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2편

3편


0.


  어둠이 내려앉은 정원은 차분하면서도 정적이다. 지나가는 사람의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고, 바람에 흔들리는 풀 소리만 은은하게 귓가를 스친다. 고작 얇은 유리창 하나를 경계로 두고 있을 뿐인데, 바로 뒤편의 소란스럽고 또 화려한 파티장과는 다른 세상에 온 것만 같은 착각까지 든다.


  어둠 속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스산하다기보다는 서늘하다. 입고 있는 드레스는 얇았지만, 딱히 춥지는 않았다. 오히려, 이 정도의 차가움이 딱 적당했다. 


  잠시 눈을 감고 잔잔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았다. 볼을 스치는 바람이 차가워, 조금 기분 좋다. 하지만 여전히, 머리에 차오른 열을 식히기엔 역부족인 모양이다. 눈을 감으니, 자연스럽게 방금 전의 행동을 떠올랐다. 떠오르는 기억과 함께, 수치심 역시 함께 피어오른다. 얼굴이 뜨겁다.


"하아...."


  저절로 한숨이 터져 나왔다. 가슴 속을 먹먹하게 태우는 불안감과 후회가 가슴 가득히 차올랐지만, 이미 후회하기엔 늦었다.


  내가 왜 그랬을까. 


  스스로의 한심함을 견딜 수 없어, 결국 또 깊게 한숨을 내뱉었다. 그리곤 정원에 놓인 벤치에 앉았다. 


  벤치에 등을 기대고, 그대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뜨겁도록 밝은 컬럼비아의 야경 덕에, 별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장막이 쳐진듯 까맣게 보이기만 하는 밤하늘이 내 마음같아 착잡하다. 아무것도 명확하게 내려지는 것이 없다.


  연거푸 한숨을 내쉬다, 결국 한숨은 웃음으로 변해 어이 없이 터져나왔다. 하지만 전혀 즐겁지 않다. 


  차라리 짜증을 내다 못해 실소라도 터졌으면 좋겠지만. 이건 마음 속에 올라왔던 화를 삭히는 것도, 마음 속에 끓어오른 번잡함을 꺼트리려는 바람도 아니다. 그저 스스로의 한심함을 두 눈뜨고 바라볼 수 없어 터져나온 자조다.


  역시, 화 났겠지....?


  보란듯이 뛰쳐 나온지 얼마나 됐다고, 차마 돌아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의 손을 뿌리치고 나온지 이제 5분도 채 지나지 않았을테지만, 벌써 마음 속의 시간은 몇 시간이나 흐른 것 같다. 그리고, 내 마음속의 시간이 조금이라도 흐를 때마다, 메마른 입안이 바싹 타오르는 것 같다.


  결국 메마른 입에서 다시 건조한 한숨이 터져 나왔다. 스스로가 한심하고 부끄러워 견딜 수 없었다. 마음 같아서는, 캐비넷에라도 들어가 틀어박히고 싶은 심정이었다. 다시금 얼굴에서 열이 피어 올랐다.


  아직도 내가 왜 그랬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분명 모든 것이 괜찮았다. 음식은 맛있었고, 그의 에스코트는 정중하면서도 다정했다. 대화에서도 모난 것이 없었고, 다리를 다친 나를 위해 그는 계속 날 배려했다. 내가 기분 나빠해야 할 이유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보란듯이 토라져 그에게서 도망쳤다.


  나는 실버애쉬의 손을 뿌리치고, 도망치듯 정원으로 나왔다. 그가 사업상의 중요한 파트너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와중에. 그의 파트너로 파티에 참가하기로 약속했으면서도. 대놓고 그의 앞에서 기분 나쁜 티를 내며 그를 피했다. 


  자기가 맘대로 삐져서 화를 내놓고는. 곧바로 후회하는 스스로가 어이 없었다. 


  사실, 이유는 알고 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내 감정인데, 설마 진짜 내가 모를까. 나는 실망한 것이다. 고작 그의 말 한마디에.


  내가 로도스에서 일한다는 말. 거짓말도, 아첨도, 모함 하나 없는 그 지극히 당연한 사실 한 마디에 나는 제 멋대로 실망하고, 제 멋대로 토라져 그에게서 도망쳤다. 고작 변덕 한 번에 미쳐서 제멋대로 굴다니, 정말 바보같은 여자야.


  그가 내 위치까지 이용할만한 남자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으면서, 당연한 그의 행동에 난 왜 그렇게 짜증을 낸 걸까?


  사과 해야겠지?


  그는 지금 어쩌고 있을까? 당황했을까? 아니면 실망했을까? 


  하지만 그가 갑작스러운 나의 변덕을 어찌 생각하건, 그가 곧바로 나를 쫓아올 리는 없다는 것은 확실했다. 그는 지금 중요한 사업적인 대화를 하고 있던 도중이었고, 애초에 이 곳에 온 목적 역시 그것이었을 테니까. 가짜 파트너보다는 그의 사업이 더 중요하다. 나도 그가 곧바로 따라와주길 바랬던 건 아니다. 그런것까지 바랄 정도로 염치 없지는 않다.


  하지만, 결국 전부 다 망쳐버린 것 같았다. 차마 그의 얼굴을 볼 용기가 나지 않는다.


  그에게 도움이 되고자 파트너로 참가했는데, 도움이 되기는 커녕 방해만 잔뜩 하고는 도망처버렸다. 실버애쉬는 그 사람과 대화는 제대로 하고 있을까? 나 때문에 분위기가 깨져서 대화도 파토났으면 어쩌지?


  실버애쉬에게 사과.... 해야 하는데.

 

  사실, 파티장을 뛰쳐나와 정원을 눈에 담자마자 내가 얼마나 바보 같았는지는 깨달았다. 그러니 해야 할 일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지금 내가 이렇게 멋대로 그의 곁을 떠나 나오는 것 부터가 일종의 계약위반이다. 이대로가면 실버애쉬는 파티장에 와서 부부싸움이나 하는 한심한 사람이 되겠지. 그리고 나는 이 간단한 계약하나 해내지 못하는 멍청이로 남을테고.


  그러니, 지금이라도 돌아가 잠시 두통이 일었다 변명이라도 해서 그의 곁에 딱 붙어야 했다. 이대로 가봤자, 그나 나나 좋을 게 없었다. 그러니까, 이제라도 돌아가야 하는데.


  그걸 잘 알고 있지만, 몸이 일으켜지지 않았다. 다리가 아파서는 아니다. 다리는 욱신거리지만, 여전히 혼자서 잘 걷고 있으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몸이 움직이지 않는 건....


  여전히, 답답한 가슴 때문이겠지.


  ....나는 왜 실망한 걸까?


  사실, 지금 내가 어떤 감정으로 이러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스스로가 이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다. 언제나 여자의 마음은 갈대와 다름 없이 정처없이 흔들리는 것이라곤 하지만, 지금의 내 마음은 흔들리다 못해 자기 멋대로 날뛰는 것에 가까웠다. 


  실망했다는 것은 이해하고 있다. 그 이유가 그의 말 한 마디 때문이었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왜 그랬지? 나는 도대체 왜 실망해버린 걸까?


  분명 머리로는 모든 것을 이해하고 있다. 그가 내 진짜 직업을 갑작스럽게 내뱉은 것도, 그를 기회로 삼아 자신의 사업에 이용할 것이라는 것도 전부 그다운 행동이라고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도망쳐나온 게 얼마나 바보같은 행동인지도.


  갑작스러운 발언에 내가 수습해야 할 일이 늘어나기야 하겠지만, 그래도 그에게 받은 은혜를 위해선 기꺼이 감수해야 할 수고였다. 그러니, 내가 화가 날 이유가 없다. 실망할 것도 없다.


  알고 있다. 분명 전부 다 알고 있는데...


  그럼에도 가슴 속에 뿌리 박힌 이 답답함은 도대체 뭘까? 가슴에 손을 얹었다. 마음 같아선, 이 가슴 속에 손을 집어놓고 속을 해집고 싶었다. 차라리 속을 해집어 내 마음을 끄집어 낸다면, 지금 이 마음이 얼마나 흉측한 것일지 눈으로 목도할 수라도 있을 텐데. 


  속이 울컥거린다. 가슴이 아프다.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다. 분명 다치거나 병에 걸린 것이 아닌데. 화를 내거나 실망하거나, 슬퍼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는데. 가슴은 이유를 알 수 없이 답답했다. 


  마치 폐를 꽉 쥐어짜는 것처럼, 내 심장을 얽메는 것 처럼. 낙인처럼 자리잡은 답답함이 무엇인지, 나는 알 수 없었다.


  나는 그에게 바라는 것이 없을 것이다. 실망할 것도 없다. 화를 낼 이유도 없다. 모든 것은 그저, 나의 변덕이고 어리광이다. 분명, 내가 이렇게 갑갑해하고 기분 상해 있을 이유도, 자격도 없다.


  그런데, 왜 이렇게 가슴이 답답하고.....


  화가 나는 걸까?


"....하!"


  다시 또 웃음이 터져 나왔다. 자기 멋대로 기대하고, 자기 멋대로 실망하고. 그래서 제멋대로 짜증을 내고 있는 내가, 무슨 자격으로 화를 내고 있는 걸까?


  과연 뭐에 화가 난 걸까? 나 스스로 답을 내릴 수 없었지만, 어차피 상관 없었다. 나는 화를 낼 이유가 없다. 아까 마신 샴페인에 알코올이 들어 있어 취한 걸까? 그렇겠지, 아니 그래야만 한다. 그게 아니라면....


  ....사과하자. 그게 맞아. 


  아직 가슴이 답답했다. 하지만, 그게 면죄부가 되어주지는 않는다. 이성적으로 내린 판단에선 내가 이런 감정을 느껴야 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나는 지금 친우이자 동료에게 큰 실례를 저지르는 거야. 그러니까, 실버애쉬에게 돌아가자. 그렇게 생각하고 몸을 일으켰다.


  아니, 일으키려 했지만....


"혼자야?"


  순간, 처음 듣는 목소리가 들렸다.


1. 


  들려온 목소리에 반사적으로 시선을 돌렸다. 하지만 실버애쉬는 아니었다. 


  순간, 혹여나 그일까 하는 마음이 들었던 스스로가 또 한 번 어이가 없었다. 나는.... 도대체 뭘 바라고 있는 걸까?


  나와 눈이 마주친 남자는 다정해보이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 남자는 화려한 금발을 가진 필라인족 남성이었다. 


  그의 미소는 호의적이었고, 퍽 살가운 태도가 나쁘지 않았지만. 기분도 착잡한 차에 다가온 터라, 딱히 기분 좋게 응대해줄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대답도 하지 않고 고개를 다시 돌렸다. 자리에서 일어날까도 했지만, 관뒀다. 쫓아오는 게 더 귀찮았으니까.


  하지만 내 무시를 무언의 동의로 받아들인 것인지, 남자는 내 동의도 구하지 않고 멋대로 옆에 앉았다. 이 정원에 그와 나를 제외하곤 아무도 없다. 그러니, 그가 우연찮게 여기에 앉은 것도,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말을 건 것도 아니겠지. 아마 나에게 말을 건 모양이다.


  원래라면 사무적인 태도로라도 대답에 응했겠지만, 역시 그럴 기분이 들지 않았다. 어차피 혼자 있는 여자에게 말을 거는 경우, 다른 목적이 있으면 자기가 먼저 그 목적을 입에 담았을 것이다. 그러나 남자는 나를 보며 웃기만 할 뿐, 별다른 말을 하지 않는다. 그러면 목적은 뻔하다.


"너무 튕기지 말고. 파트너는? 없으면 나랑 같이 다닐래?"


  세상에 내가 살면서 헌팅도 다 당해보고 말이야. 유부녀(가짜)인데.


"...남편이랑 같이 왔어요. 조금 쉬다가 들어갈 생각이에요."


"그래?"


  그래서 친절하게 대해줄 생각도 들지 않았다. 어차피 이대로 무시한다고 실버애쉬에게 누가 되는 것도 아닐테고, 나중에 가서도 결국 욕을 먹는 건 유부녀에게 집적거린 놈일테니까. 그래서 적당히 무시하다가, 그가 지쳐 떨어지면 일어날 생각이었다.  


  하지만


"저번에 카지노에서는 혼자라고 안 했나?"


  그 말에 나는 고개를 돌릴 수 밖에 없었다.


"드디어 이 쪽을 보는구나?"


  남자가 웃었다. 하지만, 아까 전의 친절해보이던 미소와는 다르게 그 속에서는 차마 숨기지 못한 비릿함이 묻어나는 미소였다. 그래서 그 얼굴을 보자마자 표정을 찌푸렸다. 자세히보니, 기억에 남는 얼굴이다.


  며칠 전에, 카지노에서 봤던 사람이다. 기억이 난다. 내가 카지노에서 돈을 잔뜩 땄던 그 때, 바에서 만나 술을 같이 마셨던 사람이다. 기억에 남는다. 그가 나에게 이것저것 물어본 탓에, 내가 '혼자' '여행온' '여자'라는 사실이 전부 퍼져 나갔으니까.


  물론, 내가 바보도 아니고, 단순히 그 사실 만으로 그에게 원한을 가지지는 않는다. 멋대로 떠들어댄건 나고, 그가 내 습격을 사주했을 리는 없을테니까.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건...


  그는 내가 독신이라는 걸 안다는 사실이다.


  당연하다. 내가 실버애쉬에게 부부행세를 해달라는 제안을 들은 건, 카지노에서 나온 후, 골목길에서 그에게 구해진 뒤다. 내가 기타노처럼 미래를 읽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니, 그 때는 거짓말 하나 없이 혼자 여기 놀러왔다고 했다.


  하지만 여기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전혀 예상지 못한 그의 등장에 나는 혀를 찼다. 귀찮아졌다. 잠시 생각했다. 어차피 그가 나에 대해 모든 것을 아는 건 아닐테니, 그냥 적당히 무시하고 넘길까 하고 생각했다.


"사람을 착각하신 건 아니신지?"


"그럴리가. 이 곳에 귀도 달려 있지 않은 검은 머리의 단국사람이 흔한 줄 아나. 사람을 너무 바보취급하면 곤란해."


  쯧. 


  또 혀를 찼다. 적당히 거짓말로 넘어갈까 했지만, 역시 실패했다. 외국에 나와 있는 단국사람 자체가 흔하지 않아서인지, 내 외모는 언제나 눈에 띄었다. 평소에는 나름 기분좋아 했지만, 이럴 때는 귀찮았다.


"카지노에서 굳이 유부녀라고 떠들고 다닐 필요도 없잖아요? 그냥 놀러왔으니까 편하게 다니려고 거짓말을 좀 했어요."


"그럼, 남편한테는 비밀로 하고 놀러다니셨다?"


"그걸 알아서 뭐하시게요?"


  다른 사람인 척하려던 것도 실패했으니, 그냥 순순히 대꾸하고 적당히 자리를 피하려 했다. 하지만.


"그럼. 내가 남편한테 이야기해도, 전혀 상관 없다는 소리지? 아내가 혼자서 카지노에서 놀러다녔다고?"


  남자가 내 손목을 붙잡았다. 불쾌감에 표정을 찌푸렸지만 남자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귀찮아졌다. 남자의 표정은 자신감에 가득 차 있었다. 저 놈은 내 약점을 잡았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약점을 잡았으니 자기가 압도적인 우위에 서 있다고 착각하고 있었고. 


  저런 부류는 단순하면서도 골치 아프다. 이미 자신이 우위에 서 있다고 확신하고 있는 상태니, 말로 해도 알아먹지 못하고 자기가 원하는 걸 얻을 때 까지 계속 귀찮게 하겠지.


  저런 부류에게는 제대로 된 논리도, 정론도 통하지 않는다. 이미 자기가 듣고 싶은 말만 기다리며 귀를 닫고 있을테니까.


  그리고 아마 그가 원하는 건...


"그게 싫으면, 남편 몰래 둘이서 술이라도 한 잔 마시러 갈까? 물론, 내가 쏠게."


".....하!"


  노골적인 시선에 짜증이 났다. 아까는 가슴이 답답했고 숨 쉬기가 힘들었다면, 이번에는 반대로 속에서 열이 끓어 올라 오히려 숨 쉬기가 편했다. 아니, 오히려 평소보다 더 몸이 잘 움직이는 것 같았다. 얼마나 짜증이 났으면, 다리가 아픈 것도 잊을 정도로.


  짜증이 난다. 가뜩이나 실버애쉬와의 일 때문에 가슴이 답답하던 차에, 이런 시비까지 걸리고 있으니 2배로 화가 난다. 다리만 멀쩡했어도 그대로 다리 사이를 걷어찼을 텐데. 이 때는 다친 다리가 참 야속했다.


  그래도, 그 덕에 한번 행동을 멈추고 생각을 하고 있으니 남자가 어떤 사고방식과 판단으로 저러는 지 이해는 됐다.


  만약 실제였다면 꽤 골치아픈 상황이었을 거다. 남편과 함께 온 아내가, 결혼했다는 사실도 숨긴 채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고 또 거기서 딴 돈으로 여러 사람들과 술을 마시고 다녔다. 


  모든 부부가 이를 문제 삼는 것은 아닐테지만, 대부분의 정상적인 부부 사이에서는 충분히 문제가 될 수도 있는 일이다. 아마 남자도, 그를 이용하 날 협박하려던 거겠지.


  하지만 그게 뭐?


"말해보시던가요."


"...뭐?"


  나랑 실버애쉬는 진짜 부부도 아닌데. 그리고, 그 협박에 넘어가서 널 따라는 건 바람이 아니고? 어이가 없어서.


  저런 부류를 상대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했다. 그냥, 자기가 쥐고 있다고 생각한 게 별 거 아니라는 걸 깨닫게 해주면 된다. 그 과정에서 분명 이를 인정하지 못하고 반발하거나 하겠지만, 그 정도로 쫓아낼 수 있으면 감수할 만 했다.


"말해보시던가요. 제가 카지노에 다녀온 것도, 거기서 딴 돈으로 놀다 온 것도 남편은 알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리고 효과는 역시 좋았다. 남자의 표정이 순식간에 당황으로 물들었다. 자기도 예상 못했을테지. 상대가 이렇게 뻔뻔하고 당당하게 나올 거라고는. 하지만 니가 뭐 어쩔건데? 내가 걸리는 게 전혀 없다는데 니가 뭘 할 수 있나고.


"하지만 뭐? 나는 아무것도 남편에게 걸리는 짓을 한 적이 없는데?"


  이 이상 이야기 하는것도 시간 낭비였다. 그래서, 그냥 자리에서 일어났다. 실버애쉬와의 일만 생각하기에도 머리가 아픈데, 이런 놈팡이와 말을 섞는 것 자체가 거대한 시간낭비였다. 그래서 이젠 더 할 말도 없어서 무시하려고 했는데...


"......"


  남자가 내 손목을 잡았다. 거세게 잡힌 탓에, 손목이 아팠다. 겉으로 보이는 것보단 악력이 강했다.


"읏...."


"아... 미안..."


  남자는 사과를 하면서도, 내 손목을 놓지 않았다. 조금 힘을 주어 뿌리쳐보려 했지만, 역시 힘이 달렸다. 손목이 아팠다. 게다가, 중심을 잃어 균형을 잡으려다 실수로 다친 다리에 무게를 실었다. 


"....아!"


  그런 탓에, 결국 고통을 이겨내지 못하고 성대하게 넘어졌다. 남자에게 손목을 잡힌 채 바닥에 쓰러지다 보니, 꼴이 말이 아니었다. 무릎이 아프다. 잘못 무게를 실은 발목도 아프고, 손목을 잡힌 채로 넘여저서 그런가 손목도 아팠다.


  그리고, 갑자기 눈물이 났다.


  내 멋대로 군 탓에 벌을 받는 걸까? 재수가 없어도 이렇게 없을 수 없었다.


  ...아니. 전부 자업자득일까? 애초에 실버애쉬의 손을 뿌리치지만 않았어도. 정원에 나오지만 않았어도 이럴 일은 없었는데. 아니면 저 남자가 말을 걸지만 않았어도.


  뭔가, 마음 속에서 무엇인가가 무너진 것 같았다.


  마음 속에, 계속해서 쌓여 있던 감정이 있었다. 짜증, 후회, 슬픔. 그 외에 갖가지 부정적인 감정이 마음대로 뒤엉켜, 제대로 풀어지지 못한 채 마음 속에 엉켜 있었다. 분명 내 가슴을 잡고 있던 답답함은 이것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게 갑자기 무너지는 것 같았다. 


  터져나온 모든 감정에 갑자기 전부 원망스러워졌다. 모든 것이 원망스럽고, 짜증이 났고, 화가 났다. 이렇게 널부러진 내 꼴도 바보 같고, 눈 앞의 저 남자도 짜증났다. 그리고, 실버애쉬도.


  그래, 사실 전부 실버애쉬 탓이야. 내가 그렇게 대놓고 기대하는 눈빛으로 쳐다봐줬는데, 그걸 눈치 못 채고 일 이야기나 하고 말이야. 언제나 사람을 장난감 보듯이 보기만 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그의 잘못이야.


  그러니까, 내가 짜증을 내는 것도. 이상한 남자가 들러붙은 것도. 지금 이렇게 넘어져서 이상한 꼴이 된 것도 전부....


  전부.....


  내 탓이야. 당연한 거잖아. 


  무너진 감정은, 아이러니하게도 한꺼번에 쏟아져 순식간에 풀어졌다. 하찮은 자존심 때문에 참아내고 있던 것들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전부 내가 바보같이 군 탓이잖아. 난 도대체 뭘 바란 걸까?


  바보 같았다. 난 도대체 뭘 욕심 낸 걸까. 그는 내 친구고, 사업적인 계약을 맺은 협력자이며, 전장에서 등을 맡긴 전우인데.


  왜 내 멋대로 기대하고, 또 내 멋대로 실망해서 그를 원망하고 있는 걸까? 도대체 난 그에게서 뭘 바랬길래.


"괜찮...."


  나한테 말 걸지마. 남자를 보며 화를 내고 싶었지만, 이미 목이 매여 제대로 말을 할 수 없었다. 나와 눈이 마주친 남자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황급히 나에게 손을 뻗었다. 그러며 순순히 사과하려 했지만...


  남자의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눈물이 차올라 먹먹한 시야가 뿌옇지만, 그럼에도 눈 앞의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 정도는 알 수 있었다.


  남자는 누군가에게 맞아 바닥에 쓰러졌다.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누군가가, 남자를 강하게 때려눕혔다. 그리고 그 누군가는...


  실버애쉬다.




2. 


  실버애쉬에게 정통으로 맞은 남자가, 그대로 성대하게 바닥을 굴렀다. 남자가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눈에 담기도 전에, 실버애쉬의 커다란 몸이 나와 남자 사이를 가렸다.


"....꺼져."


  실버애쉬에게 있는 힘껏 얻어 맞은 남자는 그대로 아무런 말도 없이 도망쳤다. 파티장 안으로 도망치는 남자의 뒷모습이, 희미하게 보였다.


  실버애쉬는 그대로 나를 끌어 안았다. 그의 팔이 나를 감싸듯 조심스럽게 끌어 안었다. 나를 살피는 듯한 그의 표정이, 걱정에 가득하다.


"괜찮나? 다친 곳은? 다리가 덧난건 아니겠지?"


  나를 감싸안은 두꺼운 팔이 떨리는 것이 느껴진다. 그의 몸이 뜨겁다. 숨소리가 거칠고, 심장소리가 쿵쾅거리며 시끄럽게 울린다. 언제나 단정했던 그의 옷매무세가 흐트러져 있다. 그리고 그제야 눈에 들어왔다. 


  고작 2층 높이긴 하지만, 파티장의 창문이 열려 있고 열린 창문 밖으로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이 곳을 보고 있다. 


  그는 뛰어내린 것이다. 정원에 나와 있는 나를 지켜보다, 내가 넘어진 것을 보자마자 곧바로 뛰어내렸을 것이다.


  그 사실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터져 나왔다. 나는 고작 넘어진 고통조차 네 탓을 하며 바보같이 굴고 있었는데, 너는 계속 나를 지켜보고 있었구나. 그의 다정함에, 내 속에 엉켜있던 우울함이 녹아내린다. 녹아내린 우울함이, 눈물이 되어 흘러내렸다. 결국 또 눈물을 터트렸다. 


  그에게 몸을 기댔다. 그리곤 그를 끌어 안았다. 열이 식지 않은 그의 체온이 따뜻하다. 


"....미안."


  하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가장 먼저 해야 할 말은 사과였다. 하지만 실버애쉬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곤, 조심스럽게 내 머리를 감싸듯 안았다. 천천히, 그리고 부드럽게 내 머리카락을 쓰다듬는 그의 손길이 참으로 다정했다.


"그대가 사과할 게 뭐 있다고, 사과 할 것 전혀 없어. ....다친 곳은 없는 거지?"


"....응. 그냥 넘어진 것 뿐이야. 그것보단, 일 이야기 중 아니었어?"


  실버애쉬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대가 나가자마자, 이야기는 나중에 하기로 약속을 잡았네."


"역시 내가 방해했구나. 미안."


  결국 내가 전부 망쳤다. 그의 일을 도와주기 위한 파트너로 왔으면서, 내 기분에 따라 움직이다 그의 일을 망쳤다. 차마, 그와 눈을 마주칠 면목이 없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일을 망쳤다는 사실이 기뻤다. 그를 질투해서. 그의 잘못이나 실수 하나에 기뻐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저 그가 일을 내팽겨치고도 나를 도와주러 왔다는 것. 그 사실 자체가.... 기뻤다.


  정말 바보같고, 이기적인 생각에 고개를 들 수 없었다. 그래서 고개를 푹 숙였다. 그에게 무어라 사죄해야 할 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래서 침묵을 선택했다. 그가 화를 내도 할 말이 없었다.


  하지만, 실버애쉬는 화를 내지 않았다.


"아니, 그건 아니야. ...일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은 그대보다는 내 잘못이 크지."


  오히려, 모든 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뭐? 그게 무슨..."


"그대의 기분을 상하게 한 그 순간부터, 집중이 전혀 안 되더군. 그래서, 일은 뒤로 미뤘네."


  실버애쉬는 그렇게 말하며, 웃었다. 하지만 그는 언제나처럼 웃지 않았다. 그의 얼굴이 붉게 상기되어 있다. 잠시 머뭇거리는 듯 말을 멈췄던 그는, 이내 결심하듯 입을 열었다. 


"....드레스를 입은 그대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부끄러움에 가벼운 칭찬 한 마디 못 했어. 분명 그게 그대의 기분을 상하게 했겠지."


  살짝 얼굴을 붉힌 그가, 다정하게 미소 지었다. 내가 싫어하는 장난기 섞인 미소가 아니었다. 눈꼬리가 휘었고, 눈동자에는 차마 숨기지 못한 따스함이 녹아 있다. 처음 보는 그의 미소였다. 하지만, 분명 처음 보는 그의 미소를 마주하면서도 나는 익숙하다는 듯 그를 따라 웃어버렸다.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그리고, 실버애쉬가 사과했다. 잘못을 한 것은 나인데, 용서를 구하는 것은 실버애쉬 쪽이었다. 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바보같은 여자인지. 나는 스스로가 부끄러웠다.


"좀 더 그대의 기분을 살펴야 했는데. ...너무, 내 기준에서 생각했어. 그대는 로도스의 박사가 아니라, 나와 함께 온 여행객이었을 뿐인데."


  결국, 모든 것이 나의 제멋대로인 착각이었다. 그는 로도스의 박사가 필요한 게 아니었다. 


  그는 처음부터, '나'를 보고 있었다.


"....아냐."


  그의 품 속에서 고개를 저었다. 그의 사과도, 사죄도, 칭찬도 전부 기분이 좋았지만 나는 이를 들을 자격이 없다. 사과를 해야하는 것은 나였다. 하지만, 입이 제대로 떨어지지 않았다. 눈물이 나왔다. 사소한 위기에도 나를 구해주러 온 그가 고마웠다. '나'를 바라보고 있던 그가 기뻤다. 그리고.


  그것 이상으로, 그의 순수한 호의가 기뻤다. 나를 바라보는 그의 다정한 눈빛에 가슴이 뛰었다. 


   ...아. 그렇구나.


  나는 그의 이 눈빛을 기대하고, 또 실망했구나.


  그렇다면 나는 역시 예전부터 실버애쉬를......


  더 이상은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나는 그대로 실버애쉬의 품에 몸을 기댔다. 내가 무게를 실어 기대자, 그는 기다렸다는 듯 나를 끌어안았다. 내 온 몸을 감싸는 그의 온기로 눈을 가린 채, 나 역시 그를 있는 힘껏 끌어 안았다.


  그렇게, 파티는 끝이 났다.


  

3.


"...박사님?"


"아...! 아, 응! 듣고 있어, 아미야."


"괜찮으신 거 맞죠?"


"그럼!"


  나를 바라보는 아미야의 눈빛이 날카롭다. 잠시 나를 의심스럽다는 듯 바라보던 아미야는, 이내 의심을 거둔 채 산더미같은 서류를 내 책상 위에 놔뒀다.


"자, 그럼. 오늘 안에 부탁드려요 박사님."


".....저기, 아미야. 조금만 쉬면 안 될까."


"쉬시면 안 돼요. 저번에 컬럼비아로 휴가도 다녀 오셨잖아요."


  결론부터 먼저 이야기하면, 나는 컬럼비아에서의 (무단)휴가를 끝내고 로도스로 돌아왔다.


  로도스로 돌아온 이유는 간단했다. 차마 실버애쉬를 볼 각오가 서지 않았다. 파티장에서의 뒷수습 때문은 아니었다. 그 일은 상상 이상으로 순조롭게 수습되었다.


  실버애쉬에게 맞은 남자의 일은 '누가 유부녀에게 작업 걸다가 남편에게 맞았다.' 라는 이야기로 생각 이상으로 순순히 이야기가 끝났다. 하긴, 나라도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맞을 만 했다.'하고 넘겼을 것이다.


  그리고 정말 놀랍게도, 나중에 그 남자에게서 상상 이상으로 순순히 진심어린 사과를 받을 수 있었다. 그 남자 왈, 내가 실버애쉬의 부탁을 받아 연인행세를 해주는 중인줄 알았다고 했다. 하지만, 그건 자기 착각이었고 멀쩡한 부부 사이에 끼어들려 해서 정말 미안하다고. 그는 순순히 사과했다.


  부정할 수는 없어 아무 말도 없이 그의 사과를 받아들였지만... 참으로 놀라운 추리력이었다. 로도스에 탐나는 인재인데 저건.


  그렇게 생각 이상으로 모든 것이 순조롭게 끝났다. 하지만, 유일하게 남은 문제가 있었다.


  그건...


  나는 실버애쉬에 대한 내 감정을 자각해버렸다. 나는 그를 남자로 보기 시작했다.


  내가 이전부터 그를 남자로 바라보았다는 것은 차마 인정할 수 없었지만, 최소한 컬럼비아에서 나는 그에게 반했다. 그의 청혼에 필요 이상으로 두근거렸던 것도, 나를 장난감처럼 여기던 그의 미소를 싫어했던 것도, 내 멋대로 그에게 기대하고 실망하기를 반복했던 것도 전부 그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제와서, 그걸 알았다고 뭘 어쩔까? 당장이라도 그에게 달려들어 바짓가랑이라도 잡으면서 제발 사귀어 달라고 들러붙을까? 그러고 싶긴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실버애쉬는 나를 맹우로 대하고 있다. 컬럼비아에서 있었던 모든 일에 있어 그는 '가짜 남편'으로서의 역할과 의무를 다했을 뿐이다. 그는 언제나 나에게 호의를 베풀었고, 그 때는 보는 눈도 있어 나를 아내처럼 대했을 뿐이다. 그는 분명 이 일을, 우연으로 빚어진 맹우와의 좋은 추억정도로 여기고 있겠지. 


  그는 우연히 컬럼비아에서 나를 만났고, 우연히 나를 구했고, 마침 만난 김에 나와 가짜 부부 행세를 했다. 


  정말로 그림으로 그린 듯한 로맨스 판타지스러운 일이었지만, 어차피 우연이 빚어낸 한 때의 이벤트에 불과하다. 그는 분명, 이런 일이 생기리라고는 꿈에도 몰랐을 테니까. 그는 일 때문에 거기를 갔어야 했고, 마침 우연히 좋은 타이밍에 파트너가 생겼던 것 뿐일 테니까. 


  그저 실버애쉬는 우연찮게 생긴 파트너에 기뻐서 좀 더 나에게 호의적으로 대했을 뿐이야.


  그렇다면, 아니 그렇기에 절대로 내 쪽에서 그 추억을 망가뜨릴 수는 없었다. 우정이 망가지는 가장 큰 원인은 사랑으로의 변질이니까. 그와의 우정을 지켜야만 했다. 그러다가 내가 지친다 해도. .....내 업보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그의 얼굴을 마주하면서도 태연할 자신은 없었다. 그래서, 실버애쉬를 피했다. 파티가 끝나고 다리가 낫자마자 도망치듯 로도스로 돌아왔다. 


  그리고 돌아오는 날, 나는 켈시와 아미야에게 맞아 죽을 각오를 했지만 생각보다 별 일은 없었다. 켈시는 아무 말 없이 나를 쳐다보다 돌아갔고, 아미야는 당당하게 기념품을 요구했다. 그 뒤로는, 지금처럼 업무 폭탄에 시달릴 뿐이었다.


  멋대로 휴가를 쓰고 도망친 것 치고는 양호한 결말이었지만... 의심스러운 게 한 두개가 아니었다. 먼저, 아미야는 내가 컬럼비아에 다녀왔다는 걸 당연하다는 듯 알고 있었다. 행선지는 안 알렸을텐데? 그래도 아미야를 위한 선물을 사온 덕에 도넛되는 일은 없었다.


"...그러고보니, 아미야."


"예?"


"...내가 휴가를 컬럼비아로 간 건 어떻게 알았어? 나름 몰래 가려고 했는데..."


"박사님 휴가 가시던 날에 실버애쉬씨가 가르쳐주셨어요."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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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全編) 링크 :https://arca.live/b/arknights/73544803


예아 반갑소.


와 1만 4천자! 3편이 9천자였는데 거진 1.5배!!

어쩐지 오래 걸리더라



일단 이걸로 여독 은재의 로맨스 판타지는 완결.

일부러 고백씬은 넣지 않았다. 두 사람의 사이도 열린 결말로 놔뒀고.

처음에는 은재가 사실 로도스에서 널 따라왔다, 하고 전부 다 털어놓으면서 고백하는 걸 구상했지만. 오히려 저게 더 나을 거 같아서.


사실 중간에 유사 금태양 장면은 원래는 길게 쓸 필요가 없었는데, 그냥 감정 빌드업+은재의 극적인 등장을 위해 집어 넣었어.

그리고 이 모든 일을 겪고 반하기까지 했는데 박사가 은재는 그냥 날 친구로 여길거야, 하고 생각하는건...

걍 넘어가.

사실 혹시나 자기가 혼자 김치국 드링킹하는거면 어쩌지 하는 마음에서 온 방어기재입니다.


암튼 이제 좀 쉬고, 마음에 드는 거 있으면 쓰고 아니면 라플란드로 다시 써야지.


그리고 간간히 쓸만한 소재 있으면 신청 받어.

기왕이면 자세할 수록 좋지만, 뭐 누가 뭐 하는 이야기. 정도로만 해도 충분히 영감이 떠오를 수는 있으니까.

   

아무튼 그래서 

항상 하는 이야기지만 더 나은 글을 위해 언제나 피드백 받음.

그리고 댓글 보는 맛으로 글을 쓰는 파라, 댓글 많이 달아주면 하나하나 다 읽고 쥰내 열심히 글 적음.


댓글 달아줘 어서 

잔뜩 달아줘 당장






그 외에도 일단 단편 신청 받음.

이 글쟁이는 확정은 아니지만 일단 무료로 써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