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알아둘 것은 각본을 맡은 김은숙 작가의 전작이 태양의 후예라는 것. 여기서도 볼 수 있듯이 이 사람 자체가 고증 같은 거 거의 따지지 않고 편의주의적 설정을 마구 넣는 경우가 많다는 것임. 요약하면 이 작품 속 대한제국은 '외세의 침략, 식민지화, 전쟁, 분단으로 이어지는 아픈 역사를 겪지 않고 스스로 성장했다면?'이라는 국뽕이 일부 섞여들어간 판타지에 가깝다고 볼 수 있음.


여기는 도지챈이니 대한제국의 지리 위주로 살펴보겠음.


한국이 대한제국으로 있는 세계관의 조선은 호란(대한제국에서는 병자호란이라고 안 하고 그냥 호란이라고만 함. 병자년에 일어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을 듯.)에서 이겼고, 따라서 소현세자가 볼모로 중국에 잡혀가지 않고 무사히 왕이 되어 영종이라는 묘호로 역사에 남았음. 이 때부터 현실의 대한민국/북한과 대한제국의 역사가 다르게 흘러간 것으로 보임. 따라서 이곤을 포함해 현재 황실의 핏줄은 현실과는 다르게 소현세자의 직계 후손으로 보임.

(대한제국의 국기. 1882년 이응준이 그린 태극기 버전을 쓰고 있음.)



부산 동백섬의 대한제국 본궁. 본궁 뒤에 있는 이순신 동상은 일본의 침략에서 본궁을 지켜준다는 의미의 상징물임. 대신 서울 광화문광장에는 이순신 동상과 세종대왕 동상 둘 다 없음. 저 뒤의 마린시티는 그대로 있는데, 만약 실제였다면 고도제한으로 저런 높은 건물이 들어서지 못했을 듯.


극 중 한국은 대한제국이라는 이름의 입헌군주제 국가로써 존재하며, 대한제국의 건국 시기는 현실(잘 알듯이 현실에서의 대한제국은 고종이 1897년 건국함.)과 다른 1945년. 3대 황제인 주인공 이곤의 할아버지인 해종이 입헌군주제를 설정하고, 부산 동백섬으로 왕궁을 옮겨서 현재까지 이어져오고 있음.


왕궁이 부산에 있는 이유는 임진왜란 이후로 일본과 쭉 전쟁 직전의 상태였기 때문에 왕궁이 일본 코앞에서 적을 책임진다는 결의였다고는 하는데 문제는 국방비 증액을 여당 국회의원이 '일본과는 우방 관계'라는 언급을 하면서 자극할 우려가 있다며 막는 것. 전형적인 모순인데, 이 작품에는 국제정세나 세계사는 최대한 언급을 피하는지라, 1945년 이후 관계를 회복했을 가능성도 있음.


입법수도는 그대로 서울이며, 황궁 소재지는 말했듯이 부산, 경제 중심지는 평양인데, 현재의 한국이 수도권 중심 개발로 여러 문제가 터져나오는 것에 대한 안티테제로 보임.


부산역에는 KTX가 아닌 CTX가 다니는데, 이는 대한제국의 공식 국호가 Kingdon of Corea이기 때문임. 그 외 부산에는 현실에서는 1968년에 폐선된 트램이 아직 다니는 중임.


대한제국의 1인당 GDP는 45000달러 이상, 국가 GDP는 세계 4위인데, 이는 대한제국에 희토류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묻혀있고, 이를 가공해 팔 수 있는 기술이 있기 때문이라고 함. 현재 매장량이 한반도 북부에 약 3000만톤, 대한제국 내에서 가공 후 1톤당 20억 달러 가량에 수출하고 있어서 총 가치가 600경원(!) 정도 된다는 설정인데, 가장 많이 고증으로 비판받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 희토류의 특성상, 환경파괴를 많이 일으키고, 노동력도 많이 소비하기 때문에 희토류는 대부분 개발도상국이 수출함. 선진국이 되면 환경파괴 문제와 인건비 문제 때문에 개발하고 싶어도 못하는 형편이라는 것.