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일반도로 임률 이원화는, 고속도로가 별로 없던 시절부터 있었던 정책으로, 일반도로를 많이 타는 노선을 수요가 적은 곳으로 가는 것으로 보고 그만큼 수익을 더 받을 수 있게 만든 정책이다. 결국 의도의 본질은 '수요가 적은 곳으로 갈수록 비싸게 받는다'는 것이다.


근데 이동 수요가 적어도 고속도로를 타는 노선과, 이동 수요가 많은데 그 연선에 고속도로가 없어서 일반도로를 타는 노선도 있을 수 있다.

광주~주암, 광주~보성 노선 2개 놓고 비교나 한 번 해보자. 양자 거리는 거의 똑같다. 끽해야 5천 명 정도일 주암터미널의 배후 인구보다 보성터미널의 배후 인구가 훨씬 더 많은 것은 자명하다. 또한 코로나 감차 이전 운행 횟수는 광주~보성이 광주~주암의 2배 정도이다. 그럼 운임은 얼마나 나올까?

광주~주암 5400원, 광주~보성 8100원이다. 저수요 노선 수익 보전을 위해 임률 차이를 뒀다면서, 정작 수요가 더 많은 노선에다가 돈을 더 받고 있는 모순을 보여준다. 혹시 비행기가 수요가 없을 때 요금이 싸지는 것처럼 주암 노선도 그렇지 않냐고 물을 사람들을 위해 미리 반론하자면, 애초에 저 노선은 1000원만 내고 타라 해도 가축수송은 꿈에도 못 꾸는 노선이다. 그리고 주암 노선이 송광사라는 유명 관광지를 달고 있긴 한데, 보성 노선도 마찬가지로 녹차밭 달고 있고, 주암 노선은 옥과도 경유하지 않냐고 할 수 있는데 광주~옥과 운임은 당연하게도 저거보다 훨씬 싸다. 마지막으로, 29번 국도도 사실상 고속도로다(......).


여하간 고속도로 일반도로 임률 이원화는 얼핏 보기에도 가까운 데 가는데 요금이 더 비쌀 수 있다는 소리라 불합리하게 보일 뿐더러, 실상을 뜯어봐도 원 취지를 반영하지 못하는 모순덩어리이기에 현 고속도로 임률과 일반도로 임률의 사잇값 내에서 임률 일원화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일원화로 km당 90원 정도 받으면 어떠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