국 검술이 아닌 마음가짐이라고.

: 난 평소에 웨이옌우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는 편인데, 그래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지. 

: 웨이옌우는 검술에 조예가 깊어, 나같은 건 따라잡을 생각조차 못하지.

: 그러니까 너도 협력이나 별 논리에 대해 얘기할 때는 그 사람 말 무시해도 돼, 하지만 검이라면 내 말도 듣고, 그 사람 말도 들어!


아미야: 네!


탈룰라?: 두 자루의 검이라. 적소같이 악랄한 무기를 고를 줄 이야.


: 무기에 악랄하고 없고가 어디 있어? 이 대지 위에 존재하는 무기들 중에 너보다 악랄한 게 있을까?

: 잘 들어, 아미야......!

: 만약 네 분노와 내 분노가 같다면 우리의 검은 하나인거나 마찬가지야!

: 간다, 아미야! 일단 저 녀석의 생사는 신경 쓰지 마!


아미야: 네?! 정말 그래도 되겠어요......?!


: 우리에게 선택권이 있는 것처럼 얘기하지 마!


탈룰라?: 그 무기가 너희에게 자신감이라도 심어줬나?

탈룰라?: 촌극이라면 이미 한 번 봤다, 두 번 다시는 보고 싶지 않군.

탈룰라?: 네 검을 시험해봐라, 카우투스. 네 검술이 어떤지 한번 보자고.



-@-


: 느려! 적소!


아미야: 발도!









-@-



탈룰라?: 아......


아미야: (켈시 선생님 말이 맞았어, 적소는 아츠를 베어낼 수 있는 검이야......!)




주변의 사물들을 끊임없이 삼키던 무형의 불꽃은 검푸른 빛과 붉은 빛이 번쩍한 이후 흩어져 사라진다. 




탈룰라?: 상처인가.

탈룰라?: 어째서......

탈룰라?: 내가 원한으로 다시 태어난 때부터 지금까지, 이 육체는 단 한번도 피해를 입어본 적이 없었다.


아미야: 탈룰라의 손가락 밖에 베지 못하다니......그녀의 아츠가 지닌 에너지가 정말 엄청 나요!


: 저 작은 상처를 얕보지 마!

: 저 작은 상처를 수천 수백개 내면 저 녀석도 죽어!


탈룰라?: 너의 그 말은 정말 날 마음 아프게 하는 구나.


: 그 얼굴로 그런 소리를 하다니, 넌 네가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냐?


탈룰라?: 용문 근위국이 정말 착한 아이를 길러냈군.

탈룰라?: 외부자와 함께 가족의 몸을 다치게 하고 있다니, 정말 기뻐보이는 구나, 훼이지에.


: 네가 날 그렇게 불러?


탈룰라?: 날 죽이고 싶은 거라면 죽여라, 훼이지에.


: 너어......


탈룰라?: 난 이미 영원히 돌아갈 수 없는 몸이다. 난 이 모든 걸 원망한다. 난 널 원망한다.

탈룰라?: 널 키운 이 땅을 원망하고, 널 이렇게 만든 이 땅을 원망한다.

탈룰라?: 날 죽여줘, 날 해방시켜 줘. 그렇지 않으면, 내가 널 죽이겠다.

탈룰라?: 적어도......적어도......훼이지에......내가 널 죽이게 만들지 말아줘. 난 그러고 싶지 않아......

탈룰라?: 설령 내가 너 때문에 이렇게 됐다고 한들.


: ......난......20년 전에 그건, 나는......


탈룰라?: 나와 함께 가지 않았던 건 너야.

탈룰라?: 네가 도망가서, 네가 겁을 먹어서 그런 거야, 훼이지에.

탈룰라?: 내가 이런 모습이 된 건......나조차도 싫어하는 내 모습을 만든 건......너라고.

탈룰라?: 전부 너 때문이야. 네가 약속 해놓고 마음이 변해버려서 그런 거라고.


: 아......


탈룰라?: 그날 밤, 비가 세차게 내리던 그날 밤......

탈룰라?: 넌 왜 그 사악한 용 옆에 남았던 거야?

탈룰라?: 그는 내 아버지를 죽이고, 우리의 엄마를 죽게 만들었어......우리 둘을 갈라놨다고!

탈룰라?: 그런데 지금 넌, 그를 돕고 있다고?



아미야: 거짓말이에요!

아미야: 첸 씨, 자세히 생각해 보세요......

아미야: 그날 밤 대체 어떤 일이 일어났었죠?


탈룰라?: ......


: 그건 맑은 날이었어. 내 기억은 확실해......그날 밤, 달과 별들은 보이지 않았었지만──

: 네가 날 끌고 나섰을 때는 낮이었어. 그때는 낮이었어.


아미야: 그러니까......

아미야: 아니. 탈룰라, 코셰이의 오리지늄 아츠는 그가 죽고 나서 효과가 발동한 게 아니에요......

아미야: 그는 그때부터 이미 당신에게 이 아츠를 사용했던 거예요.

아미야: 생각해보세요. 얼마나 많은 기억들이 왜곡됐는지, 또 얼마나 많은 기억들이 베일에 가려졌는지!

아미야: 당신의 기억을 굳이 고치지 않더라도 그는 당신 머릿 속에 있는 흐릿한 기억들을 이용하고 있는 거라고요!


아미야: 탈룰라, 만약 지금도 당신이 탈룰라라면——

아미야: 설령 당신이 전쟁을 일으키려고 한다 해도, 설령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희생시키려 한다 해도......

아미야: 당신은 스스로를 위해 사람들을 아무 의미도 없이 죽게 만드실 생각인가요?

아미야: 만약 정말 희생이 필요하다면, 가장 먼저 희생하는 사람은 당신이 아니었나요?

아미야: 당신은 눈의 악마들과 프로스트노바가 무력하게 죽도록 내버려 두실 건가요?

아미야: 당신은 패트리어트가 지켜온 것으로 당신이 존경했던 패트리어트를 죽일 생각인가요?

아미야: 당신은 정말로 수많은 우르수스 사람들과 감염자들이 이로 인해 죽기를 바라시는 건가요?



탈룰라?: 이제 됐다. 넌 내 의지를 꺾지 못한다.

탈룰라?: 너흰 동작까지 완벽하게 똑같다, 박자까지 정확하게 맞아떨어지지......조금 역겹군.

탈룰라?: 너희 둘의 검은 날 이기지 못한다.

탈룰라?: 시간이 지날수록 너희들의 체력은 떨어지겠지, 하지만 내 불꽃은 영원하다.

탈룰라?: 검은 너희의 손발을 단순히 늘려준 것에 불과하지만, 나는 내 존재 자체가 곧 힘이다.

탈룰라?: 너흰 결국 지쳐 쓰러지게 될 것이고, 난 너희의 목숨을 빼앗게 되겠지.



아미야: 탈룰라, 눈을 뜨고 보세요......이런 결과, 이런 비극, 이게 당신이 정말로 원하던 건가요?

아미야: 정말로 당신이 원했던 건가요?!


탈룰라?: 이제 됐어!



아미야: 껍질 속에 숨어계시면 소용 없어요. 절 보세요.



아미야가 고개를 들었다.

그녀는 진실을 말하는 것처럼 말했다.


첸이 아미야를 바라보았다. 곁에 있는 여자 아이는 마치 10분 전에 있었던 아미야와는 전혀 다른 사람같다.

첸은 평소와는 다른 그녀의 말투에 놀랐다, 그것은 마치 3분의 1은 아미야 자신에게서 오고, 3분의 1은 자신에게서 배운 것, 그리고 나머지 3분의 1은......

첸 또한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드레이크가 입술을 꽉 다문다.

그녀는 수차례 말을 삼키다, 결국에는 입을 열었다.



탈룰라?: 넌 누구로부터 어떤 광경을 본 거지? 어떤 유언을 들은 거냐?

탈룰라?: 카우투스, 곧 죽을 사람이나 그런 낡아빠진 어구 반복하기를 좋아한다. 과거의 그 어떤 것도 날 상처입힐 수 없어. 



그와 동시에 그녀는 칼자루를 쳤다, 그리고는 천천히 눈앞에서 흔들리는 공기를 헤쳐, 고온을 눈앞에 있는 두 감염자에게 흩뿌렸다.



은 크게 소리를 질렀다. 그녀가 검을 뽑으려는 찰나, 그녀는 갑자기 이번에는 아미야에게 양보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미야: 적소, 분야(奔夜)!



그녀는 고개를 돌려 첸을 바라보고, 싱긋 웃었다.



아미야: 으음, 죄송해요, 이렇게 하는 검술이 맞죠?




푸른색? 검은색......아마도 푸른색일 것이다. 아름답다. 이에 비하면 적소는 정말 피비린내날 것 같다.

첸은 이때 마음 속으로 이번 싸움 또한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다.

산소 공급 장치는 이미 전투 중 불타 없어졌고, 산소통을 매고 용과 싸운다는 건 자살 행위나 마찬가지이다.

첸은 어쩔 수 없이 다른 장비도 버리고, 자신의 준비 계획이 너무 경솔했었음을 깊이 느낀다.




: 아미야, 이제 시간이 얼마 없어, 탈룰라는 이곳에 있는 모든 산소들을 태워버릴 생각이야.



곁에 있는 토끼 또한 수많은 싸움들을 겪어왔으므로, 이 말은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 말이었다, 하지만 스스로의 집중력을 높이기엔 좋았다.

이렇게 한 이유는 한 가지였다, 첸은 집중할 필요가 있었다. 첸은 깊게 심호흡을 했다.

지금의 자신은 조금도 침착하지 않다.


칼집에 속박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 듯, 적소검이 칼집 안에서 격렬하게 떨렸다.

마치 그 다음에 있을 맹렬한 방출을 위해 미친 듯이 자신을 억누르듯 하다.

혹은 단지 자신의 손이 떨고 있어서 그런 걸지도 모른다.


그렇게 오랫 동안 써왔는데 처음으로......첸은 처음으로 적소검의 강인함을 확실하게 느꼈다.

첸은 자신이 검을 잡지 못할까 봐 두려워함과 동시에 자신도 모르게 이 검과 함께 기쁨을 느꼈다.

첸은 돌연 깨달았다. 적소에게는 의지가 없다, 적소의 의지는 적소의 사용자에게서 오는 것이다.

이전의 그녀는 적소를 뽑아낼 수 없었다. 그 전에 그녀는 이 검을 뽑을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지금, 눈앞에서 이글거리는 불꽃, 눈앞의 악당, 눈앞의 오래된 친구이자 가족이자 죄인, 그리고 완전히 궁지에 몰린 이 상황이 그녀의 몸을 무겁게 짓누른다.

떨림이 점점 잦아들었다, 첸은 지금이 때라는 걸 느꼈다. 적소는 정말 오랫 동안 기다려 왔다.

그녀 자신 또한 정말 오랫 동안 기다려 왔다.




아미야: 첸 씨, 잠깐만 기다려 주세요. 우리라면 그녀를 해칠 수 있어요, 우리에겐 그럴 능력이 있습니다.

아미야: 하지만 우린 그녀를 해쳐봤자 아무런 소용도 없어요.




아미야는 이 말을 하는 게 자신이 아닌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녀는 마치 한 자루의 검과 같았다, 마치 불공평함과 비극들에 눌려 구부러진 칼날과 같았다.

하지만 아미야는 생각했다, 이 구부러진 검 또한 원래의 형태로 돌아올 것이라고.

아미야는 자신이 조금 첸 같다고 느꼈다.

그것도 나쁘지 않다. 결국 그녀는 첸일 리가 없으니까.

아미야는 탈룰라를 바라본다.

첸 씨, 첸 씨께서 이전에 범인을 체포하셨던 건 그를 때리고 모욕하기 위해서였나요? 아니면 그의 목숨을 빼앗기 위해서였나요?

그녀의 알 수 없는 분노는 첸의 분노와는 다르다. 그녀는 자신이 배신 당하고, 이용 당하고, 고립 됐다고 느꼈다.

그녀는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그리고 어둠이 아직 남아있는 미래를 겪고 있다.




아미야: 그건 아마 단순히 결과일 뿐이겠죠, 제 생각엔 그래요. 하물며 저희에겐 그런 권리가 없어요. 

아미야: 저도 알아요, 당신은 분명 이렇게 그녀의 죄를 없던 일로 칠 수는 없다라고 하시겠죠.

아미야: 아뇨, 첸 경관님......첸 씨. 아니에요.

아미야: 그녀에게 죄의 여부를 따지는 건 모든 일이 해결되고 난 뒤에 하죠.



첸은 피가 날 때까지 입술을 깨물었다. 가족끼리 서로를 해치는 것, 어떻게 이런 일에 기쁨을 느낄 수 있겠는가? 그녀로선 확실하게 말할 수 없었다. 

그녀는 적소를 들어올리는 것을 참았다.

그녀는 한숨을 쉬었다.



: 그래. 그건 결과일 뿐이야. 난 우선 그 녀석들이 받아야 할 벌을 받게 해주겠어. 죽이는 건 재판 후까지 남겨두도록 하지.


탈룰라?: 대체 어디서 온 자신감이지?


: 이건 자신감이 아니야, 괴물.

: 이건 책임이야.



첸은 고개를 들고 가슴을 폈다.



아미야: 우리에겐 의무가 있습니다.

아미야: 코셰이, 당신에겐 아무 것도 없어요.

아미야: 당신의 육체는 빌려온 겁니다, 당신의 거짓말은 간파 당할 것이고, 당신의 화염은 적소 앞에서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해요. 

아미야: 당신은 이곳을 전장으로 택했죠, 당신은 자신의 무기와 위장 위에서 둥지를 틀고 체르노보그를 떠나지 않았어요.

아미야: 그건 오만이자, 어리석음입니다.

아미야: 당신은 스스로 손발을 묶은 거나 다름 없어요, 더 이상 도망칠 곳은 없습니다.








___

*검은 선을 뿜어내는 아미야의 아츠가 실을 뽑는 것 같다고 해서 이렇게 표현하는 듯.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hypergryph&no=548170&_rk=Zxh&exception_mode=recommend&search_head=20&page=1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hypergryph&no=548866&_rk=JRL&exception_mode=recommend&search_head=20&pag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