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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순이들의 한국행 : 84화(#1) / 90화(#5) → 97화(여기) → 101화


(12월 둘째 주 월요일 07:00, 제주공항 근처 숙소 인근 편의점)

[현재 기온 : 1℃/ 낮 최고기온 4]


"좋은 아침입니다, 주군"

편의점에서 지휘관과 마주친 이부키


"아침에 일찍 일어나네"

"이부키는 타지에 있다고 해서 늦잠자거나 하지 않습니다"

"느그 똥여우도 좀 본받으면 좋겠는데"

"시나노님을 그렇게 부르는 분은 주군밖에 없을겁니다"


"응? 잠깐만 뭐? 주군...? 내가?"

어느샌가 '지휘관님'에서 '주군'으로 호칭을 바꾼 이부키


"저희를 이끌고 계시니 주군이 되기 부족함이 없습니다"

"내가 한거라고는 느그들 데리고 와서 밥 먹인거 밖에 없는데"

"어디의 누군가들이 회의만 하고 있을 때, 저희를 이끌고 여기에 오게 도와주신 분은 주군입니다"

"그... 런가?"

"그렇습니다"

"그럼 뭐 그런거고, 뭐 마실래 코코아?"

편의점 따뜻한 음료 선반 앞에서 마실걸 고르는 지휘관과 이부키


"커피... 코코아.. 이거 꿀하고 뭔가섞인거 같은인데 이건 뭔가요?"

"생강꿀차"

"생강차, 이걸로 하겠습니다"

"생강차도 마시냐"

"생강의 향이 정신을 맑게 해줍니다"


(잠시 후)



"두개 합쳐서 3500원 입니다"

야간근무 피로에 찌들어서 둘이 뭔말하는지 관심도 없는 알바생


"여긴 도시락 언제 들어와요?"

"네? 도시락 말인가요? 새벽 1시에 들어왔는데 오자마자 외국인 둘이서 쓸어갔어요"

"외국인?"

"푸드파이터 그 누구냐... 포미더블! 걔 닮은 사람하고 한명 더 와서 도시락하고 샌드위치 다 먹고 가버려서..."

'포미더블하고 러스티같은데...'


"먹고 치우지도 않고 가버려서..."

"아... 그런가요"


(08:10, 숙소 앞)

[현재 기온 : 2℃/ 낮 최고기온 4]


"여기 앞에 편의점인지 하는데서 먹을꺼 사면 안돼요? 새벽에 가니까 먹을거 있던데"

"여기 사람이 몇인데 편의점 도시락하고 컵라면으로 해결이 되냐, 그리고 아까 가서 봤는데 도시락도 없고 샌드위치도 없고 삼김 하나만 남아있던데 뽀미 니가 다 먹었고 도시락 갖고 온거잖냐, 김밥이나 우동 먹으러 가자"

현재 일행이 지휘관 포함 13명인것과 자기가 그 편의점에서 도시락과 샌드위치를 다 쓸어와서 먹은건 생각못한 포미더블


"그냥 여기서 먹으면 안되는건가..."

더 자고싶은 시나노


"그럼 밥먹고 올때까지 기다리고 점심이나 먹던지, 지금 냉장고 들어있는거 봐서 먹을 수 있는 건 

1. 수돗물 

2. 튀김우동이 순한맛으로 보이는 매운맛의 한국 컵라면

3. 신선한 제주도 공기 

이 중에서 고르기 싫으면 당장 일어나라"


"나를 버리고 가지마라 그대여..."

먹을거 없단 말에 일어나서 움직이는 시나노


"삼겹살 먹으러 가요!"

"무슨 아침부터 삼겹살이야"

"매일 아침 베이컨 구워먹는데 삼겹살이나 베이컨이나 두께 차이밖에 없잖아요?"

"그게 무슨소리니 뽀미야... 어? 그러네?"

생각해보니 아침부터 대패 삼겹살 두께만한 베이컨에 계란에 소시지까지 구워먹는게 표준 아침식사인 로열 함순이들


"그럼 가요"

"근데 여기 근처 고깃집은 11시 넘어서 열텐데? 오늘 평일이니까 16시는 되야 열고"

"엨"

"저기 분식집 가서 김밥이나 먹자"

"힝"


"김밥? 그게 뭔가요?"

'김밥'이 뭔지 궁금한 이부키

"생선없는 후토마키 같은거"

"후토마키를 아침부터 판다고요?"

"못팔껀 뭐냐?"


"후토마키는 또 뭐에요?"

"리버스 캘리포니아 롤 같은거, 김을 안이 아니라 겉에 싸서 먹는 롤"

김밥을 역-누드김밥으로 설명하는 지휘관


"그건 게맛살 쓰잖아요, 고기 들어간거 없어요?"

"그래서 여기선 구운 햄 넣어서 파는데"


(잠시 후, 제주시 용담2동 내 어느 김밥집 앞)


정기 휴무일 : 매주 월요일


잠겨있다, 아무래도 쉬는날인가 보다


"어 오늘 쉬는 날인가 보네, 다른 가게 가자"

"평일에 쉬는데도 있어요?"

"주말에 사람 많은데는 평일에 쉬지, 주말에 일하는게 다 매출인데" 


(5분 뒤, 다른 가게 앞)


'가게 설비 고장으로 인해 화요일까지 임시 휴무입니다'


"아니 내 김밥천국이!!!"

가는 가게마다 문닫아서 좌절한 지휘관


"그럼 후토마키가 없단 말이냐?"

아직도 비몽사몽인 시나노


"뭐에요 그럼 김밥 없어요?"

"추운데 그냥 가까운데 가죠?"

"안되겠다, 저기 옆에 국밥...? 이라도 들어가요"

"덴세츠 국밥...? 무슨 가게 이름이 저런가요?"

"찬성, 저 먼저 들어갑니다"

"빨리 들어가요 얼어죽을거 같아요"

"서방님, 체셔는 이국의 땅에서 아침밥을 먹으려다 쓸쓸히 얼어죽어간다냐..."

"기온이 많이 떨어졌는데 뭐든 좋으니 따뜻한게 좋겠네요"

"주인님..."


"다들 춥지도 않은데 엄살이..."

영하도 아닌 날씨에 얼어죽겠다고 하는걸 이해 못하는 지휘관, 그렇다고 춥다는 함순이들을 더 끌고 다니기도 어려우니 근처 국밥집에 들어가기로 하는데...


(09:20, 국밥집 안)


"어서오세요, 몇분이신가요?"

"우리 몇명이냐... 13명이요"

"13명! 저기 저쪽에 앉으세요"

"네"

단체손님에 싱글벙글해진 가게 주인(?)


"여긴 뭐 팔아요?"
"국밥이니까 고기 수프 팔지? 벽에 메뉴판 있어"


제주 傳說 순대국밥

식사류

돼지국밥--------- 9,000원

순대국밥--------- 9,000원

내장국밥--------- 9,000원

해장국 ---------- 10,000원

(곱빼기 1,000원 추가)


안주류

순대 한접시 ---------------- 18,000원

수육 한접시 ---------------- 18,000원

새끼보 한접시 -------------- 18,000원

전골(저녁주문만 가능) ----- 30,000원


음료

소주, 맥주 ----- 5,000원

음료수 --------- 2,000원

공기밥 --------- 1,000원


"자 국밥은 둘중에 하나 골라, 1. 돼지국밥, 2. 순대국밥 순대는 지난번에 당면 들어간 블랙푸딩 먹어봤지? 그거고, 수육은 삶은 돼지고기, 먹을만큼 시켜, 아 그리고 뽀미 너는 무조건 곱빼기로 시키고"


"내장국밥하고 해장국은 왜 뺀건가요?"

"내장은 돼지 부속 많이 들어간거고, 해장국은 중앵 느그들이 먹긴 너무 매워"

"지휘관님이 맵다고 하면 진짜 맵나보네요, 그럼 저는 돼지국밥"

"돼지 부속은 뭔가요?"

"돼지 간하고 귀하고 저기 새끼보하고... 오소리감투하고 머릿고기하고 이것저것 들어가지?"


"네? 오소리감투하고 새끼보는 뭐에요?"

"포미 너 국밥 고기 다떨어지면 냉동실에서 꺼내서 넣어먹는거잖아"

"네? 제가 먹었다고요?"

잘 먹어놓고 딴소리하는 포미더블 (* 10화 참고)


"오소리감투는 돼지 위(Hog maw), 새끼보는 암뽕하고 같은건데, 너 지난번에 잘 넣어먹고서는 딴소리냐?"

"아, 그게 그거에요?"


"새끼보가 뭔가요?"

"송아지같은 어린 돼지 아닐까요?"

"암뽕이라는거 보니 암컷 새끼돼지 아닐까요?"

암뽕이 뭔지 몰라서 쑥덕대는 다이호와 이부키


"돼지 태반이나 자궁이래요"

대신 대답해주는 포미더블


"네? 그걸 왜 먹는거에요?"

"먹을만한데? 한접시 시켜줘?"

"아... 아뇨, 괜찮습니다"

돼지 자궁이라는 말에 겁이난 다이호와 이부키


(잠시 후)


"돼지국밥 나왔습니다"

국밥 4그릇씩 내오는 가게 주인 


"그릇이 꽤 무겁네요?"

"뚝배기가 그렇지, 대신에 금방 식지 않고 뜨거운게 오래 가"

"겨울에 스프담기 괜찮아 보이는데요"


"식기 전에 먹어"

"네? 지금 이거 끓고 있잖아요? 이거 불도 없는데 어째서 끓고 있는거에요?"

테이블 위에서 펄펄 끓는 뚝배기 돼지국밥 앞에서 어쩔 줄 몰라하는 다이호


"응? 그러니까 뚝배기 그릇에 담아서 식기전에 먹는거지?"

"지금 펄펄 끓고 있다니까요? 이걸 어떻ㄱ.....?"


"아, 그걸 다 올려넣고 여기 빨간거하고 새우소스를 넣어서 먹는거군요?"

"다대기하고 새우젓 스푼은 국물에 담그면 안되니까 털어넣어, 다 넣으면 옆에 넘겨주고"

"네"

부추를 그릇째로 뚝배기 위에 붓고 다대기와 새우젓을 넣어서 먹기 시작하는 지휘관과 포미더블


"이렇게 뜨거운걸 급하게 드시면 위험합니다"

"그게 무슨 소리니 이부키야, 식으면 기름 굳어서 맛없으니까 퍼뜩 먹어, 그리고 옆에 고추는 청양고추니까 니들은 웬만하면 먹지말고"

"네?"


"빨간색도 아니고 매워봤자 얼마나.... 매워!!! 우유! 우유!"

청양고추 씹어먹다가 입에 불난 포미더블


"맵다니까, 옆에 김치나 깍두기 먹어"

"맵다고 하는데 매운걸 먹이면 어떻게 합니까? 우유를 먹여야"

"깍두기 이게? 안매운데? 그렇다고 탄산음료 먹으면 입안에서 튀어서 더 힘들어, 그리고 여기 우유가 어딨다고, 여기서 찬거는 김치, 깍두기하고 물밖에 없잖니"


"......"

청양고추가 맵다고 하니 포미더블에게 빨간 깍두기와 김치를 권하는 지휘관이 이해가 안되는 후드



"우오옹! 나는 마치 인간 화력 발전기야! 화력이 올라ㄱ... 엔진과열! 살려줘요!"

지휘관 따라서 청양고추를 씹어먹다가 매워서 펄펄 끓는 국물을 마시는 고독한 미식가 이카로스


'이걸 바로 먹는단 말인가요?'

'저도 이건 좀...'

펄펄 끓는 돼지국밥이 식을때까지 앞에서 기다리는 후드와 러스티


"다대-기, 넣으시겠습니까?"

"빨간거 말고, 새우젓하고 수저 옆에 후추를 주세요"

"알겠습니다"

러스티하고 후드를 도와주는 벨파스트


"이걸 어떻게 바로 먹는건가요?"

"이대로 먹는게 정말 올바른 섭취 방법인지 모르겠다"

펄펄 끓는걸 먹고 있는 지휘관과 포미더블을 보면서 이해가 안가는 플리머스와 시나노


"식혀서 먹는게 좋겠다냐"

숟가락 넣고 휘휘 저어서 식히는 체셔와 눈치보면서 따라하는 다이도


(잠시 후)

"아줌마! 여기 순대국밥 하나 더주세요" "네?" 

가장 먼저 국밥 한그릇 해치운 다음 추가로 주문을 하는 포미더블


"야! 아줌마가 뭐냐 아줌마가, 저희 애가 죄송합니다 사장님"

"우쒸, 아줌마가 아줌마죠"

"사장님이라고 부르는게 예의야"

"그런 게 어딨어요? 그냥 아줌마라고 부르면 안돼요?"

"포미야, 그럼 러스티한테도 똑같이 해볼래?"

"네? 알았어요, 러스티 아줌마!"

"밥먹는데 뚝배기로 한번 맞아볼래요?"

'아줌마' 한마디에 긁힌 일러스트리어스


"아니 그게..."

"봐 한다고 미리 말했는데도 기분 나빠 하잖니"

"지휘관님도 마찬가지에요, 어떻게 레이디한테 그런걸 시킬 수 있죠?"

"쏘리, 그러니까 아줌마라고 하면 안돼"


"...... 알았어요, 사장님, 그러면 순대 세접시 아니 네접시 추가해주세요!"

"네접시, 네!"

아침부터 가게 매출 잔뜩 올려주는 포미더블


"아침부터 저렇게 다 먹을 수 있는건가요?"

"아침이니까 순한걸로 가볍게 먹는거야"

"네? 저게 가볍게라고요?"

"로열은 아침부터 베이컨 구워먹는 동네잖냐, 그리고 베이컨보단 순대하고 수육이 덜 기름지잖니"

"그건 그런데.. 먹는 양이... 많네요"

포미더블의 식사량에 놀라는 다이호



"저.. 지휘관님?"

"응?"

"저도 수육..."

아침부터 국밥 한그릇 땡기고도 배고픈 아마기


"뭐? 더 시켜, 아 그리고 벨파야, 나중에 계산할 때 영수증 챙겨놔라, 비용처리 하면 되니까"

"알겠습니다"

"그러면 수육 두접시 추가요"


우우우우우웅


"전화 좀 받을께, 네"

"우리 아들, 제주도 갔다면서 엄마한텐 전화도 안하네?"

"엄마? 그건 어떻게..."


"수육 한접시 추가요!"

"서방님 어머니인것 같다냐" "그런 것 같습니다" "어떤분일까요?"

지휘관이 전화를 받던 말던 밥먹는 포미더블과 밥먹다 말고 지휘관이 하고있는 전화를 옆에서 엿듣는 체셔와 로열 함순이들


"같이 델꼬 온 애들 뉴스 나온지가 언젠데..."

"그게.. 일이 좀 바빠서"

"아들 지금 뭐하고 있니?"

"애들 아침 먹이고 있죠?"

"니가 사주는거가?"

"그럼 누가 사요? 공무원들 모시는 날도 아니고" (1)

"애들 돈 뜯어먹는건 아니니 다행이고, 올라오면 집에 들를 시간은 있지?"

"...........어 아마도?"

"우리 아들 대답이 늦다?"

"아니 그게 여기 비행기가 못떠서 더 걸리고, 부대에 보고는 하고 가야해서 며칠 더 걸릴거 같은데"

변명하는 지휘관


"그래? 며칠 뒤에 오면 와서 김장 같이해야지?"

휴가나온 아들 부려먹으려는 엄마


"네?"

"김치 안먹을꺼냐?"

"먹어야죠?"

"그럼 해야지? 같이 델꼬 온 가스나들 몇명이고?"

"12명"

"참 많이도 델꼬왔네, 아이고, 밥먹는데 너무 오래 붙들고 있었네, 밥먹고 나중에 올라오면 전화해"

"네...."


'좆됐다좆됐다좆됐다좆됐다좆됐다좆됐다좆됐다'

"서방님 얼굴 색이 안좋다냐"

"괜찮으십니까?"

"깜빡하고 집에 전화를 못해서..."

불속성 효자 지휘관


(식사 후)


"47만 8천원입니다"

"네? 아, 네... 일시불요"

"네"

'많이도 나왔네'


"아, 커피 마실사람?"

"홍차는 없나요?"

"자판기 믹스커피밖에 없으니까 홍차는 알아서 찾아"

"네? 그게 무슨..."


월요일 아침부터 식비지출이 대단한 포미더블과 함순이들이었다



(1) 모시는 날, 7~9급 하위직 공무원들이 과장급 이상 공무원을 모시고 밥 사주는 관습, 반대로 적은거 아니다

군대로 치면 후임들이 선임이나 짬찬 간부 밥 사주는 날인 셈


국밥집 특) 공짜 믹스커피 미니자판기만 있다



* 지휘관이 '안아줘요' 당할 예정인데 지휘관의 가족이 경상도 어딘가에 살고 있는걸로 생각만 해놨는데 구체적으로 어디 살고 있는지 아직도 안정했다

* 지금 97화인데 110화 이전에는 김장하는 함순이들 쓸 예정 (수육, 석화찜, 굴김치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