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피폐한 실험체로 갇혀 지내다가 구출받은 틋순이
정부 당국에서도, 또 담당자로 붙은 시아도 그런 틋순이를 가여워하긴 하지만
아무래도 전기를 보급해주는 것이 비용상의 문제로 어렵기에
딱 굶어죽지 않을 만큼만 충전을 허락해주고
항상 굶주려서 다니는 슬픈 틋녀
연비도 좋지 않아서 평소엔 골골대면서
또 실험실에서의 ptsd로 방에 틀어박힌 채로 지내기를 어언 몇 주
점차 동정심도 희석되고 주변에선 애물단지라는 인식이 팽배해지는 상황
시아만이 그런 틋순이를 그렇더라도 사랑스러운 아이이다, 나쁜 맘을 먹으면 뭐 어디 쳐들어가서 나라 하나 정전시키는 건 일도 아닌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데 심성이 고와서 가만히 웅크려 지내는 거다
그렇게 옹호를 해주겠죠
그게 너무 감격스러워서 허기짐을 참고 틋순이는 오늘도 방에 틀어박혀서 간신히 집안일이나 하다가
어느 비가 억수로 쏟아지고 고등급의 게이트가 열린 날
시아가 그날따라 늦는 게 너무 걱정돼서 허구한날 들여다보던 커뮤니티에서 시아 히어로가 시민들의 대피를 위해 승산없는 싸움을 하는 이야기들을 보게 돼요
자신에게 세금이 쓰인다는 걸 아깝다고, 그냥 굶어죽어버리지 왜 밥 축내고 사냐고 하는 사람들보다 시아가 더 소중했던 틋순이
물론 모든 사람이 그런 건 아니고 틋순이를 동정하던 사람들도 있기야 했지만
어쨌든 시아의 목숨이 최우선인 틋순이는
그렇게 비를 쫄딱 맞으면서 정신없이 시아가 싸우는 곳을 찾아가요
평소에 혹시 몰라서 비축해둔 에너지를 소모해가며 찾아갔지만
그렇게 찾아가도 전력을 충당할 방법이 없어서
잠깐 엄청난 양의 전류로 게이트에서 넘어온 괴수에게 한 방 먹이고도
방전돼서 픽 쓰러지게 돼요
그제야 시민들은 시아의 말이 허언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이미 틋순이에게 에너지를 전달하기엔 늦은 상황
틋순이에게 얻어맞고 분노한 괴수는 그대로 거대한 몸으로 틋순이를 짓뭉개려 드는데
그 순간 내리치는 뇌우
정확히 틋순이에게 내리꽂힌 그 벼락에 틋순이는 정신을 차리고 옷이 전부 찢겨진 채로 일어나
400% 충전된 상태로 괴수를 플라즈마로 분쇄해버릴 거예요
그러나 정부 당국에선 그 당시 측정된 에너지가 틋순이가 마음만 먹으면 국가적인 재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로
틋순이가 절연피복으로 만든 코스튬을 입고 다니게 만들고
절연수갑 절연쵸커 등 구속복을 디자인해서 주게 되지만
틋순이는 시아랑 행복하게 지낼 수 있기만 하면 돼서 그 정도 제약은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차기작은 이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