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삼촌이 군생활한곳이 뭐 625때 격전지라 그랬나. 암튼 그랬음.

옛날엔 군부대 세울려면 터가 싸야하니까 그런곳으로 잡았다고 함.

지금이면 그런거 상관없고 걍 서울에 가까운곳이면 얼마나 죽어나간곳이던 존나 들어가지만 ㅋㅋ

삼촌이 90년대 군번이니 아직 그런미신이 남아있을때였지.


근데 삼촌도 그런거 신경안쓰고 살았는데 그걸 신경쓰게 된 계기가 있었다함.


때는 삼촌이 짬을 적당히 먹은시절...

삼촌은 운전병이었는데 부대 책임지역이 존나커서 야간에 5대기 데리고 육공으로 순찰을 많이 나갔다고함.

길도 굽이진 길이 많아서 엄청 조심해야하는데, 그때 갈때는 아니었지만 복귀할땐 안개가 존나 꼈다데.

이런 안개진 날엔 보통 운전 자체를 안나가겠지만 5대기애들은 밖에서 재울 순 없으니 어찌어찌 조심히 들어오는걸로 결정이 났다고함.

대신 늦어진만큼 오대기는 내일 일과 빼고 푹 쉬라는 조건이어서 삼촌도 '개이득 ㅋㅋ' 하고 운전대를 잡았었다네.


그래서 한 시속 20으로 초서행 운전하면서 가는데 진짜 "여기쯤 코너겠지?" 하는부분에서 코너꺾는 수준으로 운전해야했다고 하셨음. (두돈반은 각이 존나 좁으니 ㅇㅇ) 


그렇게 가고 있는데 갑자기 뭔 이상한 군복에 처음보는 총 든 검문조 둘이 "정지! 정지!" 라고 외치더래.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개런드 비슷한 총을 들고있었다함, 딱 친 할아버지 참전사진 복장이었다네.)


옆에 탄 중대장이 "오늘 예하부대 훈련계획 없는데..." 하고 창문열더니 "아 충성, 저희 직할 대대입니다, 지금 순찰마치고 가고있습니다" 라고 소리쳤는데 헌병이 그냥 노려보면서 "내려서 신분검문 하겠소" 하고 융퉁성 없이 하차를 요구했다고 함.

삼촌은 그런갑다하면서 중대장이 상황 해결하겠지...하고 한숨 푹 쉬면서 눈좀 감았다 떴는데 갑자기 차에서 내린 중대장이 사색이 됐더래.


그래서 무슨일인가 해서 내려보니 그 검문소는 온데간데 없고...절벽만 앞에 있었던거지.

진짜 삼촌이 액셀 5초만 더 쳤어도 뒤에탄 5대기는 사망확정이고 삼촌이랑 중대장도 최소 불구였을 수준의 절벽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