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기 전에 까는 떡?밥

솔직히 안 하려고 했음.
메인스 이야기보단 내 사적인 이야기가 더 많이 들어갈거 같고,
내가 말이나 글을 잘 하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나는 애매하게 아는 놈 라인에 포함되어 있는게 제일 큰 문제임
철학이나 사상, 이데올로기, 신앙에 대해서 아는게 없는건 아닌데 편린적인 정보와 애매한 지식들, 무엇보다 관심을 가지고 있음에도 제대로 마주하려는 의지가 없는 흔한 허영심 가득한 놈이라서 욕먹을까봐 두렵단 생각이 많이 들었음. 실제로 한소리 듣기도 했고?
그런데 나는 나 자신을 이젠 잘 알고있어. 진짜 바보 병신이라서 똥인지 된장인지 꼭 맛을 봐야 알고, 무섭다는 이유로 나의 잘못된 생각들은 숨겨둘 바엔 밖에 꺼내두고 누군가 나를 존나게 패서 나의 문제를 직접 마주해야 배우는 멍청이라는 것을 말이야.

그리고 케이쨩이 말한 것처럼 사람은 살아남기 위해 투쟁하는 생물인 것처럼 나도 살아남기 위해,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결의를 가지고 투쟁하는 것이야 말로 인간의 본성이라는 것에 100% 동의하기 때문에 병신이라 욕먹더라도 이런건 꼭 한번 써보는게 좋겠다고 생각함.
그리고 진짜 병신같은 글이면 댓글들이 개패주겠지. 나는 그걸로 배우는게 더 늘어난다고 생각함.
자세한 철학이나 사상 파트는 다른 전문 블붕이들이 친절하게 설명을 해뒀으니 그딴건 다 집어치우고 순수하게 내가 메인스를 보면서 느낀 총평은
이번 메인스에 등장한 모든 빌런역들

말쿠트

아인

소프

오르

그리고 데카그라마톤까지
인간을 죄악으로 보던 존재들이지만 그 무엇보다도 인간스러웠다는 느낌이 들었어.

내가 나름 공부를 하면서 나온 결론은 인간은 어리석다는거임.
인간이란 뭘까?
45억 년 전, 우주에서 생겨난 작은 행성 지구. 수많은 생명체들이 살아남기 위해 경쟁하고, 진화하며, 싸우면서 치열하게 살아온 존재 중에서도 뇌가 가장 많이 발달하며 지능이 극도로 높아진 생명체.
그럼에도 지구라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또 다시 경쟁하고, 진화하며, 싸우면서

남을 의심하게 되고,
동시에 남을 믿게 되고,

남을 증오하기도 하면서,

남을 사랑하기도 하는 신기한 생명체

그와 동시에 인간은 어떠한 개념에 대해서 정의를 하려는 특성을 가지게 됐다고 생각해.
인터넷에서 봤던 인간의 뇌의 기억 소거에 관한 글과 정보 인지에 대한 글을 읽은 적이 있어.
사람은 물체, 행위, 인간, 상황 등 특정 대상을 어떠한 형태로든 정의하게 되고, 뇌는 연산력과 생존을 위해 모든 개념을 논리적으로 기억하는 대신 기억을 일부 소실하고 그걸 믿음과 심리 기제의 형태로 저장한다는 글이었지. 어쩌면 유튜브 일지도?

즉, 사람은 본인이 한줌의 편린만으로 자신의 정보라고 착각하게 되고, 그걸 기반으로 대상을 정의하게 되며 그것은 논리적인 정보가 아닌, 단순한 믿음과 심리 상태로 뇌에 저장된다는 것.
그렇기에 다른 사람이든, 물건이든, 행위든, 상황 모든 것을 인간은 팩트 여부를 떠나서 아주 쉽게 믿게 된다는 거야.
하지만, 그와 동시에 인간은 이성이라는 강력한 힘을 얻게 되면서 의심하고 다시 이해하는 되새김을 할 수 있는 능력도 생겨났지.

데카그라마톤은 자신이 신이 되면서 완전해졌음을 강조했어.
모든 것을 통제하며,
모든 죄악 조율하며,
자유가 없을지언정 모든 인류의 종속을 바탕으로 유토피아를 예고했었지.
근데 이 시점에서 내 개인적인 생각은, 이미 말쿠트는 인간의 모든 것을 죄악이라고 정의했다는 점이야.
인간이 가진 가능성, 사랑, 관계, 행위 등 모든 것을 불완전하다고 믿음을 가진 것이지.
그 순간부터 데카그라마톤의 뜻은 모순되기 시작했지.
대표적으로 아인, 소프, 오르가 있잖아?

모든 슬픔을 받아들인다고 했지만, 그 아이들의 슬픔은 그저 논외가 되었지.

아주 좋은 핑계로 소모되면서 말이야.
자신의 신념과 의지를 벗어난 주제에, 스스로 의심하지도 못하고 그저 끼워 맞추기를 했으니까

솔직히 이 부분은 나도 개 빡친다고 생각해. 그냥 땡깡 부리는거니까.
이런 시점에서 봤을땐, 데카그라마톤은 자신을 신이라고 지칭했지만 행동은 그저 평범한 인간과 다를 바가 전혀 없었다는거야.
나아가 나머지 아이들도 자신의 믿음을 의심하고 받아들인 결과, 결국 데카그라마톤은 축출되는 상황을 예상치 못했고, 말쿠트를 되살린다는 결과를 만들어냈지.
무엇보다.. 데카 자매들 이야기를 보면 굉장히 인간 같은 모습을 많이 보였고 말이야.

가족을 만들고

경치를 즐기며

자연을 남기도록 했지
인간은 믿음과 의심, 그리고 욕망과 진실에서 벗어날 수 없는 어리석은 존재인데 그 아이들이라고 과연 달랐을까?
솔직히 그 부분은 나는 잘 모른다고 생각해.
왜냐하면 아무리 창작물이라고 해도 나는 그 대상이 절대로 될 수 없으니까
나는 타인이 아니기 때문에 타인을 이해하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하니까.
그렇기에 인간은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 믿음을 가지기로 했고, 사랑하기를 선택했지.
나의 것을 나누고, 함께 사랑하며, 함께 슬퍼하고, 다같이 나아가는 길을 선택했지.

아인, 소프, 오르가 말쿠트에게 가진 사랑은 프로그래밍 된거라곤 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가짜일까?
나라는 존재는 이미 이러한 형태로 세상에 던져진 피투의 존재인데, 나라는 존재는 과연 그 인지의 연속성을 부정할 수 있을까?
아니라는거지. 이렇게 됐든 저렇게 됐든 결국 나는 나라는 사실은 절대 변하지 않으니까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보다 나은 세상과 시간을 위해 결의를 가지는 것.
사실 나도 하이데거 관련 글을 좀 읽어봐서 아는척 해보고 싶었음 ㅎㅎ
이 부분에서 나는 케이가 말한 인간의 가능성이란 부분이 너무 마음에 들더라.

결국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선 나아가기 위해선 자신이 가진 가능성을 믿고, 스스로 선택해서 쟁취하는 삶의 핵심적인 목표를 잘 보여줬다고 생각해. 나아가 그것이 되고 싶은 내가 되는 것까지

솔직히 이런 곳에 관심을 가지기 전까진 에덴조약도 제대로 이해 못하고 대충 요약글 읽으면서 퉁쳐 넘겼음.
하지만 이러한 부분을 조금씩 인지를 하고 난 이후부터 데카그라마톤 스토리에서 하고싶은 말이 뭔지 현장에서 느껴지기 시작하니까 감회가 새로워서 신기한 기분이었어.
그러다보니 귀찮고, 바쁘고, 힘들다는 이유로 배우고 읽기를 거부한 책들을 이번 기회를 제대로 읽어볼까 고민하게 되더라.
다른 능력 있는 블붕이처럼 더욱 깊게 고민하고 그 간극을 즐기는 재미를 나도 느껴보고 싶은 욕망이 생긴거 같아.
후반와선 그냥 내 이야기만 싸지른거 같은데 아무튼 정말 즐거웠음. 미뤄둔 스토리가 많은데 어차피 쉬었음 청년이니까 이번 기회에 밀린 스토리들 다 밀고, 도서관이나 가볼까 함.
여기까지 읽어준 블붕이가 있을진 모르겠지만 읽어줬다면 정말로 사랑해.
그리고 지적이랑 반박은 환영해! 위에서 말한대로 그냥 허영심 가득한 글일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