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미아 섬의 생존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의 개발 일지는 캐릭터의 변화에 대해서입니다.


캐릭터의 스킬 구조에 대해서는 그동안 정말 많은 피드백이 있었습니다. 대략적으로 피드백의 유형을 나눠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상대하는 입장에서 대응하기 어려운 전투 구도를 가지는 경우

② 유틸리티가 지나치게 많은 경우

③ 활용도가 너무 떨어지는 스킬이 있고 단순한 경우

④ 높은 난이도 때문에 지나치게 접근성이 낮은 경우

⑤ 조금 더 재미 있는 기믹을 추가했으면 하는 경우


이런 문제들을 한 번에 해결하기는 무척 어렵습니다. 만약 가급적 작은 변경으로 재미 있어 질 수 있다면, 그게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캐릭터가 크게 바뀐다면, 그게 설령 좋은 방향이라도 아예 새로운 캐릭터처럼 느껴지고, 기존 플레이어들 입장에서는 애정을 가진 캐릭터가 게임에서 사라지는 결과입니다. 그래서 캐릭터 개선은 시작하는 순간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하는 게 아니라, 마이너스에서 출발한다는 각오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기존 플레이 감각을 바꾸지 않으면 개선이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의 사례로 실비아의 연료 시스템 변화가 있었는데, “높은 난이도 때문에 지나치게 낮은 접근성“이 주된 개선 목표였습니다. 실비아의 플레이 감각이 상당히 바뀌었고 이 부분에 대한 플레이어 분들의 아쉬움에 깊이 공감하지만, 한편으로는 실비아의 정체성이 바뀌진 않았고, 최상위권 외에는 거의 활용되지 못하던 실비아의 중하위권 판수가 크게 늘었습니다.


실험체의 기존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문제를 개선하거나 재미를 더하기 위해 변화를 주되, 필요하다면 일부 실험체의 경우 플레이 감각이 꽤 변화할 수 있을 정도로 캐릭터를 개선한다가 이번 작업의 원칙입니다. 하나 하나의 캐릭터 개선은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작은 개선 사항을 포함하면 50개 이상의 실험체가 조금씩 변화합니다. 변화하는 실험체의 예시들을 4번의 개발 일지에 나누어 소개드리려고 합니다.


처음 소개드릴 실험체는 아야 입니다. 아야는 사용하는 무기에 따라 스킬 활용도가 무척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딸깍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이 붙을 정도였죠.


이제 고정 사격(W)이 공격 속도에 비례해서 발사 탄환수가 증가하고 빨라집니다. 기본 공격 빌드에서도 고정 사격을 잘 활용할 수 있게 하고, 또 그만큼 잘 활용해야만 충분한 위력을 얻을 수 있도록 합니다.



2연발(Q)도 공격 속도에 비례해 시전 속도와 투사체 속도가 빨라지고, 사용 후 일시적인 공격 속도 증가 효과도 얻습니다.



한편, 공포탄(R)은 아야가 원하는 타이밍에 터뜨리는 게 지나치게 아야에게 유리한 가위바위보여서, 일정 시간 후에 자동으로만 터지게 변경됩니다. 기존 긴 속박 대신 짧은 공포를 주어 아야가 약간의 거리 이득을 얻는 대신 상대의 대응의 여지도 늘어납니다. 공포탄이 이름 그대로 공포탄이 되었네요!



매그너스는 맷집이 이제 스킬을 적중 시킬 때 마다 방어력이 증가하고, 최대 스택에 도달하면 체력을 회복합니다. 상시 적용되던 패시브의 발동 조건이 바뀌는 단순한 변화이지만, 매그너스의 다른 스킬들의 연계가 크게 달라 집니다. (기본 공격 시에도 스택이 소폭 증가합니다.)


파쇄탄(Q)을 맞추고 들어가면 스택 하나의 이익을 볼 수 있고, 무엇 보다 17대 1(W)은 피해를 줄 때 마다 스택이 쌓이기 때문에 새 맷집과 시너지가 매우 좋습니다.



하지만 17대 1의 저지 불가는 삭제됩니다. 군중제어기에 의해 17대 1 발동이 중단 되지는 않지만, 이동이 멈추거나 넉백될 수는 있기 때문에 대응의 여지가 생깁니다.



또 하나, 매그너스는 이제 더 이상 걷는 것 보다 조금 더 빠른 오토바이를 타고 도망 치는 비겁자가 아닙니다. 폭주 바이크(R)가 점점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에 혼전 상황에서의 도주는 더 어려워지지만, 멀리서 빠르게 달려오는 상남자의 폭주는 적들의 공포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바이크 부터 시작하는 교전이 새로운 패시브의 활용도도 높여줍니다.



단궁과 화궁 두 종류의 활을 사용하는 리오는 화궁이 좀 더 개성적으로 변합니다. 화궁 상태에서 하나레(W) 적중 시에는 모든 스킬의 쿨다운을 조금 감소 시킵니다.



단, 비상(E)은 이제 적을 맞춰도 쿨다운이 감소되지 않습니다. 화궁 하나레를 잘 적중시키면 도움이 되지만, 대체로는 포지션 선정에 보다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화궁의 궁극기 정사필중(R)은 이제 야생동물에게 충돌하지 않고 맵 끝까지 날아가도록 변경 됩니다. 루미아 섬 반대편의 적을 향해, 바르게 쏘면(正射) 반드시 맞출 수(必中) 있지 않을까요?



개선의 주된 방향이 강력한 유틸리티를 덜어내는 실험체도 있습니다.


아드리아나는 장거리 포격 능력과 지역 장악 능력, 군중 제어 능력과 이동기 까지 모든 걸 갖춘 다재 다능한 실험체입니다. 이 중 무엇을 덜어내느냐에 따라 기존 아드리아나의 플레이가 크게 달라질 수 밖에 없어 매우 어려운 선택이었습니다.


많은 논의 끝에 저희가 선택한 방향은 군중 제어 능력을 삭제하는 것입니다. 이제 기름 뿌리기(W)는 적을 고정시키지 않고, 화염 난사(R)는 적을 넉백시키지 않습니다.



또 상대하는 입장에서 비직관적이었던 활활(P)의 연속 히트 시 피해가 강화되는 메카닉이 사라지는 대신, 한 번 불 붙인 적에게 몇 초 동안 지속 피해를 주는 형태로 변경 됩니다.



아드리아나 입장에서도 군중 제어 능력이 사라지면서 연속 히트가 어려워졌지만, 넓은 범위로 스킬을 사용해 루미아 섬을 불바다로 만드는 플레이를 하면 새로운 패시브와 시너지를 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혜진은 지나치게 강력한 군중 제어기를 덜어내는 방향으로 변화합니다.


먼저, 제압부(Q)의 둔화 효과가 사라집니다.



흡령부(W)는 재사용 기능이 사라져서 일정 시간 후에 자동으로 폭발합니다. 두 번 연달아 사용해서 즉시 속박하거나 원하는 때 활용하지 못하게 된 대신, 적을 부적 중앙으로 끌어 당깁니다.



그리고 이동부(E)는 이제 재사용 시 도착 피해가 사라지고 지나가면서 한 번만 피해를 입힙니다.



흡령부와 이동부의 변화로 인해 삼재(P) 스택 관리도 기존 보다 까다로워 집니다. 예를 들어, 혜진의 대표적인 ERE 콤보만으로는 이제 삼재를 즉각 얻을 수는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전체적인 군중 제어 능력이 상당히 약화 됩니다. 하지만, 대응하기 어려웠던 혜진의 강력한 군중 제어 능력은 역설적으로 혜진의 위력이 강해질 수 없었던 족쇄이기도 했습니다. 군중 제어 능력이 낮아지는 대신 제압부(Q)의 쿨다운이 크게 줄어서 주력 견제기로서 활용도가 크게 늘어나며 시간 당 피해(DPS) 능력은 기존 보다 강해질 것입니다.


시셀라도 몇 가지 기믹이 간소화 됩니다. 우선 윌슨! 도와줘(Q)는 이제 진행 경로상의 피해를 입히지 않고 도착 시 피해만 한 번 줍니다.



어딨어 윌슨?(W)의 피해 면역 기능은 유지되지만, 대상 지정 불가 효과는 사라져서 이제 적의 군중 제어기의 효과는 그대로 받게 됩니다.



그리고 나랑 놀자(E)는 이제 아군에게 사용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팀 플레이 상황에서는 팀원 위치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되면서 조작 난이도가 낮아질 것입니다.



다른 실험체의 경우에도 “무적기”가 피해 면역과 대상 지정 불가를 동시에 얻지 않도록 변화할 예정입니다. 아델라의 체크메이트(R)도 피해 면역이 유지 되지만, 목표로 지정할 수 있게 됩니다. 그에 따라 궁극기를 사용한 아델라를 날려 버리거나 기절시키면서 견제할 수 있게 됩니다.



시셀라와 아델라는 스킬 기믹들이 약화되는 방향이고 추가되는 기믹이 없습니다. 하지만 “기믹의 약화”와 “스킬의 약화”는 다릅니다. 오히려 두 실험체는 그 동안 대응하기 어려운 강력한 스킬 구조 때문에 밸런스를 위해 억눌렸던 개별 스킬의 위력을 조금 되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간소화의 또 다른 방향을 보여주는 사례는 아디나입니다. 아디나는 천체 기믹이 복잡하기도 하지만 툴팁이 어렵기로도 유명한 실험체 입니다. 전체적으로 컨정션을 활용하는 독특한 플레이 방식과 강력한 원거리 견제 능력을 가급적 유지하면서도, 스킬을 직관적으로 다듬고 상대하는 입장에서 과도한 유틸리티를 줄이고자 했습니다.


해달별의 기본 범위가 모두 같아 지고, 해의 효과가 지속 피해가 아닌 피해량 증가로 변경 됩니다. 별 읽기(P) 중 발동되는 둔화 평타 효과를 삭제하고, 루미너리(Q) 달의 넉백이 사라 집니다. 트라인 에스펙트(W) 별의 저지 불가는 보호막으로 변경 됩니다. 이런 변화에 따라 아디나를 상대하는 입장에서는 주요 스킬을 피하는 데 성공하면 아디나를 확실하게 공략할 수 있게 됩니다.



몇 가지 스킬의 속도가 빨라 지고 사거리가 길어지는 등 사라지는 군중 제어 능력 대신 스킬 연계가 개선 되면서 기존의 장점들은 유지되거나 좀 더 강화될 예정이며, 결과적으로 툴팁의 양은 줄어 들어 접근성은 좀 더 좋아집니다.



아이솔은 MOK제 폭탄(R)의 반응성을 조정합니다. 적을 인식하는 범위가 조금 줄어들고 폭발 범위는 조금 늘어 납니다. 그래서 지금처럼 밟고 슬쩍 뒤로 물러나면 쉽게 무력해지는 게 아니라, 밟자마자 기민하게 반응하거나 이동기를 소모해야지만 회피할 수 있습니다.



MOK제 폭탄의 소지 개수가 2개까지 스택 되게 바뀌어서 좀 더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셈택스 폭탄(Q)은 터질 때 속박 범위가 줄어들어 지나치게 넓은 지역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됩니다.



화망(W)은 발사 간격을 짧게 조정해 활용도가 늘어납니다.



스킬의 변화들도 있지만, 아이솔 플레이의 더 큰 변화는 숙련도의 변화와 함께 진행될 예정입니다. 기존 다양한 숙련도 중 함정 숙련도가 삭제 되며, MOK제 폭탄은 트랩 피해가 아닌 스킬 피해를 입히게 됩니다.


단, 함정 숙련도의 삭제는 트랩이라는 고유 기믹의 약화를 의도하진 않습니다. 단지 “트랩을 많이 만들어야지만 트랩이 강해지는” 구조를 바꾸고자 합니다. 오히려 2개까지 스택 되는 궁극기와 잘 연계되면, 잘 만든 소수의 트랩으로도 강력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트랩 플레이의 변화는 추후 “카메라와 트랩” 편을 기대해 주세요.


캐릭터 스킬 셋의 변화에 대해서는 캐릭터 (2) 편에서도 이어서 다룰 예정입니다. 또한 캐릭터 스킬을 바꾸진 않지만 외형적 완성도를 위해 개선하는 작업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이펙트 투명화 작업을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이터널 리턴의 캐릭터 파이트에 대한 피드백 중에 상당히 많이 나왔던 부분 중 하나가 스킬의 가시성입니다. 그 중에서도 광역 스킬의 이펙트가 지나치게 강해서 다른 효과들이 묻히면서 전투 가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이에 따라 전체적으로 스킬 이펙트를 좀 더 투명화하여, 스킬들이 중첩 되었을 때 개별 스킬이 더 잘 인지 될 수 있도록 개선하는 작업들이 진행 중입니다.


몇 가지 예를 소개 드리겠습니다.


프리야의 대지의 메아리(R)



알렉스의 정밀 폭격(R)



얀의 쿼드라곤(R)



제니의 시상식의 여왕(R)



셀린의 자력 융합(R)



띠아의 무지개 드로잉(R)



윌리엄의 위닝 샷(R)



오늘은 캐릭터의 변화 모습을 보여드렸습니다.


캐릭터의 변화는 개발 과정에서도 늘 가장 뜨거운 감자 중 하나 입니다. 하나의 실험체의 개선 방향에 대해 수 백 판씩 플레이 한 장인을 자처하는 직원들이 모여 토론해도 끝나지 않는 평행선을 달리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개발팀 내에서 새로운 일감을 제안하는 걸 “이니시에이팅”라고 부르곤 하는데, 이니시 된 일감 중에 절반 이상 토론 과정과 이후 테스트 과정에서 탈락할 정도입니다.


오늘 소개드린 내용들도 이후 개발 과정에서 많이 변경될 수 있고, 정식 오픈 이후에도 시즌 업데이트를 통해 늘 조금씩 더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음 개발 일지는 루미아 섬 (2) 편입니다. 루미아 섬의 변화 중에 지난 번에 미처 소개 드리지 못한 새로운 요모조모를 보여드릴 예정입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늘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개발 일지는 5월 30일 (화) 공개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