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맨 지휘관 단편 모음집 : https://arca.live/b/azurlane/59362616 


지휘관이 로열에 온지 얼마 안된 어느날

금요일 오전

"새로 온 하인이 어떤 사람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으니 오후에 가서 몰래 지켜보는게 좋겠다, 워스파이트"

"알겠습니다 폐하"




금요일 오후, 집무실 옆 간이식당


"네놈 지금 뭘 하는것이냐? 대답여하에 따라 즉시 배제하겠다"

대형 압력솥 앞에 서있는 지휘관과 시리우스를 보며 추궁하는 워스파이트

"누구....?"

온지 얼마 안되어서 애들이 익숙하지 않은 지휘관


"퀸-엘리자베스급 고속전함 워스파이트다, 지휘관이라는 자가 자기 부하들도 다 모르는건가?"

"미안하다, 온지 얼마 안되서 다 기억을 못했네"

"그래서 지금 뭘 하고 있는것이지?"


칙칙칙칙칙칙


압력솥 추가 돌아가는 소리가 귀에 거슬리는 워스파이트


"이건 압력솥이고 안에든건 고기인데? 압력솥 처음봐?"

"압력솥? 고기?"

고기라는 말에 경계심이 다소 누그러진 워스파이트

"갈비를 간장 소스로 졸여먹는건데 너도 먹을거냐?"

"갈비(rib)? 폭립 그 질긴걸 먹는다고?"


폭립 구운것을 먹어본적이 있는 워스파이트, 하지만 잇몸이 약해서 갈비를 제대로 못뜯어먹었다


"그거는 돼지갈비(pork rib) 구운거고.. 이건 소갈비 찌는거라서 안질긴데?"

"무슨 헛소리를 하는거냐? 갈비가 어떻게 안질기다는것인가?"

"구워먹으면 질기긴 한데, 압력솥에 제대로 찌면 연화제 안넣어도 부드러운데?"

그렇게 말했지만 단맛낸다고 파인애플을 갈아 넣어서 이미 (육류)연화제를 넣은 지휘관이었다


"연화제...?"

"너 이새끼 갈비찜 안먹어봤구만, 너 30분만 있다가 와봐라, 밥 짓고 있을테니까 소갈비찜으로 한식이 뭔지 알려주마"

"...... 알겠다, 나를 실망시키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군"

고기를 준다는 말에 의심을 거두기 시작한 워스파이트


"시리우스, 감자는 다 깎았냐?"

"네 주인님"

"씻어서 대충 조각 내서 고기 졸일때 넣어"

"알겠습니다"


40분 뒤


"워스파이트? 거기있니?"


텅!


"뭐지?"


텅!

"이 갈비찜이라는거 부드럽고 맛있어"

"너무 안무르냐?"

"부드러워서 먹기 좋은데? 여기 킴치는 좀 많이 맵긴한데"

텅!

"김치가... 매워?"

"이 빨간 샐러드는 자극이 심해서 고기와 이 쌀까지 같이 먹어야 합니다 주인님"

"그래? 고기 더 갖다줘?"

"제가 하겠습니다"

텅!


퀸엘이 주방에 들어오자 눈앞에 보이는 풍경은 새로온 지휘관과 같이 뭔갈 먹으면서 뼈를 깡통에 계속 던지고 있는 워스파이트, 시리우스 세명이었다

"아! 폐하!"

"뭐하고 있는거야?"

"지휘관님이 만들어준 '갈비찜'을 먹고 있습니다, 이거 맛있습니다!"

"그래?"

"네! 잇몸으로 씹어먹을수 있을 정도로 부드럽습니다!"

"......"

"폐하?"


"하라는 감시는 안하고! 감시대상하고 같이 앉아서 고기나 먹고있다니!"


"아 맞다! 고기가 너무 부드러워서 잊어버리고 있었다!"

고기를 빨아먹느라 방문목적을 깜빡한 워스파이트


"뭐? 감시? 나를? 왜?"

"네? 아니.... 저... 그게..."

자기가 방문한 목적을 들켜버린 워스파이트


"새로온 하인이 나쁜 사람이 아닌지 몰래 보고 오라고 했다!"

당당한 퀸엘


"그걸 대놓고 내 앞에서 말하냐?"


'아....'

"그.. 그러면 나도 그 고기나 줘 하인, 그게 얼마나 맛있길래 워스파이트가 하라는 일도 잊고 먹고 있는지 맛봐야겠다"

화제전환을 시도하는 퀸엘


"하인? 누가 니 하인이냐"

"하인이 누구냐니, 하인이 하인이지?"

"내가 왜?"

"나도 고기 달라고! 고기먹고 싶어! 고기 내놔! 고기!!!"

땡깡부리는 퀸엘


'나쁜 애는 아니고 그냥 애새끼구나...'

말싸움은 포기하고 그냥 그릇에 고기를 담아서 내주는 지휘관


"이걸 어떻게 먹으란 말이냐?"

"잡고 먹으면 되잖아?"

"이걸? 내가? 손으로? 샌드위치도 아니고 고기를 손으로 잡고 먹으라고?"

"그럼 발로 잡고 먹냐? 포크 쓰던지"

"갈비는 질긴것인데 칼도 안주고 어떻게 먹으라고? 품위없이 손에 잡고 뜯어먹는건 아닌거 같다만"

"손에 잡고 먹을수도 있지 뭘 그리 깔끔떠냐, 그리고 이건 안질기다니까?"


'너 이새끼 설마 치킨도 포크써서 먹냐?'


"어떻게 뼈가 붙어있는 갈비가 안질기단 말이냐!"

"먹어보면 알잖아"

"폐하, 이 갈비찜은 질기지 않습니다"
"거짓말!"


(잠시 후)


"하인"

"왜?"

'호칭은 저걸로 고정인가?'


"이거 뼈하고 살이 저절로 분리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것이냐?"

포크로 고기를 집어서 뼈를 발라먹어야 하는데 고르는것마다 뼈가 쏙쏙 빠져나오니 어쩔줄 몰라하는 퀸엘


"뼈는 여기 깡통에 던져넣고 살은 그냥 포크로 찍어 먹으면 되잖아?"

"뭐? .... 그렇네?"

띨빵한 퀸엘이었다


"주인님? 고기를 더 주실 수 있겠습니까? 부드러운 것이 먹기 좋습니다, 그리고 감자도"

말없이 조용히 갈비와 갈비찜 양념에 졸인 감자를 흡입하던 시리우스

"넌 언제 그걸 다먹은거냐?"

"조금전에요?"

"여기 뼈 담긴거 좀 비워봐라, 솥 째로 갖고올테니까 덜어먹자"

"알겠습니다"


텅! 

텅!

텅!

텅!


넷이서 말없이 고기를 먹으면서 뼛조각으로 스텐 깡통 두들기는 소리만 나는 식당


15분 후


"잘먹었습니다"

"10인분은 한거같은데 이걸 다먹어버렸네"

"갈비를 구해오면 바로 안되는것인거냐?"

"갈비 지금 사와도 몇시간 걸려"

"아침부터 주인님이 핏물을 빼고 있던것을 지금 다 먹었으니 지금 고기를 구해도 내일 먹을 수 있습니다"

"엨"

"정 안되면 감자하고 당근이라도 깎아서 소스에 졸여먹어"

"......"

'고기......'


저녁이었다



갈비찜 특) 갈비를 압력솥에 대충 찌면 질기고, 오래 찌면 잇몸으로 씹어먹을만큼 물렁해지니까 적당히 쪄야하는 감잡는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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