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모음집 : https://arca.live/b/azurlane/59362616    


참고편) 2화 : https://arca.live/b/azurlane/58900229


지휘관이 로열에 온지 얼마 안된 어느 날,

토요일 11:30, 지휘관 관사 앞


띵-동

"나갑니다"


벌컥


"저기... 서방님....?"

"내가 왜 니 서방님이냐, 난 결혼한 적 없다"

아직은 결혼 안한 지휘관


"그... 알았다냐..."

화장실 급한 느낌으로 안절부절 못하는 체셔


"그래서, 주말에 굳이 여기까지 온 이유는 뭐냐?"

"그... 치킨... 은 아니고 지난번에 먹었던 카레를 조금 받아갈 수 있을까냐?"

"카레? 가루 다썼는데?"

모뚜기 카레 분말을 다 쓰고 3분요리 박스만 남은 지휘관


"엨"

"그런데 카레는 왜, 니들도 커리 먹잖아?"


".....없다냐"

"없다고?"

"오늘 밥이 맛이 없다냐"

".......... 그래?"


로열 급식은 밥경찰도 아니고 밥대검찰청인게 문제지


"그럼 햇반하고 카레 챙겨가서 먹지 뭐"

"카레 없다고 하지 않았냐"

"3분요리 남은거 있어, 잠깐만 기다려봐라"

"3분요리?"


잠시 후, 집무실 옆 휴게실


"너는 피클하고 절인무 좀 꺼내서 덜어놔라, 계란후라이 할테니까"

"알았다냐"

데운 쌀밥 위에다가 은색 봉지를 뜯어서 부은 다음 전자레인지를 돌리는 지휘관

"그건 뭐냐"

"레트로트 짜장, 너는 카레 하나 먹어라"


"레트로트? 맛없는거 아니냐?"

"지난번에 잘먹어놓고서 딴소리냐 너는"

"체셔가 언제 그런거냐"

"니 지난번에 먹은 카레가 이건데?"


'모뚜기 3분카레 -순한맛- '


"응? 그런거냐?"


쩝쩝


"그러네? 맛있는걸 보니 이게 맞다냐"

"맛은 어떻게 기억하나보네"


달그락


숟가락을 테이블에 내려놓는 체셔 

"........ 이 3분 요리라는거, 몇개 좀 받아갈수 있을까나"

"얼마나?"

"3분 요리 아무거나 많이 달라냐, 저녁에 급식 대신 먹을 수 있을 정도면 좋겠다냐"

막 내지르는 체셔


"너 이때까지 급식 잘먹었잖아"

"이런걸 먹은순간 체셔는 더이상 로열 급식을 먹을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다냐"

"그게 무슨 말도 안되는 말이냐"

"그러면 서방님은 로열 급식을 매일같이 먹을 수 있는거냐?"

"아니"

"단호하다냐"

"..... 알았어, 많이는 못주고 다른걸로 하나씩 줄테니까 아껴먹어라, 건더기 부족한거같으면 양파라도 볶아서 넣던지 해"

혓바닥이 K-패치되기 시작한 체셔에게 뭐라도 챙겨주려는 지휘관


"고맙다냐!"


똑똑


"응? 누구지?"


"여기 계셨습니까, 주인님"

지휘관을 찾으러온 벨파스트


"메이드장이 여긴 왠일이냐"

"그러게? 오늘 쉬는날인데?"

"식사시간이 되어서 모시러 가는 길이었습니다만, 여기 불이 켜진걸 보고 왔습니다"

"식사? 지금 하고있는데?"


체셔와 밥먹고 있는 테이블 위에 올라간 메뉴 : 모뚜기 짜장밥, 오이피클 약간, 치킨무 약간, 계란후라이 1개, 후식용 파인애플 통조림 1캔


"네?..."

"니들 급식 먹느니 이거 먹고말지, 그리고 주말에는 내가 밥 해먹을꺼니까 안와도 된다"

로열급식 안먹어요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식사를 거부하신다니"

지휘관의 양심적 로열급식 거부선언에 충격을 받은 벨파스트


"주말에는 굳이 나 안불러도 돼, 아니면 로스트비프 하면 부르던지"
그래도 소고기는 좋은 지휘관


"......"
"이해가 안가는거 같은데 너도 이거 먹어보면 이해하겠지"

체셔하고 벨파스트에게 똑같이 3분요리를 종류별로 하나씩 쥐어주는 지휘관


"아껴먹겠다냐"

"이건...?"

"인스턴트 식품"

"........."

이해는 안가지만 뭔가 의미가 있어서 주겠거니 하고 받은 벨파스트였다


며칠 후


"체셔님?"

"무슨일이다냐"

"지휘관님이 체셔님에게 선물을 드렸다는 소문이 돌고있는데..."

"응? 선물받은 카레는 다먹었다냐"


"커리? 지휘관님이 '먹을걸' 선물해줬다니 그게 무슨 말인가요?"

자기만 빼놓고 먹을걸 나눠주다니 삐진 포미더블


"아니.. 그... 메이드장하고 같이 이야기 하면서 받았는데, 이거보다 맛있는 요리를 해오면 로열밥을 먹겠다고 해서 테스트용으로 받아온건데"

거짓말은 안한 체셔


"그런건가요? 그럼 이제 맛있는 카레를 만드실 수 있겠네요?"

"아니.. 고작 한두번 먹고 그대로 베끼면 직접 밥을 하지 선물을 받을 필요가 없을꺼다냐"

"......."

"서방님한테 직접 달라고 조르면 하나쯤은 주지 않겠냐, 얼마없다고 하는데 빨리가서 달라고 하는게 좋겠다냐"



"고마워요"

전력으로 달려가는 포미더블


잠시 후


"뭐? 너도 카레 달라고?.......... 카레는 매운맛 하나 남았는데... 여기"


"이게 뭔가요?"

"카레가 담긴 비닐팩"

"네? 이게 전부인가요?"

"쌀밥에 부어서 전자렌지 돌려먹는거야"


"... 알았어요"

뭔가 기대했던게 아니라 실망한 포미더블


다음 주


"지휘관님? 지난번의 카레 있는대로 순순히 내놓으세요"

"저... 노포크도 지휘관님의 카레를 먹고싶어요"

그새 지휘관이 뿌린 3분요리의 소문이 퍼진 로열


"뭐? 주문한거 다음주에 오는데?"

"후에? 지휘관 씨? 다음주 말인가요?"

"우리도 '3분요리'라는거 먹고싶다!"

"나에게도 맛있는 요리<†헬스 카레†>를 제공하는것이 좋겠어"

"요크 언니가 또 헛소리를...."

"앗! 저기 혼자서 '카레'를 갖고가는 체셔<†도둑 고양이†> 발견!"

"뭐? 이건 내꺼다냐!"

"진짜였어?"

"거기 서세요!"


"안줄꺼다냐, 달라는대로 나눠주면 먹을게 없다냐!"

"Hey! 지금이라도 멈추고 켄트에게 가진걸 내놓는다면 순순히 보내줄꺼야!"

"어림없다냐!"

빠르게 도망치는 체셔



"주인님이 책임지고 그'3분'을 분배해야할것 같습니다, 일단 제것부터 하나"

그 와중에 자기몫은 착실히 챙기는 메이드장


"..... 알았어, 나눠줄테니까 점심도 저녁도 로열식 아침식사로 주문할께"

"네?..... 알겠습니다"

'내 카레.. 짜장... 미트볼...'


본국에서 주문한 3분요리 한박스가 함순이들한테 전부 털려 파렛트 하나 가득 주문한것이 도착할때까지 로열식품을 강제로 먹게 된 지휘관이었다

(박스 밑에 깔린 파렛트, 목재)


'씨발'




https://www.youtube.com/watch?v=Mb8duHP1gyc

https://www.footballist.co.kr/news/articleView.html?idxno=8921


"We love 3분"


3분요리에 개판되는 로열의 미래는 어둡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