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어둠이 스멀스멀 올라와 하늘을 잠식하고, 곧 이어질 폭죽놀이에 기대감이 만발한 사람들은 왁자지껄 떠들곤 했다. 

그 밤의 어느 적막과는 상반되는 소음 사이에서 청명은 가만히 하늘을 응시했다. 


옆에서 슬쩍 한 번씩 제 옆 얼굴을 훔쳐보는 여자의 시선을 느낀 뒤로는 더더욱 하늘만을 바라봤다. 

혹여나 돌린 시선이 너의 눈동자와 마주쳐 순간 붉어진 얼굴을 네게 들킬까봐.


그 순간, 한참을 바라보던 하늘의 사이를 이질적인 빛줄기 하나가 가는 바람소리를 내며 상승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점멸한 빛과 동시에 하늘에 매화가 만개했다. 

그 광경은 너무나도 찬란했으므로, 너의 시선을 빼앗기에 충분했겠지. 


그 생각에 청명은 문득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그리고 그의 시야에 남은 건, 하늘에 만개한 매화도, 밤의 짙은 어둠도, 축제를 즐기는 여느 다른 사람들의 소란도 아니었다.

그 눈동자. 하늘의 별을 닮은 그 맑고 순수한 눈동자였다.


폭죽보다 환하게, 그 광경을 뒤로 한 채 자신만을 바라보는 그러한 것.


"... 포, 폭죽을 보다가 그냥..."

"계속 나 보고 있던 거 알아."

"아니거든요! 사형 완전 나르시시즘이에요, 그거!" 

"그래?"


청명이 픽 조소를 흘렸다.

그리고 이내 밝게 점멸하는 하늘의 배경을 뒤로 한 채, 그녀를 제 품에 안고 천천히 입술을 맞췄다.


"... 무, 무슨..."

"진짜로, 나 안 봤어?"

"... 안 봤으면... 어쩔건데요..?"

"그럼 뭐."


다시 한 번 입이 포개어졌고, 그 순간 당소소는 알 수 있었다.

훗날,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훗날에도, 이 순간만큼은 결코 잊지 못하리라는 것을. 

입맞춤의 순간마다 한 순간도 빠짐없이 눈에 담기라도 하려는 듯 매서운 그 눈동자와, 부드럽게 얽히는 혀, 그 뒤로 점멸하는 환한 폭죽.


"이제부터 보게 해드려야지."

"..."


그리고 그보다도 환했던 당신의 미소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