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아"주기

SRT 신입생들의 도구 역할을 키우는 전통.

실무배치받고나서 선배들앞에서 유부초밥을 그냥 입에 넣고 제대로 씹을 새도없이 도구로 몇 접시씩 삼켜야 한다. 

철모르던 신입생 시절 나도 빙 둘러앉은 선배들 앞에서 유부초밥을 거의 일곱판을 먹어야했고

기름지고 퍽퍽한 유부초밥을 허겁지겁 물도 없이 계속 삼키느라 목이 막히고 속이 느끼했다

세판째 먹는데 목구멍에 큰 덩어리가 확 느껴지면서 삼킨 초밥들이 속에서부터 올라왔다

위액섞인 초밥을 입에 물고 얼굴이벌게져서 있는데

유키노 선배님이 여우처럼달려와서 내 가슴팍을 걷어차고 귀싸대기를 올려붙였다

당연히 입에머금고있던 유부초밥 토사물은 바닥에 뿜어졌다

나는 그날 유키노 선배님께 반병신되도록 맞았다.

구타가끝나고

유키노 선배님이 바닥에떨어진 유부초밥 토사물을 가리키며 말했다.

"도구로써 먹어라"

"니가 선택해서 온 SRT다. 도구로써 먹어라."

나는 공포에 질려서 무슨 생각을 할 틈조차 없이 토사물들을 주워먹었고

유키노 선배님의 감독 하에 남은 유부초밥까지 전부 먹었다.

그날 밤에 유키노 선배님이 나를 불렀다

사탕 두개를 까고 하나를 건네주며 말했다.

"바닥에 흘린 토는 상급자인 내 책임이다. 하지만 여기는 특수부대다. 아무도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아. 여기 SRT에서뿐만이 아니다. 사회가 그렇다. 그래서 무슨일이 있어도 실수하지 않도록 도구로써 이악물고 명령을 따르는 거고, 그래도 실수를 했다면 니 과오는 니 손으로 되돌려야 돼. 그래서 다시 먹으라 한 거다."

"명심해라. SRT의 특수부대원은 도구로써 결코 개인의 의지를 가져서는 안된다."

그날 나는 소대장직을 달지 않고도 책임감을 가질 수 있음을 깨달았다. 난 그날 유부초밥 몇판에 SRT정신을 배웠고 SRT정신에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