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모음집 : https://arca.live/b/azurlane/59362616    


(겨울철 어느날 오후 4시, 지휘관 집무실)

"홍차가 써요..."

"메이드로서 최고의 차를 주인님께 대접해주기 위해서는 홍차의 맛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옆에서 꼬마 벨파스트(이하 꼬벨)을 교육하는 메이드장 벨파스트


"으...."

홍차 떫은 맛이 적응이 안되는 꼬벨

"너는 애한테 왜 홍차를 먹이냐?"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드디어 지휘관이 자기들 홍차 마시는거까지 태클거는건가 생각하는 벨파스트


"애한테 무슨 카페인 들어간걸 먹이고 그러냐, 나도 맨날 커피 마시긴 하는데 애들한테는 커피 안맥인다"

"홍차는 커피 1잔에 들어가는 원두의 절반도 쓰지 않을뿐더러 찻잎에 들어있는 카테킨의 작용으로 카페인이 억제되니 커피보다는 카페인 효과가 높지 않습니다"

커피 매니아 지휘관에게 팩트로 들이박는 벨파스트(홍차 마스터)


".... 그래?"

움찔하는 지휘관


"여기에 떫은맛을 잡아주기 위해 우유를 첨가해 쓴맛도 사라지니 문제는 없습니다만 주인님도 한잔 드시겠습니까?"

"아니 무슨 차에다가 우유를 부어먹는다는거야? 난 똑똑하지 않아서 데자바같은거 안먹어" (1)

"네? 밀크티는 로열의 전통문화이니 주인님께서도 존중해주셨으면 합니다만..."

"맞아요! 지휘관님도 아메리카노 말고 카페라떼하고 밀크티좀 마실 필요가 있어요"

식문화 좀 존중해달라는 벨파스트와 포미더블


"너는 좀 적당히 마셔라, 홍차 마시면서 우유 한팩을 다먹는게 무슨 티타임이냐? 밀크타임이지"

"쒸...."

"알았어, 알았으니까 차 마실테니까 우유는 빼고 이거 말고 다른거 한잔 마실께"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은 순수한 차를 즐기는 지휘관


"네? 알겠습니다"

드디어 커피 대신 차를 마신다는 지휘관의 말에 싱글벙글하면서 홍차를 챙기러 가는 벨파스트


"응? 쟤는 어디가지? 벨파.. 너 뭐라고 불러아할까, 작은 벨파스트는 좀 아니니까 벨이라고 하자"

꼬벨을 부르는 지휘관

"네?"

"이리와서 이거 한잔 마셔봐라"


"그건 뭔가요 주인님?"

"겨울에 먹기 좋은 꿀-유자-차란다"

엄마 몰래 햄버거 사주는 삼촌처럼 꼬벨 앞에서 유자차 병을 따고 스텐컵에다가 한숟갈 두숟갈 크게 덜어내는 지휘관


"허니-시트러스-티?"

"새콤달콤한 과일 차란다"

"새콤달콤한 과일 차?"

달콤하다는 말에 귀가 솔깃해진 꼬벨


"물 다 끓었으니까 금방 해줄께"

팔팔끓인 물을 전기주전자 째로 컵에다가 들이붓고 스푼으로 스텐컵에 담긴 유자차를 휘젓는 지휘관


"아앗! 그렇게 난폭하게 차를 내리면 안돼요!"

"디스 이즈 코리안 스타일, 뜨거우니까 천천히 먹어"

"....따뜻하고 달아요"

"맛있지?"

"네!"

따뜻한 유자차가 마음에 든 꼬벨


"뭐에요? 저는 왜 그거 안줘요?"

옆에서 서류작업 하다가 달짝지근한 냄새맡고 다가오는 포미더블

"너는 가서 밀크티나 마셔, 이건 나하고 어린이용이다"

"저도 어린이 할꺼니까 그거 줘요, 응애 나 어린이 포미더블, 먹을꺼 줘"

먹을거 앞에서 한없이 추해지는 뽀미


"...... 컵 갖고와라"

"네!"

물마시던 스텐컵 갖고오는 포미더블


"응? 야 임마 이걸로 마시면 손다쳐, 두꺼운거 갖고와"

"네? 쟤는 잘 마시고 있는데요?"

"벨 점마가 마시고 있는 컵은 이중단열컵이고, 그거는 그냥 얇은 물컵이잖아"

"크기만 좀 작지 같은컵 아니에요?"

금속의 열전도성과 단열의 개념을 모르는 포미더블


"아잇 ㅆ, 딱 대봐라"


(30초 뒤)

"앗뜨거! 뭐에요 이거!"

얇은 스텐컵에 뜨거운물로 유자차 부어준거(80℃) 컵 째로 잡으려다가 손 데일뻔한 포미더블

"내가 말했잖냐, 얇은컵 뜨겁다고"

"진작 말해주셨어야죠!"

"말했는데 안들은건 너다"

"쒸... 후! 후! 후! 후! 후! 후!"

컵에다가 입으로 바람을 불어서 강제로 유자차를 식히는 포미더블


"저건 레이디로서의 품위에 걸맞는 행동이 아닌거 같아요"

포미더블을 디스하는 꼬벨

"맞아, 한잔 더줄까?" "네!"

"오쪼라구요!"



"그러고보니 그 병안에 담긴거 잼 아니에요? 유자차A? 유자차 알파?" (2)

지휘관이 숟가락으로 떠낸 유자차 병을 발견한 포미더블

"아닌데?"

"빵에 발라먹기 좋은거 같은데"

"뭐?"

테이블에 놓여져있던 식은 빵 조각을 갖고와서 유자차 한스푼 얹어먹는 포미더블


"빵이 식어서 별로네요"

그렇게 말하면서 숟가락으로 유자차를 한입 떠먹는데

"너는 왜 유자차를 숟가락으로 퍼먹냐?"

"과육이 좀 신맛이 있긴 하지만 그냥 먹어도 맛있네요"

"얌마! 침묻은 숟가락 다시 넣지마! 스톱! 스톱!"

몸으로 포미더블을 막는 지휘관

"아 맞다"


"다들 지금 뭐하고 계신겁니까?"

"주인님이 포미더블님과 붙어서 단둘이...."


홍차를 가지고 돌아온 벨파스트와 다이도의 눈에 들어온 풍경 : 숟가락으로 병에 담긴걸 퍼먹으려는 포미더블, 그걸 막으려고 포미더블하고 붙어있는 지휘관, 옆에 앉아서 눈 풀린 채로 유자차 한잔 하고 있는 꼬벨


"......빨리 왔네"


"홍차를 드신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차 마신다고 했지? 너희들도 유자차 한잔 할래?"

거짓말은 안한 지휘관


"이렇게 되면 주인님께 밀크티를 대접해드리는 수밖에 없겠습니다"

밀크티 악기바리를 시도하는 벨파스트


".... 다즐링이나 아쌈으로 부탁해"

체념하고 비싼거 시키는 지휘관


"알겠습니다"

"저는 우유 넣어서 주세요"

"포미더블님은 많이 드시니 우유를 직접 가져다 드시기 바랍니다"

"너무해요!"


지휘관이 벨파스트가 대접한 홍차를 마시게 된 훈훈한 티타임이었다


(1) 2014년 동아오츠카 보도자료에 따르면, 14년도 데자와 판매량 645만개 중 서울대학교에서만 157,000개를 판매(2.4%)

https://plus.hankyung.com/apps/newsinside.view?aid=201412245933A&category=AA006&isSocialNetworkingService=yes


(2) 일부 유자차/생강차같은거 보면 제품명에 유차자A나 생강차S같이 상품명에 A나 S 붙은게 있는데, 이거는 같은 제조사의 다른 제품하고 구별하려고 있는것,

성분표 읽어보면 보존제하고 구연산 첨가한것까진 같은데 카라기난같은 증점제가 들어가서 안붙은것보단 더 걸쭉한편

비슷한 증점제인 잔탄검 쓰는 이야기는 따로 써둔거 참고


김치맨 시리즈를 딴데도 올려볼까 생각해봤는데 아카콘하고 중간에 낀 참고 사진들 대거 뺀 다음에 거기에 맞춰서 대사하고 설명을 갈아엎는 대공사를 해야한다는 견적이 나와서 포기, 벽챈 문닫으면 그때가서 하지 않을까 싶다


제주도 관광하는 함순이들은 내일 1편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