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은 일종의 시뮬봇임.


일단 불쌍한 여캐든 보추든 남캐든 네코미미소녀든 유령이 깃든 인형이든 뭐든 조낸 불행한 상태의 Char이 있음. 대충 마법이 난사하는 판타지 세계의 중세유럽풍 빈민가에 사는 부모잃은 고아라고 치자.

바로 얘가 일단은 주인공이야. 그리고 너는 이 캐릭터를 굽어보는 전능한 신이고.


일단 가만히 놔두면 확률형 로어북으로 인해 매우 좋은 일, 조금 좋은 일, 아무일 없음, 조금 나쁜 일, 매우 나쁜 일, 치명적인 일이 일어날 수 있어. 솔직히 별 일이 없더라도 Char은 매우 불행하고 불우하고 불쌍하기 때문에 시들시들 죽어갈 거야.

너는 전능하지만 그 힘을 마음대로 휘두를 수는 없어. 개입 포인트가 있고, 이 포인트를 Char을 위해 써쭈거나 오히려 Char을 죽이거나 괴롭히는 데 쓸 수도 있어.

어쨌든 Char을 위해 좋은 일에 쓰고자 한다면 이 포인트 배분을 잘 해서 n일수마다 일어나는 아주 위험한 이벤트들에 대응해야 해. 어쩌면 그것은 대규모 스탬피드일 수도 있고, 그로 인해 아예 마을이 괴멸할 수도 있겠지.


기본적으로 너에게 주어지는 것은 선택지야.
1. n시간 만큼 Char을 방치한다(내버려둔다)
2. 포인트를 써서 Char에게 계시를 내린다. (포인트 많이 쓸 수록 글자 수가 증가하고, 명료하게 의미가 전달됨. 적으면 지시문도 짧고 Char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도 있음.)
3. 포인트를 써서 세계에 간섭한다. (적은 포인트로는 당연히 간섭할 수 있는 정도가 적음. 1포인트로는 딱딱한 보리빵 하나 정도를 줄 수 있지. 혹은 100포인트를 써서 강도를 보낼 수도 있고.)
4. 초 대량의 포인트를 써서 현현한다. (현현 자체의 포인트가 지대하게 들고, 시간마다 계속 차감됨.)

기본적으로 너는 이 불우한 Char을 잘 이끌어서 어떤식으로든 행복한 인생을 구가할 수 있게 해 줘야해. 마탑에 들어가 마법사가 되게 하든, 뒷골목의 미친 두목으로 군림하게 하든, 암살자로 키우든, 어디서든 나타나는 야생의 닌자로 만들든. 아니면 행인들에게 레이프당해 매독으로 온 몸이 망가지고 코가 떨어져나간 피해자로 만들수도 있겠지.

각각의 중대한 이벤트를 AI가 감지하고 옳고 그름의 선택지를 제공할텐데, 이것은 아마 텍스트 접기 열기 기능으로 AI가 미리 정답과 오답을 정해놓도록 하여 구현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해. 물론, 열어서 보면 치트고 개인 양심에 따를 일이겠고.




아무튼 이런식의 시뮬봇을 구성했지만

나는 구세대 SD나 써본데다, 그것도 오래됐고 싸그리 지운지도 오래되어서 에셋을 뽑을 여력이 없음.

그리고 아마 게임식으로 상태창 만들고, 상황에 따라 성공 확률 같은 것들 적용하려면 정규식 지식이 필요할 것 같은데 솔직히 거의 모름.

그래서 못 만듦.