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모음집 : https://arca.live/b/azurlane/59362616    

(늦여름 어느날, 로열 집무실)

"디저트 말고 먹을거 좀 주세요"

"내가 니 냉장고냐? 먹을꺼 말하면 나오게?"
"주인님한테 그 무슨 무례입니까"
먹을거 맡겨놨는지 와서 달라고 징징대는 포미더블과 그 태도가 맘에들지 않은 벨파스트

"아무튼 더운데 뭐라도 주세요"

"그러면 냉면이라도 먹을래?"

"냉면?"

(다음날 점심, 로열 식당)

"칡면이 좋은데, 그건 없으니 소면으로 만들어 봤지"

사골육수와 식초, MSG를 적당히 조합한 다음 반쯤 얼린 냉면육수에 소면 삶은걸 담아서 내주는 지휘관

"아이스 스파게티? 녹여먹는건가요?"

살얼음 띄워진 국수가 신기한 포미더블

"응? 아니, 바로 먹는데?"

"네? 어... 시원하겠네요?"

(잠시 후)

"그... 시원하긴 합니다만...."

반응이 영 떨떠름한 포미더블과 메이드장

"시원하지? 면은 좀 질긴거 쓸려고 했는데 없어가지고"

"달라고 했는데 막상 먹어보니 차가운건 좀...그렇네요, 면이 질긴건 취향이 더더욱 아니고요"

"아이스크림은 잘먹잖아?"

"그건 디저트잖아요! 식사가 차가운건 납득할 수 없단말이에요!"

"저거는 국물은 시원하긴 한데 좀 그렇다냐...그렇다고 빨간 면은 매워서 못먹겠다냐"

고추장에 이것저것 섞어만든 비빔장으로 만든 비빔면마저 반응이 안좋은데...

'얘네들이 물냉하고 비냉을 거른다고...?'

포미더블이 거르는 물냉면이면 다른 로열 애들한테 줘봤자 반응이 시원찮을거 같아서 포기하려는 지휘관

"물냉면에 양념갈비 구워먹으면 참 좋은데... 에휴.. 그럼 뭐 냉면은 내가 먹다가 저기 중앵 애들 오면 대접해주는걸로 하고"

"갈비?"

"양념한 돼지갈비를 숯불위에 올려서 구워먹는게 있는데"

"지금 돼지갈비라고 하셨죠?"

"덥다면서?"

"고기는 언제 먹어도 맛있어요"

"그...렇지?"

"그 양념 칼비인지 그거 먹어요 그럼"

"그거 먹으려면 양념 오늘부터 해서 재워두고 내일 그릴에 숯불 올려야 되는데 다 있냐?"

"숯불... 바베큐 그릴 네트는 있는데.. 그릴이 부족해서 여럿이서 먹기에는 모자라지 않을까 싶다냐"

"애들 시켜서 안쓰는 폐드럼통 위에서 반으로 가른 다음에 철근 잘라다가 용접해서 다리로 만들면 되잖아"

"아..."

드럼통 바베큐그릴 만드는법 알려주는 행보관 스타일 지휘관

"벨파 너는 애들 시켜서 배하고 사과 깎아서 믹서기에 넣고 갈아버리고 그다음에 마늘, 설탕, 간장 이 비율대로 넣고 또 갈아, 허브는 취향대로 넣고"

레시피 적어서 던져주는 지휘관

"립을 바로 썰어서 굽는게 아니었습니까?"

"소금구이면 그럴껀데 양념하면 배즙 넣고 부드럽게 해야지, 없으면 키위나 파인애플 넣어"

"알겠습니다"

(1시간 뒤, 로열 모항 공터 어딘가)

https://www.youtube.com/watch?v=gxROHNL6Taw

"너 뭐하냐?"

"내일 고기 굽는다고 해서 폐드럼통 자르는 중이다만?"

"야이 미친새끼야! 누가 풀풀 날리는 옷에다가 장갑끼고 그라인더질 하는거냐? 느그 좆만이 대장이 니보고 그따구로 작업하라고 가르치던?"

지나가던 지휘관이 폐드럼통을 자르려고 목장갑끼고 그라인더를 잡고있는 워스파이트에게 쌍욕을 갈긴다

"작업은 안전하게 하고 있다만, 뭐? 존만이 대장? 그 무슨 폐하에 대한 무례인가?"

"뭐? 안전하게? 하이고 내가 미쳐, 워댕아 거기 목장갑 하나 줘봐라"

"나는 워댕이가 아니다, '워스파이트'라는 이름이 엄연히 있는ㄷ"

스위치 ON

"뭐래, 그라인더 이렇게 돌리다가 장갑이 이렇게 살짝 닿으면"

장갑을 그라인더 앞에서 살짝 흔드는 지휘관과 그라인더 날에 순식간에 빨려들어가는 목장갑

"장갑째로 니 손가락이 빨려들어가는걸 언제부터 안전이라고 불렀냐? 로열의 안전이는 방금전에 손가락 짤려 뒤졌네요 ㅅㄱ"

"엣?"

"엣은 무슨 엣이냐? 그러다 훅가니까 안전장갑 낄거 아니면 맨손으로 해라, 그리고 작업할때는 머리도 좀 묶고, 옷도 어디 안끼일걸로 입고"

사고나서 책임지기 싫으니 잔소리하는 지휘관

"...알았다"

자기 손가락이 날아갈뻔한거 살려줬으니 얌전해진 워댕이

"지난번에 누구한테 똑같은 말했던거같은데 누구였더라"

작년에 똑같은 잔소리를 카리브디스에게 해놓고 또하는 지휘관

(모레 저녁)

치이이이이이익

"음~ 고기 냄새"

"크.... 이거죠! 역시 고기를 먹어야 한다고요!"

고기를 씹고 1.5L 콜라병을 들고 마시는 포미더블

"양념갈비 먹을만하냐?"

"그래요 그런 아이스 스파게티 말고 이런걸 해줬어야죠, 냉면말고 진작에 고기나 구우실 것이지"

"물냉면 별로였나보구나"

포미더블의 인성질에 시무룩해진 지휘관

"그.. 이거하고 같이 먹으면 괜찮을거 같긴한데... 찬 식사는 익숙하지 않아서"

"테이블 위에서 차콜 직화 로스트 디너를 구워서 바로 먹는게 말이.... 되는군요?"

몇몇은 드럼통으로 만든 숯불화로들 옆에서 고기를 구워먹고 키가 작은 함순이들을 위해 테이블 위에 작은 화로를 놔두고 벨파스트가 고기를 구워주고 있다

"너 지난번에 조지하고 장어구이 먹었으면서 기억못하냐?"

"아"

"실내에서 테이블마다 흡기덕트 설치하고 환기시설만 달면 애들 모여갖고 실내에서 고기를 알아서 먹을 수 있을텐데"

대규모는 아니더라도 4~6 테이블 정도라도 고깃집을 만들면 어떨까 생각하는 지휘관

"네? 테이블마다 에어덕트를 달고 실내에서 숯불을 쓰는 바베큐 그릴을 '셀프로' 구워먹다니 세상에 그런곳이 어딨습니까?"

손님이 돈내고  '알아서' 고기를 구워먹는다는게 이해가 안가는 메이드장

"고깃집이 다 그렇지 뭘? 야 체셔야 그거 뼈 붙은거는 안익었으니까 바싹 익혀" "알았다냐"

"하...."

"다익었네요"

체셔가 썰어놓은 양념 돼지갈비를 포크로 끊임없이 찍어먹는 포미더블

"돼지 너도 좀 구우라냐! 혼자서 다처먹으면 체셔는 뭘 먹으란 말인거다냐!"

욕하면서 갈비를 가위로 썰고있는 체셔

"어머, 저도 고기는 굽고 있다고요?"

"고기 하나 그릴 위에 딸랑 올려놓고 뒤집지도 썰지도 않는게 뭐가 굽는거냐?"

"아무튼 올렸죠?"

"개소리 집어치우라냐!"

"........""이럴수가..."

옆에서 양념갈비를 먹으려다가 포미더블에게 다 뺏겨버린 유니콘과 재블린

"야 돼지더블, 너 이리와봐라"

"뭐라고요?"

"니가 돌아다니면서 고기 다 줏어먹으면 딴애들은 뭐먹냐, 넌 여기 그릴 배정해줄테니까 여기서 고기 구워라"

"싫은데요"

"의자에 묶여서 브로콜리 구이만 드시겠습니까?,직접 갈비를 굽겠습니까?"

자기 주인한테 고기 굽기 짬때려놓고 혼자서 다처먹는 포미더블을 보니 얼굴이 구겨지는 벨파스트

"....알았어요, 구워먹으면 되잖아요!"

(잠시 후)

"지금 숯불 화력이 모자라요, 더 넣을께요"

화력 매니아 이카로스가 포미더블의 그릴에 숯을 집어넣는다

"나 이러다 쪄죽어...."

"고기를 구우려면 이정도는 되어야죠"

"숯 더 넣으면 고기 타니까 거기까지만 넣고 약해지면 넣어라"

"네"

"칼비는 잘 굽고 계신가요?"

"네... 뭐..."

"잘먹을께요""저도요""고기 잘먹어서 그런지 고기 잘굽네요"

포미더블에게 다가와서 굽고있는 고기 중에서 잘익은것만 줏어먹는 일러스트리어스, 인도미터블, 빅토리어스

"아니 그렇게 먹으면 저는 뭐먹으라고요?"

"많이 드시지 않았나요?"

"많이 먹었다고요? 제가요? 왜요?"

"........"

포미더블의 뻔뻔함에 할말이 없어진채로 고기나 더 줏어먹는 러스티

"아니 말을 해봐요!"

"자기가 했던짓을 바로 돌려받다니, 저게 그 인스턴트 카르마(karma)라는건가요?"

포미더블이 고기를 뺏기는걸 보고 웃는 넵튠

"업보 즉시 청산한건데... 의미 대충 비슷할껄?"

"내 고기..."

무한으로 돼지갈비를 즐기지 못해 슬픈 포미더블이었다

내일 저녁까지 캐르하고 내일 저녁 먹고 팥빙수편 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