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금일 간담회 중 게임물관리위원회가 표명한 입장에 관한 건


내용

귀 위원회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금일 오전 10시에, 게임물관리위원회는 기자들을 모아 간담회를 가진 바 있습니다. 이것과 관련하여 여러 논란이 있어서 이렇게 민원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1. 비공개로 진행하였고 일방적으로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의견만 표명한 이것을 '간담회'라고 부를 수 있습니까? '기자회견'이라고 부르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에 대한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의견을 묻고 싶습니다.

 

2. 간담회 중, "사회인이 보는 것과 게이머가 게임을 보는 시선은 명확히 다르다"며 "게임위의 등급 분류 심사는 사회의 보편적 시선에 기준한다"라고 한 대목은 게임물관리위원회가 게이머를 얕잡아 보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왜냐하면, 객관적이여야 할 '등급 분류 심사'가 '사회의 보편적 시각'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한 것에서 '사회의 보편적 시각' 즉, '사회인이 보는 것'이 객관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고, 그런 '사회인이 보는 것'과 '게이머가 게임을 보는 시선'이 다르다고 주장한 것은 '게이머가 게임을 보는 시선'이 객관적이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에 대한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의견을 묻고 싶습니다.


3. 간담회 중, 게임 '블루 아카이브'에서 "학생과 선생의 관계인데도 성적인 관계로 묶인다"라고 말하며 '블루 아카이브'가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을 받은 것은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였으나, 이것은 정당하지 않은 주장입니다. 해당 게임물에는 어떠한 장면에도 학생과 선생이 성적인 관계로 묶이는 부분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것에 대한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의견을 묻고 싶습니다.


4. 간담회 중, 게임 '블루 아카이브'에 대하여 "대사가 야하다.", "미끈거린다.", "치마가 짧다" 등의 표현을 사용하여 '블루 아카이브'가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을 받은 것은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였으나, 이것은 정당하지 않은 주장입니다. 위의 세 가지 모두 객관적이지 않은 개인적인 감상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단순히 "야해 보인다", "치마가 짧다." 등을 이유로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을 부여할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장면이 띄는 선정성의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에 대한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의견을 묻고 싶습니다.


5. 간담회 중, 게임 '블루 아카이브'의 '수영복 이즈미'에 대해 설명할 때, 화면자료에 '의인화된 문어'라는 표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문어는 전혀 의인화된 것이 아닌 그저 문어일 뿐입니다. 기자들 앞에서 거짓말을 하여 거짓된 정보를 퍼트림으로써 자신들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려는 행위는 결코 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공공기관이라면 그 책임과 죗값이 더욱 엄중합니다. 이것에 대한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의견을 묻고 싶습니다.


6. 간담회 중, "STEAM(스팀)에는 포르노급의 게임들이 많이 올라온다"라고 발언한 부분은 사실과 다릅니다. STEAM에서 성인만 이용할 수 있게 설정된 게임은 전체 게임의 5% 수준입니다. 게다가 선정성을 이유로 그렇게 설정된 것은 더욱 적으며, 그중에서도 '포르노'에 견줄만한 게임은 일부에 불과합니다. 이것에 대한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7. 간담회 중, "(게임물관리위원회는) 공공기관이 아니다"라는 발언을 하였는데, 이것은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의해 설립된 기관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의 '기타 공공기관'입니다.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임직원들이 자신이 속해 있는 기관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모습은 많은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것에 대한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8.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여러 논란에 대한 해결책으로 '게이머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서 학부모 모니터링 의원 수를 늘리겠다'라는 정책을 제시했는데, 이것은 논란들에 대한 해결책이 되어주지 못합니다. 게이머들의 의견을 듣는 것과 학부모 의원들의 수는 전혀 관련이 없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 발언은 게임물관리위원회가 게이머들을 그저 '계도해야 할 학생들' 정도로만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될 수도 있는 발언입니다. 이것에 대한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9. 간담회 중, 게임물관리위원회의 김규철 위원장은 "(게임물들이) 올라오는 걸 보면요, 제가 꽤 도덕적이진 않습니다만 역겨운 게 있어요"라는 발언을 하였습니다.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위원장이 게임물이 역겹다고 하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논란거리가 되기에 충분합니다. 특히,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엄연히 예술의 일종인 게임물을 규제하고 검열할 수 있는 기관임을 생각한다면 그 태도가 매우 불량하다고 봅니다. 이것에 대한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10. 간담회 중, 최근 논란이 된 '바다신2'에 대하여 '피지컬적인 컨트롤 요소가 있는 게임'으로 소개하며 사행성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인간의 동체시력으로 판단하기 어려울 정도로 매우 빠르게 움직이는 '슬롯머신 종류의 오락'은 '실력적인 요소'가 있다고 부르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그것을 '무작위'라고 부릅니다. 언어라는 것은 사회적인 약속으로 일반적인 사람들이 부르는 명칭을 따라야 대화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이것에 대한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11. 간담회가 끝난 뒤, 이 간담회에 비판적인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정정보도'를 요청했다는 의혹이 있습니다. 의혹이 사실인지 설명해주십시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법적인 권력을 통해 문화, 예술의 영역인 게임물에 규제와 검열을 하고 유통을 차단할 수도 있는 막강한 힘을 가진 공공기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직원들과 기관 자체에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셀 수 없이 많은 논란을 낳았습니다. 남직원이 성추행당한 사건, 사무용 컴퓨터로 가상화폐를 채굴한 사건 등 직원들이 일으킨 논란부터, 50억 원 횡령 의혹, 민원실(맞이방) 폐쇄, 회의록의 부존재 및 부실한 내용 등 기관 자체의 논란까지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전력 때문에 행정안전부의 국가기록원에서 공문을 보낸 일도 있었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경찰이 감사를 한 일도 있었으며 현재는 감사원과 검사가 조사에 나서고 있다고 합니다. 비록, 이미 저지른 잘못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지은 죄가 있다면 죗값을 치르고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며 다시는 잘못을 반복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함으로써 긍정적인 미래를 그려볼 수는 있습니다. 


이에,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위의 11가지 질의에 친절하고 상세히 답할 것을 요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