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의 조기


쥬다 바르 아웨르사

(CV. 코야스 타케히토)


제국군 제 13군단 대령, 통칭 <제국의 관>.

인연의 적과 대치하여, 짐승은 포효한다.





1.



쥬다 :

…….


아이리스 :

어라, 쥬다씨. 안녕하세요.


쥬다 :

…….


캐트라 :

ㅈ…….

잠들었네.


쥬다 :

잠들지 않았어.


캐트라 :

좋은아침~


쥬다 :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캐트라 :

알고 있다궁.

아득한 영웅들의 목소리잖아.


쥬다 :

그래.


캐트라 :

당신 그거 참 좋아하네.

여기 올 때 마다 그러잖아.

꽤나 헤비 로테이션이네.


아이리스 :

캐트라…….


쥬다 :

훗, 그런가. 헤비 로테이션이다.

이번 전투에선 신세를 졌다.

다시 감사를 표하지.


아이리스 :

수고하셨어요, 쥬다씨.


쥬다 :

고생한 건 너희들이지.

내가 합류하기 이전부터,

여러 힘든 일들이 있었다고 들었다.


캐트라 :

뭐, 우리들이야 이래저래

언제나 고생하니까.

<주인공>은 아직 젊은데

벌써 허리가 나가버렸다궁.


주인공 

'아직 안 나갔어……!'


캐트라 :

오늘 아침에도, 허리에 손 짚고 있는거 봤어.


주인공

'조금 찌릿찌릿했을 뿐인데……'


아이리스 :

걱정이네.

나중에 약을 발라 줄게.


쥬다 :

후…….


주인공 :

?


쥬다 :

너희들의 아무렇지도 않은 대화를 듣고 있으면, 마음이 치유되는구나.


캐트라 :

……요통에 관한 얘기였을 뿐인데…….


쥬다 :

이 땅에 살고 있는 자들의 이야기이다.

그것이, 지금의 나에겐 기분이 좋다.


캐트라 :

뭐, 당신이 치유된다면야, 우리로선 기쁘지만.


쥬다 :

……결착이 난 덕분이란 것도 있는 걸까.


아이리스 :

쥬다씨의, 인연…… 이요.


쥬다 :

오랫동안 감겨 있던 쇠사슬에서, 막 벗어난 기분이다. 


아이리스 :

……다행이에요. 정말로……


쥬다 :

그렇지만, 싸움이 끝난 것은 아니다.

나는, <제국의 관>―

이 책임을, 앞으로도 다 하지 않으면 안된다.

국가와, 무엇보다, 황제폐하를 위해서 말이지.


캐트라 :

……열심히 하다,

허리 나가지 않게 조심해.






2.



캐트라 :

뼈~ 뼈뼈뼈놀이?

쥬다를 위해 뼈를 준비했어!

자아 쥬다, 언제든지 덥썩―

…….


쥬다 :

왜 그러지?


캐트라 :

그 순간, 캐트라는 문득 떠올렸다.

매너리즘!


쥬다 :

무슨 말이지?


캐트라 :

쥬다에게 주는 것이라면, 뼈.

우리들, 줄곧 그렇게 생각해 왔잖아?

그 밖에도 좋아하는 것들 있을지도 모르는데,

뼈만 줘왔잖아?

매너리즘이야.


아이리스 :

확실히, 그러네요.


쥬다 :

나는 만족한다만.


캐트라 :

가끔은 다른 음식을 주고 싶은거야.

……어라, 그러고 보니 쥬다, 뼈 말고도 먹는거야?


쥬다 :

당연하다.

이미 몇 번이고 같이 식사를 한 적이 있다만…….


캐트라 :

역시 그러네.

뼈의 이미지가 너무 강렬해버렸어…….


쥬다 :

식생활은 너희들과 별로 다르지 않아.

딱히 호불호 없이, 뭐든 먹는다.


캐트라 :

대단해.


쥬다 :

그렇지만, 나의 본성은 늑대…… 육식이 주로다.

분명, 고기 위주로 먹는 경우가 많지.

때론, 사냥도 나선다.


캐트라 :

헤― 뭘 사냥해?


쥬다 :

사슴, 멧돼지, 곰, 꿩…… 그 밖에도 이것저것이다.

잡은 먹이를 그 자리에서 요맇고, 마음을 비우고 먹는다.

……실로 만족스럽지.


캐트라 :

야성미가 넘쳐나네…….


쥬다 :

제일 좋아하는건 물론, 뼈다.

모닥불을 바라보며 갉아먹지.

가장 만족스러운 시간이다.


캐트라 :

역시 뼈인가……







3.



쥬다 :

너희들, 지금 바쁜가?


캐트라 :

전혀. 너무 심심해서 백수아저씨라도 되어버릴 뻔했다궁.


아이리스 :

(대체 무슨 소리를)


쥬다 :

그렇다면, 너희들을 식사에 초대하고 싶다.


캐트라 :

드물잖아. 당신이 초대를 한다니.


쥬다 :

전투에서 신세를 졌던 것에 대한 답례이다.

내 나름대로, 너희들을 대접하고 싶다.

제국에 좋은 가게가 있다. 어떤가.


캐트라 :

가자 가자~


시로 :

왔슴다~.


캐트라 :

어라, 무슨 일이야 너희들.


쿠로카 :

초대받았어요!


티나 :

쥬다씨,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캐트라 :

이 아이들도 초대했구나.


시로 :

제국은 처음 가본다구요. ……두근두근거려 잠도 설쳤어요.


쿠로카 :

저도 저도. 하지만 쥬다씨, 저 정말로 대접받아도 괜찮나요?


쥬다 :

그래.

맛있는 요리를 잔뜩 먹여주지.


……



웨이터 :

음료는, 따라드리겠습니다.


쿠로카 :

아!

ㄱ, 감삼다!

죄송함다!


캐트라 :

당신 언제까지 긴장하고 있을거야.


시로 :

……그보다, 뭡니까 이 가게! 완전 유명한 데잖아요!


아이리스 :

후후, 그러네요.

언젠가 쥬다씨에게 보답해야겠어요.


쿠로카 :

여유 있으시네요, 아이리스씨.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달까나, 역시.


웨이터 :

여기, 스테이크 나왔습니다.


캐트라 :

샤또 브리앙이네. 꽤나 하잖아!


쿠로카 :

샤또…… 뭐요?

아까부터 단어 하나도 못알아듣겠어.

그렇지만, 전부 맛있을 것 같아.


티나 :

에 그러니까, 밖에서 사용하는…….

스, 스테이크용 나이프가……

이거? 아닌가?


쥬다 :

티나, 오늘은 전세를 냈다.

예절같은건 신경쓰지 않아도 돼.

생각나는 대로, 원하는 만큼 먹어라.


티나 :

그, 그런가요?

그렇다면, 잘먹겠습니다.

……하아, 맛있어~


쥬다 :

언제 봐도, 대단하구나.


캐트라 :

라고 말하지만, 행동은 정말로 우아하네~.


시로 :

(이런 최고급 음식점을 전세내다니……

쥬다씨 지갑, 괜찮을까…….)


쥬다 :

가지고 있어도 별로 쓸 일이 없으니까.

신경쓰지 않아도 좋다.


시로 :

으앗, 듣고 있었나요!?

죄송함다!


쥬다 :

부족하다면 추가로 주문해라.

사양은 필요 없다.

배가 터질 때 까지 먹어라.


티나 :

저, 저…… 스테이크 하나 더, 부탁드립니다……!


쥬다 :

그렇게 말이다. 

……웨이터.

언제나의 뼈로.


쿠로카&시로 :

언제나의 뼈!?






4.



웨이터 :

쥬다님, 일행분이 도착하셨습니다.


쥬다 :

도착?


매슈 :

안녕 여러분, 즐거워보이네.


쥬다 :

……너를 부른 적은 없었는데.


매슈 :

매정하구나, 쥬다는. 왜 날 불러주지 않은거야.


쥬다 :

어떻게 이 식사회 같은 걸 알고 있는 거냐…….


아이리스 :

당신은, 분명…….


매슈 :

오랜만이네, 모두들. 그리고 그쪽 분들은 초면이고.


쥬다 :

친구인, 매슈다.


쿠로카 :

수인이다……

아, 처음뵙겠습니다, 쿠로카임다.


매슈 :

모두가 쥬다에게 힘을 빌려준 사람들이라고?


티나 :

아니에요. 힘을 빌려주신건 오히려 쥬다씨 쪽이에요.

여러가지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매슈 :

그런가 그런가~

아, 웨이터,

나도 같은걸로 줘.


쥬다 :

(먹지도 못 할 거면서…….)


매슈 :

(일단, 모양은 갖춰야지.)


쥬다 :

너에게는 사치다.


매슈 :

쳇.


시로 :

두 분은 굉장히 친해보이시네요.

언제부터 친구셨던겁니까?


매슈 :

천 년도 더 전부터.


티나 :

엣?


매슈 :

흐흥~, 대단하지. 가장 친한 친구라고.


쿠로카 :

(특이한 사람이다.)


매슈 :

모두들 왜 그래?

쥬다와 친해지지 않았어?


시로 :

네에, 보시는 바와 같이,

이렇게 대접까지 해주셨다구요.


매슈 :

이래뵈도 쥬다는 외로움을 잘 타는 구석이 있으니까 말야.


쥬다 :

이봐.


매슈 :

외로워할때, 신경써주면 좋아할거야.


티나 :

외로워할때, 말인가요…….


매슈 :

가장 알아채기 쉬운 방법은,

털을 정리해달라고 온다던가 일까.


쥬다 :

…….


매슈 :

그리고는 가만히 응시해올때,

놀아달라는 신호야.


캐트라 :

늑대의 습성이야.


매슈 :

그 밖에도 많지만, 들어볼래?

말해두지만,

이 이야기는 초 레어라고.

분명 나밖에 모르는―


쥬다 :

그만 할 때도 됐잖아……!


시로 :

저, 듣고 싶슴다!


쿠로카 :

저도요!


매슈 :

우선……을……하는 때라던지……

밤에는……을…….


티나 :

그, 그렇군요~…….


캐트라 :

……자신만의 습성이

까발려지는거 정말 부끄럽네…….


쥬다 :

……그래…….






5.



- 식사가 일단락되고, 쥬다와 매슈는 자리를 떠나 밖으로 나왔다. -



매슈 :

너에겐 점점 친구가 늘어나는구나.

코요미쨩도, 타로군도 그렇지?

특히 친하잖아.

최근에 만난 적 있어?


쥬다 :

응.

타로에게 사냥을 가르치고 있다.

그 녀석은 배우는 것이 빨라.


매슈 :

후후, 그렇구나.


쥬다 :

오늘은 유난히 즐거운 것 같네, 황제폐하.


황제 :

네가 즐거워 보이니까.


쥬다 :

…….


황제 :

결착을 내서 다행이야.

사실 꽤, 걱정하고 있었어.


쥬다 :

죽을 지도 모른다고?


황제 :

그 정도로 강한 상대였어?


쥬다 :

동료가 없었다면, 죽었을지도 모른다.


황제 :

있지, 쥬다.

오랜만에, 술래잡기 하지 않을래.


쥬다 :

뭐?


황제 :

왠지, 하고 싶어졌어.


쥬다 :

본체에 부담이 간다. 그만둬.


황제 :

……잡아봐!


쥬다 :

이봐……! 


황제 :

놀자, 쥬다.



…………

……



황제 :

하핫.

적당히, 진심으로 덤비라고?


쥬다 :

식후니까.

무리하면 체할지도 모른다.


황제 :

그런거 신경 안 쓰잖아, 넌!

날 못잡으면 더 놀아주지 않을거야!


쥬다 :

정말이지…….

잡히면, 놀림 받을 각오해라……!


황제 :

하하, 좋아!

자, 어서 오라고!

난 그렇게 간단히―

앗……!


쥬다 :

왜 그래!?



- 황제의 다리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



황제 :

조금 과부하가 걸렸을지도.


쥬다 :

그러니까 그만 두라니까…….


황제 :

…….


쥬다 :

걸을 수 있겠어?


황제 :

……쥬다.

나, 최근에 생각하곤 해.


쥬다 :

……?


황제 :

내 최후를 말야.


쥬다 :

무슨 말을 하는 거냐…….


황제 :

왜 그렇게 생각해?


쥬다 :

……몰라. 자, 돌아가자.


황제 :

생명을 연장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으니까?

그런 것도 있고.

사실, 그 때가 벌써 가까워진 걸지도 몰라.


쥬다 :

그만 둬.


황제 :

그래도 가장 중요한건 말야, 쥬다.

너는 이제, 많은 동료들이 함께 있으니까 말야.






6.



황제 :

만약 내가 이 세상에 없게 되더라도, 너는―


쥬다 :

너는 죽지 않아!

죽게 내버려둘까보냐,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나는 널 살려내겠어.


황제 :

그 어떤 생명에게도 끝은 있어.


쥬다 :

나에겐 네가 필요해!

그러니까, 그런 말은 하지 마라…….


황제 :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마.

누구라도, 문득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곤 하는 법이니까.

그저, 그것뿐이야.

지금 당장 죽는게 아니잖아.


쥬다 :

그건, 그렇지만…….


황제 :

나에 관한 거라면 갑자기 동요하는 거,

정말 변함 없다니까. 


쥬다 :

……미안하다.


황제 :

후후.

나도 아직, 너와 함께 있고 싶어.

그러니까 열심히 살고 있는거야.

쥬다 쪽이야 말로 부탁해.

앞으로도 일 잔뜩 줄 생각이니까.


쥬다 :

알고 있다.

……친구여.


캐트라 :

한참 찾았잖아!

당신들, 이런 데에서 뭐하고 있었던거야!


쥬다 :

식후 운동이다.


캐트라 :

그런…… 그건 중요하지.


시로 :

모두에게 드릴 말이 있는데요,

지금부터 2차 가지 않으실래요?


티나 :

여기서 끝내기엔

뭔가 아쉬운 느낌이 들어서…….


쥬다 :

좋아, 나도 그럴 생각이었다.

가게를 예약해두었다.

물론, 전세다.


쿠로카 :

여, 역시 어른 남자다…….


매슈 :

……모두들.

앞으로도 쥬다와 사이좋게 지내줘.


시로 :

에? 네, 그거야 물론이죠.

그보단, 오히려 이 쪽에서 부탁드린다구요.


매슈 :

<주인공>들도,

쥬다는 외로움을 잘타니까.


쥬다 :

정말이지 너는…….



- 룬의 빛 -



매슈 :

오, 이것이 소문으로 듣던.


쥬다 :

……그 빛도 멋지구나.



- 쥬다가, 홱 고개를 돌렸다. -



티나 :

아! 이게…….


캐트라 :

털을 정리해달라는 거야!

모두들, 모여!

쥬다를, 잔뜩 복슬복슬하게 해주자고―!


쥬다 :

복슬복슬은 그만 둬라…….


매슈 :

후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