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미아 섬의 생존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의 개발 일지는 오퍼레이터 나쟈를 소개드리려고 합니다.


이터널 리턴은 복잡한 게임입니다. 수많은 시스템이 있는데 그 시스템과 UX가 잘 정제되어 있지도 못해서 배우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하지만 하나씩 시스템을 차근차근 익혀나가더라도 게임 플레이를 시작하면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 상황에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략 게임은 시시각각 바뀌는 상황에서 뭘 할지 계속해서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게임의 깊이가 증가한다는 건 나올 수 있는 이런 상황이 점점 더 다양해진다는 뜻이 되고, 결정을 내릴 때 고려할 요소가 복잡해진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복잡해져야 재미있어지는데, 복잡해지면 어려워지는 딜레마가 생깁니다.


이럴 때 다음 동선을 가시적으로 드러내 주는 게 무척 중요합니다. 많은 배틀로얄 게임들이 채택한 자기장은 아주 단적으로 가야할 방향을 지시해 줍니다. 내가 자기장 가장자리에 있다면, 어떻게든 벗어날 준비를 해야 합니다. 플레이어들은 직관적으로 원의 중앙을 향해 가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MOBA 장르에서는 세 개의 라인이 표지판의 역할을 합니다. 각 라인 마다 상대 타워를 향해 진군하는 미니언이 방향 지시등 역할을 합니다.


눈에 보이는 동선이 최선의 선택일 필요는 없습니다. 위 게임들에서도 자기장의 가장자리를 이용해서 이득을 얻거나 타워 밖의 중요한 전략적 목표들을 공략하는 게 더 중요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초보자들에게는 우선은 무난한 선택을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게 중요합니다.


그런데 이터널 리턴은 이런 눈에 보이는 동선이 잘 없습니다. 초반 파밍 동선까지는 루트가 알려주니깐 명확한데, 그 이후부터는 사방팔방으로 다 이동 가능하고, 하이퍼 루프로 섬 반대편으로도 갈 수 있습니다. 자유롭고 개방적인 환경은 장점이기도 하지만, 초보자의 입장에서는 어디로 가야 할 지 무엇을 해야 할지, 심리적으로 불안해지는 지점입니다.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모를 때, 역사책에서는 똑똑한 책사들이 상책과 중책과 하책의 3가지 계책을 제시해 줍니다. 현대 컨설팅 회사에서도 3의 법칙이라고 해서 3가지 대안을 제시하는 걸 기본으로 합니다. 오퍼레이터 나쟈의 역할이 바로, 눈에 보이는 동선이 없고 자유도가 높은 상황에서, 지금 할 수 있는 3가지 무난한 선택을 제시해주는 것입니다.


또, 친구가 옆에서 알려주면, 이터널 리턴은 의외로 꽤 쉽다고 하는 피드백도 있습니다. 지금은 사냥을 해라, 곧 알파 나오니깐 호텔 쪽으로 이동해라, 이런 오더를 해주면, 오더를 해주는 친구 티어가 그리 높지 않아도 초보 입장에서는 게임을 쑥쑥 해나가는 데 매우 큰 도움이 됩니다. 나쟈가 제공하는 선택지가 정답일 필요가 없습니다. 따라 해볼만하고 보탬이 되는 방향이면 됩니다.


사실 자유도가 높은 게임에서 이런 방식으로 플레이어를 리드하는 건 새로운 전략이 아닙니다. 바로 RPG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미션 시스템이 좋은 예시입니다. RPG의 미션도 최고 효율의 정답을 제시하기보다는 지금 할 수 있는 일 몇 가지를 제시해 줍니다. 오퍼레이터 나쟈는 실시간 성이 강화된, 보다 기민해진 이터널 리턴만의 미션 시스템에 가깝습니다.


오퍼레이터 나쟈는 게임 초반에는 루트를 잘 따라가도록 알려 줍니다. 모든 이미지와 보이스는 후반 작업이 진행되지 않은 개발 중간 단계입니다.



https://youtu.be/TFvF9d_r220




루트가 잘 안 풀릴 때는 원격 드론을 이용해 보라고 조언도 합니다.



루트를 먼저 끝냈으면 팀원에게 합류하라고 권하기도 하고,



특수 재료 출현도 알려줍니다. 운석이 떨어지기 전에 예고해 주고,



떨어진 후에는 가보라고 권하기도 합니다.



플레이어가 운석과 충분히 가까워지면 한 번 더 오퍼레이터가 알려 줍니다.


“근처에 운석이 있어. 어서 가봐”


다만 상황에 따라 오브젝트에 가까워졌다가 멀어졌다를 반복하는 경우도 많다 보니, 이런 근접 알림 종류는 따로 텍스트 없이 음성으로만 알려줍니다.


운석을 얻었다면 그걸로 갈 상위 장비도 추천합니다.



전장에 들어가면, 이제 전장의 별도 UI가 나오지 않고, 오퍼레이터 나쟈가 그대로 전장의 오퍼레이터가 됩니다.




팀원을 잃었을 때에는 탈출 옵션도 제시합니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 최대 3가지 조언을 해줍니다. 우선순위에 따라 상책이 보이지만, 원하면 버튼을 눌러 중책과 하책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오퍼레이터 UI는 전투 중 상태가 되면 자동으로 최소화 됩니다. 물론 비전투 중에도 버튼을 눌러 수동으로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오퍼레이터 나쟈는 초보 플레이어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한두 번”이라고 숙련된 플레이어에게는 일부 설명은 불필요한 잔소리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신규 플레이어에게는 모든 기능이 활성화 되어 있지만, 랭크 대전 가능 레벨을 달성하면 닥터 나쟈가 등장하여 숙련자 프리셋으로 변경할 것을 추천합니다. 숙련자 프리셋을 선택하면 초보용 가이드를 일부 제외하고, 오브젝트 안내 등 숙련자에게도 도움이 되는 가이드 위주로만 오퍼레이팅됩니다.



사용자 설정을 선택하면 취향에 따라 그중에서도 원하는 오퍼레이팅만 하도록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제작 중인 단계라서 닥터 나쟈의 표정과 목소리를 모두 소개드리진 못했지만, 쾌적한 루미아 섬 여행을 위한 든든한 가이드 오퍼레이터 나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다음 개발 일지는 캐릭터(3)편 입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늘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개발 일지는 6월 29일 (목) 공개 예정입니다.)


※ 개발일지를 통해 공개된 이미지 및 연출은 개발 단계로 추후 변경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