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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출처)


보기 전에 중섭 압생트 모듈 스토리를 못봤다면 : 여기



그리고 소란의 법칙에서 언급되는 서우인 축제 이야기. 서우인은 할로윈의 기원이라고 함.























*치직*


 " ⋯⋯. "


 " ⋯⋯. "


 " 아빠, 나야. 듣고 있어? "


 " 오늘은 서우인 축제를 하느라 바빴어. "


 " 전에 말했던, 최근에 친해졌다는 그 애들 있지? 축제라고 전부터 준비를 많이 했거든. 다들, 완전 들떠서 말이야. "


 " ⋯어, 나는 안 그랬다는 건 아니고⋯. "


 " 아무튼, 의상도 직접 만들고, 요리도 하고, 전에 얘기했었지? 걘 요리를 정말 잘 하거든, 식당에서 일이라도 했던 것처럼 말이야! "


 " 옷을 만들어보는 건 처음이지만, 바이비크 씨가 친절하게 알려주셔서 하나도 어렵지 않고 재밌었어. 아, 바이비크 씨는 우리 오퍼레이터셔. 이쁜 옷을 곧잘 만드시는데, 이번에 도움을 많이 받았어. "


 " 다 같이 직접 만든 의상을 입으니까 엄청 근사했어! 아빠한테도 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으면 좋을텐데. 음, 보고 있으려나? 그러면⋯ 읏차, "


 " ⋯음⋯, ⋯이렇게, 하면 앞도 뒤도, 다 보일까? 어때? 잘 만들었지? 다른 애들이랑 같이 있는 것도 봤을지 모르겠네. 봤으면 좋겠다. 혹시 엄마도 보고 계실까? 내가 옷을 만들어 입는 걸 보면 엄마도 좋아했을텐데. "


 " ⋯⋯. "


 " ⋯⋯. "


 " ⋯보고싶어, 아빠. 엄마도⋯ 보고싶어. "


 " 그러니까⋯ 오늘, 엄청 재미있었거든. 도시에 정박해있지는 않지만, 로도스는 엄청 큰 함선이고 사람도 많으니까. 다같이 준비하니까 꽤 규모가 있었어. "


 " 하루종일 먹고 마시고, 웃고 떠들고⋯. 얼마나 즐거웠는지 몰라. 같이 일하는 오퍼레이터들도, 환자들도 다들 멋지게 차려입고⋯. "


 " ⋯아빠랑 엄마도, 여기 있으면 좋았을텐데⋯. "


 " ⋯⋯. "


 " ⋯⋯. "


*딸깍*


 " ⋯조야. "


 " 어? "


 " ⋯누구야? "


 " 조야가 잘 지내는 것 같아 다행이야. "


 " ⋯⋯. "


 " ⋯아빠? "


 " 사랑하는 조야. "


 " ⋯⋯. "


 " 당연히, 언제나 지켜보고 있어. 들떠서 준비하는 모습도, 예쁜 옷을 차려입은 모습도. 언제나 노력하는 모습도 다 보고있었어. "


 " ⋯정말? "


 " 물론이지. "


 " ⋯⋯. "


 " 그렇구나⋯, 다행이다. "


 " 아빠한테 보여주고 싶은 게 엄청 많았거든, 그럼 그것도 다 봤겠구나, 그렇지? "


 " 물론이지, 조야. 사랑하는 조야. "


 " 다 봤단다. "


 " 내가 무전할 때마다, 대답하진 않아도 다 듣고 있었어? "


 " 그럼. "


 " 밥 열심히 먹는 것도 다 봤고? "


 " 당연하지. 피망 걸러내는 것도 봤어. "


 " ⋯앞으로는 안 그럴게. "


 " ⋯경찰도 오퍼레이터도, 몸이 자산이니까 말이야. 편식은 몸에 안좋으니까, 알지? "


 " 아하하, 응. 제대로 알고 있으니까. "


 " ⋯⋯. "


 " 진짜 하나도 변한 게 없네, 후후. "


 " 변할 게 뭐가 있겠니, 조야. "


 " 하하, 그것도 그런가. "


 " 그래도 말야, 나는 요즘 많이 변한 것 같아, 아빠. "


 " 그런 것 같구나. "


 " 좋은 쪽으로니, 나쁜 쪽으로니?"


 " 으응⋯. "


 " 모르겠어. 하지만 좋은 쪽인 것 같아. 요즘은 전처럼 힘들지 않거든. 소중한 사람들도 많이 생기고, 아빠한테 이야기할 재밌는 일도 많고. "


 " 그런 변화라면 좋은 일인 것 같구나. "


 " ⋯응, 그런 것 같네. "


 " 네가 어떻게 변하더라도, 변함없이 널 사랑한단다. "


 " ⋯⋯. "


 " ⋯고마워. "


 " ⋯오랜만에 이야기하니까 정말 좋아, 아빠. "


 " 항상 답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하지만 오늘은, 서우인 밤이니까. "


 " 서우인, 응, 그렇네. 그런 날이니까. "


 " 앗, 잠깐! 그럼 아빠도 축제에 왔었어? 엄마도? "


 " 그럼. 멀리서 널 지켜보고 있었지. "


 " 왜 부르지 않았어? "


 " 엄마랑 아빠가 멋지게 차려입고 춤을 췄다면 정말 근사했을텐데, 난 보여주지도 않고. "


 " 그야, 넌 친구들과 함께 있었잖니. 어떻게 불러낼 수 있겠어? "


 " 어, 그런가. 응, 그렇구나. 그랬겠네. "


 " 그래도 널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조야. "


 " 나도. 나도 엄마 아빠랑 같이 있어서 좋았어. "


 " ⋯내년 서우인에도,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


 " ⋯네가 연락해준다면, 물론이지. "


 " 꼭 연락할거니까. "


 " 기다리고 있을게. "


 " 응. "


 " ⋯⋯. "


 " ⋯있잖아. 전에 말했던 나들이 얘기, 기억해? "


 " 봄 나들이 말이지, 기억하고말고. "


 " ⋯서우인은 봄이 아니니까, 같이 갈 수는 없으려나. "


 " ⋯⋯. "


 " ⋯조야는 이제 좋은 친구들이 있잖니. "


 " 함께 가지 못하더라도, 언제나 여기서 지켜보고 있을테니까. 봄이 되면 친구들과 나들이를 다녀오렴. "


 " ⋯⋯. "


 " ⋯응, 그럴게. 꼭 지켜봐줘야 해. "


 " 약속하마. "


 " 벌꿀주도 가져오고, 팬케이크도 구워 와야 해. 알았지? "


 " 물론이지. "


 " 응⋯⋯. "


 " ⋯⋯. "


 " ⋯⋯. "


 " 매일이 서우인이면 좋겠다. "


 " 그래, 그러면 좋겠네. "


 " 하지만 서우인이 아니어도 항상⋯ 지켜보고 있다는 걸 기억해주렴. "


 " 응, 항상 기억할게. "


 " 항상⋯. "


 " ⋯⋯. "


 " 있지, 아빠. 이만 가봐야 할 것 같아. 사실 잠깐 나온 거거든, 이제 돌아가봐야 할 것 같아서. 게다가, 서우인이라고 순찰을 쉴 순 없잖아. "


 " 그래. 항상 건강하렴. 무리하지 말고. " 


 " 응, 그럴게. 사랑해. "


 " 사랑한다. "


 " 압생트, 아웃. "


 " ⋯⋯. "


 " ⋯아, 아니! 그러니까, 조야, 아웃. "


*치직*


 " ⋯⋯. "


 " ⋯⋯. "


 " ⋯⋯. "


 " 너의 봄을 찾길 바래, 조야. "


 " ⋯⋯. "


 " ⋯⋯. "


*치직*


 " 사실, 이미 꽤 따뜻한 것 같아, 박사. "


 " ⋯⋯어? "


 " ⋯알고 있었어? "


 " 응. "


 " ⋯목소리, 분명 변조됐을텐데. "


 " 그치만 이런 말을 해줄 사람이라면, 역시 박사라고 생각했거든. "


 " 그리고 여기 벽이 얇아서, 귀를 기울이면 박사 목소리가 살짝 들려. 박사도 들릴 걸, 내 목소리. "


 " ⋯음, 그랬구나. "


 " ⋯⋯. "


 " ⋯그리고, 아빠는 나랑 얘기할 땐 항상 사랑하는 딸, 하고 말끝마다 붙였거든. 전에는 좀 징그럽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


 " 하지만 박사가 그러기는 역시 좀 그렇지. "


 " 그랬구나. "


 " ⋯미안해. "


 " 응? 아, 아냐아냐. 오히려 고마워. 박사는 항상 날 신경써줬잖아. 지금도, 그래서 일부러 따라와 준거지? "


 " ⋯⋯. "


 " ⋯이번엔 내가 그쪽으로 갈게. 거기 있어. "


 " ⋯⋯. "


 " ⋯조야, 아웃. "


*치직*













쓰기 전에도 생각했지만 어떻게 보면 극강의 패드립에 가깝긴 한데, 박사와 압생트 사이에 충분한 신뢰도와 친밀감이 있다면 상관없지 않을까 하고 썼음


물론 맥락으로도 알아볼 수 있겠지만 아무래도 무전으로 오가는 내용이 전부라서 화자에 따라 색을 다르게 넣었는데, 압생트 파트 색이 너무 연해서 잘 안보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