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은 쇳덩이니까 기름 잘 칠해주고 연료 잘 넣어주면 굴러가는데


그걸 조작하는 닝겐은 쉬어야한다


땅에서 사는 육군은 적당히 이불깔고 누우면 되는데 좁은 공간에서 부대껴야하는 수병은 공간이 부족했다


갑판이 넓직하긴한데 거긴 날씨 안 좋으면 파도 맞잖아





그래서 수병은 그물침대, 이른바 해먹을 선호했다


둘둘말면 공간도 적게 먹고, 높이를 조정하면 다층침대처럼 좁은 공간에 여럿이 잘 수 있고 침대보다 가볍고 쌌다


헤먹자체가 원시시대부터 내려오는걸로 추정되서 얼마나 오래 써왔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해먹은 수병의 친구였다





잘 시간이 되면 한곳에 말아두었던 해먹을 설치하고 각자 정해진 해먹에 들어가서 잤는데


해먹에서 자본 사람은 알겠지만 은근히 불편하고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걸렸다


또 함정 생활 특성상 잘 씻지 못했는데 성인 남자들이 저렇게 천 위에 둘러싸여 붙어서 자니까 잘때 쉰내가 개쩔었다





문제는 이런 해먹을 설치할 공간도 넉넉하지 않았다


사진은 벨파스트의 식당인데 공간이 마땅치않아 식당 위에까지 해먹을 걸고 자야했다


벨파스트는 대형화된 경순양함인데도 저렇게 살아야했는데


구축함이 되면 사람은 11명인데 해먹이 8개였다던가 갑판 구석에 해먹을 깔아 잠을 잤다는 썰이 나온다





좆본군 사진을 보면 저렇게 함교나 대공포대에 천뭉텅이가 둘둘 발려있는걸 확인할 수 있는데


병사들이 자는 해먹을 모아다가 추가장갑으로 둘러버린것이다


작은 탄이나 파편에는 나름 효과가 있었을거같은데 그 이상은...





사람과 달리 고양이들은 작고 착 달라붙고 흔들리는 해먹을 좋아한다고 한다


그래서 배 구석구석 쉽캣용 작은 해먹을 설치해두곤 했다



해먹은 잠자리이기도 했지만 수병이 전사했을시 관 대신 시체를 싸서 수장하는데도 쓰였다


사람 잘곳도 없는데 시신을 둘 공간도 없고


무엇보다 좁은공간에 시체를 두면 전염병의 근원이 된다






그래서 넬슨 제독이 전사했을때는 장례식을 위해 시신을 챙겨오긴했지만


부패를 막기위해 럼주가 가득찬 통에 넣어서 와야했다





요즘 구축함은 저렇게 닭장처럼 자더라도 침대에서 재우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함장은 작게나마 방과 전용 화장실까지 만들어줬다



근데 2차대전 영국 구축함 기록을 보면 함장까지 기름기가 번들거렸다고 하니까


함장 특별대우도 대형함부터 적용된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